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4화 〉 악역하러 와 놓고 야스만 쳐하고 있는 내 인생이 레전드다(2)
* * *
할짝, 할짝.
검둥이의 혀가 내 자지를 적신 동족들의 타액을 닦아내며, 그 자리를 자신의 타액으로 대체한다. 수인 특유의 까슬까슬한 혀가 기둥 부분을 핥아 올리는 감각이 무척 기분 좋았다. 처음에는 별로 내키지 않는 표정을 짓고 있지만, 지금은 조금씩 내 자지를 핥는 행위에 집중하고 있었다.
단지 다섯 동생들의 안위 때문이 아니다.
수도 없이 많은 여자들의 안을 겪어온 내 자지에 공포와 같은 방해되는 감정을 적출하고 그 대신에 증폭시킨 욕망 등의 감정, 그 중에서도 특히 억눌려 있던 성욕이 내가 가진 불길한 마력과 시너지를 이루어, 나는 여자와 몸을 섞으면 섞을 수록 성욕이 강해지며 여성에게 성적 쾌락을 주기 적합한 몸이 되어가고 있었다. 내 육체 자체는 힘 없는 마법사의 몸이지만, 허벅지 위부터 배 아래까지는 그 어떤 강한 남자보다도 튼튼하다고 자부할 수 있는 상태였다.
사실상 후손을 만드는 행위에 특화된 종마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말이다.
그리고 인간의 모습에 가깝지만 그 안은 짐승에 가까운 수인인 그녀에게 있어서, 섹스를 위해 진화하고 강화된 이 자지는 그녀의 번식욕을 절로 자극했을 것이다. 실제로, 바닥에 무릎을 꿇고 앉아 내 자지를 핥고 있는 검둥이의 보지가 조금씩 젖어가는 것을 내가 확인할 수 있을 정도였다.
하지만 아직은 부족하다. 물론 그녀의 봉사는 기분이 좋은 편에 속하지만, 입을 전부 쓰지 않고 혀만 사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아직 그녀가 완전히 넘어오지 않고 경계에 서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직 동족들을 위해 경계 밖에 있던 그녀는 경계선을 밟았다. 하지만 그것을 넘지 않고, 경계선 안 쪽의 동료들을 다시 데려오고자 하는 의지가 엿보였다.
우습다. 이미 한 번 선을 넘은 자들은, 결코 다시 돌아갈 수 없다. 그녀가 아무리 손을 뻗어도, 이들은 그 손을 잡지 않는다. 선을 넘은 것은 오로지 그녀들이 스스로 선택한 일. 자신이 원해서 넘어왔는데, 굳이 다시 돌아갈 이유가 없다.
"슬슬 지루하군. 언제까지 혀만 쓸 생각이지?"
"큿...."
검둥이는 나를 잠시 째려보았다가, 내가 손에 쥔 목줄을 보여주자 이내 시선을 내렸다. 검둥이는 내 자지를 바로 입에 머금지는 않고, 코 앞에 두고 망설였다. 그녀도 본능적으로 깨달은 것이다. 이 이상은 정말로 위험하다는 것을,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고 밟고 있는 이 선을 저도 모르게 넘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그러나 그 두려움은 동족들을 위해서라는 명분과 스스로도 인지하지 못하는 욕망에 밀려, 검둥이는 결국 결단을 내렸다. 그녀가 내 양물을 입에 머금으려던 순간, 나는 웃으며 허리를 뒤로 뺐다. 텁, 하고 허공을 문 그녀는 고개를 들어 도대체 뭐가 문제냐는 듯한 눈으로 나를 째려보았다.
"입에 넣기 전에, 네 입에 들어갈 내 자지에 먼저 키스해봐."
"....!"
이성의 입술에도 해 본 적이 없을 키스를 자지에 하라는 나의 요구에, 검둥이의 얼굴이 굴욕으로 물들었다. 물론 내 병사들에게 단체로 돌림빵 당하는 동안 그 입에 다른 남자의 물건을 머금은 적이 없지는 않을 테지만, 남자의 성기에 자신의 입을 맞추는 행위는 해본 적이 없을 것이다. 그녀에게 있어서 그런 행위는 약한 암컷이 강한 수컷에게 보내는 굴욕적인 복종의 맹세 같은 것일 테니.
하지만 그녀에게 거부권은 없다. 그녀와 동족들의 목에 건 목줄은 내 손에 쥐어져 있다. 물리적인 의미로도, 사회적인 의미로도.
"....."
