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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54화 (54/229)

〈 54화 〉 입맛이 싹 도네(1)

* * *

'안개의 마녀' 미스트리나. '연기의 마녀' 시가레테 타바코나와 고아원에서 함께 자라, 마탑에 들어갔다가, 이후 재능의 문제로 추방당한 마법사.

마탑에서 추방당했을 때, 시가레테 타바코나는 언젠가 자신들을 이렇게 내쫓은 것을 두고 두고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며 다시 시작할 의욕을 내비쳤으나, 미스트리나는 그렇지 않았다.

그녀에게 마탑은 처음으로 찾아온 기회였다. 마탑을 무사히 졸업하기만 하면 왕실마법사가 되어 부족한 것 없는 삶을 살거나, 교수로서 모두의 존경을 받는 인간이 될 수 있었다.

재능. 그 망할 놈의 재능이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지만 않았어도.

그녀는 비상한 두뇌로 온갖 복잡한 마법 공식을 해석하고 재구축하는 데 누구보다 뛰어났다. 그런 천재적인 두뇌로도 모자라, 그녀는 자만하지 않고 밤낮으로 자신을 혹사해가며 노력하고, 연구에 모든 것을 바쳤다.

그런데 머리 쪽의 재능도 아니고, 마력량이라는 생각치도 못한 몸뚱아리의 제한 때문에 마탑에서 추방당한다는 사실에, 미스트리나의 세상은 무너졌다.

처음으로 재능을 인정받고, 처음으로 흥미를 가지고 몰입하여, 처음으로 살을 깎아가며 노력한, 마탑에서 보낸 그녀의 시간들이, 그녀의 인생이, 고작 마력이라는 요소 하나 때문에 송두리째 부정당했다.

더 참을 수 없었던 것은, 마탑에서 쫓겨난 지 이틀 째 되는 날, 그녀가 쫓겨나기 직전에 완성한 마법 논문과 완전히 똑같은 것이, 다른 마법사의 이름으로 발표된 것이었다.

좋은 가문 출신에 나쁘지 않은 마력량을 가진 사내지만, 그녀가 아는 그 마법사는 그 논문의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로 그 분야에 뛰어난 남자는 아니었다.

즉, 마탑에서는 마력량 때문에 오를 수 있는 경지가 한정된 그녀들을 내치고, 미스트리나의 노력의 결과물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준 것이다.

그 사실에 미스트리나는 절망했다.

부모에게 버려지지 않고 부족한 것 없는 환경에서 자란, 부모의 손을 잡고 걸어가는 저 아무것도 모르는 꼬마의 해맑은 미소마저 전부 찢어발기고 싶을 정도로 그녀는 모든 것을 증오했다.

분노의 화살을 이상항 방향으로 돌린 것이 아니라, 모든 곳을 겨누었다. 자신을 버린 마탑의 수뇌부부터 아무런 상관도 없는 근처의 거지까지, 나이와 성별을 불문하고 모든 사람이 원망스러웠다. 농담이 아니라, 정말로 세상이 확 망해버렸으면 했다.

그것은 평소의 그녀답지 않게 비이성적이고 지나치게 감정적인 생각이었으나, 본래 감정이란 이성과 함께하기 힘든 것.

하지만 시가레테 타바코나가 그 분노의 불길을 연료로서 다시 일어서려는 것에 비해, 미스트리나는 그 분노를 꺼트리고도 남를 정도의 허무함과 박탈감에, 그저 퀭한 눈으로 눈물만을 뚝뚝 흘릴 뿐이었다.

그리고...

[나와 함께 가지 않겠나?]

비가 내리는 어느 날, 검은 우산을 쓴 한 이국의 귀족이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 미스트리나는 타바코나가 거절한 그 손을 잡았고, 그녀의 인생은 그 시점을 기준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우리들 사이의 거래는 간단해. 내가 요구하는 마법을 만들어 주는 대신, 나는 네게 필요한 것들을 지원해주는 거지.]

그 귀족이 어떠한 일을 계기로 무한한 마력을 손에 넣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처음엔 자신의 논문을 훔친 그 남자가 떠올랐다. 그리고 눈앞의 귀족도 그 남자만큼이나 증오하게 되었다.

그러나 이국의 귀족인 그가, 그의 가문이 몰락하였고 그것을 되살리기 위해 그가 크고 사악한 존재에게서 그 힘을 얻어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녀의 안에서 타오르던 증오의 불길이 꺼졌다.

태어날 때부터 부모에게 버려져 고아원에서 항상 멍투성이었던 그녀와 자신의 대에서 영광스러운 가문이 몰락한 귀족인 그 사이에 연관성이라고 할 만한 것은 없었지만, 그에게 묘한 동질감을 느낀 그녀는 그의 힘이 되어주고 싶었다.

