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55화 (55/229)

〈 55화 〉 입맛이 싹 도네(2)

* * *

두 수인녀의 쌍방향 딜도로 먼저 상대를 절정시키는 내기는 생각보다 싱겁게 끝이 나버렸다. 주황이가 이 내기를 거부하는 사이 빨강이는 먼저 주도권을 잡고 선공에 나선 것이 다 무색하게, 지나치게 허접 보지였던 빨강이는 피스톤 운동의 반동으로 오는 충격을 못 이기고 금방 조임이 풀려 딜도를 놓치고 말았다.

그 사이 주도권을 빼앗은 주황이가 무서울 정도로 강한 기세로 허리를 흔든 끝에, 얼마 안가 빨강이가 분수마냥 조수를 찍찍 싸지르는 것으로 승패가 결정이 나버렸다.

저렇게 세게 허리를 놀리면 딜도 때문에 자신한테도 어느 정도 반동이 올 텐데, 그럼에도 호흡이 그리 흐트러지지 않는 것을 보면 어쩌면 주황이는 불감증 같은 걸지도 모른다. 그러고보니 감옥 방에서도 꽤 잘 버티던데... 진짜로 불감증인가?

"...헤윽, 흐윽, 하윽... ♥ 너무해... 머, 멈춰달라고 부탁, 했는뎃....♥"

"후우, 후우... 시끄러워. 먼저 배신한 건, 후우, 언니잖아."

기껏 승부에서 이겼지만, 주황이는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하긴, 이런 열악한 상황일 수록 더 힘을 합쳐도 모자랄 판에 한 때 같이 하하호호 웃으며 지냈던 동족이 기다렸다는 듯이 뒤통수를 쳤으니, 설령 이겼다고 한들 동족을 자기 손으로 지옥으로 걷어차 넣은 셈이나 다름 없으니 기분이 좋을 리가 없겠지.

"초록아. 빨강이는 마차로 데려가라. 감옥 방에 처 넣어. 병사들 요즘 쌓여 있던 것 같던데, 죽지는 않을 정도로 살살 하라고 전해 둬."

"...네, 알겠습니다."

초록이는 마지 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들은 내 노예이기에 내가 주인으로서 내리는 명령에 불응할 권리가 없고, 초록이는 한 번 나에게 굴복당한 적이 있기에 거스를 마음도 없다. 하지만, 그래도 동족을 지옥으로 끌고 가는 것은 영 마음이 편치 않겠지.

"시, 싫어! 이거 놔! 가고 싶지 않아! 그곳은 가고 싶지 않아아아아아아!"

감옥 방에서 병사들에게 돌림빵당하는 지옥 같던 시간. 다른 수인들에게도 충분히 괴로운 시간이었지만, 몸이 약한 빨강이에게는 특히 고통스러운 시간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악몽을 다시 겪게 된다는 사실에 빨강이는 겁에 질려 발버둥치며 저항했다.

물론, 그래봤자 여섯 수인녀들 중에서 최약체인 데다가 방금 한 번 절정한 탓에 몸에 힘이 제대로 들어가지 않는 그녀가 저항해봤자 였지만. 문틈이든 바닥이든, 손에 닿는 대로 붙잡고 늘어지며 버티던 빨강이가 결국 질질 끌려나가는 모습을, 주황이는 착잡한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약속대로, 승자인 너는 쉬게 해주지."

"..."

"네가 편히 쉴 수 있도록, 나는 너에게 손가락 하나 대지 않으마."

나는 그렇게 말하고, 파랑이와 노랑이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둘은 이제는 몸에 완전히 밴 듯, 각자의 자리를 찾았다. 나는 내 위에 올라탄 작고 가벼운 노랑이의 말랑말랑한 몸을 마구 주무르며 놀았다.

"하악, 하악... 주인님의 손길...♥ 기분 져아여...♥"

노랑이는 이제 내 손길이 완전히 익숙해진 듯, 낑낑거리며 애교를 부렸다. 그 사이 파랑이는 내 바지를 내리고 툭 튀어나온 거대한 양물을 한 입에 머금고 쪽쪽 빨며 봉사하기 시작했다. 그런 우리들의 모습을, 주황이는 별 미친 광경을 다 본다는 듯한 눈으로 바라보다 이내 상종도 하기 싫다는 듯 고개를 홱 돌리며 귀를 틀어막았다.

