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81화 (81/229)

〈 81화 〉 D­4

* * *

"....하아."

비올라. 부모 없이 자란 고아이나, 마법에 대한 재능과 적성 하나로 마탑에 들어갔으며 마녀 후보로 불리며 마탑에서 미래를 보증해준 것이나 다름이 없었던 유망주 중 한 명.

그리고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이 마탑을 박살내면서 보장된 미래를 잃어버린 피해자 중 한 명.

오랜 기간 그 어떤 왕국의 압력 없이 독자적인 세력으로서 군림하던 마탑은 너무도 어리석고 오만하게도 자신들의 힘을 믿고 아마게돈 남작이라는 살아 있는 재앙을 수 차례 도발하였고, 그 결과 그들이 반 쪽 짜리 마법사라며 비웃던 한 남자에 의해 수백 년의 역사가 축적된 탑 하나가 지도에서 영원히 지워지는 벌을 받았다.그리고 이 소식이 전해진 후, 마탑의 마법사들에 대한 인식은 완전히 바뀌었다.

본래는 함부로 데려올 수 없는 국가급 인력으로 취급되었던 마탑의 마법사들은, 아마게돈 남작의 마탑 붕괴 사건 이후 재앙을 초래하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아마게돈 남작은 그 당시에도 이미 막을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위험했기에 대다수의 사람들이 그와 연관되는 것을 꺼려했는데, 마탑은 돼도 않는 객기를 부려서 잠자는 사자의 콧털을 건드렸다가 크게 화를 입은 것이다.

그 사건 이후 마탑 출신이라는 것은 되려 그들의 위신을 깎아 먹는 오명이 되었으며, 잘못 엮이면 아마게돈 남작의 분노의 화살이 자신들에게도 향할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더해지며 '마탑의 출신'의 의미가 '실력이 보증된 마법사'에서 '살아있는 재앙과 엮일 지도 모를 불안 요소'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그 탓에 마탑 하나에 모든 것을 걸었던 마법사들은 자신들의 인생을 내다버린 꼴이 되었고, 대다수가 술에 쩔어서 아마게돈 남작의 이름을 저주하다가 괜시리 불길한 소리 지껄일 거면 꺼지라는 욕이나 처먹으며 허름한 여관에서 쫓겨나는 비참한 생을 살아가게 되었다.

그런 사람 중 하나였던 비올라는 단지 아마게돈 남작을 저주하며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며 남은 인생을 낭비하는 것이 아닌, 자신의 미래와 소중한 동료들을 앗아간 그에게 복수하기 위해 스스로를 용사라고 칭하는 남자의 동료가 되었다.

물론 그 당시 루크를 진짜 용사라고 믿었던 것은 아니다. 단지 아마게돈 남작을 죽이기 위해선 그에게 접근하기 쉬운 위치에 오를 필요가 있었고, 그러기 위해선 업적이 필요했을 뿐이다. 두 왕국 사이의 골칫거리인 파괴자 세르베르크를 처치하는데 큰 공헌을 함으로서 이름을 떨칠 필요가 있었으나 마탑 출신을 받아줄 파티가 없었던 것 뿐이다.

용사이기 이전에는 한적한 시골의 젊은 청년이었던 루크는 마탑 출신이라는 것이 뛰어난 마법사라는 것은 알아도 최근에 그 인식이 개판이 났다는 것을 몰랐기에 그녀를 받아주었고, 결과적으로 그가 진짜 용사이며 언젠가 아마게돈 남작 또한 처치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비올라는 그대로 그의 파티의 동료로서 남게 되었다.

결국에 비올라는 최초의 목표였던 아마게돈 남작의 근처에 접근하는 것만큼은 더 없이 완벽하게 성공한 셈이지만, 정작 그를 죽일 힘이 없었다.

동료들과는 떨어졌지, 몸은 이상하게 변했지, 죽이고 싶어도 죽일 수 없는 원수 놈은 마치 그녀를 약올리려는 듯 옆방에서 낮이고 밤이고 신나게 떡이나 쳐대고 있지.

총체적 난국인 상황에서, 비올라의 입에서 막막한 한숨이 나오게 한 결정적인 계기는 오늘 아침 그녀의 방 앞에 아침 식사와 함께 놓인 물건이었다.

"이, 이 딴거...!"

한 손으로 다 쥐기에는 너무도 두꺼운, 기분 나쁠 정도로 사람의 살과 비슷한 감촉의 물건. 남성기를 본 딴 그 물건이 여성이 수음을 할 때 쓰는 도구의 일종이라는 것 정도는 그녀도 알고 있었다. 문제는 그게 왜 그녀의 방 앞에 있었냐는 것인데...