분하다는 듯 나를 노려보던 검둥이는, 이내 한숨을 쉬며 다시 내 자지에 자신의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리고...
쪼옥.
부드러운 입술이, 귀두에 맞닿았다.
까슬까슬한 혀로 기둥을 핥아 내리는 것보다 자극은 약하지만, 정신적인 만족감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였다. 이렇게 쭉쭉빵빵한 미녀 수인이 자신의 자지에 키스를 하는 데, 반응하지 않을 남자가 있을 리 없다.
"좋아, 이제 입에 넣고 빨아도 좋다."
검둥이는 입을 벌린 후, 천천히 내 양물을 머금었다. 그러나 내 물건의 크기가 크기인지라, 결국 전부 머금는 것은 무리였다. 그녀의 입에 들어간 것은 전체의 절반에 불과하였으며, 검둥이도 그 사실에 내심 놀란 듯 하였다. 아마 그럴 테지. 이 정도 사이즈는 수인들 사이에서도 굉장히 드문 편일 테니까.
츄르르릅, 츄릅....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 안의 감촉에 자지가 불끈거린다. 너무 큰 것을 입에 머금은 나머지 자동으로 흘러나오는 침이 내 자지를 흠뻑 적신다.
"가만히 물고만 있을 건가?"
"...."
이윽고, 검둥이는 자신의 침을 윤활유 삼아 머리를 위아래로 천천히 움직이며 본격적으로 펠라치오를 시작했다. 한 입에 다 머금을 수 없는 자지를 최대한 입에 담은 채, 반항적인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면서 정작 입은 내 자지를 아주 맛있다는 듯이 빠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신선하면서 자극적이었다. 하지만... 부족하다. 그녀가 머금을 수 있는 것은 기껏해야 귀두부터 기둥의 중간까지. 그 아래는 자극이 거의 없어서 사정을 하기에는 부족함을 느꼈다.
"네가 보기에도 자극이 부족한 것 같지 않나? 그 바보 같을 정도로 큰 천박한 가슴은 장식인가?"
"츄르릅... 츄릅... 젠장, 알겠....습니다."
아래로 축 늘어져, 그녀가 고개를 움직일 때마다 앞뒤로 흔들리는 음탕한 가슴의 끝부분을 손으로 꽉 움켜쥐며 그렇게 말하자, 검둥이는 내 자지를 입에서 빼며 상체를 들었다.
푸욱!
"오오, 이건 제법..."
그녀는 사람 머리보다 조금 큰 가슴을 들어, 그 사이에 내 자지를 끼워 넣었다. 마르스의 튼튼한 가슴이나, 레이의 마쉬멜로우 같이 말랑거리는 가슴과는 다른, 쫄깃한 감각에 온몸에 쾌감이 내달린다. 이건... 가슴이 아니라 보지라고 해도 위화감을 느끼지 않을 것만 같았다. 떡처럼 부드러운 가슴의 양쪽에서 자지를 압박해오니 그 위력이 상당했다. 이건... 그야말로 젖보지...!
위험할 정도로 자극적이다. 내가 경험이 조금만 부족했다면, 쾌감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그녀의 얼굴에 정액을 싸질렀을 지도 모를 정도로 말이다.
이렇게 천박한 봉사를 시켜 놓고, 막상 가슴 사이에 자지를 끼우자마자 사정해 버린다니. 만일 그렇게 됬다면 그녀는 금방 마음 속으로 나를 얕잡아 봤을 것이고, 기껏 굳히려던 순위가 위협 받았을 것이다. 나는 그녀에게 무력감과 복종감을 심어줘야만 했고, 그걸 위해선 공포와 위엄이 필수였다. 그러니 절대 꼴사나운 꼴을 보일 수는 없었다.
"...나쁘지 않군. 좀 더 해 보면, 내 씨앗을 뽑아낼 수 있을 지도 모르지."
"....."
검둥이는 이미 자신의 침으로 범벅이 된 내 자지를 가슴 사이에 끼워두고, 두 손으로 자신의 가슴을 잡아 양쪽에서 짓눌러 압박하며 위아래로 흔들었다.
철썩, 철썩, 철썩, 철썩.
거대한 유방이 위아래로 흔들리며 양쪽에서 압박해오는 감각은, 역대급이었다. 기술 자체는 그렇게 훌륭하지는 않지만, 무기 자체의 위력이 워낙 강하여 문제가 되지 않았다. 물론, 그녀의 그 바보 같이 큰 가슴 조차도 내 자지를 전부 감싸지는 못 했다. 최근들어 더 성장한 내 자지는, 사람 머리 만한 가슴 사이에 파묻히고도 고개를 내밀듯이 귀두만 빼꼼 튀어나와 있었다. 검둥이는 파이즈리를 하면서, 튀어나온 귀두 부분을 혀로 핥기 시작했다.