하지만 달콤하게 녹은 노랑이의 교태 어린 목소리와 파랑이의 추잡한 펠라치오 소리는 예민한 후각과 청각을 가진 수인 특성상 아무리 귀를 틀어막았다고 한들 외면하기 힘들 것이다.

츄읍, 쮸읍, 츄읍, 쮸읍...!

"앙♥ 하앙♥ 앙♥ 하읏♥ 하응♥ 앙♥"

추잡한 물소리와 녹아내린 교성이 반복되자 아무리 무시를 할래야 무시할 수 없었는지, 머리 위에 반으로 접힌 귀가 소리에 맞춰 움찔움찔거리며 반응하는 것이 다 보였다. 역시 신경이 쓰일 수 밖에 없지.

설령 그녀가 진짜 불감증이 있다고 한들, 짐승반 인간반인 수인의 입장에선 눈앞에서 이렇게 질척하게 놀고 있으면 그런 기분이 들지 않는 쪽이 이상할 것이다. 관심 없다는 듯 고개를 돌려 놓고서 꼬리는 가만히 있지를 못하는 것이 그 증거라고!

"왜 그래? 신경 쓰이나?"

"...눈앞에서 그러고 있는데 신경이 안 쓰이는 쪽이 이상하지 않을까?"

"뭐야, 역시 다 듣고 있었네."

"..."

귀를 막고 안 들리는 척 하면서 저도 모르게 내 질문에 답변해버린 주황이는 얼굴을 붉히며 입술을 악물었다.

"흥미가 있으면, 얼마든지 관찰해도 좋아. 승자에겐 휴식을 약속했으니, 오늘은 네가 먼저 부탁하지 않는 이상 네게 손을 댈 생각이 없으니까."

"흥. 그딴 부탁 할 일 없습니다. 흥미도 없고요. 도대체 그런 게 뭐가 기분 좋다고..."

불감증인 사람은 성행위의 쾌감을 느끼지 않으니 그 쪽에 흥미가 거의 없기 마련. 역시 이 주황이는 불감증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진짜로 불감증인 것이 아니라, 단순히 이전까지 성적 쾌감을 느껴본 적이 없기에 자신이 느끼지 않는 몸이라고 착각하는 것이 클리셰잖아?

나는 성적 쾌감을 모르는 불쌍한 주황이를 비웃은 후, 노랑이의 작고 푹신한 몸을 뒤에서 끌어 안으며 진한 딥키스를 나누었다. 따뜻하고 까슬까슬한 혀의 감촉을 느끼며 음핵을 문지르고 유두 근처를 빙글빙글 돌리며 쾌감을 심어주자, 몸을 움찔움찔 떨며 노랑이는 가볍게 절정했다.

"흐으, 헤에...♥ 쥬인님 죠아여...♥"

츄르릅, 츄릅, 츄르르르릅...!

때 마침 파랭이도 슬슬 한계에 다다른 것인지, 한층 탐스럽게 내 자지를 빨아오기 시작했다. 한 손으로는 내 불알을 부드럽게 만지작거리며 마사지를 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자신의 음부를 찔꺽찔꺽 소리가 다 나게 쑤셔대며, 얼마 안가 힘찬 사정을 모두 목구멍 너머로 꿀꺽꿀꺽 삼키며 동시에 아랫입으로 조수를 내뿜었다.

"....우와."

어느샌가 다시 고개를 돌려 이 쪽을 바라보던 주황이는 그 엄청난 광경에 저도 모르게 감탄사를 터트렸다. 한 번도 섹스의 즐거움을 느껴본 적이 없는 그녀로서는, 자신의 동족들이 왜 저런 인간에게 달라붙어 앙탈을 부리며 기분 좋아 하는지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원래 고기도 먹어본 녀석이 맛있는 줄 안다고, 그녀가 이 둘의 행동에 공감하지 못하는 것도 당연한 일이지.

