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6화 〉 브레스!! 피해욧!! (5)
* * *
쿵, 쿵, 쿵. 살과 살이 맞닿을 때마다 몸 전체가 울린다. 한 때 자신이 힘을 주었던 사내의 밑에 깔려 무참히 범해지던 불멸의 용은, 이전 용사를 상대로도 수 백 번을 죽어도 다시 악착같이 일어나던 그 끈질긴 집념과 의지로 이겨내려 했으나, 그녀의 몸은 그 의지를 좀처럼 따라주지 않았다.
죽어도 다시 되살아난다는 것이 가장 부각되기는 하지만, 그 불멸성 이전에 그녀는 마룡이며 루미너스가 창조한 세계에 존재하는 유일한 드래곤이었다. 신체 스팩부터가 다른 생명체들이 감히 비빌 수가 없는 수준에, 혼돈의 구를 통한 여러 무시무시하고 강력한 흑마술을 행하는 그녀는 불멸이라는 가장 큰 무기를 제외하더라도 막아설 존재가 거의 없는 무시무시한 괴물이다. 유일하게 그녀에게 여러 차례의 죽음을 경험하게 한 초대 용사가 돌연변이 수준으로 강했을 뿐, 사실 그 외에는 그녀에게 위험을 느끼게 한 존재는 없었다.
그것은 스스로를 위대한 초월적 존재라고 자칭하던 그 번개를 다루던 존재조차 포함이었다. 물론 그 존재가 다루는 힘은 분명 신의 것이었으나, 아무리 뛰어난 무기라도 그걸 휘두르는 자가 얼간이면 아무런 쓸모가 없는 법. 그렇기에 마룡은 그 번개의 신에게조차 위험을 느낀 적이 없었다.
그런 마룡은 지금...
'크윽.... 이, 이대로는...! 위험하다...!'
상대할 리 없는 괴물이라던 설명이 다 무색하게, 한 남자에게 무력하게 범해지며 그 철과 같은 의지가 꺾이기 직전이었다.
고통이라면, 아주 익숙하기에 얼마든지 견딜 수 있었다. 열 손가락에서 하나 하나씩 손톱을 뽑는 고문이나, 사지가 잘려나가는 끔찍한 고통이라도 그녀는 견딜 수 있었다. 그녀의 육신은 죽지 않으나 고통은 느껴지기에, 죽지 않는 만큼 더 많은 고통을 느꼈기에, 누구보다 고통에 익숙했다.
하지만 쾌감은 달랐다.
쾌감, 그것도 성적인 것은 그녀에게 너무도 낯선 감각이었다.
너무나도 강력한 신체 능력과 죽지 않는다는 불멸성 탓에 후대를 낳는 생식 능력을 갖추지 않는 그녀는 후손을 낳기 위한 번식 행위를 할 수도 없고 할 이유도 없었다.
그렇기에 온몸을 지지는 듯한 번개의 사슬보다, 몸을 안 쪽에서부터 녹여버리는 듯한 아찔한 쾌락이, 그녀에게는 보다 효과적이었다.
게다가 순수하게 제일 강력한 신체 스팩 탓에 전투에서 누군가에게 깔릴 일이 없던 그녀에게, 이런 나약한 남자에게 일방적으로 짓눌린채 범해지는 것은 더더욱 큰 충격으로 다가왔다.
다른 누군가에게 무력하게 짓눌린다는, 평생 느껴봤을 리 없는 상황.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과, 그것에서 오는 묘한 배덕감에, 불멸의 용은 어느새 지금 상황에 자신이 흥분하고 있음을 인지했다. 그리고 그 순간이, 그녀의 한계였다.
[크....으으으...윽...!]
입술을 악물며 다시금 정신을 다잡으려 했으나, 한 번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 의지는 마치 손가락 사이를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붙잡을 수 없었다. 머리 속을 진득하게 녹여오는 쾌감에 아무리 저항해도, 발버둥칠 수록 더욱 뒤엉키는 거미줄처럼 거부할 수 없는 행복함이 끈적하게 달라붙어 왔다.
[그..으오...오옥....]
그리고 쾌감의 파도가 절정에 이를 때마다, 소중한 무언가가 무너지는 듯한 감각이 그녀를 더더욱 궁지로 몰아붙였다. 마침, 또 그 순간이 왔다. 쌓이고 쌓이던 쾌감이 최고조에 이르어, 번개의 사슬에 온몸이 지져질 때 이상의 강렬한 감각이 온몸을 관통하는 듯한 순간.
간다....
갈 것 같아, 가버릴 것 같아, 가고 싶어, 가고 있어, 간다, 가버린다, 갈 거야, 간다, 간다, 간다, 간다아아아...!
간...!
뽀옥.
[그읏...? 어, 어째ㅅ...]
