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9화 〉 D6
* * *
라그나 아마게돈은 전혀 관심이 없다는 듯 말했지만, 비올라는 그 말을 결코 믿지 않았다. 분명 그가 용사인 루크와 그의 동료인 자신들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아예 손을 대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는 없었다. 분명 무언가 수작을 부릴 것이다. 그게 무엇인지는 몰라도, 수작을 부릴 것이 틀림 없다. 비올라는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만큼은 절대 믿을 수 없었다.
"그러니 이건 어쩔 수 없는 거야."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의 방 바로 옆의 손님용 방. 비올라는 그 방에서 머무르기로 했다. 물론 라그나 아마게돈에게 허락을 구하진 않았고, 자신을 그의 직속 메이드라고 소개한 여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을 뿐이지만.
이 저택에서 눈을 뜬 두번째 날, 마력이 충분히 회복 된 비올라는 품에서 예비용 분필을 꺼내 벽에 마법진을 그렸다. 사물의 너머를 투시하는 마법, 그리고 그 목표는 마법진이 그려진 벽 건너편인 라그나 아마게돈의 방. 이제 이 마법진에 접촉하고 있는 동안, 비올라는 바로 옆 방인 라그나 아마게돈의 방에서 일어나는 일을 전부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럼, 어디..."
비올라는 막 완성한 마법을 시험할 겸 라그나 아마게돈의 방을 살폈고...
"미, 미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참으로 음습하고 파렴치한 광경에, 얼굴을 붉혔다.
*
라그나 아마게돈의 방. 그 안에는 현재 두 명의 남녀만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에 한 명은 물론 방의 주인인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이다.
미아를 손에 넣은 이후 영주로서 해야 할 일을 모두 그녀에게 떠넘기고 여색을 즐기는 데 바쁜 아마게돈 남작은 언제나 최소 둘 이상의 여인을 곁에 끼고 다니며 장소를 가리지 않고 관계를 가지곤 했다. 그런데 방 안에 오직 한 명의 여인과 함께 있다는 것은 무척이나 이례적인 일이었다.
"부르셨습니까."
아마게돈 남작가의 메이드장이라는 위치에 있지만 유일한 메이드이며, 아랫 사람들에게는 아마게돈 영주 대리로 더 잘 알려진 여인.
메이드 미아.
그녀는 라그나 아마게돈에게 있어서 무척 특별한 여인이었다. 그의 다섯 심복들은 하나 같이 일반적인 사람과는 궤를 달리 하는, '영웅'이라 불러도 부족하지 않을 능력을 가진 여인들이지만, 미아를 제외한 네 명을 거둔 것은 라그나 아마게돈의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
모두가 어쩌다보니 사정이 겹쳐서 그와 함께 하게 되었지만, 미아만은 달랐다. 미아는 처음부터 끝까지, 라그나 아마게돈이 그녀를 가지고자 했던 유일한 사람.
그의 여자들은 모두 평등하게 사랑받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은연중에 알고 있을 것이다. 라그나 아마게돈이 가장 아끼는 여자가 누구인지.
"내가 없는 동안 내가 돌아올 곳을 지켜준 것에 감사하마. 그리고... 미안하다. 기껏 네가 내게 마음을 열었건만, 급한 일이 있다는 이유로 나는 너를 너무 오래도록 홀로 내버려두었지."
"..."
"게다가 멀리 나갔다가 여자만 아홉 명이나 데려오고, 거기에 돌아오고서 너를 처음으로 안아주지도 않아서 많이 섭섭했을 테지."
수인 자매 여섯에 인간 여인 세 명. 심지어 인간 중에 한 명은 용사의 동료였다. 돌아와서 가장 먼저 한다는 것이 그동안 가장 고생한 그녀에게 상을 주는 것도 아니고, 무려 일주일 씩이나 그 여인을 품은 것이니, 미아로서 마음이 상하지 않을 래야 않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오늘 하루는 오직 너만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추가로..."
따악.
아마게돈 남작이 손가락을 튕기자, 검은 마력이 방 안의 두 사람을 휘감았다. 미아가 입고 있던 하녀 복은 우아한 검은 드레스로,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이 입고 있던 정장이 남자 시종이나 입을 법한 옷으로 변하였다.
"오늘 하루, 이 방 안에 한정하여 저는 당신의 시종이니 원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미아노르 드 엘리스트라 아가씨."