"이 딴거... 내가 언제 달라고 했냐고...!"

거대한 딜도 옆에 놓인 작은 쪽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제가 쓰던 것을 두고 갈 테니, 필요하면 얼마든지 사용하세요. 괜히 죄 없는 병사 잡아다가 이상한 짓 하지 마시고요. ­미아노르­'

"그 메이드가 진짜...!"

손 안에서 덜렁덜렁 흔들리는 묵직하고 이질적인 감각이 상당히 불쾌하다. 마치 자신은 필요 없으니 쓰고 싶으면 쓰라고 선심 쓰듯 말하며 불필요한 물건을 자신에게 처분하는 것 같아서 불편하다. 요구한 적도 없는데 다 안다는 듯이 이런 외설적인 물건을 남의 방 앞에 두는 그 태도가 짜증이 치밀어 손에 든 물건을 바닥에 내던지려 했으나, 이윽고 그래봤자 분풀이도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그만두었다.

대신, 이런 것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켰다가 무슨 오해를 살 지 알 수 없었기에, 일단은 다른 사람이 볼 수 없도록 침대 밑의 빈 공간에 대충 밀어 넣었다.

...절대 나중에 쓰기 위해서가 아니다.

"생각해보니 벌써 이틀이나 지났는데, 제대로 된 정보 하나 얻지 못 했네."

어제도, 그저께도. 그가 있는 옆방을 훔쳐보면 뭔가 정보가 나오지 않을까 투시 마법을 통해 가만히 지켜보기만 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녀가 알게 된 것은 평생 딸감으로 써도 부족함이 없을 자극적인 포르노 두 편 뿐이었다. 그것을 보며 몸이 달아오른 탓에 저도 모르게 홀로 위로하다가 귀중한 시간을 이틀이나 날려 먹은 것은 덤이었고.

이틀 동안 목격한 광경을 떠올린 비올라는 손으로 부채질을 하며 화끈거리는 얼굴을 식혔다. 애시당초, 아무리 성적으로 문란하다고 해도 대낮부터 그런 짓을 벌이는 것은 도저히 정상이 아니었다. 옆방을 아무리 더 지켜봐도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기에, 결국 비올라는 방을 나서서 저택 자체를 둘러보기로 했다.

"어디 가십니까?"

그리고 복도를 조금 걷자마자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메이드의 모습에, 비올라는 저 여자의 정체가 실은 귀신이 아닐까 하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었다.

아마게돈 남작한테 그렇게 하루종일 거칠게 당해놓고서 다음날 아침 아무런 문제 없다는 듯이 행동하기도 하고, 자신이 방을 나서서 복도를 조금 걷기만 해도 금방 마주치는 것도 그렇고, 어쩐지 비밀이 많은 듯한 여인이었다.

"너...! 내 방 앞에 그, 그건 대체 왜 갖다 놓은 거야!"

"어머. 혹시 벌써 사용하셨나요?"

"그딴 걸 쓸 것 같아?!"

비올라의 목소리가 저절로 높아졌다. 처음엔 이 여자도 불쌍한 피해자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니다. 피해자였건 아니었건 간에, 이제는 명백히 그의 아군이며 자신의 적이다. 더군다나 시키지도 않은 쓸데 없는 짓으로 사람을 놀리는 짜증나는 여자다.

"혹시 중고라서 그런 건가요? 걱정마세요. 저도 한 두 번 밖에 안 쓴, 새것 같은 중고니까요."

"그러니까 쓸 일 없다고!"

"후회하실 걸요? 사실 그거..."

그 순간, 미아는 단정한 하녀의 가면을 벗고 대낮부터 남자의 품에 안겨 한밤중까지 미친듯이 허리를 흔들던 음탕한 탕녀의 얼굴로, 보이지 않는 무언가를 잡아 혀로 핥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며 웃어보였다.

"주인님의 물건을 본 따 만든 거라서, 엄청 기분 좋거든요. 뭐, 그래도 예전에 측정한 거라서 지금이랑은 다르지만, 경험이 적은 여인이라도 꽤 즐길 수 있답니다."

피부를 전혀 드러내지 않은 단정한 옷을 입고 있음에도, 어지간한 몽마도 흉내내기 힘들 진득한 색기를 풍기는 그 모습에 비올라는 저도 모르게 압도되었다. 이 여자... 대체 뭐지?

"그, 그런 거 물어본 적... 없거든. 그보다...혹시 서재가 어디인지 알 수 있을까?"