불멸의 용은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황급히 입을 꾹 다물었다. 이 인간, 도대체 어째서 열심히 교미를 하던 도중에 갑자기 생식기를 뽑아버린 거지? 그것도 하필이면 자신이 가버리기 직전에....
아예 쾌감이란 것을 몰랐던 때라면 몰라도, 수 차례의 절정을 지금 막 경험한 상황에서 절정에 이르기 직전에 갑자기 행위를 멈추는 것은, 불멸의 용에게 아쉽고도 불쾌한 감각을 남겼다. 조금만 하면 더 가버릴 수 있었는데, 절정하기 직전에 멈춰버린 그의 행동이 당혹스럽고도 야속했다. 그리고... 자신이 그토록 거부하던 행위를 어느새 더 원하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은 순간, 불멸의 용은 입술을 아득 깨물며 정신을 다잡았다.
비록 절정 직전에 삽입을 푼 탓에 쾌락에 절여진 보지가 음탕하게 끔뻑거리며 자지를 원하고 있지만...
그가 강제로 주입한 쾌락에 길들여진 육체가 어서 다시금 그 짜릿한 절정을 맛보게 해달라고 졸라대고 있지만...
죽지 않는 불멸의 존재로서, 모든 마물들의 우두머리이자 주인되는 자로서, 그리고 세상을 파멸시킬 운명을 품고 태어난 재앙으로서, 한낯 인간이 주는 쾌락 따위에 굴복해서 고개를 숙이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되었다. 갑자기 행위를 멈춘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어차피 하지 말라고 그토록 말려도 정신없이 자지를 계속 푹푹 박아재끼던 발정난 수컷이니 곧 다시 자신의 몸을 갖고 노리라. 그렇게 생각...했지만.
"시간이 좀 많이 촉박하고, 가망은 없으니... 이쯤하고 움직일 시간인가."
그녀의 예상과 달리, 그의 관심은 이미 자신의 육체에서 멀어져 있었다. 그 모습에 어딘가 가슴이 시린 듯한 감각과 함께, 만족하지 못한 몸이 저릿거리며 더욱 큰 쾌감을 갈구했다.
보지가 근질거린다. 조금 전까지 안을 마음껏 헤집고 있던, 아직 자신의 애액으로 번들거리는 저 굵고 딱딱한 물건으로 내부를 푹푹 쑤셔주면 이 가려움이 씻은 듯이 사라질 텐데, 저쪽에선 그럴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이럴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몰랐던 불멸의 용은 미친듯이 폭주하는 자신의 욕구를 제어할 방법을 알지 못 했고, 지금 당장이라도 떠날 것만 같은 저 인간을 어떻게든 붙잡아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었다.
자신에게 이런 감각을 알려준 것이 저 인간이고, 이것을 해소할 방법을 아는 것도 저 인간이니까.
절대, 절대 쾌락 따위에 굴복한 게 아니니까...
스스로에게 그렇게 변명하며, 불멸의 용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를 향해 외쳤다.
[이, 이 조루 새끼!!]
조금 전에 막 첫 성행위를 경험했던 여인이 할 수 있는, 하는 입장에서 우스꽝스럽게 보이지만 동시에 이성을 상대로 효과가 제법 좋은 도발을 말이다.
*
[이, 이 조루 새끼!!]
순간 내가 잘못 들었나 싶었다.
지금 현재 상황을 설명하자면...
제멋대로 불멸의 용을 일찍 깨워서 세상을 개판내려는 방해꾼, 번개의 신 라이키린을 막기 위해 나와 루크가 녀석이 만든 구름 궁전 안으로 들어왔더니 갑자기 불멸의 용이 나랑 루크가 가지고 있던 혼돈의 파편을 회수해서 그 힘으로 라이키린을 때려 눕히고 나와 루크도 제거하려던 찰나.
그 상황을 계속 지켜보기 지루했던 건지 불멸의 용이 나와 루크를 공격하기 직전에 끼어든 외신 니아의 장난으로 불멸의 용은 팔다리가 구속된 암컷이 되어 나와 단둘이 갇히게 되었다.
일단 라이키린을 확실히 제거하기 위해선 혼돈의 파편이 필요했기에 이를 다시 되찾고자 불멸의 용을 범했고, 그녀의 집중이 흐트러진 사이 문제의 물건을 되찾았다. 하지만 파편은 이미 원래 형태인 혼돈의 구로 다시 되돌아갔고, 파편 상태였다면 몰라도 구 상태는 불멸의 용 본인이 아닌 이상 도저히 다룰 수가 없었다. 하는 수없이 파편 회수를 포기하고 대신 루크와 협공해서 어떻게든 라이키린을 완전히 제압하기 위해 떠나려던 그 때.
[흐, 흥! 벌써 끝난 거냐? 이 불멸의 용님께서 이, 이이, 이딴 걸로.... 굴복할 줄 알았느냐!]