"어때? 굉장히 행복해 보이지 않나?"

"...진짜 이해하기 힘들어. 대체 왜 그런 꼴을 당하면서 좋아하는 거야?"

"정 궁금하면, 그 몸에 직접 가르쳐 줄 수도 있지."

"그러니까, 난 그런 것 따윈 전혀 관심 없..."

"쫄?"

"...."

수가 굉장히 뻔히 보이는 도발이다. 물론 진짜 이런 허접한 도발에 상대가 넘어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건 그저 상대의 평정심을 흐트러트리기 위한...

"하! 누가 그런 것 따위 무서워 할 줄 알아? 좋아, 어디 마음 껏 해 보라고! 어차피 소용 없을 테니까."

...이걸 진짜 넘어온다고? 하긴... 한 번도 느껴본 적이 없으니, 내가 아무리 만져도 소용이 없으니 어디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이라는 건가? 어쩌면 내가 자신만만하게 나섰다가 지쳐 나가 떨어지는 모습을 비웃고 싶은 것일 수도 있겠네. 하지만... 이 녀석은 모를 거다.

"그럼... 시작해볼까?"

세상에, 나만큼이나 마법을 이런 외설적인 목적에 진심으로 파고드는 인간은 없을 테니까 말이야.

*

10분 후...

*

"흐윽, 흐읏, 흐으윽....♥"

"왜 그러지? 휘청거리고 있지 않나? 설마... 느끼는 건 아니겠지?"

"아, 아니얏....! 느, 느낀다거나... 흐읏♥ 하지... 않아...! 이, 이런... 흐긋♥ 허, 허접한...! 손놀림, 따위에 내가 느낄...♥ 리가, 후읏, 없잖...앗!"

자신만만하게 나선 주제에, 주황이는 이미 타락한 암컷 특유의 달뜬 숨을 내뱉고 있었다. 뭐, 당연한 일이지. 마법으로 몸의 감각이 극대화 된 상태에서, 끈적거리고 미끌거리는 수백 개의 촉수로 온몸을 마구마구 훑어버리면 누구라도 금방 이렇게 되어 버리겠지.

주황이는 그녀의 생각대로 불감증이 아니었다. 단지 성적 쾌감을 느끼기에 꽤 어려운 몸이었을 뿐. 그리고 이런 타입일 수록, 약점을 자극당할 때의 반응이 무척 요란하기 마련이다. 바로 지금처럼.

"흐긋...♥ 내, 내 몸이... 내 몸이 이상해애앳...♥ 한 번도옷....♥ 이런 적이, 흐윽, 없었는 데에엣....♥ 내, 내 몸에에에, 흐이잇, 대체 무슨 짓으으으을....♥"

이미 약점이란 약점은 다 들켜서, 몸뚱아리는 항복을 외친 것이나 다름 없는 상태. 그녀의 정신 또한 익숙치 않은 쾌감에 절여져 제대로 된 판단을 하기 힘든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그녀는 버티고 있었다.

이 마지막 벽은, 아주 높은 확률로 같잖은 자존심일 것이다. 상대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고 싶지 않다는 그 어설프면서도 꺾기 쉽지 않은 반항심이, 그녀가 쓰러지지 않고 버틸 수 있게 해주는 마지막 벽이었다.

"뭐야, 벌써 항복이야?"

"오오옥...♥ 절대애애애....♥ 아니야아아아아.....♥"

그리고 그건 내가 여태껏 수도 없이 무너트려왔던 벽이지.

나는 촉수를 움직여, 주황이를 공중에 띄운 상태로 두 다리를 M자 모양으로 벌렸다. 그리고 애액으로 끈적끈적하고 눅진눅진하게 절여진 보지에 얼굴을 갖다 대었다. 정리를 하지 않아 정글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를 정도로 털이 수북한 그녀의 보지에선 지독하리만큼 짙은 짐승 냄새가 났다. 야생 특유의 거칠고 험악한, 그리고 본능을 끌어내는 자극적인 냄새였다.