그러자 미아는 도대체 자신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무뚝뚝하고 조용한 하녀의 모습으로 돌아오며 고개를 끄덕였다.

"서재는 별관에 있습니다. 제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비올라는 메이드 미아를 따라 별관으로 향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의 목소리가 들려오길래 고개를 돌려보니, 병사들이 허수아비를 때리고 있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병사의 대다수가 남자지만, 여자도 없지는 않았다. 그녀의 시선을 눈치챈 듯, 앞서 걷던 미아가 걸음을 멈추며 설명해주었다.

"저곳은 연무장입니다. 아마게돈 남작 님은 능력이 충분하며 허튼 생각을 품지만 않는다면 누구든 자신의 병사로 받아주십니다. 그리고 남작가의 병사들은 성별에 관계 없이 모두 동일한 훈련을 받습니다."

"흥. 어차피 저 여자 병사들도 아마게돈 남작과 관계를 맺었을 테지."

"...."

비올라는 습관적으로 시비를 거는 듯한 어조로 이죽거렸지만, 미아가 자신의 말을 부정하지 않자 도리어 당황해버렸다.

어, 설마? 아니, 진짜로? 그렇게 곁에 예쁜 여자가 많으면서 여자 병사들한테도 손을 댄다고?

나한테는 손가락 하나 대지 않았으면서?

"그 녀석.. 도대체 관계를 맺은 여자가 몇 명이나 되는 거야?"

"비올라 님은, 지금까지 먹은 빵의 갯수를 기억하고 계시나요?"

"...말을 말자."

비올라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돌려, 연무장에서 훈련 중인 병사들의 모습을 눈에 새겼다. 마르스가 귀환함에 따라 영지 침공에 동원되던 본 병력이 전부 영지로 돌아왔지만, 그들의 숙소는 저택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다. 설령 아마게돈 남작이 전 병력을 호출하더라도, 그들이 오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최소 10분.

아마게돈 남작에게 '검은 군대'라는 이명이 붙게 해 준 본대를 직접 상대해서는 도저히 승산이 없기에, 아마게돈 남작을 쓰러트리고자 한다면 10분 내로 그를 쓰러트려야만 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사실상 그녀와 동료들이 쓰러트려야 할 적은 숙소가 저택 별관 뒤에 있는 이 잔여 병력들이 될 것이다. 저마다의 이유로 영지 침공에 나가지 않고 저택에 남아 연무장에서 매일 훈련을 하는 이들이 언젠가 싸운다면 가장 먼저 맞닥뜨리게 될 적이 될 테니, 비올라는 그들의 얼굴을 익혀 놓았다.

그 중에는 낯익은 얼굴도 몇 있었다. 아마게돈 영지 북쪽에서 마수 조련사 레이가 길들인 거대한 마수를 상대로 싸울 때 레이를 호위하던 병사도 있었고, 아마게돈 남작이 엘헤임 왕국으로 향하는 원정 중에 불침번을 서던 병사도 있었다. 그리고 저 병사는...?

"...아니겠지."

비올라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얼굴이 죽상인 채 허수아비에게 분풀이 하듯 검을 휘두르는 병사 한 명. 어딘가 익숙했지만, 비올라는 착각이라고 믿었다. 왜냐하면 그녀의 기억 속에 있던 병사와는 성별이 달랐기 때문이다. 아마... 그 병사의 가족이 아닐까? 그렇게 결론을 내린 후에 비올라는 다시 발을 움직였다.

"이곳이 서재입니다. 원하시는 만큼 이용하시되, 부디 서적이 손상되지 않게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그래, 알았어."

"그럼 전 이만."

미아가 떠난 후, 비올라는 서재 안으로 들어섰다. 곧이어 온갖 색의 책들이 빼곡히 꽂힌 책장들이 그녀를 맞아주었다. 어딘가 낯설면서도 그리운 광경에, 비올라는 마음이 놓였다. 마탑에서도 친구가 적었던 그녀는 대부분의 시간을 각종 마법 서적들이 가득한 기록 보관소에서 지냈는데, 이 서재는 그녀의 추억 속 그 장소와 비슷한 분위기를 풍겼다.

"어디..."

아마게돈 남작이 바보가 아니라면, 진짜 중요한 정보를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는 이런 곳에 보관할 리가 없다. 하지만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비올라는 정보를 찾기로 했다.

...절대 방 안에 있으면 넋 놓고 옆 방의 풍경을 계속 지켜볼 것 같아서 그런 것이 아니라.

