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4화 〉 (대충 용사를 향한 엄청 심한 욕설)
* * *
나는 큰 그림을 그렸다. 그것도 캔버스 안에 담기 힘든 큰 그림을.
내가 맡은 라그나 아마게돈이라는 배역은 힘의 특성상 시간이 지날 수록 힘이 강해지는 타입의 적이다. 정확히는... 그 특유의 어둠의 힘으로 용사를 상대하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세력을 계속해서 키운다고 할 수 있다. 용사가 아무리 개인으로서의 무력이 뛰어난다고 할 지라도, 열 명도 안 되는 동료들을 데리고서 일개 군단을 이겨낼 수 있을 리 없다. 물량 앞에선 답이 없으니까.
물론 초대 용사처럼 상식이 통하지 않는 예외가 있기야 하다만, 그건 넘어가고. 어쨌든 용사가 시간을 끌면 끌수록, 라그나 아마게돈은 기하급수적으로 강해지는 적인 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장 어려운 적은 아니었다. 용사의 여정 상 라그나 아마게돈은 세 번째로 마주하게 될 혼돈의 파편 소유자였고, 그 말은 본래 라그나 아마게돈은 아무리 강해봤자 네 번째 적인 폭군 바이올렌스보다 강할 수 없는 구조를 띄고 있다는 뜻이다.
...원래 예정대로 였다면 말이다.
루미너스의 신격 승급 시험... 이하 연극을 망치려는 세력이 존재했다. 그들은 용사의 성장 수준을 낮추기 위해 그가 상대할 주요 적인 혼돈의 파편 소유자들을, 자신들의 세계에서 만난 가짜로 바꿔치기하였다. 신은 오로지 자신이 담당한 영역, 혹은 자신이 창조한 피조물에만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바꿔치기 된 적들은 원래 용사가 상대했어야 할 적보다 전투력의 수준이 낮았고, 적이 강할 수록 그만큼 성장하게 되어 있는 용사는 예정보다 많이 성장하지 못 했다.
하지만 창세와 시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루미너스는 그것이 용사가 예정보다 강해서 생긴 오차라고 판단했고, 그 오차 범위를 수정하기 위해 나에게 더 성장할 것을 요구했다. 나는 그녀의 바람대로 원래 예정되어 있던 것보다 더욱 세력을 키웠고, 끝내 나를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기 시작한 바이올렌스에게서 패배 선언이나 다름 없는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기까지 했다.
그러나 막상 내 앞에 도달한 용사는 내 예상보다 수준이 낮았다. 무언가 이상하다고 느끼기 시작한 것은 아마 그 시점부터였을 것이다.
나는 용사가 생각보다 강해졌을 것이라는 생각에 허무하게 당하지 않기 위해 힘을 키웠건만, 정작 그 용사는 나는 커녕 내 다섯 심복 중 한 명만 나서도 동료들과 함께 쓸려나갈 정도로 약해빠졌다. 게다가 이 이상 의도적으로 세력 확장을 늦추면 관객들한테 혹시 짜고 치는 판 아니냐며 의심을 살 수 있는 상황이기에, 나는 내가 속한 헤르몬 왕국의 왕자 프레드릭 헤르몬과 거래하여 그를 아마게돈 타도 세력의 수장 자리에 앉혔다.
혹시라도 루크가 혼자서 나를 전혀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하며 좌절하지 않을 수 있도록, 함께 싸워 줄 이들을 만들어 주었다. 서로 바라보는 최종 목표는 달라도, 길이 같다면 충분히 힘을 모을 수 있으니까. 이제 남은 일은 다시 나를 쓰러트리기 위해 헤르몬 왕국으로 돌아온 용사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고민하며 방법을 찾다가, 나를 타도하고자 하는 이들이 만든 세력을 알게 되며 그들과 함께 나를 공격할 작전을 세운다.
이것이 내가 그린 큰 그림이었다.
용사가 아닌 존재에게 패배하지 않기 위해 힘을 키웠고, 용사에게 허무하게 당하지 않기 위해 힘을 키웠으며, 동시에 너무 쎄진 나를 용사가 결국엔 쓰러트릴 수 있도록 도와줄 아군 세력까지 만들어 주었다. 진짜 어지간히 병신 새끼가 아닌 이상에야, 이렇게 억지로 입을 열고 밥을 넣어주는데 못 받아 쳐먹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어어? 용사 점마 뭐하노?
당황해서 어쩔 줄 모른다는 어조를 흉내내며, 이 상황에 재미있어서 도저히 웃음을 참지 못하겠다는 듯한 속이 배배 꼬인 외신의 목소리를 통해, 나는 일이 굉장히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아니, 이번엔 또 무슨 일이죠?'
