〈 53화 〉 야, 깐프... 넣을게. (6)
* * *
나는 루미너스의 제안을 수락하여 이 세계에 온 것을 후회하지 않는다. 물론 악역을 연기해야 하다 보니 손에 묻힌 피의 양이 만만치 않으며 어딜 가던 공공의 적 취급 받으며 경계 당하는 신세이나, 그것을 충분히 감안하고도 남을 정도의 장점도 널리고 널렸으니까. 그리고 남자로서 한 번 정도는 꿈꾸는 섹스 판타지의 실현 또한 그런 장점 중 하나였다.
진짜 여자와는 데이트는 커녕 손 한 번 제대로 못 잡아 본 모쏠에 아다인 나였지만, 지금은 무려 수백 년 묵은 엘프와 용사 앞에서 몰래 자궁 섹스 중이다. 용사에게 책상 아래에서 일어나는 일을 들키지 않기 위해서 나는 호크나의 허리를 아주 천천히 앞뒤로 밀고 당겼고, 그 느릿느릿한 속도 덕에 그녀의 질 주름 하나 하나가 모두 선명하게 느껴졌다. 귀두로 질벽을 긁어내며 자지를 뽑을 때는 제발 나가지 말라고 애원하듯 조이면서도 자궁 입구를 뚫고 아기 방을 침입할 때면 그 강렬한 자극에 부들부들 경련하며 풀리는 질 벽의 감각이 무척 생생했다.
"비록 내가 싸움꾼은 아니지만, 나는 제법 많은 전투를 치루었다. 그리고 내게 직접적으로 칼을 겨눈 사람도 네가 처음은 아니지. 야밤에 몰래 침입해 내 목을 노리는 수십 명의 암살자들, 나를 둘러싼 수백 명의 마법사들, 그리고 내 영지를 향해 진군해오는 수천 명의 병사들. 그들은 언제나 승리하던 자들이었다. 적어도 나를 만나기 전까진 말이지. 용사, 너는 과연 나를 쓰러트릴 수 있을까?"
"당신이 언제까지고 이길 것이라는 오만한 생각은 하지 마. 당신이 그들에게 패배를 안겨줬다면, 이번엔 내가 당신에게 패배를 가르쳐 줄 때이니까."
"...푸흡."
아, 존나 웃기네. 지 동료가 눈앞에서 따먹히고 있는 줄도 모르면서, 하여간에 말은 잘해요.
"말이란 것은, 사실 내용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아. 진짜 중요한 건 누가, 어떤 식으로 말하는 것인가 문제지. 수천 명의 철학자들이 고민해도 답을 내지 못했던 어려운 문제의 답이라고 해도, 그걸 말하는 사람이 빈민가의 집 없는 거지라면 누가 믿겠나? 반대로 수천 명의 사람들을 먹일 수 있는 돈으로 쓰잘데기 없는 황금 동상을 만들라는 멍청한 명령이라고 해도, 그걸 말하는 사람이 처형에 가차 없는 폭군이라면 누구나 따를 수 밖에 없겠지. 나를 쓰러트리겠다는 너의 말은, 지금으로선 의미 없다. 승리 선언은 확실하게 자신이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나 해야 하는 법이지."
그래도 나는 용사가 포기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안심했다. 쓰러트러야 할 적이 눈앞에서 상상도 못할 업적을 펼치면 대부분 전의를 상실할 테지만, 용사는 그렇지 않았다. 비록 그 힘은 미약하나, 그 마음은 굳고 올곧다. 그러니 충분한 힘만 있다면, 그는 나를 쓰러트릴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지금 책상 아래에서 내 자지에 꿰뚫린 채 추잡한 암컷의 얼굴을 하고 있는 동료 엘프의 모습을 본다면 그 의지가 그대로 박살 나버릴 지도 모르겠지만, 내 목적은 용사를 굴복시키는 것이 아니라 용사를 쓰러트리는 것이었기에 그를 이 이상 도발하고 깎아내리는 것은 참았다.
"그래도 그 기세를 높이 사서, 특별히 나를 상대하는 방법을 알려주지. 일단 오늘은 날이 늦었으니, 내일 다시 찾아오도록. 기왕이면, 이번엔 동료들과 함께 오고."