자리를 뜨려던 찰나, 갑자기 우리들의 마룡님께서 어째선지 나한테 어설픈 도발을 날리고 계신다. 그것도 이 연극의 최종보스의 입에서 나올 것이라곤 전혀 상상도 못한, 유치하고 천박한 어조로.
[고, 고자 새끼! 조루! 꼬, 꼬, 꼬추...가 하도 작아서 넣었던 줄도 몰랐구나! 하, 하하, 하...!]
게다가 그 도발이라는 것도 진심으로 나를 모욕할 셈으로 하는 것이 아닌, 자신을 따먹어달라는 것에 가까운 필사적인 외침이었다. 눈동자에서나 볼 법한, 일부로 상대를 도발하여 자신을 범해주기를 바라는 듯한, 쾌락에 타락한 암컷이나 할 법한 대사에 의구심이 들어서 다시 불멸의 용에게 다가가보니...
"야."
[.....]
"이게 그렇게 갖고 싶냐?"
굶주린 잉어가 입을 뻐끔거리는 것마냥, 마치 무언가를 간절히 필요로 하는 듯 움찔움찔거리는 흠뻑 젖은 보지에 귀두를 탁 갖다대며 묻자 순식간에 강렬한 시선이 내 자지에 꽂히는 것이 느껴졌다. 허, 고기도 먹어본 놈이 그 맛을 잘 안다더니. 아무래도 한 번 맛을 본 성적 쾌락이, 생각보다 많이 강했던 모양이다. 아무리 외신이 장난을 쳐놨다고는 해도 강간이나 다를 게 없는 첫 경험에서, 상대가 더 범해주기를 바라며 어설픈 도발을 해오다니...
"어쭈, 말 안해? 필요 없어?"
[따, 딱히... 피, 필요하다거나... 그럴 리가 없...]
"셋."
[윽....!]
"둘."
아무런 설명도 없이 카운트 다운을 시작하자, 마룡의 얼굴이 초조함으로 물들었다. 쾌락이냐, 자존심이냐. 마룡으로서 자존심을 유지하느냐, 아니면 한 번 맛본 쾌락을 위해 전부 내던지느냐. 그 두 가지가 저울에 올랐다.
"하나."
그리고 내가 마지막 카운트 다운을 내뱉기 직전.
[.....요.]
찰나의 시간에 수차례의 저울질을 마친 마룡이 입을 열었다.
[필요...해요....]
수치스러움을 참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옆으로 돌려 시선을 피하며 나지막히 내뱉은 그 한마디에, 나는 수천 번의 죽음에도 다시 일어나던 마룡이 더는 이곳에 없음을 확신했다.
"잘 안들려. 더 크게, 다시 한 번 말해 봐."
이곳에 있는 것은 그저.
[당신의 그 물건이...]
"무슨 물건?"
[당신의... 자, 자지가... 필요해요....]
오늘 처음 맛 본 그 찰나의 쾌감에 중독되어.
"정말 원한다면, '발정난 암퇘지가 주제도 모르고 까불어서 죄송했습니다. 이 형편없는 암컷에게 부디 자지를 베풀어주세요'라고 말해."
[그, 그건...]
"싫으면 말고."
[.....]
그 쾌락의 달콤함에 푹 빠져 헤어나오지 못하여.
"아, 싫으면 말고."
[아, 아니에요! 그...]
결국 쾌락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하고.
[바, 발정난 암퇘지가... 주제도 모, 모르고.. 까불어서, 죄송했습니다... 이, 이 형편 없는... 암, 컷에게... 부, 부디 자지, 를.. 베, 베풀어주세....요.]
결국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져버린, 불쌍하고 어리석은 암컷 한 마리 뿐이었다.
"아주 잘했다. 그럼... 착한 아이에겐, 상을 줘야겠지."
그리고 나는 이 불쌍한 암컷에게, 그녀가 바라는 것을 베풀었다. 진즉에 팔다리의 구속이 풀려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나를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명백히 자신보다 나약한 나 따위에게 자신의 소중한 음부를 드러내며 자지를 갈구하는 음란한 여인에게, 수많은 여인들의 속살을 맛보며 단련된 흉악한 물건을 있는 힘껏 쑤셔박았다.
푸욱!
[흐기이잇...!]
"큭, 무슨 조임이...!"
원래 조임이 강한 것은 알고 있었지만, 조금 전과는 다르다. 처음의 조임이 그저 안에 침입하는 이물감을 경계하여 자지를 뜯어먹을 기세로 조여왔다면, 지금은 얼른 불알 안에 쌓인 정액을 토해내라는 듯 탐스럽게 자지를 빨아들여왔다. 진공 오나홀 따위는 감히 비교도 안 되는 기분 좋은 자극에 움찔하는 것도 잠시, 기껏 그녀를 완전히 굴복시킬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었기에 나는 사정감을 필사적으로 억누르며 다소 무리해서 허리를 다시 흔들기 시작했다.
