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화 〉 그런데 쨔잔? 그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4)
* * *
퓨웅, 하고 바람을 가르며 날아간 화살이 귀아프게 울부짖으며 달려오던 고블린 한 마리의 머리를 단숨에 꿰뚫는다. 기껏 방어진을 뚫고 들어온 마물들도, 문짝만한 타워 실드를 든 풀 플레이트 전사의 수비는 뚫지 못 했고, 그 사이 또 한 발의 화살이 빈약한 몽둥이로 거대한 방패를 애처롭게 두드리던 고블린의 심장에 명중했다.
"진짜 끝도 없이 몰려오네!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거야!"
호크나는 신경질적으로 외치며, 다시금 시위에 활을 매겼다. 언제나 가득 매우던 등에 매단 화살통이 벌써 반이나 줄었지만, 물 밀려오듯 계속 몰려오는 마물의 파도는 좀처럼 멈출 생각이 보이지 않았다. 호크나가 기껏 쏴죽인 몇 마리의 마물들조차 곧 다가올 마물들의 영양분에 불과했다. 불멸의 용이 흘린 피에서 태어난 마물들의 목적은 오로지 파괴 뿐이며, 그 과정에서 동족 포식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힘들게 최전방의 마물을 죽여도, 후방에 있던 마물들이 죽은 마물의 유해를 먹고 더 강해져서 빈 자리를 채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그것을 막기 위해 신성력을 다룰 수 있는 이들과 마법사들이 나서서 시체조차 남기지 않도록 처리하고 있지만, 마물들이 줄어드는 속도보다 새로운 마물들이 그 빈 자리를 채우는 속도가 더 빨랐다. 그야말로 끝이 보이지 않는, 절망 뿐인 몬스터 웨이브 디펜스.
그러나 가장 끔찍한 것은 따로 있었으니.
[크아아아아아아아아!!]
"아, 제기랄. 내 귀!!"
"내, 내 귀!! 귀에서 피난다!!"
그것은 바로 날개짓도 하지 않은 채 허공에 떠 있는 채로 끝도 없이 마물을 보내는 원흉, 불멸의 용이다. 그 무시무시한 외형과 거기서 뿜어져 나오는 위용과는 달리, 푸른 번개의 사슬에 묶여 허공에 애처롭게 대롱대롱 매달린 채 마물을 탄생시키는 피를 바닥에 뚝뚝 흘리며 일정 시간마다 귀를 찢는 괴성을 지르는 괴물. 불멸의 용은 그저 자신의 몸을 마음대로 이용하는 초월자를 향해 분노에 가득 찬 포효를 터트릴 뿐이지만, 그 우렁찬 괴성은 마물들의 사기를 끓어 올리며 인간들의 사기를 떨어트리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리고 엘프와 같이 청각이 예민한 종족에게, 마룡의 포효는 그 자체로 위협적인 무기였다. 평범한 인간도 듣는 순간 귀에서 이질음이 들려올 정도로 거대한 소리였기에, 마룡이 포효할 때마다 귀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지는 엘프들이 속출했다. 그리고 그것은 호크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으윽...!"
귓가에 느껴지는 불쾌한 감각과 함께 시야가 흔들린다. 속이 뒤집힐 듯이 울렁거리며, 몸에서 힘이 빠져나간다. 애써 정신을 되찾고 청각에 집중하려고 해도, 느껴지는 것은 찌릿한 고통과 웅웅거리는 뭉게진 소음이 전부였다. 시야와 청각을 뒤틀고 뭉게버리는 마룡의 포효는 그 자체로도 엘프족 궁사들에게 있어서 너무도 치명적인 공격이었다.
"...크나, 정신이 들어요?"
이윽고 빛이 쏟아지며, 호크나는 청각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미안해, 에일라. 자꾸 짐만 되는 것 같네."
"아, 아니에요. 호크나가 계속 마물들을 견제해 주고 있으니까 이렇게 버틸 수 있는 거잖아요. 오히려 더 빨리 회복시켜 드리지 못 해서 죄송해요."
마룡의 지속적인, 그리고 의도치 않은 귀 테러 때문에 평소라면 파티 중에서 가장 최전방에서 대부분의 공격을 대신 맞아주던 고든의 체력을 회복시키던 에일라가 호크나의 회복을 전담으로 맡아야 했다. 다행히 불멸의 용이 흘린 피에서 태어난 마물들은 수가 많긴 하지만, 하나 하나의 공격력은 그동안 용사 일행이 상대해왔던 사나운 마수들에 비하면 버틸 만한 편이기에 아직까지는 큰 문제가 없었다. 그래, 아직까지는 말이다.
