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3화 〉 당연히 말이 되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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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다시 내가 실험 자원자들로부터 선생 소리를 듣기 사흘 전, 그러니까 처음으로 실험 자원자들과 마주친 날로 돌아간다.
아티피아의 최대 규모 수용소 '새장'의 최소 근무 조건은 '메타버스 시티'에서 측정 기준 전투력 D 랭크 이상이며, 마법이나 신의 힘 등의 특별한 능력이 있지 않는 인간의 낼 수 있는 최대 전투력이 B 랭크라는 것을 생각하면 결코 낮은 수치는 아니었다. 다만, 그 간수라는 직책은 요구하는 전투력에 비해 그리 좋은 직업이라고 하기에도 어려웠다.
날이 갈수록 늘어나는 탈인간 수준의 흉악한 범죄자들을 관리한다는 위험에 비해 지급되는 봉급이 달에 15만 크레딧으로, 열악한 근무 환경을 생각하면 그리 높은 편은 아니다. 물론 그마저도 브레이크윙 교도소장이 나름 신경을 써서 더 챙겨준 결과지만. 온갖 위험한 상황으로 인해 부상으로 은퇴하거나 입원한 인원이 매주 생김에도 불구하고 '새장'에 고용 인원 부족 문제가 아주 심각할 정도로 부각되지 않은 것은, 적은 봉급에 결코 만만하지 않은 요구 조건에도 불구하고 매주 새롭게 고용되는 이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그 새로운 직원들 중에 처음부터 이 교도소에 근무하기를 바랬던 이들은 거의 없다. 그들의 대다수는 고위 인사의 호위와 같이 돈이 되는 직업을 목표로 했지만 자격 미달로 탈락하여 하고 그 외에 다른 선택지를 찾아 헤매다 어쩔 수 없이 마지막 선택지인 이 '새장'을 고를 수 밖에 없는 이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의 자격 미달이란, 대다수가 전투력이었다.
고위 인사들은 믿음직하고 강한 호위를 바라지만, 모두가 그 조건을 만족하지 않는다. 아무리 노력해도 마법에 재능이 있거나 신에게서 가호를 받지 않은 인간은 아무리 노력해도 '메타버스 시티' 측정 기준 전투력 B 랭크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없었고, 문제의 돈 많은 고위 인사들이 바라는 최소 조건은 전투력 A 랭크 이상이었다. 그렇기에 고위 인사의 호위 고용에 탈락한 이들이 다음으로 주목을 한 분야는 수입 안정성은 낮고 위험하지만 성공하면 대박을 칠 수 있는 '탐험가' 정도였다.
물론 대규모 여정을 떠나는 탐험가들은 돈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거는 만큼 고위 인사들 만큼은 아니더라도 요구하는 전투력이 매우 높았고, C랭크 이하인 사람들은 여정에 끼는 것조차 불가능했다. 애초에 '길드'에서도 최소 B 랭크 이상의 전투력을 보유한 이들이 아니면 안전성을 문제로 여정을 허가하지 않은 것도 한 몫 했다. 그렇게 한 번 더 걸러진 이들이 도달한 곳이, 위험성에 비해 수익이 적지만 언제나 사람을 고용하는 '새장'이었다.
쉽게 말해서, '새장'에서 근무하는 간수들은 하나 같이 흉악한 죄수들을 상대로 시간 벌이 정도는 할 수 있지만, 그게 전부인 이들. 그렇기에 더더욱, 자신들보다 재능과 운이 좋은 이들을 질투하고 시샘하며 비참한 자신의 삶에 불만이 많은 이들이었다. 신에게 선택 받아 가호를 받지도 못 하고 마법적 재능도 없는 그들에게 있어서, 단지 정신력이 강하기만 하면 누구라도 최소 전투력 B 랭크 이상을 넘길 수 있다는 나의 실험은 다소의 위험을 동반하더라도 충분히 도전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아, 전투력 B 랭크 이상은 최초의 피험체 '흑기사' 에드를 기준으로 한 수치였다. 오직 방어에 특화된 능력임에도 불구한 '흑기사'가 B 랭크 추정이라면, 에드보다 정신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더 강한 힘을 얻을 수도 있다.
그렇게 나는 우선 내 감옥 안에서 브레이크윙 교도소장이 선정한 네 명의 간수들을 천천히 살폈다.
장 센. 성별은 남자에 나이는 스물 둘. 지하도시 랜드필 출신 신인류에 전투력은 C 랭크. 그리고 유일한 전과자.
백유리. 스무 살 여자. 이방인이지만 아쉽게도 마법 적성은 없고 가호도 비전투 계열이라 전투력은 D 랭크로 지원자 중 가장 낮다.