"..."
용사가 말없이 문을 나선 후, 나는 호크나의 상태를 확인했다.
"으헤에....."
호크나의 보지는 내 자지를 꽉 물고 있었고, 내가 앉은 채로 의자를 뒤로 빼자 그녀의 몸은 마치 낚시 바늘을 문 물고기 마냥 박힌 자지를 따라 뒤로 끌려 나왔다. 그렇게 책상 아래에서 다시 밖으로 나온 그녀의 얼굴은, 솔직히 말해서 존나 꼴렸다.
"헤...으헤에... 갱장... 햇..."
아무리 수백 년을 살아 성 경험이 풍부한 엘프라고 해도 자궁까지 범해진 적은 없었던 건지, 그녀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황홀한 표정이었다. 엘프가 아니라 처녀 귀신이었다면 그대로 성불했다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호크나의 얼굴은 가관이었다.원래 사람 얼굴이라는 게 아무리 예뻐도 일부러 이상한 표정을 지으면 못생기게 변하기 마련인데, 호크나는 망가진 표정조차도 예뻤다. 아니, 존나 꼴렸다.
"아, 아앙...! 아, 안에서 더 커져...?!"
나는 호크나의 겨드랑이 사이로 팔을 넣어, 축 늘어진 그녀의 몸을 일으켜 세웠다.
"아, 잠...까아안?!"
아래 쪽에서 자지가 박혀 있던 상황에서, 몸을 일으키며 내 위에 올라탄 자세가 되자 자연스레 중력의 영향으로 내 자지가 그녀의 몸 안쪽으로 더 깊이 파고 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자궁구 입구에 걸려 있었는데 더 안으로 들어서니...
"흐읏, 흐으읏, 흐응, 하읏, 흐으으...."
호크나는 몸을 가늘게 부들부들 떨며 억눌린 교성을 토해냈다. 혹시나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했는데, 그냥 기우였던 모양이다. 이 모습을 보면 아프기는 커녕, 당장이라도 의식이 날아갈 정도로 기분이 좋아 보이니까.
"으으응... 뭐야아, 이거어어.... 안 쪽에, 한 번도 들어온 적 없는 곳까지이... 이런 거, 모, 몰라아아...."
내 어깨 위에 자신의 고개를 얹은 채, 호크나는 달콤하게 녹아내린 목소리를 내뱉으며 부르르 떨었다. 그녀가 가쁘게 숨을 내쉴 때마다 절대 작다고 할 수 없는 가슴이 위아래로 오르내리며 흔들리는 모습은 굉장한 시각적 자극이었다. 가슴 한 가운데에 봉긋 솟아난 어여쁜 분홍색 유두는 제 2의 클리스토스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자신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내가 흥분한 만큼, 그녀도 흥분하고 있다는 증거겠지.
꼬집.
"흐기잇...?!"
장난 삼아 툭 튀어나온 젖꼭지를 엄지와 검지로 잡고 쭈욱 잡아당기자, 몸을 떨며 가볍게 절정하는 모습이 재밌어서 유두를 빙글빙글 돌리거나 손가락으로 튕기며 갖고 놀고 있으니. 호크나가 금방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만 같은 얼굴로 나를 돌아보며 헥헥거렸다.
"지그음... 거기이이... 민감해서어어... 건드리며언... 안대애애...."
"..."
마치 연인에게 앙탈 부리듯 애원하는 이 엘프가, 정녕 며칠 전만 해도 어두운 숲 속에서 내 머리를 겨누고 활을 쏜 엘프와 같은 여자가 맞는가? 보지 맛이 똑같은 걸 보니 맞는 동일 인물 맞다. 그만두고 싶기는 커녕 더 괴롭히고 싶어지는 그녀의 애원에, 나는 그녀의 양쪽 유두를 쭈욱 잡아당기며 가볍게 허리를 튕겼다.
파앙!
"으겍...!"
그러자 개구리가 눌려 죽는 듯한 우스꽝스러운 소리를 내뱉으며, 이윽고 푸샤아아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또 다시 바닥이 그녀의 몸에서 나온 액체로 더러워졌다. 다만 이번에 나온 것은 투명하지 않고 누런 색이었다.