"어, 어디의 냄새를 맡는, 흐읏, 거야...♥ 이, 개변태애애애....♥"

"개 변태는 보지 냄새 맡아지면서 느끼는 네 쪽이겠지?"

나는 왼손으로 그녀의 보지를 활짝 열었다. 그러자 짐승 냄새가 한층 강해졌다. 나는 오른손을 뻗어, 검지로 안쪽을 조금씩 쑤셨다. 그래, 여기 쯤인가? 아마 이 근처에 있을 텐데...

"여긴가?"

"오고옥...?!"

내가 천장 중 한 곳을 자극하자, 그녀가 자동차에 찌부러진 개구리나 낼 법한 소리를 토해냄과 동시에 그녀의 클리토리스가 엄청난 기세로 발기하기 시작했다. 여기였구만. 나는 보지에서 손가락을 뺀 후, 그녀의 클리토리스에 엄지와 검지를 뻗었다. 주황이는 아직도 기력이 남아 있는 것인지, 그런 내게 조소를 흘리며 말했다.

"흐읏...♥ 유감이네. 나는 그런 곳으로, 흐긋♥ 느낀다거나, 하지 않으니끄흐읏...♥"

하여간에 입만 살았네.

"뭐, 지금까지는 그랬을 테지.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를 거다."

"뭐....?"

"그동안 내가 안아온 여자의 수가 얼마나 된다고 생각하는 거지? 너 같은 경우를 내가 진짜 한 번도 만나본 적이 없을 것 같아? '난 섹스 따위 조금도 기분 좋지 않아!'라고 지껄이는 얼굴로 있다가, 막상 만져주면 좋아서 죽으려던 여자가 한 둘이 아니다. 너도 다를 거 없어. 보통 여자는 보지보다는 클리토리스로 성적 쾌감을 잘 느끼지만, 네 몸은 조금 달라서 말이지. 사전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아무리 만져줘도 쾌감이 느껴지지 않을 거야. 하지만 지금처럼 자물쇠 풀듯이 전부 준비를 끝낸 상태라면..."

문질문질. 두 손가락으로 볼록 튀어나온 클리토리스를 잡고 가볍게 문질러주자...

"흐그그긋....?! 아, 아아아아.....?!"

"이렇게, 아주 작은 자극만으로도."

"오, 오오오오오오옥....♥"

"엄청나게 느껴버리는 허접한 개걸레 몸뚱아리가 되어버리지."

짓누르듯 강하게 잡은 것도, 잡아 뜯을 기세로 당긴 것도, 손톱으로 찝은 것도 아니다. 그저 아주 상냥하게 잡아서 살금살금 문지른 것 뿐. 보통 여자라면 평범하게 느낄 정도의 쾌감이지만, 감각 극대화 마법과 촉수로 절여져 준비가 끝낸 상태의 주황이의 몸뚱아리는 그 미세한 자극만으로도 요란한 교성과 함께 고개를 홱 젖히며 절정에 이르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고 강렬한 절정으로 인해 뇌에 맛이라도 간 것인지, 참지 못하고 누런 오줌을 질질 싸지르며 바닥을 더럽힌 것은 덤이고.

"누가 버릇 없이 화장실도 아닌 곳에서 실례를 하라고 했지?"

짜악!

"흐그으읏...?! 흐으응...♥"

벌을 줄 생각으로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때렸지만, 한참 절정 중이던 그녀의 몸은 그 고통마저 쾌감으로 인식할 뿐이었다.

"이제 슬슬 인정하는 게 어때? 우습게 여기던 인간 따위의 손에 마구 느껴버리고, 칠칠치 못한 꼴을 보이며 엄청나게 절정해 버렸다고."

"아지이이익...아지기야아아...♥ 나느은, 아지이익, 지지아나써어어어...♥"

"뭐라는 거야? 말이나 좀 똑바로 해라."