"큰 놈이 온다!"
"젠장, 또야...!"
누군가의 외침과 함께, 파도처럼 밀려오는 고블린 떼의 후방에서 거대한 실루엣 몇 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은 압도적인 힘으로 진영을 무너트리는 오우거와 자잘한 공격은 금방 회복하는 정신 나간 재생력의 트롤 등의 덩치가 큰 아인족 마물들이었다.
고블린이나 코볼트 같은 마물들은 빠른 몸집과 교활한 지성을 가지고 있지만 인간에 비하면 약할 정도며 몸집도 힘도 허접해서 아무리 물 밀려 오듯이 덤벼와도 제대로 준비만 되어 있다면 손쉽게 격퇴할 수야 있고, 오크들도 튼튼한 성벽과 강력한 화력의 마법사들이 있으니 어느 정도 대비할 수야 있지만, 오크와 트롤은 예외였다. 머리가 그리 좋지는 않다만, 그만큼 한 마리 한 마리의 전투력이 상당하기에 한 놈이라도 성벽 근처까지 접근을 허용하는 순간 전선에 구멍이 생길 가능성이 매우 농후했다.
"쏴라!!"
"그대로 날려버려!!"
따라서 거대한 마물이 등장하면 곧바로 대다수의 화력을 그 마물들에게로 쏟는다. 대포가 불을 뿜고, 마법사들이 그려낸 마법진에서 쏟아져 나온 번개와 불길이 오우거와 트롤들을 향해 쏟아져 내렸다. 헤르몬 왕국은 갑작스레 최전선이 된 것 치고는 그리 나쁘지 않게 대비를 하고 있었지만, 몇 가지 문제가 있었다.
"부상! 부상!!"
"하아, 젠장...!"
근처에서 전쟁을 걸어올 만한 나라는 엘헤임 왕국이 가장 유력했기에, 헤르몬 왕국은 이전부터 근처에 있던 엘헤임 왕국의 침략을 경계하고 있었다. 엘헤임 왕국이 있는 방향에 있던 영지의 주인인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이 엘헤임 왕국의 폭군 바이올렌스와 상호 불가침 조약을 맺었긴 했지만 그렇다고 국방에 아예 손을 놓지는 않았다. 그 덕에 갑자기 마물의 군세와 전쟁을 치루는 상황에서 어찌저찌 수월하게 대처를 하는 중이지만, 문제는 전쟁을 하는 타이밍이다.
열매가 잔뜩 과실을 맺는 여름도 아니고, 곡식을 가득 수확한 가을도 아닌, 혹독한 겨울을 나느라 많은 양의 식량을 소모한 직후 새로 농사를 시작해야 할 봄에 마물들이 예고도 없이 쳐들어온 것이다.
문제는 식량 뿐만이 아니다. 마물들은 마룡의 피에서 태어나는 존재이기에 여신이 빌려주는 힘, 신성력을 통해 처리하지 않는 이상 그 시신을 다른 마물이 먹고 힘이 강해진다. 그 탓에 평소에 다친 사람의 상처를 회복시키는 일을 하던 성직자들도 후방이 아닌 전방에 나갈 필요가 있었다. 물론 마물의 시체 처리를 마법사들도 돕고 있지만, 몇 년 전이라면 모를까 마탑이 붕괴 사건 때문에 마법사라는 직종이 순식간에 미래의 직장을 실직해버린 지금 뒤늦게 귀해진 마법사들을 모집해도 그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마물 처리를 위해 배치된 만큼, 부상자를 치유할 성직자들의 수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마물 처리를 확실히 하지 않으면 부상자가 늘어나지만, 마물 처리를 위해 성직자를 배치하면 부상자의 회복이 늦어진다. 정말 답도 없는 가불기에, 부상자 회복에 전념한 성직자들만 죽어 나가는 상황이었다. 물론, 마물 처리를 맡은 성직자라고 마냥 편한 것은 아니었다. 전방에 나선 성직자의 경우 아군의 회복과 죽은 마물의 유해 처리의 두 가지 업무를 동시에 해내야 했기에, 오히려 더 많은 힘을 소모해야만 했다.
급조한 전선치고는 잘 버티고 있지만, 그것은 시간 문제. 마물이 끝도 없이 밀려오는 것과 별개로, 상대하는 인간들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었다. 마물과의 전투가 시작된 것은 몇 시간 전에 불과했지만, 이미 그들은 사나흘 동안 잠도 안 자고 전쟁을 치룬 사람들마냥 지쳤다. 물론 그것도...