저 프레드릭이라는 왕자와 자네를 시기하는 세력은 모두 용사에게 자네를 쓰러트리는 데 도움이 되도록 자네가 안배해 둔 것이라 했지?
'네, 그렇죠. 혹시...'
예상대로일세. 저 용사라는 녀석, 프레드릭 왕자의 동맹 제안을 눈앞에서 걷어찼네.
그 말에, 나는 용사에 대한 머릿속의 생각을 다시금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입을 억지로 쳐 벌려서 밥을 손수 넣어 주고 턱 관절도 움직여서 씹어 먹게 해줘야 간신히 밥을 쳐먹을 답답한 새끼가 아니라, 그 지랄을 해서 먹여준 밥을 퉷하고 바닥에 뱉어버리는 빌어쳐먹을 개자식으로 말이다.
이 씨ㅂ
*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비록 왕위 계승권을 거의 포기하다시피 하였다지만, 프레드릭은 헤르몬 왕국의 왕자였다. 그는 보기 드문 온화한 성정의 왕족이지만, 그 이전에 치열한 혈투가 난무하는 왕궁에서 멀쩡히 살아온 왕자이다. 그만큼 그는 최소한의 교양과 처세술을 익히고 있다고 자부했고, 상대가 라그나 아마게돈이 아닌 이상에야 표정이 무너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말씀드렸던 대로입니다. 마음은 감사하지만... 마음만 받겠습니다."
그리고 그 기록이 깨지기 일보 직전이었다.
전말은 이러하다.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의 지시를 받은 후, 프레드릭 헤르몬 왕자는 여신에게 선택받은 용사 루크가 드디어 헤르몬 왕국에 출입했다는 소식을 전해 듣자마자 믿을 만한 이들을 데리고서 그를 맞이하러 나갔다. 그리고 적당한 시기를 봐서, 용사가 도착한 마을의 동네 꼬마 하나에게 심부름을 시켜 용사를 자신들이 있는 곳으로 불러냈다.
프레드릭은 라그나 아마게돈을 타도하기 위해 모인 이들을 소개하고, 우리가 당신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다고 어필했다. 라그나 아마게돈의 군대에 비하면 빈약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을 터인 아군. 단 하나의 조건만 수락하면 되는 제안이었지만... 그 하나가 문제였다.
"무례하다! 감히 다른 누구도 아닌, 프레드릭 왕자님에게 이런 무례를...!"
"그만."
프레드릭은 한숨과 함께 이마를 쓸어내리며, 과도한 충성심을 가진 부하를 제지했다. 그리고 용사에게 물었다.
"...일단은, 어째서 저희들의 제안을 거절하시는 지 그 이유를 물어봐도 되겠습니까?"
"간단합니다."
철컥. 용사가 자리에서 일어서자, 허리 춤에 매단 검이 부딪히며 얇은 도신에 어울리지 않는 묵직하고 위협적인 소리가 울렸다.
"저는 당신들에게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 그 자의 신병을 인도할 생각이 없습니다."
사실, 한 쪽이 고개를 숙이기만 하면 금방 끝낼 문제였다.
라그나 아마게돈을 타도하고자 하는 세력은 대개 그의 무자비한 영지 침공전에 피해를 받은 영지 출신들이었고, 그들은 그 망할 작자의 목이 날아가는 광경이 헤르몬 왕국의 수도에 있는 대광장에서 수많은 민중들이 보는 앞에서 펼쳐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대로 용사는 라그나 아마게돈을 반드시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하기에, 그의 신병을 프레드릭 왕자와 그 세력에게 넘길 수 없다고 말했다.
솔직히 라그나 아마게돈의 신병이 어느 쪽에게 넘어가든, 그가 죽는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그럼에도 그들이 사이좋게 힘을 합쳐도 모자랄 상황에서 그 사소한 문제 하나를 두고서 고개를 빳빳이 쳐들며 으르릉거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프레드릭이 이끄는 라그나 아마게돈 타도 세력은 그에게 피해를 입은 이들이 그에 대한 원한 때문에, 그리고 그가 죽은 이후 돌아올 공로를 위해 유지되고 있다. 그런 그들에게 있어서 헤르몬 왕국 출신인 자신들이 이 일을 끝낼 필요가 있었다. 물론 그들의 힘만으로는 라그나 아마게돈을 쓰러트릴 수 없고, 그의 천적이나 다름 없는 용사의 도움은 필수적이긴 하다.