"나느으으으은.... 느껴버린다거나아아아.... 가버린다거나아아아아... 하지 아나써어어어어어....♥"

팔다리를 촉수로 잡고 있는 것 빼곤 손도 안 대고 있는, 말그대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는 상황인데 허리를 마구 튕겨대며 조수를 내뿜고 가버리는 상황에서, 이미 그녀의 패배였다. 물론 본인은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어쩔 수 없지. 스스로 패배를 인정할 수 밖에 없도록, 철저하게 개발을 해주는 수 밖에. 나는 목에 건 파편에서 뿜어져 나오는 짙은 마력을 소모하여, 어둠 속에서 또 다시 촉수들을 꺼내었다. 다만, 이번에 나온 것들은 이전에 나온 촉수들과는 다른 것이었다.

내가 전에 꺼낸 촉수들이 '촉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인 그 빨판 달린 문어발 같은 형태의 촉수였다면, 이번에 꺼낸 것은 눈동자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그 용도가 너무 노골적으로 보이는 것들이었다. 문어 다리 같은 형태가 아닌, 고깃덩어리로 만들어진 식물 줄기 같은 느낌.

그 촉수의 끝은 마치 생물의 입처럼 갈라질 수 있게 되어 있으며 입 안에는 이빨과 혀 대신 작은 돌기들이 무수히 돋아난 형태였다. 그것 외에도 무언가를 빨아들이기에 적합한 형태가 달린 것이나, 앞서 말한 돌기 같은 것이 한 쪽 면을 가득 메운 것, 그리고 굉장히 작은 구멍에도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얇고 긴 것들이 끝부분에 족히 수십 개는 돋아난 형태도 있었다.

바닥의 어둠에서 촉수들이 하나둘씩 일어나는 모습에 주황이는 한 번 놀라고, 그것들이 가진 끔찍하고 고약한 형태에 두 번 놀랐다. 그리고 그것들이 곧 자신의 몸에 닿을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은 순간, 그녀의 얼굴에 마침내 두려움이 떠올랐다.

"자, 잠깐.... 흐읏♥ 내가, 내가 잘 못 했어. 내가 졌...우읍! 우으으으읍!"

터업.

그녀가 말을 채 끝나기도 전, 수많은 촉수들 중 하나가 그녀의 입을 틀어막았다. 나는 두꺼운 촉수가 입안을 가득 메워, 언어를 이루지 못하는 소리만 질러대는 주황이를 향해 씨익 미소를 띄웠다.

"사람이라는 게 말이야, 참 이상하거든. 자신에게 못되게 구는 사람은 나쁘다고 욕하면서, 자신에게 한 없이 자비롭고 친절한 사람은 또 은연중에 얕보고 깔보게 된다? 왜 그런 줄 알아? 위험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야."

여러 가지 촉수들이 하나둘씩 주황이의 몸에 달라붙어, 각자 생겨먹은 형태에 맞게 자신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한 면이 수많은 돌기로 이루어진 촉수는 애액으로 푹 젖은 음부에 달라 붙어, 앞뒤로 빠르게 왕복하며 돌기로 그녀의 클리토리스를 마찰하며 자극했다.

무언가를 빨아들이기에 적합한 형태를 가진 촉수는 그녀의 봉긋한 가슴 한 가운데에 툭 튀어나온 유두를 집어삼키고서, 마치 소의 젖을 짜듯 강렬한 기세로 그것을 빨아들이며 자극했다.

끄트머리에 솜털 같은 얇은 선 같은 것들이 수십 개가 돋아난 촉수들은 그녀의 머리 위에 난 짐승의 귀에 다가가 그 안을 후벼파며 헤비기 시작했고.

뭉특한 굵기에 손가락 만한 큼지막한 돌기들이 마구 돋아나 마치 메이스를 연상케 하는 흉악한 형태의 촉수가 흔히들 사람들이 불결하다고 여기는 뒷구멍을 통해 장 내로 들어가자 그 영향으로 그녀의 배가 촉수의 형태 그대로 볼록 튀어나왔다.

"끄으읍! 읍, 으으읍! 흐으으으으으읍!"

수많은 촉수들에 의해서 동시다발적으로 온몸을 희롱당하고 농락당하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은 살면서 결코 느껴볼 일이 없는 신선한 경험이자 머릿속이 하얗게 불타버릴 정도의 강렬한 충격.