"4시 방향에 오우거 넷에 트롤 셋 튄다."
"자기 앞일이나 잘 처리하시지."
"걱정을 해줘도 지랄이야, 진짜."
최전방도 아니고 적진 한 복판에서 날뛰는 저 두 사람이 있었던 덕분에 그나마 살아있는 것이지만 말이다.
역사에 기록되어 있던, 불멸의 용을 봉인했다던 초대 용사 셀레나.
그리고 헤르몬 왕국에 암약하고 있던 맹수, 검은 군대의 라그나 아마게돈.
가장 유명한 영웅과 가장 유명한 악당. 서로의 대치점에 서 있는 그 두 사람이 아니었다면 헤르몬 왕국의 전선은 진작에 붕괴하였을 것이다.
헤르몬 왕국 전선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이유는, 그들이 상대하는 그 끝 없는 마물들이 사실 저 두 사람이 차마 다 죽이지 못하고 놓친 놈들이었기 때문이었다.
최강의 용사와 최흉의 악당이 오우거나 트롤은 감히 비교도 하기 힘든 온갖 거대하고 흉악한 마수들을 도맡아서 처리해준 덕분에, 아직 헤르몬 왕국이 멸망하지 않은 것이다. 헤르몬 왕국 최전선에서 병사들을 지휘하던 프레드릭 왕자는 그 사실이 떨떠름하면서도 복잡한 심경이었다.
헤르몬 왕국을 위해, 프레드릭은 라그나 아마게돈의 말을 따랐다. 그에게 적대하는 이들을 한 데 모아 통제하고, 그에게 적대하는 용사라는 자를 지원했다. 그런데 정작 용사와 라그나 아마게돈의 전투가 벌어진 날에, 라그나 아마게돈이 헤르몬 왕국을 위해 싸우고 있다.
....물론 라그나 아마게돈이 싸우는 이유는 뒤늦게 되살아난 왕국을 향한 충성 따위가 아니라, 그냥 여신과 한 계약 때문에 연극을 망치지 않기 위해서였지만, 무대의 조연 중 하나에 불과했기에 그런 자세한 속사정 따위 알 방법이 없던 프레드릭 왕자로서는 혹시 라그나 아마게돈이 지금껏 벌인 일이 모두 왕국을 위한 일이었나 하는 착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로 그동안 라그나 아마게돈이 온갖 일을 벌였던 일 중에 왕국에 해가 되는 일은 없었고, 해가 되기보다는 오히려 왕국 통치에 도움이 되었으니 그렇게 생각할 법도 했다.
오히려 여신의 시험이나 연극 같은 세계 밖의 사정을 알 리가 없는, 이 세계 안의 사람으로서는 그 외에 다른 의도로 읽기 어려울 것이다.
하여튼 사정을 모르는 사람들로선 적진 한복판에서 무시무시한 마물들을 손쉽게 도살하는 두 사람을 향해 일종의 동경의 시선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여신의 현현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눈부신 섬광을 제 수족처럼 휘두르며 사악한 마물들을 퇴치하는 아름다운 여자 용사...
그와 반대로 탁한 어둠을 휘두르지만, 여유롭게 어둠의 대군을 지휘하며 전장을 주무르는 훤칠한 남자 악당...
초대 용사 셀레나야 그녀가 그린 그림을 구입하는데 금덩이 몇 개를 불러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 당연할 정도로 미인이라는 것이 유명했고, 라그나 아마게돈도 여자를 지나치게 밝힌다는 점을 빼면 병약함과 활기참이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고 적절하게 공존하는 미남인 편이었다. 게다가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한 사이인듯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고(라그나 아마게돈이 일방적으로 참견하고 셀레나는 아빠 잔소리를 듣는 딸처럼 질색하고 있지만) 서로를 믿고 있다는 듯 등을 맞대고 싸우고 있으니(셀레나의 신성 마법은 빛 속성에 취약한 아마게돈 남작에게 치명타라 서로 공격 범위가 겹치는 순간 대참사가 나기에 단지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서로 등을 돌린 것이지만) 이야기가 안 돌면 이상할 것이다.
더군다나 이곳은 전쟁터. 자고로 전쟁터 한 복판이란, 전설의 시작이 되기에 딱 좋은 장소.
이후 초대 용사 셀레나가 얼굴을 붉히며 절대 아니라고 격렬하게 부인할, 한 쌍의 강하고 아름다운 남녀를 향한, 차마 입으로 꺼내기 힘든 은밀하고 음흉한 망상과 소문의 시작이었다.