"이 음탕한 년...! 불멸의 용이라면서 자지에 굴복한 허접한 년!"
[흐윽, 하윽, 흐으...♥ 흐응, 흐아앙...!♥ 하아아앙!♥]
보통 사람이라면 고통을 호소할 정도로 있는 힘껏 허리를 내리 찍었지만, 고통에는 익숙하지만 쾌락에는 익숙치 않은 불멸의 용은 그 정도의 통증 정도는 고통으로 치부하지도 않다는 건지, 쾌락에 젖은 교성을 내지르며 기쁜 듯이 숨을 헐떡였다.
"좋냐, 어? 좋냐고!"
철썩, 철썩! 자지를 있는 힘껏 때려박으며 손바닥으로 찰진 엉덩이를 있는 힘껏 갈기자.
[흐윽, 하아악, 조, 좋아아아아...!♥]
오히려 좋아해서, 이 쪽이 되려 당혹스러울 정도였다. 뭐지? 이 년, 왜 좋아하는 거지? 사실 불멸의 용은 개변태 마조히스트였던건가? 다른 누구한테 깔린 적이 없었을 뿐, 사실 남한테 깔려서 기뻐하면 변태였던건가?
[싸줘어어...♥ 당신의 브레스로, 내 안을 가득 채워줘....!♥]
.....어느 쪽이던 간에 불멸의 용을 굴복시킬 수 있는 각이 보였고, 그녀를 내 제어 하에 둘 수만 있다면 방해꾼인 라이키린을 제압하는 것과 동시에 이 망하기 일보 직전인 연극의 시나리오를 어떻게든 다시 수습할 수 있을 지 모른다는 생각에, 나는 불멸의 용을 완전히 타락시키고자 열심히 그녀를 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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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분 좋아.....
내 안을, 한 번도 다른 무엇이 들어온 적 없던 곳을 저런 굵고 흉악한 물건으로 마구 쑤셔대며 안을 긁어내는 것이, 다른 무엇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기분 좋아서... 아무 생각도 할 수가 없어져...
이것만 있다면... 다른 건 필요 없어.... 그래, 이것만 있으면 돼.... 이 기분 좋은 감각....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끼는 행복.... 고통 뿐인 삶에서 처음으로 찾아낸, 유일한 기쁨....
불멸이니, 세상의 파괴니, 이제 다 필요 없어. 그냥 지금 이대로.... 기분 좋은 게 계속 되었으면 좋겠어....
계속, 계속.. 쭈욱... 영원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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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용이 가진 힘의 근원, 혼돈의 구.
사실 이 세상의 유일한 드래곤이라는 강력한 신체 스팩이 있었어도, 죽음에 이르는 치명상을 입어도 무적이 되어 잠들었다가 다시 회복된다는 유사 불멸성있더라도, 흘린 피에서 마물이 태어난다는 귀찮은 성질조차도, 혼돈의 구에 비하면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편에 속했다.
혼돈의 구에 담긴 힘, 만물을 파괴하고 그 성질을 반전시키며 타인을 지배하고 자신이 바라는 대로 변형시키는 힘. 파편을 가진 네 명에게 각자 나뉘어져 있었으나 본래는 하나의 힘이었던 혼돈의 구가 있었기에, 비로소 불멸의 용은 이 연극의 최종 흑막으로 군림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신성 마법을 미친 듯이 난사하는 초대 용사 셀레나와의 전투에선 그 힘을 쓸 새도 없이 죽음과 부활을 반복하느라 어쩔 수 없이 육탄전을 통한 장기전으로 끌고 갈 수 밖에 없었지만....
어쨌든 파편에서 다시 하나로 된 혼돈의 구에는 파편이었던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힘이 있었고, 이 혼돈의 구가 가진 힘은 무척 강력한 나머지... 불멸의 용이 명확한 의지를 가지고 사용하지 않더라도, 자그만한 잔념에도 반응하여 그 힘이 발휘된다.
그리고 그것은 오로지 자신에게 고통만을 주는 세계에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느껴본, 라그나 아마게돈이 주는 쾌락에 푹 빠져 이성적이지 못한 상태에서 그녀가 바랜 자그만한 염원조차 예외가 아니었다.
그녀가 바랜 것은 '이 쾌감이 영원히 계속되었으면 좋겠다'는 것.
그 명확하지도 않은 작은 바램에 반응한 혼돈의 구는 만물을 파괴하고, 진리를 뒤틀며, 타인을 지배하고, 운명을 잠식하여 왜곡하는 힘을 발휘하여, 그녀의 희미한 바램을 들어주었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 누구도 알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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