팡! 팡! 팡! 팡!
"누구 맘대로 남의 방에서 오줌을 싸지르는 거야?"
"히극?! 그, 그치만, 갑자기! 흐윽! 허리를, 히끅! 움직, 이니, 흐윽, 까아앗!"
"어디서 말 대꾸야?"
"자, 잘못, 하윽! 했어요오옷!"
거대한 자지가 자궁 입구를 비틀어 열고 들어갔다가 긁어내며 나오기를 반복하자, 호크나는 고작 몇 번 만에 온몸을 비틀며 항복을 외쳤다. 물론 그런다고 나는 허리를 멈출 생각이 없었다. 세상에 그만두라고 말한다고 진짜로 그만두는 사람이 어디 있어? 그리고 자기도, 사실은 지금 그만두면 아쉬운 표정을 지을 거면서 괜히 튕기기는. 왼손으로 호크나의 가슴을 쥐어 짜듯이 움켜쥐며 그녀의 상체를 지탱한 채로,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음핵을 마구 비벼주자 곧바로 반응이 돌아왔다. 허리를 활처럼 휘며, 고개를 뒤로 젖히며 달콤한 교성을 토해내던 그녀는 곧 자신의 두 팔로 내 뒷목을 감쌌다.
유두도 클리스토스도 꽤 감도가 좋지만... 자궁 섹스라면 당연히 여길 집중적으로 맛봐야겠지. 나는 양팔로 호크나의 배를 힘껏 감싸 안았다. 그 상태로...
"흐으읏...?! 자, 잠까아안...!"
자지를 집어넣을 수 있는 가장 깊은 곳까지 박아 넣은 다음, 이렇게 안을 후비듯 허리를 빙글빙글 돌려주면...!
"하아아아아아아앙!!!"
"큿...?!"
푸샤아아아악! 왈칵! 꿀렁꿀렁...!
자궁구를 집중적으로 공략해오자, 호크나는 화려하게 절정했다. 그 반동으로 질이 내 자지를 그대로 끊어 먹을 기세로 조여 왔고, 나도 이 이상 사정을 참을 수 없었다. 서로 온몸을 딱 밀착시킨 자세 그대로, 그녀의 아기방에 내 정액이 직격했다. 만일 평소에 챙겨 먹던 남성용 피임약을 먹지 않았다면, 그대로 임신 확정이었을 것이다. 불알 안에 모인 정액을 모두 뽑아내려는 듯한 강렬한 조임에, 나도 표정이 무너지는 것을 참기 힘들었다. 그래도 뒤에서 껴안은 자세로 해서 망정이지, 대면좌위로 했다면 우스꽝스러운 얼굴을 보였을 것이다. 물론 그녀의 얼굴도 지금의 나 못지 않게 엉망이겠다만은...
"후우, 후우... 하아. 그럼... 이제 어떻게 할래?"
"헤...?"
"이걸로 만족했어? 아니면.. 한 번 더 할까?"
엄청난 기세로 사정을 했지만, 나는 아직 만족하지 못 했다. 내 자지는 그녀의 가장 소중한 곳에 대량의 정액을 싸지르고도 여전히 그녀의 몸 안에서 딱딱하게 발기한 상태였고, 호크나는...
쪼옥.
".....♥"
"후후... 좋아, 바라는 대로 마음껏 보내주지."
잔뜩 녹아내린 얼굴로 나를 돌아보더니, 예고도 없이 입술을 맞추며 나를 유혹하듯 허리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어설픈 혓놀림 너머로 느껴지는 열망에, 나는 마지막 이성의 끈을 놓은 나는 그대로 호크나를 내 침대에 던졌다.
이후 메챠쿠챠 섹스했습니다★
*
"그럼...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눈부신 새벽 빛에 정신을 차린 호크나는 격렬한 섹스의 열기가 식고 이성이 돌아온 것인지, 조금 혼란스러운 얼굴이었다. 하지만 뒤에서 끌어 안자 금방 숨소리가 다시 가빠졌다.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지? 내가 말했잖아. 욕망이라는 게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라고. 너는 네가 마음이 가는 대로 행동하면 그만이야. 그러니까... 평소처럼 용사의 동료로서 활동하다가, 다시 나랑 몸을 섞고 싶어지면 남들 몰래 나를 찾아와서 뜨거운 밤을 보내고 돌아가는 거지."