*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을 죽이는 것, 조건이 그것 뿐이라고요?"
[그래. '악'인 그를 처리하여, '정의'를 실현하라. 그것이 내가 네게 힘을 빌려주는 조건이다.]
"....."
망설이는 것도 잠시, 용사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여신 님께서 말씀하시는 '정의'란, 그저 '악'을 처리하는 것인가요?"
[무슨 문제라도 있는가?]
"약자를 보호하고 평화를 지키는 것이 아닌, 그저 악의 처리만이 '정의'인가요?"
[네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이해했다, 용사여. 허나... 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지 않더냐?]
정의의 여신, 유스티아의 황금색 눈이 화려하게 번뜩였다.
[너는 신이 아닌 인간이며, 따라서 세상의 모든 이를 네 힘으로 지킬 순 없다.]
"그래도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 해야죠."
[그 누구도 네게 그런 의무를 부여한 적이 없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제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하는 것입니다."
[네가 선행을 자처한다고, 모두가 네 노력을 알아주지는 않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하는 일이 아닙니다."
[....하, 그렇군. 과연, 그 창조주에 그 피조물이구나.]
유스티아는 뭔지 알 것 같다는 미소를 입에 띄우며 손에 든 황금 판결봉을 까딱까딱 움직이다...
[그래, 네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겠구나. 그래, 너의 사상은 이상적이지. 다만... 너무 이상적이다. 현실의 문제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 단지 몽상가의 헛소리나 다름이 없지. 왜인줄 아나?]
타앙! 정의의 여신이 자신의 손바닥에 판결봉을 탁 하고 내리친 순간, 도저히 작은 손망치와 손바닥 사이에서 들리지 않을 소리가 울렸다.
[힘이 없기 때문이지.]
그녀의 입에서 나온 이야기는,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맹점을 정확히 찌르고 있었다.
[정의란 법을 지키는 것, 그리고 법이란 사회의 약속. 그리고 그 사회의 약속을 정하는 것은 힘을 가진 자들이다. 네가 아무리 이상적이고 올바른 이야기를 백 날 떠들어도, 힘이 없다면 그저 지나가는 헛소리에 불과하지. 중요한 건 네가 어떤 말을 하느냐가 아니라, 말을 하는 네가 어떤 위치에 있는 가다. 말이 가진 힘은 그 사람의 위치에서 나온다. 명예와 권력이 높을 수록, 그 사람의 말은 무게를 가지지. 그런 의미에서 너의 말은... 바람에 날려 바닥에 널부러진 낙엽과 다를 게 없구나.]
단호하다 못해 듣는 사람이 다 가슴이 저려오는 차갑고 현실적인 이야기, 그리고 유스티아는 다시 평온하고 느긋한 어조로 바꾸어 말을 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네게 힘을 주겠다는 것이다. 네가 그릇되었다 생각하는 것을 바꿀 힘을, 네가 옳다고 믿는 것을 실천할 수 있는 힘을...]
그리고 어느샌가, 용사는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다.
[너의 정의를 실현할 수 있는 힘을 주겠다.]
그 대답을 끝으로 용사는 결단을 내렸다.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은 저의 적이지만, 그가 하던 말만큼은 하나 같이 틀린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그리고 그가... 제게 했던 말이 하나 있습니다."
[그게 뭐지?]
용사로부터 돌아온 대답은, 유스티아가 전혀 생각도 못한 것이었다.
"다짜고짜 '힘을 원하나?'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반드시 다른 속셈을 품고 있는 사람일테니 절대 믿지 말라더군요."
[........]
그리고 조금 전까지 유스티아와 말싸움을 벌이던 빛의 여신 루미너스는, 정의의 여신 유스티아에게 연민과 공감의 시선을 보내었다.
*
마물의 위세가 한층 더 강해져, 후세에는 전설로 전해질 정도로 수많은 마물들을 썰어내던 두 사람조차 모든 마물을 막아낼 수 없게 된 최악의 상황.
그 순간, 하늘이 갈라지며 빛의 용사가 대지에 강림했나니.
훗날 모두가 칭송할 전설의 시작이었다.
....단 두 명만 빼고.
"야, 재는 왜 하늘에서 떨어지냐?"
"나도 몰라."
"아니, 너는 알 거 아니야? 재 왜 갑자기 내팽겨치듯이 하늘에서 추락하냐고?"
"아, 나도 모른다고!"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