기둥에서 뿌리까지는 거대한 유방의 유압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고, 귀두는 오돌토돌한 혀가 쓸어 내려서 사정을 자극한다. 확실히 가장 나이가 많은 수인답게, 일일히 하나 하나 가르쳐주지 안아도 알아서 잘 하고 있었다. 부족한 경험은 뛰어난 신체 스펙으로 커버하며, 검둥이는 내 자지에서 아기씨를 뽑아내는 것에 집중했다. 어느 샌가부터 내가 말 없이 지켜보고 있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한 채, 그녀는 내 자지를 공략하는 것에 무척 몰두했다.
"하아, 하아, 하아...."
그녀의 거친 숨소리가 점차 음탕하게 변해갔고, 거대한 유방의 중앙에 툭 튀어나온 유두가 딱딱하게 발기했으며, 가랑이 사이에서 질척거리는 애액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내게 봉사를 하는 과정에서, 그녀의 몸도 점차 반응이 오기 시작한 것이다.
입가에 미소가 걸리는 것을 참기 어려웠다. 처음엔 꺼려하던 여자가, 이제는 어떻게 해야 내게 더 큰 쾌감을 줄 수 있는지 알아서 분석하며 봉사에 푹 빠져든 모습이, 참으로 만족스러웠다. 이미 그녀의 얼굴은 하기 싫은 봉사를 억지로 하는 노예가 아니라, 수컷의 체취에 중독되어 정신 없이 자지를 탐하는 음탕한 암캐의 얼굴이었다.
"슬슬 싼다."
"...!"
내가 무심코 내뱉은 말이 방아쇠가 되어, 검둥이는 아주 끝장을 낼 기세로 내게 들러 붙었다. 커다란 유방으로 내 자지를 쥐어 짜듯 누르며, 귀두를 입에 머금고 혓바닥으로 귀두 갓 바로 밑 부분을 자극했다. 으윽, 거기가 내 약점인건 또 어떻게 귀신 같이 알아챈 건지.... 싼다!
푸슈우우우우웃!
"으으으읍...! 읍, 우으으읍.... 그에엑! 콜록, 콜록! 하으으..."
엄청난 기세로 발사된 정액이 목을 때리고, 정액에 사례 들린 검둥이는 눈물을 머금은 채 기침을 하며 입에서 하얗고 끈적거리는 액을 토해냈다. 그녀의 입에서 다시 나온 진한 정액이 그대로 그녀의 입가와 가슴을 새하얗게 물들였다.
"하아, 하아, 하아..."
그리고 검둥이는 자신의 몸에서 스멀스멀 올라는 강렬한 수컷의 냄새에, 멍한 얼굴로 입가에 묻은 정액을 혀로 훔쳤다. 너무 많은 양이라 차마 다 마시지 못하고 토해낸 정액을, 다시 입에 머금고 마치 귀중한 음식을 음미하듯 혀로 굴리며 맛을 보다가... 꿀꺽, 하고 삼키며 몽롱한 표정을 짓는 그녀는... 이런 말 하기 좀 뭐하지만, 노예로 만들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굉장히 꼴렸다. 병사들 중에서 나에 대한 두려움도 잊고 검둥이를 개인적으로 갖고 싶다는 미친 발언을 하는 녀석이 나올 정도로, 내 정액을 삼키는 검둥이의 얼굴은 존나 꼴렸다.
"자, 그럼..."
"후우, 후우, 후우...."
기대감이 가득한 얼굴로, 검둥이는 자리에서 일어난 나를 올려다 보았다. 만일 이게 에로 만화였다면, 눈동자에 분홍색 하트가 떠올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나는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그녀를 범할 생각이 없었다. 내가 다시 바지를 올리자 검둥이의 얼굴에 아쉬움이 떠올랐다. 나는 여섯 개의 목줄을 한 손에 쥔 채, 그녀들을 끌고 문 밖으로 나섰다. 목적지는... 딱히 없다.
"하아, 하아, 하아...!"
"보, 보이고 있어...! 내 소중한 곳이... 전부, 전부 보여버렷....!"
"낑, 끼잉....!"
나는 여섯 미녀 수인들의 목에 채워진 목줄을 잡고서,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의 수인들을 데리고 저택을 산책했다.
"아마게돈 가주님. 또 무슨 짓을... 하아, 아닙니다. 즐거운 시간 보내십시오."