"...그, 그렇게 형편 좋은 이야기가 어디 있어?!"
쭈우욱, 찰박찰박.
"흐긋...?!"
"여기 있잖아."
"자, 잠깐...! 너, 지금 중요한 이야기를 하는 와중에에엣...!"
"뭘 그렇게 걱정하는 거야? 조금 더 마음에 여유를 가져."
그녀의 몸은 벌써 나의 손길에 익숙해진 것인지, 음부를 몇 번 가볍게 만져준 것만으로 끈적한 애액을 질질 흘리기 시작했다. 나로서는 그녀가 내 침대에 향긋한 엘프 냄새가 완전히 밸 정도로 잔뜩 지렸으면서 아직도 몸에서 배출할 수분이 있다는 것이 참 신기할 따름이었다. 원래 엘프는 이렇게 물이 많은 걸까? 아니면 그냥 호크나가 조금 특이한 케이스일까?
"뭐가 문제야? 싸워야 할 적과 동침했다는 것? 동료들을 배신했다는 죄책감? 아니면 앞으로의 이 관계에 대한 불안?"
"...저, 전부."
대화해 집중하라면서 정작 자신의 비부를 애무하는 내 손길에 집중하던 호크나는, 내 질문에 한 템포 늦게 반응했다. 귀엽기는. 그대로 손가락의 속도를 올려 좀 더 강하게 자극을 주자, 호크나는 몸을 움찔움찔 떨면서 또 한 번 가버렸다.
"너무 쉽게 가버리는 거 아니야?"
"흐읏, 흐읏, 하아... 너, 너 때문이자나아아...."
"뭐, 쉽게 가버린다는 것은 장점이지."
"히끅?!"
목덜미를 가볍게 물고 빨아주자, 호크나는 내게서 벗어나려고 몸을 발버둥 쳤다. 물론, 무의미한 일이었다. 키는 그녀가 손바닥 반 뼘 정도 크며 힘도 물론 그녀가 더 강할 테지만, 호크나는 나를 뿌리치지 못하고 익숙치 않은 감각에 바들바들 몸을 떨 뿐이었다. 이미 그녀는 쾌락에 저항할 마음 따위 전혀 없다. 그저 습관적으로 거부의 말을 내뱉을 뿐, 이미 그 몸은 내게 복종한 상태. 목덜미 외에도 겨드랑이라던가, 옆구리와 등을 쓸어 내리거나 핥을 때마다 호크나는 얼굴을 붉게 물들인 채 옅은 신음만 간신히 억누를 뿐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기분 좋잖아? 안 그래?"
"흐읏, 하아... 조, 좋아아...."
"그럼 된 거잖아?"
"하지만, 하지만 나는 용사의 동료인데..."
"용사의 동료는 뭐, 섹스하지 말라는 법이라도 있어? 없잖아. 단지 이번엔 그 상대가 나였을 뿐이야. 너는 적에게 안긴 헤픈 여자가 아니라, 나라는 한 명의 남자와 서로 원해서 밤을 보낸 거라고."
"그치만, 흐읏, 그치마아안...."
역시 호크나의 마음에는 아직 망설임이 남아 있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기분 좋아서 참을 수 없지만, 머릿속 어딘가에선 그게 옳지 않는 일이라며 브레이크를 밟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게 그녀의 마지막 선이다. 이 선을 넘는 순간, 그녀는 완벽하게 '타락'한다. 본래 용사의 동료를 타락시키는 것은 예정에 없는 일이지만, 내가 그렇게 신경을 기울이지도 않았는 데 혼자서 이렇게까지 타락에 가까워진 그녀를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은 내 성미에 맞지 않았다.
알아서 굴러 들어온 여자를 굳이 쳐낼 이유가 어디 있겠어?