그의 입에서 나온 자신의 옛 이름에, 그리고 누구도 무릎 꿇일 수 없는 대륙 최강최악의 악당이 겉으로나마 자신의 시종 노릇을 하고 있는 모습이, 미아의 마음을 바꾸었다. 그에게 품고 있던 섭섭함이 모두 날아가고, 언제나 자신을 희롱하던 남자가 자신의 아랫사람처럼 무릎을 꿇으며 손등에 입을 맞추는 모습에, 형용할 수 없는 기쁨과 만족감이 그녀를 휘저었다.
"...그럼."
아마게돈 남작이 승리하여 미아를 손에 넣은 미래가 아닌, 패배한 아마게돈 남작을 미아노르 드 엘리스트라가 거둔 미래. 눈앞의 풍경은, 마치 그러한 미래의 편린처럼 느껴졌기에, 미아노르는 설마 하는 마음으로 오른쪽 구두를 벗고 발을 내밀며 그에게 명령했다.
"제 발에 입을 맞추세요."
에이 설마, 진짜로 하겠어?
"알겠습니다."
츕.
"히익..?!"
미아의 눈이 당혹으로 물들었다. 아마게돈 남작이 정말 그녀의 명령대로, 그녀의 발등에 입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평소에 자신의 유두나 클리를 일방적으로 희롱하며 그만하라고 부탁해도 거의 무시하며 그녀의 반응을 즐기던 아마게돈 남작이, 그녀가 시킨다고 진짜로 발에 입을 맞추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있어서 더러운 곳이라는 인식이 강한 발에, 그가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당연하다는 듯 정중하게 입술을 맞추는 그 모습이, 미아의 안에서 그녀조차 몰랐던 어떠한 쾌감을 일깨웠다.
대륙의 누구도 감히 함부로 대할 수 없는, 군림하되 지배하지는 않는 어둠의 군주. 검은 군대의 라그나 아마게돈이, 자신의 눈앞에서 무릎을 꿇고 명령에 따르는 모습이, 미아에게 일종의 우월감과 만족감을 심어주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은 절대 볼 수 없는, 오직 자신만이 볼 수 있는 광경이며 동시에 그만큼 그가 자신을 신경 써 주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럼 이제... 제 발을 핥으세요."
미아는 기대 반, 걱정 반인 마음으로 다음 명령을 내렸다. 설마 이것도 하겠어? 하지만, 정말로 한다면...
"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는 진짜로 했다.
"흣....!"
언제나 그녀의 입 속을, 가슴을, 그리고 음부를 희롱하던 혀가 이번엔 발바닥부터 시작해서 발가락 사이 사이까지 한 곳도 빠짐 없이 꼼꼼하게 핥고 있다. 발등을 타고 오르는 간질간질하면서도 이상한 감각에, 그에게서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치도 못 했던 순종적이고 정중하며 저자세적인 모습에, 미아는 어쩐지 새로운 세계에 눈을 뜰 것만 같았다.
"흐, 읏...♥"
분명 발이 성감대였던 적은 없었을 터인데, 그의 혀가 그녀의 더러운 발을 핥으면 핥을 수록 그 쾌감에 미아의 보지도 애액으로 축축해져 갔다. 마치 그의 혀가 닿는 곳이 전부 성감대로 변해버리는 것만 같았다.
분명 평소의 저돌적이고 격렬한 섹스에 비하면 답답하리만큼 느리고 조용한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그렇기에 그녀의 몸은 의미심장한 분위기 속에서 서서히 달아오르고 있었다. 이대로 가다간 발을 핥아지는 것만으로 절정에 이를 것 같았기에, 미아는 뒤로 물러나며 그에게서 자신의 발을 빼왔다.
"이, 이번엔..."
미아는 그제서야 그 자신이 말한대로, 오늘 하루 동안 그녀가 무슨 명령을 내리든 그가 정말로 따른다는 것을 확신했다.
"여, 여기를.. 핥아."
그럼... 이것도 해주겠지? 미아는 기대감을 가득 품고서, 자기 손으로 드레스 끝자락을 잡아 들추며 그에게 명령했다. 고급 비단으로 만든 암청색 드레스 아래로 드러난 새하얀 순백의 속옷이 그의 스위치를 건드리기라도 한 것인지, 라그나 아마게돈의 눈이 일순간 사납게 번뜩였다. 그 모습을 본 미아는 벌써부터 아랫배가 큥큥 저려오는 것을 느꼈다.