그의 제안을 수락하고, 미스트리나는 마탑에 있을 시절보다 더 철저하게 자신의 몸을 혹사시켰다. 마법의 원리도 모르는 사람이라도 마법을 쓸 수 있게끔 수많은 마법 공식들의 분해와 재조립을 반복하며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

그 연구의 성과을 처음으로 낸 것이, 바로 그 유명한 마탑 파괴 사건이었다.

마탑은 모든 위대하고 유명한 마법사들이 거쳐가는 역사 깊은 곳이지만, 원래 물이 고이면 썩기 마련. 어느 샌가부터 마탑을 거치지 않은 마법사들은 마법사로 취급하지도 않게 되었다.

그리고 그런 분위기를 만드는 것에는 마탑의 수뇌부가 다른 왕국들에 가하는 묘한 압력이 있었다. 가장 뛰어난 마법사들이 소속된 마탑의 도움을 받고 싶다면 마탑 출신이 아닌 마법사를 고용하면 안 된다는 생각.

그들의 오만한 잣대는 아마게돈 남작도 피해갈 수 없었다.

마탑 출신이 아닌 데다가 마법도 잘 모르면서 맥이 끊긴 흑마법사를 자청하는 몰락한 가문의 귀족과 그가 거둔 마탑에서 추방당한 반쪽짜리 마법사.

마탑의 수뇌부가 물고 늘어지기에 그것보다 적절한 먹잇감은 없으리라.

원래부터 마탑에서 그를 무시하고 조롱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미스트리나를 거두었다는 사실이 퍼지며 그 기세가 심해졌다. 마탑의 주요 인사에 포함된 타 왕국의 고위 귀족들의 멸시가, 아마게돈 남작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의 확산을 키우기도 했다.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은 그들의 만행에 그 어떤 반응도 보이지 않았고, 그 때문에 마탑의 만행은 더욱 정도가 심해졌다.

누군가에게 고용된 양아치들이 담벼락에 차마 입에 담기도 힘든 모욕적인 말들로 낙서를 하거나 정원에 냄새 나는 쓰레기를 던지고 도망치는 것은 애교 수준이요, 한 번은 마탑 출신으로 보이는 한 마법사가 실수를 가장한 공격 마법으로 담벼락을 무너트리기도 했다.

물론 그 세상 무서운 줄 모르는 멍청한 놈들은 무시무시한 괴물이 살고 있다 전해지는 아마게돈 남작가의 지하에 끌려가 다시는 바깥으로 나오지 못 했지만...

그들의 괴롭힘이 오죽 했으면, 미스트리나는 그에게 따로 머물 집을 요구할 수 밖에 없었다. 이 이상 자신의 고용주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그녀는 마탑의 영향력이 가장 약하다는 엘하임 왕국에 새 집을 구했다.

물론 그런다고 해서 그들의 괴롭힘이 끝나는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홀로 떨어진 그녀를 향해 마탑을 배후로 둔 이들의 만행은 도를 넘을 정도로 강해졌고... 미스트리나의 저택을 지키는 그 마법 안개는, 이러한 그들의 괴롭힘으로부터 그녀를 지키기 위해 그가 유지해주는 보호막이었다.

자신을 도와준 사람이 자신 때문에 피해를 입고 있다는 죄책감, 그로 인해 또 다시 버려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그런 생각을 품은 자신을 향한 혐오감에, 미스트리나는 어느 날 결국 참지 못하고 왈칵 울음을 터트렸다.

미안하다며 펑펑 우는 그녀를, 아마게돈 남작은 처음에 당혹스러워하다 이내 자상하게 달래주었다. 너의 잘못이 아니라며, 나쁜 것은 네가 아니라 저들이라는 그의 다정한 말이, 너무나도 고맙고도 미안해서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악을 자청한다. 물론 그가 깨끗한 선인은 아니다. 객관적으로 따지고 보면, 그는 악인이 맞다. 허나 그는 다른 악인들과 달랐다. 자신의 죄를 결코 피하거나 부정하지 않았고, 모든 일을 자신의 잘못이라며 홀로 뒤집어 썼다.

그는 그녀를 탓하지 않고 감싸주었다. 그녀가 고용주에게 품어서는 안 될 마음을 품게 되는 계기로는 충분했다.

마법의 안개 탓에 미스트리나를 압박할 수 없게 되자, 자연스레 그들의 주의는 다시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에게로 향했다. 그 당시 이미 그는 헤르몬 왕국의 실질적인 주인이었음에도, 마탑은 그 어떤 왕국의 법에도 얽매이지 않는다며 그들은 무서울 것이 없다는 듯 행동했다.

