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80화 (80/229)

〈 80화 〉 D­5

* * *

다음 날 아침. 비올라는 쾡한 눈으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얇은 벽 너머에서 들려오는 살과 살이 부딪히는 음란한 소리와 녹아내리는 교성, 그리고 그녀가 건 마법 때문에 다이렉트로 보여지는 격렬한 정사의 광경은 정오에서 시작하여 결국 자정이 될 때까지 이어졌고, 두 사람의 열기로 뜨겁게 달궈진 어두운 방에서 아마게돈 남작이 기절한 미아의 몸을 씻기고자 그녀를 업고 방을 나가고 나서야 비올라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두 사람이 방을 나선 사이, 비올라는 자신의 방을 나와 아마게돈 남작의 방으로 들어섰다. 혹시라도 그의 방에서 그의 약점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이유... 때문일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했다. 하지만 그녀는 결국 아마게돈 남작의 방에서 그의 약점을 찾을 수 없었다.

정확히는, 방 문을 여는 것과 동시에 눈앞이 핑글 돌며 바닥에 주저 앉았다.

문을 여는 순간, 틈 사이로 흘러나오는 후끈한 열기와 두 남녀의 지독할 정도로 짙은 살 냄새가 얼굴에 맞닿은 순간, 그대로 그녀는 몸을 화려하게 젖히며 절정 해버렸다.

비올라는 스스로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 남자의 거대한 남근에 처박힌 것도 아니고, 그가 다른 여자와 몸을 섞은 곳에서 나는 악취를 맡은 것만으로 절정이라니.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기에, 그녀가 자신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렸다.

그렇게 넋이 나간 듯 멍하니 있다가 저 멀리서 돌아오는 발소리에 뒤늦게 정신을 차린 비올라는 서둘러 문을 닫고 자신의 방으로 돌아갔고, 땀으로 젖은 몸을 씻을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이불로 얼굴을 뒤덮은 채 두근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키다가, 어느 순간 긴장이 탁 하고 풀리며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다.

"......하아."

어젯밤의 일을 다시 떠올린 비올라는 스스로의 얼굴을 쓸어 내리며 짙은 한숨을 내쉬었다. 땀과 애액으로 범벅이 된 상태로 씻지도 않고 잠든 터라 온몸이 찝찝했고, 달아올랐던 몸의 열기가 식으며 남은 해소되지 않은 아쉬운 감각에 기분이 더러워졌다. 일단 샤워를 하지 않으면 도저히 못 참겠다 싶어서, 비올라는 준비된 옷을 가지고 욕탕으로 향했다.

"아."

그리고... 복도를 지나던 중에 그 여자와 딱 마주쳤다. 아마게돈 남작의 방에서 그와 몸을 섞었던 여인, 입고 있는 옷은 분명 가장 지위가 낮은 시녀들이나 입을 법한 하녀 복이지만 이상하게 지위 자체는 아마게돈 남작 다음으로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되는 그 여자였다.

어제 그에게 안겨 쾌락에 녹아내린 얼굴로 달콤한 교성을 토해내며 미친 듯이 천박하게 허리를 흔들던 그 여자와 피부를 거의 드러내지 않은 정갈한 옷을 입고서 무뚝뚝한 무표정으로 서 있는 저 여자가 동일 인물이라는 것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갭의 차이가 컸지만, 분명 둘은 같은 인간이 틀림 없었다.

"용사의 동료시군요."

"아, 어. 그, 그래."

"보아하니 욕탕을 찾으시는 모양이군요. 아직 저택 내부 구조를 잘 모르실 테니,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어, 어어? 음, 그래주면 나야 좋지."

아마게돈 남작에게는 분노와 혐오를 여과 없이 그대로 드러내던 비올라였지만, 눈앞의 메이드에게는 차마 그럴 수 없었다. 비록 자신이 그토록 증오하는 남자와 연인 같은 사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자신의 불행에 직접 관여한 사람도 아니고, 어제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고서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기억해 낸 탓도 있었기 때문이다.

미아노르 드 엘리스트라.

지금은 아마게돈 남작과의 영지전에서 이름과 영지를 전부 잃고 사라진 엘리스트라 백작 가의 여식으로, 한 때 사교계의 꽃이라 불리며 수많은 귀족 영애들의 부러움과 질투의 대상이었고 데이브레이크 후작가의 장래가 유망한 둘째와 약혼 관계였던 여인. 그리고 검은 군대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의 피해자 중 한 명이었으니까.