토마스 로건. 남자이고 나이는 스물 넷. 스카이론에서 태어난 신인류. 지원자 네 명 중 가장 연장자에 근무 평가도 나쁘지 않은 편이다. 전투력은 C 랭크.
제니. 여자이고 나이는 스물 하나. 마찬가지로 스카이론 출신 신인류. 전투력은 C 랭크.
이상이 지원자 넷에 대한 대략적인 프로필. 그 외에도 키나 몸무게, 쓰리사이즈 등의 상세한 신체 데이터가 적혀 있지만 상관 없으니 패스. 이방인 출신 여자 하나를 제외하면, 나머지는 모두 C 랭크인가. 물론 그렇다고 해서 저들의 실제 전투 실력이 모두 동급이지는 않을 테지만.
"그럼, 슬슬 프로그램을 시작하겠습니다. 자, 각자 손을 활짝 펴서 앞으로 내미세요."
나는 네 사람의 손바닥에 각각 하나씩, '씨앗'을 내려 놓았다.
"그것이 이 실험에서 중요한 요소, 그리고 여러분의 힘이 되어줄 '씨앗'입니다. 그 씨앗은 여러분의 몸 속에서 일정한 기간을 거치며 여러분의 마음... 주로 '욕망'을 비료로 삼아 조금씩 자라나게 될 겁니다. 그리고 그 씨앗이 싹을 트고 꽃이 필 때, 그토록 바라던 힘을 얻을 것입니다. 단, 이 때 주의할 점이 몇 가지 있습니다. 두 번 설명할 생각 없으니, 확실히 새겨들으세요. 우선..."
그러나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장 센이 자신의 손에 있던 씨앗을 한 입에 삼켰다.
"설명 참 기네. 뭐, 어쨌든 간에 이걸 몸 안에 넣으면 힘을 얻는다는 게 가장 중요하잖아?"
성격 한 번 급한 녀석이군. 랜드필 출신이라 그런지,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이 별로 신경 쓰이지도 않는 모양이다. 하긴, 듣자 하니 랜드필은 공기가 많이 오염되어 있고 온갖 위험한 약품이 아무렇지도 않게 거래되는 곳이라고 했으니, 그런 몸을 망치는 위험한 것들을 계속 접하다 보면 자연스레 '위험'에 대한 경계의 정도가 남들과 달라지기 마련이지.
"뭐, 좋습니다. 그럼 장 센 씨. 모두의 모르모트가 되어주셔야겠군요."
"뭐?"
"우선, 이건 경고입니다."
스킬 : [감정 증폭주체할 수 없는 욕망]
"...음? 우웁... 우웨에에에엑...!"
껄렁거리던 장 센의 낯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이내 그는 뱃멀미를 하는 사람처럼, 혹은 술에 잔뜩 취해서 몸을 겨누기 어려운 사람처럼 비틀거리다 곧 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구역질을 하기 시작했다. 다른 동료 간수들의 그의 갑작스러운 이상 행동에 당혹스러워하는 사이, 나는 오늘 아침에 먹은 식사와 아직 채 소화되지 않은 어제 저녁 식단을 나에게 공개하는 그에게 다시금 스킬을 사용했다.
스킬 : [감정 증폭주체할 수 없는 욕망]
"으윽, 으아아아아악!"
다시 한 번 스킬을 사용하자, 장 센은 괴성을 내지르며 바닥에 쓰러져서는 몸을 바르르 떨었다. 이윽고, 그의 왼쪽 손 중지를 기준으로 팔이 둘로 갈라지더니, 뜯겨나간 부위가 재생하며 몸에 달린 팔이 세 개가 되었다.
"당신이 삼킨 씨앗은, 숙주의 욕망을 영양분으로 삼아 성장합니다. 성장 단계에 따라서 발아, 성장, 개화, 그리고 결실로 구분할 수 있죠. 그리고 지금 장 센 씨의 상태는 성장 단계. 이 단계부터 여러분이 가진 능력은 어떤 방식으로든,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형태를 갖게 됩니다. 장 센 씨의 경우에는, 신체 기관이 하나 더 늘어났군요."
"끄윽... 내 능력이, 고작 팔이 하나 더 늘어나는 거라고...?"
"아, 오해하지 마세요. 팔이 늘어나는 게 능력이 아닙니다. 그 팔은 어디까지나 당신의 능력이 눈에 보이는 형태로 나타난 것 뿐. 지금은 갑작스럽게 성장시켰으니 몸에 거부 반응이 일어나서 무척 고통스럽고 제 말도 이해하기 어렵겠죠. 그러니..."