커닐링구스. 줄여서 쿤닐. 아마게돈 남작이 가끔 자신의 여인들에게 해주는 행위로, 그의 여인 중에서 그것을 거부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특히나 미아는 부드럽고 따스한 혀가 민감한 약점을 핥아 내리는 그 아찔한 감각을 굉장히 좋아했다. 하지만 그는 기분이 내킬 때만 해주었기에, 쉬운 여자처럼 보이기 싫었던 미아는 차마 자기 입으로 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어서 내심 아쉬워하던 참이었다.
"알겠습니다."
조금 전의 그 눈빛은, 그녀가 아직 귀족 영애이던 시절 그녀의 아버지가 영지에서 열었던 미아의 스물 한 번째 생일 파티에서 아마게돈 남작과 처음 만났을 때 보았던 것과 비슷했다.
그 당시 그녀는 이미 약혼자가 정해져 있었고, 그 생일 파티는 약혼자와 그녀의 관계를 모두에게 잘 보여주기 위한 자리였으나, 아이러니하게도 그녀가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이라는 어찌할 수 없는 재앙의 눈에 들게 된 날이기도 했다.
무슨 짓을 하더라도 자신을 가지겠다고 말하는 듯한 그 당시의 눈빛과, 지금 당장 이 웃기지도 않은 겉치레 따위 전부 벗어던지고 그녀의 육신을 미친 듯이 범하고 싶어하는 지금의 눈빛이 겹쳐 보이며...
"하으으...♥"
그의 흥분이, 그녀에게로 전해져 왔다.
목 마른 개가 빗물로 채워진 밥그릇에 고개를 박고 혀를 열심히 놀리며 갈증을 해소하듯, 소음순과 보지를 격렬히 탐하는 그의 혓놀림에 미아는 금방이라도 절정할 것만 같았다. 세상에 둘 도 없는 진미를 맛보듯 민감한 부분들을 집요하게 괴롭히는 혓바닥에, 미아는 고개를 뒤로 홱 젖히며 소리 없는 교성을 토해냈다.
미아는 아마게돈 남작이 자신의 다리 사이에 고개를 박고 있는 것이 천만 다행이라고 여겼다.
"♥♥♥♥♥♥!!"
덕분에, 보는 사람이 다 정이 떨어질 만큼 천박하게 녹아내린 지금의 얼굴을 그에게 들키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평소였더라면 세 시간동안 쉬지 않고 손 장난을 당해도 포커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그녀였지만, 그가 자신의 시종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정신적 만족감과 너무도 오랜만에 당하는 커닐링구스가 주는 육체적 만족감에, 그녀의 가면은 깨진 지 오래였다. 미아는 서둘러 감정을 갈무리하려 했지만, 그의 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며 그 노력은 헛수고로 돌아가 버렸다.
"그, 흐읏...!"
핥으라는 명령을 했고, 중간에 멈추라고 명령한 적이 없기에, 아마게돈 남작은 미아가 그에게 멈추라고 다시 명령하기 전까지 그녀의 음부를 계속 핥을 생각이었다. 이 이상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미아는 그를 멈추려고 했으나, 벌어진 입에서 나오는 것은 그를 향한 명령이 아닌 쾌락에 젖은 암컷의 교성이었다.
"흐으으, 하아아앙...♥ 그흐읏, 흐으읏....! 흐으으...♥"
퍽! 퍽퍽!
결국 시간이 다 될 때까지 멈출 기세가 없었던 라그나 아마게돈을 멈추게 하기 위해, 미아는 연속된 절정으로 인해 머릿속이 혼미해진 상태에서 무의식적으로 발을 휘둘러 그를 걷어차냈다.
"흐으, 흐으... 드, 드디여어... 멈쳐따아아....♥"
술통에 하루동안 절여놓은 사람처럼 녹을 대로 녹은 목소리와 꼬일 대로 꼬인 발음으로 그렇게 말하며, 미아는 숨을 골랐다. 내일 그녀가 매일 하던 것처럼 아마게돈 남작의 침대 시트를 빨 때, 이번에는 지워지기 힘들 정도로 짙게 배인 자신의 냄새를 맡아야 할 상황이었다.
"후우, 후우... 이제, 이제 침대에 누워어.... 당장....♥"
그녀의 머릿속에서, 오늘 하루의 이 뒤집힌 관계를 이용하여 즐기려던 계획들이 전부 철폐되었다.