결국 마탑의 수뇌부 중 한 명이 공식적인 자리에서 그를 들먹이며 대놓고 모욕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이 되어, 그는 직접 마탑에 담판을 짓기로 결정했다. 그 시점에서, 이미 그를 위한 마법은 준비되어 있었다.

라그나 아마게돈은 홀로 마탑에 방문하였고, 그 날이 마탑의 마지막 날이었다.

그 날은 그녀가 추방 당했던 날처럼, 하늘에 구멍이라도 뚫린 듯 비가 거세게 쏟아지는 날이었다. 지칠 줄도 모르고 폭우가 쏟아지던 그 날, 마탑의 역사가 끝났다.

무너졌다.

마법사들의 두 번째 고향이.

가장 위대한 마법사들이 거쳐갔다던 영광스러운 장소가.

수백 년에 걸친 신비를 탐구하는 역사가 담긴 높고 웅장한 탑이.

그 별명들이 다 무색하리만큼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 그 날, 마탑에 머물던 수많은 마법사들이 목숨을 잃었고 시가레테가 그녀에게 결별을 선언한 그 날,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의 악명이 본격적으로 대륙 곳곳에 퍼진 그 날.

한 마녀가 사랑에 빠졌다.

*

미스트리나의 제안은 무척 당혹스러웠다. 왜냐하면, 내가 이런 말을 해봤자 믿기 어렵겠지만, 나는 한 번도 그녀에게 그러한 감정을 품은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나는 그녀의 고용주였지만, 그것을 빌미로 그 이상의 관계를 요구할 마음이 없었다. 물론 그녀에게 성적 매력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나는 그녀를 부하나 노예 같은 아랫 사람이 아닌 동등한 관계의 인간으로 여겼다. 물론 그녀가 처한 불우한 환경에 동정심이 들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그녀는 내가 마법이라는 힘을 잘 쓸 수 있게 해주는 조력자였다. 그런 귀중한 사람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노릇. 헌데 그녀는 내게 고용주 이상의 관계를 원했던 모양이다.

"감히 품어서는 안 될 마음이나, 어제 들었던 이야기로 인해 이 마음을 털어놓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저는 당신 덕분에 지금 이곳에 있을 수 있었고, 오직 당신만이 저를 존중하고 배려해주셨습니다. 그렇기에... 만일 누군가와 밤을 보내야 한다면, 당신과 보내고 싶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정말 괜찮겠나? 내 입으로 말하기 좀 그렇지만, 내가 여자 버릇이 나빠서."

"상관없습니다. 저는 그런 것에 개의치 않습니다. 저만을 바라보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저도 바라보기를 원합니다. 다른 사람이 아니라 당신이기에... 이런 부탁을 드리는 겁니다."

...이 정도면 홧김에 나온 말이 아니라, 정말 진지한 생각이라는 뜻이네. 허... 이거 참. 놀랍네.

이 세계에서 타락의 속삭임이라는 힘의 간섭 없이 오로지 나를 원하는 고백은 사실상 처음이었기에, 나도 마음이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다. 그것도 이런 연상 미녀의 고백이라면 더더욱 말이지.

"....좋아. 그럼, 오늘 밤 내 방으로 찾아 와라."

"저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런 말 하지 마. 어쩔 수 없이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원해서 승낙한 것이니까."

막말로, 나도 마음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

정말 그녀를 품고 싶지 않았다면, 미안하다고 말하며 거절했겠지.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듣고서 그녀를 품고 싶음에도 이전까지의 관계를 깨트리고 싶지 않다며 그 요구를 거절하는 것은, 오히려 그녀가 기껏 힘들게 낸 용기와 순수한 마음을 짓밟는 것이다.

미스트리나를 보낸 후, 나는 용사를 기다리며 이전에 다 끝내지 못한 수인녀들의 조교를 시작했다.

노랑이는 내 품에 안겨 몸을 비비적거리는 것이 이미 애완동물이 다 되었고, 파랑이는 내가 뭐라 명령하지 않아도 알아서 내 다리 사이로 기어와 대기했다. 초록이는... 여전히 부끄러움이 많은 지, 내가 앉은 의자의 옆에서 네 발로 조용히 앉아 있었다.

그리고 오늘 조교의 대상은...

"참 오랜만이야, 그렇지?"

"흑, 흐윽...."

"..."

빨강이랑 주황이다.

고문하면 바로 모든 정보를 술술 내뱉을 정도로 정신력이 약한 빨강이, 그리고 불감증이라도 있는 것인지 병사들에게 쉴 새 없이 돌려질 동안 비명은 커녕 작은 신음 소리 한 번 낸 적이 없는 주황이.