나는 스킬을 해제했고, 갈라지며 늘어났던 팔이 서서히 사라지며 장 센의 팔은 다시 두 개로 돌아왔다. 그는 손가락 살을 손톱 깎이로 찢는 잔인한 고문이라도 당한 사람마냥, 거칠게 숨을 헐떡이며 두려움이 가득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다시 원래 상태로 돌려드렸습니다. 장 센 씨는 절제력을 이 이상 늘리지 못하면 자신의 능력을 통제할 수 없을 테고, 지금과 같은 끔찍한 경험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그 사실을 명심하세요."
"...며, 명심할게요."
반 말을 찍찍 까던 불량한 간수가 단숨에 공손하게 존댓말을 하며 내 말에 귀를 기울였다. 효과 한 번 확실하군. 역시 말로 백 번 설득하는 것보단, 몸으로 한 번 체험시켜 주는 쪽이 빠르단 말이지.
"여러분이 갖게 되는 능력을 정하는 건, 제가 아니라 여러분 자신입니다. 똑같은 환경에서 자란다고 해도, 숙주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떤 것을 갈망하는가에 따라서 피어나는 꽃의 모습은 전혀 달라집니다. 그러니 욕망을 품되, 부디 법에 저촉되지 않는 건전한 욕망을 품도록 합시다. 아시겠죠?"
"".....네, 네.""
*
다음 날, 씨앗을 삼킨 실험자 중 유일하게 한 명만이 본격적으로 능력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장 센이었다. 전 날 강제 각성으로 인한 고통스러운 경험 덕분인지, 벌써부터 능력에 대한 감을 잡은 모양이다. 수업을 빼먹으며 패거리들과 화장실 뒷편에서 담배나 필 것 같이 생긴 불량 학생이 반에서 1등을 한 셈이었다. 서로 나가는 진도가 다르니, 교육 또한 개별적으로 진행해야 하는 법.유일하게 능력을 각성한 장 센은 본격적으로 능력 조절 훈련에 들어갔고, 그 외 나머지 세 피실험자... 아니, 세 학생은 능력 각성을 위한 정신 수업을 진행하였다.
"헉, 허억... 이제 슬슬 무리야...!"
"자, 학생. 다섯 번만 더 해봅시다. 딱 다섯 번만 더."
"그, 그 말만 지금 세 번째야! 도대체 언제까지 시킬 셈인데!"
"그야 물론,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과부화의 원리 아시죠? 일상생활 이상의 자극으로 근육에 상처를 주어, 재생할 때 성장하는 원리. 정신력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당신이 손에 넣은 그 힘은 어디까지나 당신의 정신력의 힘. 그러니 그 정신력을 한계까지 몰아붙임으로서, 능력의 위력과 지속 시간 등을 실전에서 쓸 수 있는 수준까지 상승 시키는 것이 주 목표입니다. 그러니까 잔말 말고 얼른 다시 던지세요."
"하...."
장 센은 세상이 무너지기라도 하는 듯 한숨을 푹 내쉬더니, 벽에 박힌 과도를 뽑았다. 그리고 내 지시에 따라, 손에 든 작은 칼을 벽면에 그려진 과녁 그림을 향해 던졌다. 빙글빙글 회전을 하며 곧장 과녁을 향해 날아가던 칼날이 목표 지점까지 절반 정도 도착한 시점에서 장 센은 오늘 막 각성한 능력을 사용했고, 칼날은 본래의 궤적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단순히 특별한 손 기술로 낼 수 있는 종류의 것이 아니었다.
회전에서 날아가던 칼날은 자신이 날아온 방향으로 다시 되돌아갔다. 부메랑처럼 허공에서 유턴을 하여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직선으로 곧장 날아가던 도중 그 방향이 정반대로 바꾼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선 아주 미세한 감속조차도 없었고, 칼날의 변덕스러운 궤적 변화는 한 번으로 끝이 아니었다. 자신을 던진 주인에게 돌아오던 칼날은, 장 센의 손에 닿기 직전에 다시금 방향을 바꾸어 본래의 표적인 과녁으로 날아갔고... 정 중앙에서 조금 벗어난 위치에 명중했다.
"허어억...!"
그리고 장 센은, 그것만을도 힘들어 죽겠다는 듯 거친 숨을 토해내며 등과 이마에서 땀을 비처럼 쏟아냈다.
"이, 이젠 더 이상 무리야. 엄살이 아니라, 나 진짜 더 이상은 못 하겠어. 제발.... 제발 좀 쉬게 해줘. 아니, 쉬게 해주세요, 선생님...!"
처음엔 몇 번이든 할 수 있다며 자신만만하게 과도를 던지던 사람의 입에서 기어코 항복 선언이 나왔으나, 나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직 네 번이 남았잖아요? 딱 네 번이에요. 자, 좀 더 힘을 내보죠?"