조금 전까지가 전부 장난에 불과하다는 듯 강렬하게 자신의 몸을 범해오는 촉수들의 향연에, 주황이는 억눌려진 교성을 토해내며 허리를 미친듯이 튕겨대었다. 인간보다 감각이 몇 배는 뛰어나다는 수인이, 감각 극대화와 일반 촉수만으로 충분히 성감이 개발 완료인 상태에서, 보통 사람이라도 한 번 당하면 폐인이 되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이 엄청난 쾌락의 촉수 늪에 빠졌다. 사람 하나 망가트리기에는 시간 문제인 상황.

"어이쿠, 벌써 망가지려고 하면 쓰나?"

그 상황에서, 나는 마력을 또 다시 뽑아 그녀에게 추가로 마법 몇 개를 걸었다. 뭘 걸었냐고? 이성을 유지하는 마법과 몸을 회복시키는 마법이다. 아무리 극심한 피로로 인해 지쳐도, 아무리 큰 상처로 인해 고통스러워도, 아무리 강렬한 쾌감으로 정신이 나갈 것 같아도, 평소의 이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해주는 마법.

이성을 유지하는 마법은 원래는 고문을 견디거나, 상대에게 공격받더라도 자신의 마법 영창을 완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마법이지만, 지금 그녀에게 이 마법은 정신을 놓아버린다는 유일한 출구마저 없애버리는 무시무시한 마법이 되었다.

거기에 촉수 자체에 회복 마법의 효과를 추가함으로서, 저 촉수들에게 아무리 심한 짓을 당해도 그 몸은 금방 회복되어 이전과 다름 없는 상태가 될 것이다. 물론 몸이 돌아가더라도, 그 기억과 감각은 사라지지 않을 테지만 말이야.

"정신이 멀쩡하게 유지되는 상황에서, 수백 개의 촉수로 온몸을 유린당하는 쾌감. 아마 참기 힘들겠지? 이제 앞으로, '나는 불감증이라 섹스 따위 별로 기분 좋지 않아' 같은 되도 않은 소리를 하고 싶은 얼굴을 못 하겠지?"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그녀에게 이 목소리가 들릴까? 설령 들린다고 한들, 수십 개의 촉수들이 보지가 너덜너덜해질 정도로 푹푹 쑤셔대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대답을 들을 수 있을까? 아마 불가능하겠지. 그런 게 가능한 사람이 있을 리가 없다. 이 광경을 보게 된다면, 빨강이도 차라리 감옥 방에서 병사들의 성욕 처리를 하겠다고 자진하리라. 그만큼 지금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엄청났다.

자신만만한 얼굴로 내기를 받아들이던 주황색 털의 수인이 순식간에 촉수들에 둘러싸여 바닥부터 천장과 벽 전부를 자신의 애액으로 적실 기세로 뿜어대며 온갖 음탕하고 음란한 소음을 내지르는 광경은,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노랑이와 파랑이가 절로 저려오는 자신의 보지를 마구 쑤셔대다 탈진할 정도로 자극적인 광경이었으니까.

"...! ....?!?!? ...!!!! ....♥♥♥♥♥♥"

...그나저나, 이거 생각보다 효과가 굉장한데? 역시 여성의 카운터 하면 촉수인가? 처음엔 하나 하나 조작하기가 너무 힘들어서 별로 애용하지 않았지만, 이번에 미스트리나가 개선해준 이 마법 수식은 굳이 촉수 하나 하나에 신경쓰지 않아도 되며 유지하기도 편해서, 앞으로도 자주 쓰게 될 것 같다.

*

주황이가 촉수에서 해방된 것은 정확히 두 시간이 지난 후였으며, 촉수 지옥에서 나온 직후 그녀는 몸의 감각이 지나치게 예민해진 탓에 몸이 공기에 닿는 것만으로도 애액을 푸슛푸슛 싸지르며 가버리는 탓에 나는 결국 주황이의 보지에 자지를 박는 것은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