저택을 활보하던 도중 만난 미아는 내 모습을 보더니 이제는 모르겠다는 듯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고, 그 모습에 검둥이와 초록이가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야, 야. 저거 봐."
"와, 진짜 개쩐다."
"젖탱이 출렁이는 거 봐라. 미쳤어."
"뒷태 개쩐다... 와, 존나 꼴려."
연무장 앞을 지나자 병사들의 음흉한 시선과 함께 천박한 성희롱이 사방에서 날아들었다.
"흑, 흑....!"
"아아아... 시선 때문에... 또, 또 가버렷...!"
"낑낑! 헥, 헥...!"
검둥이는 부끄러움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고개를 푹 숙였으며, 초록이는 가랑이 사이에서 투명한 애액이 뚝뚝 떨어지며 바닥을 적셨다. 가장 가관인 건 주황이였는데, 촉수 지옥에 한 번 빠진 후에 발정 스위치가 제대로 올라가 버린 그녀는 연무장에서 자신들을 바라보는 병사들을 향해 음탕하게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었다. 마치 수컷을 유혹하듯, 혹은 무슨 짓을 해도 결코 자신을 가질 수 없는 수컷들을 약올리듯.
"...아마게돈 남작님."
그러던 중, 병사 한 명이 연무장을 나와 나를 불렀다. 도대체 누가 눈치도 없이 나의 즐거운 산책 타임을 방해하는 거지? 짜증이 절로 나서, 나는 겁도 없이 나를 부른 놈을 돌아보았다.
이 녀석... 기억에 있다. 내가 딱히 가문 소속의 병사들의 얼굴과 이름을 일일히 외우고 다니지는 않지만, 이 녀석은 기억하고 있다. 얼마 전, 내게 찾아와 검둥이를 달라고 부탁하던 멍청한 병사다.
듣자 하니 내가 병사들에게 수인녀들을 한 번씩 맛보게 해준 후, 검둥이에게 푹 빠져버린 모양이다. 그 때의 쾌락을 잊을 수가 없어서 스스로 해결해도 참지 못하고, 사창가도 들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그리고 지금까지 자신이 모은 돈에 더해서, 주변에서 조금씩 빌려서 모은 돈으로 내게서 검둥이의 소유권을 사고 싶다고 부탁했다.
물론, 당연히 거절했다.
내가 수인녀들을 맛보기 전에 먼저 병사들에게 맛볼 시간을 주었던 것은, 우선 그녀들의 기를 죽여 놓을 필요도 있었지만, 아마게돈 가문 소속의 병사들이기에 나라는 나쁜 놈을 따를 수 밖에 없는 그들의 불쌍한 인생에 대한 동정심과 그동안 나를 뒤통수치지 않고 내가 시키는 대로 잘 하던 평소 행실에 대한 일종의 보상이었다. 다른 귀족이었다면 절대로 하지 않았을, 내가 특별히 기분이 좋아서 자비를 베푼 것이었단 말이다.
헌데 이 사람이라는 것이 참으로 간사한 게, 한 번 자신에게 호의를 베푼 사람은 다시 자신에게 호의를 베풀 것이라고 무의식적으로 기대하기 마련이다.
나라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보다, 내가 가진 것에 대한 욕망이 더 크다. 그것을 굳이 표출하지 않고 알아서 잘 억누른다면 상관 없지만, 일개 병사가 귀족인 나를 직접 찾아와서 내 소유의 노예를 갖고 싶다고 요구할 정도라면, 기회만 된다면 내 뒤통수를 치고 검둥이를 데리고 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이들의 불쌍한 미래를 생각해서 최대한 자비를 베푼 것이지만, 그럼에도 나는 겁도 없이 기어오르는 녀석을 용서할 만큼 너그러운 사람은 아니다.
"무슨 일이지?"
"전에 말했던 그... 수인 노예의 소유권에 대한 것입니다."
분명 저번에 내가 짜증을 억누르며 잘 타일러서 보냈거늘, 눈치도 없이 또 그 주제를 들먹이다니. 조금 전까지 날아갈 것만 같았던 기분이, 순식간에 최악으로 떨어졌다. 내 감정의 변화를 눈치챈 수인녀들은 낑낑거리는 울음소리조차 죽이고 몸을 최대한 낮추었지만, 수인들의 그 모습에 음험한 육욕이 더욱 강해진 병사는 다시금 내 면상에 그 불쾌한 주제를 들이밀었다.