"그럼 이렇게 하는 게 어때? 호크나, 너는 사실 나랑 잠자리를 갖고 싶지 않았지만 내가 너를 협박해서 어쩔 수 없이 같이 시간을 보낸 거야."
"어쩔 수 없이..."
"그래. 너는 나쁘지 않아. 넌 그냥 피해자고, 나쁜 건 협박을 한 나인 셈이지. 그러니까 만일 동료들이 이 관계를 눈치채고 뭐라고 한다면, 내 이름을 팔아. 내가 너를 억지로 넘어트렸고, 원하지 않았음에도 관계를 강요했다고 말해."
그 말에, 호크나는 이해할 수 없다는 눈으로 나를 돌아보았다.
"...왜, 그렇게 까지 하는 거야?"
"왜긴 왜야?"
"앗, 잠깐...!"
나는 호크나의 뾰족한 귀를 혓바닥으로 핥았다. 음, 역시 엘프는 귀가 성감대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군.
"어차피 좋지도 않은 평판이 조금 더 나빠진다고 내게 큰 타격도 없고, 그렇게 해서 네가 마음 편히 나와 섹스를 즐긴다면 나야 더 좋으니까 그렇지."
민감한 귀를 핥은 영향인지, 얼굴이 붉게 물든 호크나는 내 시선을 피했다.
"나, 나 이제 진짜로 가야해앳...!"
"그래, 가 버려."
"아니, 그 가버린다가 아니..라아앗...?! 흐윽, 흐읏.... 그거 말고오... 동료들한테, 돌아가얏...! 한, 다고..."
"흠, 확실히 시간이 너무 지났네. 좋아, 오늘은 이만 보내줄 게. 한 번만 더 보내고."
"야, 잠...! 히아아아악!"
푸슈우우우욱! 요란한 분수 쇼를 마지막으로, 나는 호크나의 몸에서 손을 떼었다.
"앞으로도 즐기고 싶다면, 언제든 찾아와. 선약이 없다면 상대해 줄 테니까."
"...."
호크나는 내 말에 제대로 된 대답 없이, 자신의 짐을 챙겨 빠져나갔다. 비록 확답은 못 받았지만, 완곡히 거부하지 않았으니 이미 다 넘어온 셈. 결국 호크나는 언젠가 또 다시 나를 찾을 것이다. 세상에 한 번이 어렵지, 두 번 이상은 쉬우니까. 어젯밤에 그 몸에 쾌락을 듬뿍 새겨주었으니, 더 이상 나를 피하는 것은 무리일 테고...
"아마게돈 남작 님, 일어나 계셨군요."
"그래, 미스트리나. 무슨 일이냐?"
"어젯밤에 부탁하신 마법식이 전부 준비되었습니다."
"음? 벌써?"
나는 미스트리나의 말에 조금 놀랐다. 그녀가 만드는 술식들은 마력은 있지만 마법의 마 자도 제대로 이해 못하는 반쪽짜리 마법사인 내 전용 술식들이기에 자연스레 더 많은 힘과 노력이 들어가기 마련이라, 평소에는 술식 하나에 적어도 이틀 이상은 걸리는 편이었다. 이번에는 엘하임 왕국에서 헤르몬 왕국으로 돌아갈 때 받아가기 위해 한 번에 일곱 개 정도의 술식을 부탁했는데, 그걸 하루만에 다 해치웠다고?
"네. 그리고 한 가지, 개인적으로 부탁 드릴 것이 있습니다."
"부탁이라, 무엇이 필요하지?"
평소에 마법식의 제작 및 제공에 대한 대가로서, 나는 그녀의 마법 연구 및 일상 생활에 필요한 다양한 것들을 지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마법사의 연구라는 것은 상당한 양의 돈이 들어가기에, 영지전에서 벌어들인 이득의 2~3할 정도는 그녀에게로 돌아간다고 무방했다. 평소엔 그걸로도 충분하다고 하던 그녀가 따로 부탁할 만한 일이라... 전혀 예상이 가지 않는다.
그리고, 그녀의 부탁은 실로 내 예상을 아득히 넘어선 것이었다.
"오늘 밤, 저를 안아주실 수 있으십니까?"
".....뭐?"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