"끄하아아아아아악...!"
장 센이 각성한 능력은 [왜곡 곡예]. 자신의 손으로 던진 투사체에 가해지는 각종 법칙을 왜곡하여, 투사체를 자신이 원하는 대로 움직이는 능력.
조금 전 그가 던진 칼날의 변덕스러운 궤적은 정말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그 과정에서 가속도의 법칙, 관성의 법칙, 그리고 작용과 반작용의 법칙을 무시했다. 뉴턴이 보고 있었다면 피 눈물을 철철 흘렸을 광경이었다.
칼날이 날아가던 도중 그 궤도를 바꿀 수 있는 횟수는 2회, 도중에 멈출 수 있는 횟수는 1회. 그리고 정지 시간은 10초가 남짓. 이것이 현재로서 장 센이 가진 능력의 한계다. 지금이야 던지는 물건이 고작 과도에 불과하나, 토마호크만 되어도 그 파괴력은 몇 배로 급증한다. 투척 도끼가 바닥에 떨어지지 않고 허공을 빙글빙글 날아다니며 사람들의 머리를 깨부순다고 생각하면... 어후.
"허억, 허억...! 나, 나 이제 더는 못 해...!"
"아뇨? 아직 한 번 남았잖아요?"
"아아아아악...!"
벽에 박힌 과도를 다시 뽑으며 터덜터덜 투척 자리로 돌아가는 장 센의 얼굴은 좀비를 연상케 할 정도로 초췌해졌고, 그 모습을 지켜보던 다른 세 명의 학생들이 긴장으로 몸을 뻣뻣하게 굳히며 마른 침을 삼켰다. 무작정 동정의 눈길을 보낼 수도 없는 것이, 지금의 장 센의 모습이 곧 자신들의 미래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능력을 각성하고 싶어서 자원한 실험이지만, 막상 능력을 각성한 첫 타자가 죽을 것처럼 빌빌대는 모습이 꽤 인상적이리라. 그것도 거친 성정에 주변 인간 관계가 좋지 않았던 장 센이 죽상을 하고서도 아무런 무력 수단 하나 갖고 있지 않은 내가 시키는 대로 고분고분 따르는 모습은 특히.
그야 당연하다. 이들이 각성하는 능력은 어디까지나 본인의 정신력이 실체화 된 힘이지만, 그들의 정신력에 물리력을 넣어주는 것은 내 능력이다. 그리고 내 능력은 욕망을 매개체로 발동하는 것과 욕망을 조절하는 것, 이 두 가지이기에... 만약 내가 마음만 먹는다면, 나는 그들의 능력을 폭주시키거나 혹은 다시 없앨 수 있다. 즉, 거스를 수 없는 절대적인 상하 관계인 셈이다.
그리고 아직 소장에게도 알려주지 않은 이 세 번째 능력까지 포함한다면...
"하악, 하악... 제, 제발...!"
다 큰 사내가 닭똥 같은 눈물을 찔끔 찔끔 흘리며 서럽게 우는 모습은 그리 보기 좋지 않았고 다른 세 명의 학생들의 학습 의지를 꺾을 가능성이 매우 높았기에, 나는 쓰러지기 직전인 장 센의 어깨를 토닥토닥 두드리며 최대한 인자한 목소리로 자비를 베풀었다.
"충분히 연습한 것 같으니, 오늘은 이쯤 할까요?"
"감사, 흐윽,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도대체 얼마나 간절했으면, 바닥에 고개를 박아가면서까지 내 자비에 감사를 표하는 걸까. 하지만 장 센은 모를 것이다. 내가 내일부터, 하루마다 능력 훈련 횟수가 10회씩 추가할 예정이라는 것을.
".....아."
번쩍, 하는 밝은 빛이 정신 훈련을 하던 학생들 중에서 튀어나왔다. 또 한 명이 새롭게 능력을 각성했다는 표시였다. 그리고 그 주인공은...
"아, 아아..."
"축하드립니다, 제니양. 두 번째로 빨리 능력을 각성하셨군요."
"가, 감사합니다. 그, 그럼 이제..."
"자, 그럼 이쪽으로 오십시오."
그 말에 바닥에 드러누워 숨을 헐떡이던 장 센은 사색이 된 제니를 향해 동정과 공감의 시선을 보내었다. 그리고 나는 내 학생이자 피실험자가 여자라고 해서 딱히 훈련의 강도를 낮추지 않는 아주 공평한 인간이었기에, 제니 양의 고운 목소리가 갈가리 찢기듯 갈라지기에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