마탑은 네 왕국 중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마법을 추구하는 곳이다보니, 여러 왕국 출신의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다. 처음에는 서로 출신을 따지지 않고 마법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었지만, 마탑도 최근에 이르어서는 또 하나의 사교회장 같은 분위기가 강해지기는 했다. 마탑 출신의 마법사라는 것은 이미 미래가 보증된 셈이지만, 마탑 출신이라 해도 사람들이 모르면 그 힘을 쓸 수 없기에, 어느 정도 수준에 이른 마법사들은 싫어도 각 왕국에서 개최하는 사교회장 및 파티에 참석하며 자신의 이름을 다른 귀족들에게 알릴 필요가 있었다.

비올라 또한 어릴 적에 헤르몬 왕국에서 개최한 파티에 스승의 조수로서 참가한 적이 있었고, 어깨 너머로 미아노르의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비록 그 시간은 찰나에 불과했지만, 그럼에도 드레스를 입은 모습만 보더라도 그 때의 그 여자라는 것을 떠올릴 수 있을 만큼 미아노르는 눈에 띄는 미모를 가진 매력적인 여인이었으니까.

"...당신은, 아마게돈 남작의 편이야?"

메이드 미아를 따라 욕탕으로 향하는 길, 비올라는 아무 말 없이 앞서 걷고 있는 그녀에게 먼저 말을 걸었다. 그녀가 정말로 자신이 적대해야 할 적인지, 아니면 그저 또 한 명의 불쌍한 피해자인지 구분하기 위해서. 그 물음에 미아는 걸음을 멈추더니, 그녀를 돌아보며 나지막히 말했다.

"몇 주 전, 그러니까 당신과 그 일행이 주인님의 목숨을 노리고 저택에 침입했을 때만 해도 저는 주인님에게 저항하는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날 당신들은 실패하여 도망쳤고, 얼마 안 가 저는 주인님의 사람으로 사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어째서? 설마 아마게돈 남작이 영원히 그 권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아? 비록 루크는 아직 미숙한 용사지만, 언젠가는 아마게돈 남작을 쓰러트릴 수 있어. 그게 용사니까 말이야.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당신이 우리의 편이 되어 준다면, 아마게돈 남작을 공격할 때 이 저택에 대해서 잘 아는 당신이 우리를 도와주기만 한다면..."

미아노르는 아마게돈 남작의 하녀이며, 동시에 이 저택에서 두 번째로 높은 위치에 있는 여인이다. 이 저택에 대한 것을 훤히 꿰고 있는 그녀가 아군이 되어 준다면, 아마게돈 남작을 상대할 때 불필요한 싸움을 줄이고 빠르게 그에게 도달할 수 있다. 그렇기에 비올라는 그녀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상관 없어요."

"뭐?"

"저도 주인님의 권력이 영원할 거라고 믿을 정도로 어리석지 않아요. 주인님은 언젠가 당신이 용사라고 말하는 그 남자의 손에 목숨을 잃겠죠."

"그, 그럼..."

"그리고 당신들이 준비를 모두 갖춘 날, 제가 돕길 원한다면 언제든지 당신들을 주인님이 있는 곳까지 안내할 의향도 있어요. 하지만 알아두세요. 그건 제가 당신들의 아군이 되어주는 것이 아니라, 주인님께서 내려두신 명령이라는 것을."

"....뭐?"

이게 다 무슨 소리일까? 자신이 주인을 배신하는 것이, 주인의 뜻이라고? 아마게돈 남작이 언젠가 죽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의 편을 들겠다고? 비올라는 그녀의 말을 도통 이해할 수 없었고 그에 대해서 더 물으려는 순간, 그들은 이미 욕탕의 앞에 도착해 있었다.

"그럼,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비올라의 질문은 더 이상 받지 않겠다는 듯, 메이드 미아는 그 말만을 남기고서 다시 떠나갔다. 욕탕 앞에 홀로 남겨진 비올라는 결국 복잡한 머리속의 생각을 정리하며, 욕탕 안으로 들어섰다.

*

"....젠장."

목욕을 끝마친 후, 새 옷을 입고 나온 비올라는 형용하기 어려운 표정으로 자신의 방에 도착했다.

아마게돈 남작의 저택에 있는 욕탕은, 솔직히 말해서 엄청나게 좋았다. 언제든지 따뜻한 물이 콸콸 쏟아져 나오고, 좋은 향을 풍기는 각종 목욕 용품이 가득했다. 그야말로 왕족들이나 이용할 법한 호화스러운 시설이, 남작의 저택에 있는 것이다. 애초에 그의 화려한 저택은 남작보다는 공작의 것에 가깝긴 했지만.