하지만 그들은 설령 직접적으로 라그나 아마게돈을 꺾는 것이 자신들이 아닐 지라도, 그의 최후만은 반드시 자신들의 손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혼란스러운 왕국의 질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헤르몬 왕국의 악몽을 끝내는 것은 정통성과 정당성이 있는 프레드릭 왕자와 그의 사람들이어야만 했다. 어디서 굴러 먹다 온 건지도 모를, 여신에게 선택 받은 용사인지 뭔지 하는 인간과 그 동료 몇 명이 아니라.
반대로 용사는 프레드릭 왕자와 그의 세력을 그다지 신뢰할 수 없었다. 도움이 절실하다고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들은 너무 타이밍 좋게 나타났다. 혹시 이것 또한 라그나 아마게돈이 계획한 함정이 아닐까 의심이 되었다. 설령 그게 아니라고 할 지라도, 등을 맞대고 싸워온 동료들이 아닌 오늘 처음 본 사람들을 온전히 믿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만일 그들이 라그나 아마게돈을 처형장으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모두의 이득보다 자신의 이익이 더 중요한 이기적인 인간들이 그의 꾀임어 넘어가 그가 도망치게 만들 수도 있다. 인간의 마음을 잘 파악하는 라그나 아마게돈이기에 더더욱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고작 그 조건 하나 때문에 자신에게 도움이 될 큰 세력을 그냥 내치는 용사의 행동은, 아무리 사람 좋은 프레드릭 왕자라 해도 세상 물정 모르는 촌놈의 되도 않는 자존심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진정으로 그를 쓰러트리는 일이 중요하고, 어떻게든 이뤄내야만 하는 필사적인 일이라면, 그 정도의 손해는 감수해야만 한다. 서로 거래를 하는 상황에서, 상대의 조건을 전부 거절하며 자신의 조건만 요청하는 것은 거래를 하기 싫다는 말이나 다름 없었다.
"이해가 되지 않는군. 자네는 라그나 아마게돈을 쓰러트리고 싶은 것이 아닌가?"
"맞습니다."
"그럼 그의 세력이 지금 어느 정도인지는 알고 있나? 인간으로 이루어진 사병의 수만 해도 수천에, 사역된 마수부터 변질된 마물까지 포함하면... 그 수는 이 왕국을 진작에 통채로 집어삼켰어도 이상하지 않을 수준이네. 그런데 일개 왕국을 손쉽게 점령할 정도의 병력을 가진 자를 상대로, 자네는 고작 동료 서너 명으로 맞서싸우겠다는 건가? 그게 진심으로 가능하다고 믿나?"
"아마 어렵겠죠."
"아마 어렵겠죠, 가 아닐세!"
쾅! 결국 참다 못한 프레드릭 왕자는, 탁자를 주먹으로 내리쳤다. 그리고 그는 목에 핏대를 세워가며, 용사에게 자신의 분노를 쏟아내었다.
"그래, 자네의 눈에 우리가 그다지 신뢰가 가지 않겠지! 나도 그럴 걸세! 어디 있던 지도 모를 자들이 떼거지로 나타나서, 도움이 되어줄 테니 적장의 목을 달라고 하면 그리 신뢰하기 어렵겠지! 하지만 자네가 지금 조건을 따져가며 아군이 되어줄 세력을 골라낼 정도로 여유가 있나? 아니지! 지금 자네가 처한 상황에서, 자네의 도움이 되어줄 수 있는 세력은 우리들이 거의 유일할 것일세! 헤르몬 왕가는 라그나 아마게돈이 먼저 야망을 드러내지 않는 이상 굳이 그를 건드려 문제를 일으킬 생각이 없고, 영지를 가진 이들은 라그나 아마게돈에게 그것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자신의 땅을 벗어날 생각이 없지. 결국 우리 외엔 자네에게 선택지가 없어. 그래서 우리의 요구 사항도 단 하나였네. 라그나 아마게돈의 목, 그 단 하나! 오로지 그에 대한 원한과 그가 없는 미래만을 위해 모인 우리들이기에, 우리는 그의 목 이외에는 그 어떤 보수도 요구하지 않았네! 하지만... 자네는 그마저도 거절했지."
프레드릭 왕자의 얼굴은 화가 난 듯하면서도, 동시에 당장이라도 울음을 터트릴 것처럼 슬퍼 보였고, 그리고 한 편으로는 무언가 무시무시한 것에 쫓기는 것처럼 보였다.
"자네가 말하는 용사라는 것은 현실과 전혀 타협하지 않고, 듣기 좋은 이상만 늘여 놓는 궤변가인가? 그를 죽이기 위해선 우리 같은 자들의 도움이라도 필요한 상황에서, 그것을 거절하는 것이 정말 올바른 길이라고 믿는 것인가? 우리들의 제안을 거절하고, 다섯 명도 안 되는 동료들을 데리고서 저 생지옥에 들어가겠다고 말하며 하는 말이... '아마 어렵겠죠'라고? 차라리 철 지난 농담이라고 말해주게. 그게 자네의 진심이라면..."