*

서재에 틀어박힌 지 세 시간 정도가 흐른 후, 비올라는 조금 전까지 읽고 있던 책을 다시 제자리에 꽂으며 한숨을 쉬었다. 큰 기대는 없었지만, 생각했던 것보다 더 소득이 없었다. 이곳에 있는 책 중에서 마법과 관련된 서적은 전부 그녀가 마법에 입문할 당시에 1개월만에 전부 외운 것들 뿐이었다. 정규 루트가 아닌 독학으로 마법을 익힌 반쪽짜리 마법사인 그에게는 이마저도 상당히 어려웠는지 여기 저기에 낙서가 가득했지만...

"....."

자세히보니, 낙서가 아니었다. 빈 공간을 빼곡히 채운 삐뚤빼뚤한 글씨. 몇 번이고 쓰고 지운 흔적이 가득한 그 메모는, 마탑에 있던 시절 진도를 잘 따라오지 못 했던 다른 아이들이 책에 쓰는 것과 비슷한 내용이었다.

어째서 이 마법식은 이렇게 되고 왜 이런 결과가 나오는 지,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이해가 될 때까지 연습해서 쓰고 지우고 다시 쓴 흔적들. 그것은 간단하게 위장할 수 없는, 오랜 시간의 노력이 담긴 흔적이었다.

비올라는 기억을 되감았다. 아마게돈 남작을 향해 자신이 내뱉은 온갖 험악한 말들. 그를 향한 모욕적인 말들. 가짜 마법사, 반 쪽짜리 마법사 등등... 대다수가 마탑에서 어깨 너머로 들어왔던 말들이다. 마탑에 있던 많은 사람들이 아마게돈 남작의 마법을 무시하고, 모욕했으며, 부정했다. 그녀 또한 그 행동에 동참한 것은, 마탑에 대한 무한한 신뢰 때문이었다. 수백 년에 걸쳐 머리 좋은 마법사들의 지식과 지혜가 축적된 마탑에서 하는 말이 잘못되었을 리가 없으니까.

하지만 이 흔적을 보니, 그 말이 정말로 맞는 것일까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애시당초 가짜 마법사라니, 마법에 진짜니 가짜지 하는 것이 어디 있단 말인가?

초대 마탑주이자 모든 마법사들에게 칭송 받는 대마법사, 그리고 최초의 용사의 동료이기도 한 현자 알레이스는 말했다.

'마법에 정해진 정답은 없고, 수많은 마법 하나 하나가 저마다의 진리'라고.

아마게돈 남작의 마법은 그녀의 마법은 사용하는 방식과 구성이 전혀 다르다. 허나 그것 또한 그 나름의 방식. 그것을 무작정 잘못되었다고, 가짜에 반 쪽짜리 마법사라고 모욕하는 것이 정말로 옳은 일이었을까?

언제나 자신의 안에서 넘쳐 흐르던 기묘한 힘이 사라지고, 아득한 힘의 차이로 인한 체념 때문에 아마게돈 남작을 향한 분노와 증오가 희미해진 가운데, 추억 속의 장소와 비슷한 곳에 홀로 앉은 비올라는 오랜만에 시원하게 식은 머리로 생각했다.

그동안 자신이 해온 일이 정말로 옳은 것인가.

인간은 자신이 틀렸다는 사실을 쉽게 부정할 수 없는 생물이다. 그 행동에 들인 시간과 노력이 크면 클수록, 그 경향은 강해진다. 자신이 한 행동이 잘못되었고 무의미한 것이라고 인정하느니 스스로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끼더라고 자신의 길을 고집하며 관철하는 것이 인간의 특징이다.

비올라도 스스로의 행적이 틀렸다고 인정할 수 없었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정말로 옳은 일이었는가 생각해보니, 곧바로 답이 나오지 않았다.

애초에, 아마게돈 남작은 왜 마탑을 무너트린 것일까?

".....지금 그 답을 아는 사람은 아마도 단 두 명 뿐이겠지."

한 명은 마탑을 무너트린 장본인,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

그리고 다른 한 명은 아마게돈 남작이 마탑을 파괴할 때 사용한 마법식을 설계한 장본인, 안개의 마녀 미스트리나.

지금으로서 그녀가 물어볼 수 있는 사람은 아마게돈 남작 뿐. 다시 그의 앞에 서는 것은 두려웠지만, 그럼에도 비올라는 알아야 만 했다.

마법사로서, 자신이 모르는 것을 그대로 내버려 둘 수 없었다.

비올라는 손에 든 마법 서적을 다시 원위치에 꽂아두고서, 서재를 나와 본관으로 향했다. 자신이 머무는 방의 바로 옆 방, 저택의 주인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의 방으로.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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