처음엔 평소에 자신한테 떠넘기는 영지일을 전부 자기가 하도록 하거나, 시종복 차림인 그를 대동하고서 저택을 산책하며 그가 이 정도로 자신을 특별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여주거나, 그의 다른 여인들 앞에서 그가 아랫사람처럼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봉사해주는 모습을 자랑하며 부러움과 질투의 시선을 받는 것등의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온갖 행위가 떠올랐으나, 그러한 생각들은 서서히 옅어지고 이제는 그의 물건을 굶주린 아랫입으로 받아들이고 싶다는 욕망이 점차 강해져 갔다.
이대로 침대에 누워서 박아 달라고 해도 괜찮을 테지만, 쿤닐을 당할 때조차도 도중에 멈추라는 명령을 내리지 못해서 머릿속이 거의 녹아내리다시피 했던 그녀는 아마게돈 남작의 자지가 자신의 뱃속을 마구 때리는 상황에서 자신이 도중에 멈출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지 않았다.
그대로 날이 바뀔 때까지 정신을 반 놓은 상태에서 그에게 마구 박히다가 하루가 끝나는 모습이 뻔히 보였다. 그래서 미아는 하다 못해 자신이 페이스를 조절할 수 있도록, 관계에 있어서 주두권을 갖기로 했다.
아마게돈 남작은 고개가 천장을 향하도록 바르게 누웠고, 미아는 그의 바지를 벗긴 후 그의 위에 올라타는 자세를 취했다.
그대로 허리를 조금만 내리면, 그녀의 눅눅하게 젖은 보지가 그의 우람한 자지를 삼키는 상황에서, 미아는 당장이라도 자신을 다른 의미로 잡아먹을 기세로 흉흉한 눈빛을 빛내는 아마게돈 남작에게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내가, 움지기라고 하기 저까지, 저때 움지기지마.... 아라찌?"
도통 알아먹기 힘든 말이었지만, 이 상황에서 할 말이라면 아마게돈 남작이 대충 눈치챌 거라고 생각하며 미아는 서서히 엉덩이를 내리기 시작했다. 얼마 안 가, 굉장히 두껍고 단단한 것이 음부에 맞닿았다.
"아....♥"
그대로 멈추지 않고 허리를 더욱 내리자, 미아는 버섯을 닮은 형태의 귀두가 이미 준비가 다 끝나서 문을 활짝 열고 있는 자신의 아랫쪽을 통해 자신의 안으로 밀고 들어오는 것을 느꼈다.
"흐으으으...♥"
"크....!"
허리를 계속 내리던 미아는 역류하는 쾌락을 견디지 못하고 이내 움직임을 멈추었다. 마치 한 쌍의 자물쇠와 열쇠처럼, 흉악한 형태의 자지가 자신의 안 쪽 가장 민감한 약점들만을 귀신 같이 자극하는 감각에 미아는 표정 관리를 하기 어려웠다.
힘이 풀린 눈, 툭 튀어나와 군침을 질질 흘리는 혀,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가늘게 떨리는 다리. 만일 그가 남자의 위에 올라타고 있지 않았다면, 혹시 약이라도 맞은 것이 아닐까 의심이 될 정도로 엉망인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녀의 아래에 깔린 아마게돈 남작이라고 마냥 여유롭지는 않았다. 그가 미아를 유독 아끼며 특별 취급하는 것은 그만큼 외모가 이상형에 가깝고 능력도 출중한 것도 있지만, 속궁합이 엄청난 것이 크게 한 몫 했기 때문이다.
물론 그가 안는 다른 여인들도 하나 같이 전부 명기이다.
마르스의 허접 삼류 보지는 방어력이 0이라 갓 포경을 마친 남자애의 작은 자지에도 느낄 정도로 민감한 대신, 어지간히 지루인 남자라도 넣자마자 힘 없이 찍 하고 싸지르게 만들 만큼 조임이 강하다. 레이의 보지는 유독 물이 많으며 엉덩이에 살집이 두툼해서 뒤에서 박는 맛이 좋고, 사하는 질압만으로도 자위용 딜도를 끊어버릴 정도로 내부가 좁고 조임이 강하다.
그 외에도 수컷의 씨앗을 강렬하게 빨아들이는 수인들의 보지라던가, 자궁구마저 성 행위 용으로 쓰일 수 있는 음란함의 극치인 에로프... 아니, 엘프 호크나 헌트레스도 있다.