마탑에 있었던 것은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고급스러운 시설의 욕탕 덕분에 간만에 몸을 개운하게 씻을 수 있었지만, 그녀는 제법 복잡한 심경이었다. 적진 한 가운데에서 느긋하게 목욕이라니, 상상도 하지 못할 행위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게 가능하다. 아마게돈 남작, 그가 자신을 해칠 의도가 전혀 없었기에.

그는 무엇을 바라고 있길래,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를 이렇게 방치하는 걸까? 애초에 아마게돈 남작에 대한 소문 중에는 자신의 목숨을 노리는 자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오히려 목숨을 빼앗는다고 하던데, 어째서 그녀와 일행들에게는 이상하리만큼 손을 대지 않는 것일까? 전혀 의도를 모르겠다.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허나, 그녀는 모르겠다고 그냥 포기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신비를 탐구하는 마법사란, 자신이 모르는 지식을 알아내는 과정에서 가장 생기가 넘치는 족속이다. 그렇기에 비올라는 그에게서 정보를 알아낼 수단을 강구했다.

가장 안전한 방법은 역시 그가 방을 나선 사이 숨어들어서 정보를 찾는 것이지만... 비올라는 이 계획을 떠올리자마자 바로 폐지했다.

몰래 숨어든다고? 어젯밤에 그랬다가 방 안에서 나오는 냄새 맡고 그대로 넋이 나갔었는데 또? 웃기지도 않는 소리. 그가 자신의 몸에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인지, 아니면 그 냄새에 무언가 있었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비올라는 자신이 그렇게 된 원인을 밝혀내기 전까지 똑같은 방법을 다시 시도할 생각이 1도 없었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똑같은 방법을 시도하는 것은 바보 같은 짓이니까.

아니면 아마게돈 남작의 주변 사람 혹은 본인에게 마법을 걸어서 알아 내거나... 하지만 비올라의 전문 분야는 정신 계열이 아닌 원소 계열이었고, 상대를 잠에 빠지게 만드는 간단한 수면 마법이면 몰라도 상대가 진실만을 말하게 만드는 자백 마법이나 상대의 머릿속을 읽는 독심 마법, 또는 상대가 자신의 명령을 무조건 듣게 만드는 정신 조작 마법을 익히지 않았다. 애초에 마지막은 마법사들 사이에서 금기에 속하는 편이니 익힐 수도 없지만.

그럼 어떻게 해야...

"앙...♥"

진지하게 고민하는 비올라의 집중력을 허무하게 흐트려트린 것은, 바로 옆방에서 들려온 여성의 신음소리였다. 비올라는 설마 하는 심정으로 고개를 돌렸고, 투명한 벽 너머로 뜨겁게 타오르는 연인마냥 서로를 끌어안은 채 사랑을 나누고 있는 두 남녀를 보며 이내 평정심이 무너졌다.

아니, 분명 어제 자정까지만 해도 한 여인이 혼절할 때까지 몸을 섞어 놓고서, 시간이 얼마나 지났다고 또 다른 여자를...?

하지만 가장 놀라운 건 그게 아니었으니...

"주인님....♥"

"기분... 좋으신가요...?"

그가 방에 들인 여자가 한 명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 이런 미친...!"

사람의 머리보다 더 큰 흉부를 가진 두 여인이, 상의를 탈의하고 젖가슴을 드러낸 채 한 명의 남자를 두고 양쪽에서 교태를 떨고 있었다. 게다가 그 여인들은 비올라에게 낯익은 자들이었다.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다는 듯, 적들의 피를 온 몸에 뒤집어 쓴 채 혼자 미친듯이 돌격하며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은 전쟁광. 전장의 붉은 귀신 마르스.

그 어떤 흉포하고 사나운 마수라도 오랫동안 길들인 반려동물처럼 손쉽게 다루며 몇 번이고 그녀와 일행들을 위험에 빠트린 사악한 요녀. 마수 조련사 레이.

아마게돈 남작의 주요 전략 중에서도 개인전에서 최강인 마르스와 물량전에서 따라올 이가 없는 레이. 둘 중 한 명이라도 쓰러트리기 위해선 그녀와 일행이 목숨을 건 각오를 해야 하는 그 너무나도 강력한 여인 둘이, 한 남자를 두고 서로 경쟁하듯 아양을 떠는 모습이 비올라에게 충격적이지 않을 수 없었다.