프레드릭은 차마 말을 다 끝내지 못하고, 이내 자신의 자리에 힘없이 털썩 앉았다.
"...마음대로 하게. 자네와 더는 할 말이 없군."
그의 분노를 정면에서 모두 받아낸 용사는, 이윽고 고개를 한 번 숙여 보이고선 아무말 없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고 모임 장소를 떠나기 전, 그가 중얼거린 혼잣말 한 마디가 용사의 귀에 들려왔다.
"여신이시여... 왜 하필 저런 인간을 선택하셨나이까...!"
*
외신이 머릿속에 틀어준 용사의 개트롤 명장면 모음을 전부 감상한 후, 가장 먼저 내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은.
"때려치자, 싯팔."
진짜 좇같다, 였다.
내가 진짜, 시발, 좋지도 않은 머리를 미친 듯이 굴려가며 계획을 몇 개나 세워줬는데, 이 망할 용사 놈은 그걸 다 무용지물로 만든다.
일부로 강한 심복들을 멀리 보내서 무방비 상태로 만들고 죽이러 오라고 대놓고 광고를 해도 가장 상대하기 까다로운 심복한테 찾아가서 개털리지를 않나.
안개의 저택에선 내 약점이 궁금하다면 알려주겠다고 대놓고 기회를 줘도 제대로 된 정보를 받아간 것이 없고...
혹시나 동료 몇 명으로 나를 상대하기는 버겁지 않을까 일부로 아군 세력도 준비해 줬건만을, 그걸 제 발로 뻥 차버렸다.
그래서 떠오른 결론은, 이 망할 용사 놈을 상대로 무슨 계획을 짜든 소용이 없다는 것이었다. 왜냐고? 어차피 이 시발 새끼가 그냥 다 망칠 테니까! 더 빡치는 건, 지가 내 계획을 망친다는 자각도 없다는 것이다! 차라리 의도적으로 망치는 거면 몰라도, 제 나름 잘해보겠다고 하는 건데 그게 최악의 결과만 불러오니까 더 화딱지가 난다.
그래서 나는 그냥 생각하는 것을 그만두었다.
*
퍼억! 퍼억! 파앙! 파앙!
굵고 흉악한 자지가 비좁은 질을 억지로 밀어젖히며 안 쪽을 푹푹 쩔러대자 도저히 섹스 중에 나는 소리라고는 믿기기 힘든, 주먹으로 살을 치는 듯한 묵직한 피격음이 울려퍼졌다. 누가 보면 사람 하나 패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살벌한 소리였지만, 그 소리 사이 사이에 찰박찰박 들려오는 음탕한 물소리는 든는 사람들에게 이 소음이 단순 폭행이 아닌 그저 거친 섹스라는 것을 상기시켜주는 듯 했다.
"아앙! 하읏! 오늘따라 격렬해애앳...!♥"
"그래서, 싫어?"
퍽! 퍼억! 파앙! 파앙! 파앙!
"으응...오히려 좋아...♥ 짐승 같은 모습도, 엄청 좋아아앗!♥"
그리고 들려오는 신음 소리는 한 명의 것이 아니다.
"하아아아앙! 손가락, 손가락 좋아요옷...♥ 손가락으로 민감한 안 쪽을 마구 휘저어서어어... 하아아아앗! 또, 또 가버려요오오옷..!♥"
"흐그으읏...! 바, 발로 보지를 밟히는 거...! 너무 굴욕적인데...! 분명 기분 나빠야 하는 데... 어쩐지, 어쩐지 굉장히 뜨거워져서...! 이, 이거 제법 좋을 지도...!♥"
"흐읏..! 가, 가스음... 장난감처럼 험악하게 마구 주물러져서 가버려어엇...!♥"
"오, 오옥...! 오고옥....!♥"
어차피 좇 된 거, 그냥 다 좇되라는 심정으로 나는 색욕에 빠졌다. 평소에 문란하다는 소문이 많았지만, 이 모습을 누군가 본다면 소문이 굉장히 절제한 것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용사 놈이 어디서 무슨 개병신짓을 하든, 이 벽 너머에서 마법사 년이 나랑 여자들이 섹스하는 걸 관음하며 자위를 하던 말던, 나는 신경쓰지 않고 좇을 좇대로 놀리며 반 자포자기인 심정으로 쾌락에 몸을 맡겼다. 한 명으로는 부족해서, 그냥 되는 대로 침대에 끌어들여서 여러명을 동시에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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