이 둘의 조교가 오늘의 메인 이벤트. 나는 파랑이의 펠라치오를 받으며, 목줄이 채워진 채 바닥에 무릎 꿇고 앉아 있는 이 두 암컷들을 어떻게 해야 완전히 굴복시킬 수 있을지, 노랑이의 부드러운 몸을 만지작거리며고민했다.

"쮸읍, 츄릅, 츄르릅...!"

"흥잇, 하응, 흐앙...♡ 주인님의 손길, 기분 좋아앙...♡"

파랑이는 이제 입보지가 진짜로 성감대가 되버린 것인지 내 자지를 빨면서 아랫입으로도 침을 질질 흘렸고, 노랑이는 말랑말랑한 가슴을 떡처럼 주무르거나 배를 부드럽게 만져줄 때마다 달콤한 목소리로 애교를 떨어 왔다.

그 모습을 충격적으로 바라보는 빨강이와 주황이. 나는 이내 그들을 조교할 방법을 하나 떠올렸다.

잠시 후, 두 수인녀는 서로를 마주보고 앉았다. 그리고 둘의 여성기는 쌍방향 딜도로 연결되어 있었다. 흔히들 레즈 플레이 영상에서 여자가 자기 안에 끼우고 여자한테 박을 때 사용하는 그런 기구다.

왜 그런 물건을 갖고 있냐고? 가끔 부하 하나로는 부족해서, 두 명 부른 후에 한 명에게 양쪽에서 박는 플레이도 즐겼으니까. 한 곳에 박는 것보다, 앞뒤로 박는 쪽이 아무래도 조임이라던가, 떡감이 더 좋긴 하더라.

"지금부터 게임을 하나 하지."

"게, 게임...?"

"게임이라니, 대체 이런 꼴로 무슨..."

"규칙은 간단해. 먼저 상대 쪽을 보내버리면 승리다."

저 딜도는 어느 한쪽에게 고정된 형태가 아니다. 즉, 보지의 조임이 더 강한 쪽이 다른 한 쪽에게 박을 수 있는 형태란 거지. 물론 그 과정에서 자신에게 오는 반동 때문에 조임이 풀려버리면 상대에게 주도권이 넘어가 버리는 셈이고.

"제한 시간은 10분. 10분 안에 상대를 보내면 오늘 조교에서 해방된다. 만일 10분 동안 승패가 나지 않으면, 이보다 더 심한 꼴을 겪게 될 것이다."

"...하! 누가 그런 협박 따위에 굴복할 것 같...하아앙?!"

"아무래도 재는 이미 굴복한 것 같다만?"

내가 원하는 상황 따위 결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호언장담하던 주황이는 그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시작된 빨강이의 허리 놀림에 당혹스러운 신음을 토해냈다.

"흑, 흣, 하읏, 흣...!"

"자, 잠깐...! 어, 언니? 흐긋?! 그만, 그만햇...!"

"미안해, 흐읏, 미안해. 제발, 제발 먼저 가 줘...!"

안타깝게도, 이미 병사들에게 돌림빵 당하며 그 몸에 공포가 새겨지고, 나에게 따먹히며 쾌락마저 새겨진 빨강이는 동족이고 뭐고 자신이 살기 위해 열심히 허리를 놀렸다.

근데 저 딜도가 구조상 그냥 허리를 흔든다고 다가 아니거든? 아랫입으로 강하게 물고 있는 상태에서 움직이면 상대에게 박는 거지만, 그렇지 않은 상태로 그냥 허리를 흔들면 알아서 상대에게 박히는 형태란 말이지?

그리고 빨강이는...

"흐읏...?! 자, 잠깐...?!"

"배, 배신자앗! 믿었는데, 믿고 있었는데! 용서 못해! 언니가 먼저 자초한 일이야!"

"히이익?! 미, 미안해! 내, 내가 잘못 했어! 요, 용서, 흐긋?!"

보지가 개허접이다.

처음에 허리를 먼저 흔들어 기습으로 주도권을 얻은 빨강이는, 자신에게 돌아오는 반동 때문에 금방 허리에 힘이 빠져버렸다. 그리고 처음엔 배신감에 치를 떨며 힘없이 당하던 주황이는, 그 틈을 노려 주도권을 빼앗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흐응, 하응, 흐읏...♡"

"배신잣...! 배신자앗...! 용서 못해...! 에잇, 에잇...!"

"히아앙♡ 요, 용서해줘어어어어♡"

뭐, 그렇게 몇 차례 주고 받던 공방은 얼마 안가 누가 주도권을 잡았다고 명확히 말하기 힘들 정도로 서로 열심히 허리를 놀리게 되었지만.

나는 두 수인녀의 격렬한 레즈 플레이를 감상하며, 노랑이의 몸뚱아리와 파랑이의 입안을 기분 좋게 즐겼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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