물론 라그나 아마게돈이 굉장히 성적으로 문란하다는 것과 그의 주요 전력들이 하나 같이 손에 꼽히는 강적임과 동시에 부정할 수 없는 매력적인 여인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머리가 달린 사람이라면 누구나 금방 유추할 수 있는 사실이지만, 그럼에도 그것을 자신의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그냥 막연하게 '그럴테지'라고 생각해도, 설마 대낮부터 저렇게 노골적으로...

"흠...."

"흐응, 하응...♥"

"아, 아아...♥ 아아앙...♥"

문란하다. 불건전하다. 파렴치하다. 비올라는 여신관인 엘리아와 달리 성적인 부분에서 그렇게 딱딱한 편은 아니었지만, 그럼에도 눈앞의 저 풍경은 그녀조차 고개를 저을 정도로 너무 자극적이었다. 두 성숙한 여인이 꺼내 놓은 크고 천박한 젖가슴도, 그 두 쌍의 가슴 사이에 파묻혀 귀두 부분만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흉악한 남근도, 그리고 두 여인에게 가슴으로 봉사받으면서 양손으로 그 여인들의 음부를 능숙하게 희롱하는 저 음란한 손길도.

하나 같이, 그녀에게 있어서 너무 자극적이었다.

"읏.... 미, 미쳤어....! 그 여자랑 한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진짜, 짐승이야 뭐야?!"

그리고 비올라는 전혀 깨닫지 못 했다. 눈앞의 광경에 당혹감을 느끼며 입으로는 혐오스럽다는 듯이 말하고 있었지만, 정작 그 모습을 지켜보는 그녀의 얼굴은 마치 우연히 산길을 지나다가 보게 된 짐승들의 교접에 얼굴을 붉히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는 시골 숫처녀와 비슷하였고 그녀의 손은 그녀가 머리로 인지하기도 전에 축축하게 젖은 음부를 매만지고 있다는 것을.

*

미아와의 관계 역전 플레이는 결국 둘 다 중간에 참지 못한 탓에 흐지부지하게 끝나버렸고, 나는 시계가 자정을 가리키며 울릴 때가 되어서야 간신히 그녀를 놓아주었다. 그대로 내버려두는 것은 영 아닌 것 같아서 욕탕으로 데려가 몸을 씼었고, 그 과정에서 참지 못하고 몇 번 더 하기는 했지만...

어제는 온전히 미아를 위해 사용했고, 오늘은 레이와 마르스 두 사람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하루에 한 명씩 상대했다간 기다리다 못해 다른 남자를 덮칠 지도 모르고, 그렇게 불가항력으로 덮쳐진 놈들이 언젠가 또 그런 관계가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과 음욕이 담긴 시선으로 내 여자를 바라보는 것은 결코 유쾌하지 않은 광경이었기에, 다소 무리가 될 지라도 한 번에 여러 여자를 상대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시작은 마르스와 레이. 두 사람의 사이의 공통점은 역시 그 무지막지한 흉부의 크기다.

마르스는 압박 붕대로 가슴 부분을 몇 번이고 감은 후에 특제 갑옷을 입지 않고서는 그 특유의 크기 때문에 일상 생활에 지장이 될 정도로 엄청난 거유의 소유자다. 붕대랑 갑옷이 없으면 가슴이 엄청나게 출렁거리고, 어깨가 자주 뻐근하다나 뭐라나. 하지만 막상 만져보면 쿠션처럼 손이 파고들 정도로 부드럽다기 보다는, 제법 탄실하고 묵직한 감이 있다. 뭔가... 그냥 지방 덩어리라고 하기에는 조금 단단한 느낌?

레이는 마르스 만큼은 아니더라도, 그녀의 크기는 남자들의 시선을 모으기에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몸을 자주 쓰며 자기 관리에 철저한 마르스와 달리, 직접 몸을 격하게 움직이는 일이 거의 없는 레이 쪽은 가슴이 진짜로 순수하게 부드러운 지방덩어리 그 자체다. 보통 사람이 음식을 먹으면 배나 허벅지에 살이 찌기 마련인데, 그녀의 경우에는 그 대부분이 가슴으로 간다는 모양이다. 말랑말랑하면서도 푹신푹신해서, 한 번은 장난삼아 그녀의 가슴을 베계 삼아 누웠다가 너무 편안한 나머지 그대로 잠들어 버린 적도 있었다.