"이번에 집에 있던 자금을 전부 끌어모아서, 2500 골드를 더 마련했습니다. 다해서 8500 골드입니다. 이 정도면 수인 노예의 평균 값의 두 배나 되니..."
"야, 야! 너 미쳤어?"
"죄, 죄송합니다 남작님! 이, 이 친구가 정신이 나가서... 부, 부디 자비를..."
연무장에 있던 다른 병사 둘이 달려나와 내게서 노예의 소유권을 사고 싶다는 겁대가리를 상실한 망언을 지껄이는 병사를 데려가려 했지만, 녀석은 동료들의 손길을 거부하며 다시금 내게 자신의 의사를 강경하게 표했다. 그 모습에, 나는 얼굴이 썩어 들어가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평균 수인 노예 몸값의 두 배라고?"
"그렇습니다!"
"그럼, 그냥 그 가격으로 평균 수인 노예를 사면 될 것 아닌가? 왜 굳이 내가 가진 노예를 사고 싶다는 거지?"
"그, 그 노예가 아니면 안 됩니다!"
"참으로 웃기는 이야기군."
짜증이 치밀었다. 돼도 않는 만용으로 내 앞에 서서 내 즐거운 시간을 방해하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지껄이며 내가 가진 것을 갖고 싶다고 요구하는 멍청한 놈에 대한 살의가 들끓었다.
"나는 말을 잘 듣는 사냥개에게 간식으로 고깃덩어리를 던져줄 수 있는 인정 많은 주인이다. 하지만..."
저벅, 저벅. 내가 다가가자, 멍청한 놈을 끌고 가려던 병사 둘이 상황을 파악하고서 물러났다. 그런 와중에도 이 멍청한 놈은 포기를 모르는 얼굴이었다.
자신의 눈앞에 있는 것이 살쾡이인지 범인지도 구분하지 못하는 하룻강아지 자식이, 육욕에 홀려서 겁도 모르고 나대는 꼴이 참으로 우습고도 짜증났다.
"주인의 식탁을 탐내는 사냥개를 내버려 둘 정도로, 만만한 주인은 아니란 말이지."
"컥, 커억...!"
콰득. 어둠으로 물든 손이, 얼간이의 목을 움켜쥔다. 나는 그대로 팔을 들었고, 내 손에 붙들린 얼간이는 숨이 막히는 소리를 내며 공중에서 바둥거렸다.
"그동안 두려워하면서 조용히 따르던 주인에게 겁도 없이 대들 정도로, 수인과의 섹스가 네 인생에서 강렬한 경험이었나? 그렇다면, 수인과 인간 사이의 섹스를 한 번 더 하고 싶다는 네 욕구를 내가 들어주마."
드드드드득, 콰드득. 짙은 어둠이, 내 팔을 타고 올라 얼간이를 휘감기 시작했다. 공포에 질려 듣기 싫은 비명을 지르려던 입을 가장 먼저 틀어 막고, 뒤늦게 찾아온 두려움에 눈물을 흘리는 두 눈을 가리고, 코와 귀를 감싸 완전히 어둠에 빠트린 후, 그 아래의 몸도 서서히 어둠으로 뒤덮여갔다. 그 모습을 바로 코앞에서 지켜보는 두 병사의 얼굴이 사색이 되었다.
이윽고 완전히 어둠에 집어 삼켜진 얼간이를, 나는 두 병사들에게 던져 주었다. 병사들은 어둠이 떨어져 나간 후 드러난 얼간이의 모습에 당혹을 금치 못 했다.
"아, 아아...?!"
간신히 목숨을 건진 얼간이도, 뒤늦게 자신의 상황을 파악하고선 이전보다 훨씬 얇아진 목소리로 경악했다.
"단, 이번에는 인간 남자가 아닌 수인 암컷의 시점에서."
건장한 남자 장병이 에로한 암컷 수인으로 바뀌는 매직~
나는 스스로의 몸을 더듬으며 충격에 헤어나오지 못하는 얼간이와 그런 얼간이를 받아내 양쪽에서 잡고 있던 병사들에게 말했다.
"그 얼간이는 앞으로 너희 것이다. 너희가 하고 싶은 대로 해도 좋다. 주먹질과 발길질로 분을 풀든, 몸의 구멍이란 구멍에 다 자지를 꽂든, 너희가 알아서 해라."
나는 찢어지는 비명을 뒤로 한 채 몸을 돌렸다. 그리고, 공포에 굴복하여 바닥에 머리를 박고 있는 여섯 수인들을 향해 웃어보였다.
"자, 다시 산책을 시작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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