그 중에서도 미아는, 단언컨대 최고였다. 그의 남근은 크기가 크기이다보니 보통 사람은 처음 삽입할 때 질 벽을 밀어내는 바람에 조금 통증을 느끼기 마련인데, 미아의 안은 그렇게 헐렁헐렁하지 않으면서도 조금의 저항감도 없이 그의 것을 완벽하게 받아들인다.
사정을 강제할 정도로 조임이 엄청나게 강하거나, 내부가 엄청 뜨겁거나 형태가 구불구불하지도 않다. 다만, 그녀의 질은 마치 그의 자지가 있어야 할 곳이 여기가 맞다는 듯 부드럽고 포근하게 남근을 감싸서, 그 어떤 여자와 할 때보다도 편안하고 기분 좋은 섹스가 가능했다.
평소였다면 오랜만에 맛보는 자신 전용 보지의 감각을 미친 듯이 즐겼을 테지만, 이번에는 그 동안 고생한 그녀를 위해 한 번 정도 서로의 역할을 바꿔보기로 한 상황. 스스로 한 말을 바로 어길 수도 없었기에, 아마게돈 남작은 남근을 전부 넣지 않고 절반만 받아들인 채 조여오는 그녀의 질의 감각에 참기 힘든 쾌락과 동시에 미칠 듯한 아쉬움을 느꼈다.
"....역시, 아지근 무리야아... 그러니까아...."
이윽고 끝까지 허리를 내릴 힘이 부족했던 미아가 아마게돈 남작의 손을 잡아 자신의 허리에 갖다 대었고... 마지막 명령을 내렸다.
"당신이 원하는 대로, 내 보지 마음껏 써주세요...♥"
그 한 마디에, 아마게돈 남작은 이성을 완전히 잃은 채 몸을 뒤집어 그녀를 덮쳤고...
"아....♥ 온, 다아아아아아아아앗!!!!"
양의 탈을 벗어던진 늑대의 밑에 깔린 채로, 미아는 기쁨에 찬 비명을 내질렀다.
침대가 삐걱삐걱 움직이는 소리와 언어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한 여인의 황홀한 울부짖음이 멈춘 것은, 시곗바늘이 정확히 12를 넘긴 후였다.
*
'아앙! 하아아앙! 쟈아지이! 갱장해애애! 남작님의 쟈아지이이이! 갱장해여어어어어!'
찔걱, 찔걱, 찔걱, 찔걱.
"...하아, 하아...!"
아마게돈 남작의 옆 방, 비올라가 사용하는 방은 그녀가 그린 투시 마법진으로 인해 옆 방의 상황이 전부 실시간으로 보이고 있었다.
마치 한 쪽에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지만 반대쪽에서는 전부 투명하게 보이는 매직 미러처럼, 두 사람의 눈에는 그들을 바라보며 자신의 음부를 애타게 매만지는 비올라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비올라의 눈에는 두 남녀가 침대를 박살낼 기세로 격렬하게 몸을 섞는 모습이 훤히 보였다.
"흐으, 흐으...! 흣...!"
비올라는 자신이 대체 어느 순간부터 스스로의 보지를 만지고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 했다. 그저 어느 순간부터, 저도 모르게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다. 그리고 투명하게 보이는 옆 방의 풍경과 벽 너머로 생생하게 들려오는 두 사람의 거친 소리 앞에서 흥분하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의 몸을 탐닉하는 시간만큼, 비올라도 자신의 달아오른 몸을 달래고 있었다. 그러나.
"하아, 하아... 부, 부족해애...!"
비올라는 뜨겁게 달아오른 자신의 몸을 도저히 주체할 수 없었다. 클리스토스도, 유두도, 빨갛게 부어 올라 얼얼해질 때까지 비비고 매만졌음에도 그녀는 충분한 쾌감을 얻지 못 했다. 오히려 수음을 하면 할 수록, 몸의 열기를 막을 수 없게 되었다. 자위를 멈추려고 해도 어째선지 몰라도 눈앞의 엄청난 광경에서 눈을 돌릴 수가 없었고, 저런 강렬한 광경을 보다 보면 의식하기도 전에 손이 먼저 움직이고 있었다.
손으로는, 부족하다. 더, 더 좋은 것이 필요했다. 굵고, 뜨겁고, 단단한... 너무나도 가려운 안 쪽을 시원하게 긁어줄 것이...
"하아, 하아, 하아..."
비올라의 눈은, 미아의 보지 안 쪽을 즈푹즈푹 드나드는 아마게돈 남작의 흉악한 남근에 꽂혀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