크고 묵직하며 손에 잡히는 맛이 좋은 마르스의 가슴. 그리고 부드럽고 말랑말랑하며 손이 푹푹 파묻히는 레이의 가슴. 어느 한 쪽이 더 뛰어나다고 할 수 없지만, 두 개가 동시에 자지를 압박하는 감각은 그야말로 극락이었다.

와.... 진짜 개쩐다. 내 자지가, 부드러운 젖가슴 사이에 파묻혀 짓눌리는 이 감각은, 다른 어떤 것으로도 표현하기 어려웠다. 그냥, 그냥 존나 끝내준다. 진작에 해보지 않은 것이 후회될 정도로, 미칠 듯이 기분이 좋았다. 내 여자들 중에서 가장 거유인 두 여인의 더블 파이즈리, 이거 못 참는다. 호크나의 자궁 섹스나 파랑이의 진공 펠라만큼은 아니고... 검둥이의 젖보지보다는 강한 정도? 만만치 않은 파괴력이라, 정말 언제 사정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흐읏, 하앗...♥"

"흐응....♥"

두 사람의 젖가슴 사이에 파묻힌 자지의 쾌감만큼, 나도 손가락을 열심히 놀리며 두 사람의 음부를 열심히 자극해 주었다. 섹스라는 건 한 쪽이 일방적으로 기분이 좋아서는 안 되거든. 양 쪽 모두 기분이 좋아야 그게 섹스지. 수많은 여체를 상대하면서 현란해진 손놀림 앞에서, 마르스와 레이는 마치 악기마냥 서로 다른 음색을 토해내며 하반신을 비틀었다.

"하으으....♥"

레이는 검지로 보지 입구를 부드럽게 살살 자극해서 감질맛 나게 해주는 것을 좋아하고...

"오오오옥....♥"

반대로 마르스는, 질 벽 안 쪽을 검지와 중지로 시원하게 긁어 내려주는 것에 아주 환장하지.

"하앙♥ 흐응♥ 아하아앙...♥"

흐으읏♥ 하으으읏♥으호오오옥...♥"

손길이 빠르고 늦어짐에 따라 음색의 높낮이가 오르락 내리락 변한다. 느릿느릿하고 섬세하게 움직일 때는 억눌린 신음 소리를 조금씩 흘리다가, 속도를 높여 빠르고 격렬하게 자극하면 금방이라도 가버릴 듯이 애타게 교성을 토해낸다. 침대 위에서 연주되는 감미로운 이중주는, 밀려오는 사정감에 맞춰 내 손길이 빨라짐에 따라 점차 급격하게 음이 격정적으로 변하다가....

"큿...!"

뷰릇, 뷰르릇...! 하고 두 쌍의 거대한 봉우리 사이에서 하얀 백탁액을 토해냄과 동시에.

푹, 푸욱!

"하아아아아아아앙♥♥"

"오오오오오오오옥♥♥"

두 여인의 목소리도 클라이막스에 오르고, 이내 절정의 여운에 몸을 부르르 떨며 연주는 끝을 내린다.

"하아, 하아, 하아...♥"

"후욱, 후욱, 후욱...♥"

"후...."

내 손길에 가버린 두 여인이, 서로 가슴을 맞대고 손을 맞잡은 채, 가슴과 얼굴이 내 정액으로 더럽혀진 채, 아헤가오를 짓고 있는 그 광경은 너무나도 자극적이라 반 즈음 시들었던 내 자지가 다시 빳빳하게 발기했고, 마르스와 레이는 다시 단단해지는 자지를 보며 씨익 미소를 지었다.

"주인님... 더...♥"

"해주실....거죠...♥"

"끝내달라고 애원해도 끝낼 생각 없으니까, 얼른 이쪽을 향해서 엉덩이나 내밀어. 더 야하게 조른 쪽한테 먼저 박아줄 테니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내게 엉덩이를 향하도록 몸을 돌리며, 그걸로 모자라 안 쪽이 훤히 보이도록 각자 자기 손으로 보지와 엉덩이 구멍을 벌리며 나를 유혹하는 모습에, 나는 참을 자신이 없었다.

아니, 참지 않기로 했다.

*

찌걱, 찌걱, 찌걱, 찌걱...!

"하아, 하아... 하아...♥ 아니야, 아니라고....♥ 나는, 나는 그런 게 절대 아니야아....♥ 이건, 그러니까... 흐으...♥ 그냥, 연스읍...♥ 이니까아...♥"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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