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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126화 (126/229)

〈 126화 〉 이 서큐버스는 무료로 해줍니다(1)

* * *

* 주의 * 이번 회차 떡신 마지막 부분에 조금... 천박하고 더러운 내용이 나올 수 있으니 그런 쪽에 내성이 없으신 분들은 주의해주시길 바랍니다.

세 번째 마법진에서는 마법에 내성을 가진 마도 골렘이 튀어나왔지만 마법과 연이 전혀 없는 네 명의 간수들은 골렘을 순식간에 박살냄으로서 테스트에 가볍게 합격했다. 처음엔 격양되었던 모습을 보여주었던 엘레이스타도 세 번째 테스트가 끝날 즈음에는 다시 냉정함을 되찾았고 나에 대해서는 조금 더 생각을 해 보겠다며 먼저 바쁜 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다시 안대와 귀마개를 착용한 채로 새장의 최하층에 있는 감방에 지금 막 도착했다.

"엘레이스타 님도 많이 놀라신 모양이더군. 그 분이 그렇게까지 흥분한 모습은 난생 처음 봤다네. 아마 곧 좋은 결과가 나올 거야."

"대략 어느 정도로 기다리면 될까?"

"일곱 대표자들은 아티피아의 질서와 안정을 위해 주기적으로 모임을 갖는 다네. 그 모임이 사흘 후에 예정되어 있으니, 아마 엘레이스타 님이 그 자리에서 자네에 대한 이야기를 흘릴 것이야. 그리고 과반수가 자네를 석방하는 의견에 동의한다면, 일주일 내로 이곳을 나갈 수 있을 테지."

"일주일이라... 그 정도라면야."

아티피아 최대 규모의 수용소 새장, 그곳에 들어온 지 한 달도 되지 않아서 출소를 하다니. 아마 이 수감수가 세워진 후로는 최초일 것이다.

"자네는 이곳에서 나가면 먼저 무엇을 할 생각이지?"

"뭐야, 아직 출소가 확정이 난 것도 아닌데 벌써 그것부터 묻는 거야?"

"자네가 출소한 후에, 어디서 지낼 것인지 정도는 알아야 내가 찾아갈 수 있지 않겠나? 약속대로, 힘을 받기 위해서."

나는 잠시 고민하다, 이내 어깨를 으쓱였다. 어느 도시에서 머무를 것인지, 그 정도의 정보는 상관 없다. 무리하게 숨기려다 문제가 생기는 것보단, 차라리 대놓고 공개하는 쪽이 훨씬 나으리라.

"뭐, 그럼... 아마도 랜드필로 갈 것 같아."

"랜드필? 그 오염된 지하 도시를 말하는 건가? 그러고보니 자네가 하운드 부대에게 붙잡힌 곳도 랜드필이었다고 했지. 하지만 거긴 질이 나쁜 녀석들, 혹은 버려진 자들이나 지내는 칙칙하고 더러운 소도시가 아니던가? 자네 정도의 힘이라면 더 나은 환경에서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편히 지낼 수 있을 텐데, 왜 하필 그런 위험한 곳에 간다는 거지?"

브레이크윙 교도소장은 내 선택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인지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지만, 자세한 사정까지 말해줄 필요가 없었기에 나는 빙긋 웃으며 말을 돌렸다.

"그냥 개인적인 용무야. 그보다, 당신도 슬슬 시작해야겠지."

개인적인 용무에 대해서 좀 더 자세하게 캐물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브레이크윙 교도소장은 그러지 않았다. 왜냐하면 내 손 위에 들린 검은 씨앗에 정신을 빼앗겨 있었으니까.

"이 씨앗은 내 능력의 정수. 이걸 체내에 받아들이면, 당신의 감정... 그 중에서도 욕망을 비료로 삼아서 점차 성장하게 될 거야. 그리고 마침내 꽃이 피는 순간이, 능력이 개화하는 순간이지."

"그건 이미 알고 있네."

"좋아, 그럼 다음으로 주의할 점을 알려줄게. 우선... 욕망이라고 해도 다 같은 욕망이 아니야."

욕망, 그것은 무언가를 원하는 인간의 의지. 그 중에서 건전하고 가벼운 것은 소망이나 바램 등으로 불리지만, 질척거리고 어두운 것은 욕심이나 탐욕 등으로 불린다. 무언가를 바란다는 것은 같으나, 그 욕망의 방향과 그에 대한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욕망의 크기가 크면 클 수록 능력의 위력도 올라가지만, 그 욕망을 이룰 강한 의지와 자신의 욕망을 제어할 수 있는 절제력이 없으면 능력을 통제할 수 없어.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신의 정신을 항상 올바르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그럴 자신이 없는 상황에선 그냥 능력을 쓰지 않는 편이 좋아."

"어째서지?"

"이미 말했듯, 내 능력은 그 사람이 가진 마음의 힘을 현실로 만드는 것. 즉, 능력은 그 사람의 정신에 영향을 받아. 그러니 만일 증오나 살의, 절망이나 공포와 같이 어두운 감정에 휩싸여 정신이 온전치 않은 상황에서 함부로 능력을 쓰면, 능력 또한 그에 맞게 뒤틀리지. 심한 경우 자신의 능력에 잡아 먹혀서, 괴물이 되어 원래대로 돌아오지 못할 수도 있어."

"괴물이... 된다고?"

"지금 당장은 그렇게 우려할 필요는 없어. 능력의 단계를 수로서 나타내면, 현재 네 명의 간수들은 2단계인 셈이고 흑기사는 4단계였지. 그리고 앞서 말한 자신의 능력에 잡아 먹혀 괴물이 되는 형상... '침식'은 최소 3단계 이후에 일어나는 현상이야. 거대한 욕망과 뒤틀린 의지를, 자기 절제력으로 제어하지 못해서 일어나는 문제지. 충분한 절제력으로 욕망을 억눌러 어두운 감정에 휩쓸리지 않으면 되고, 그래도 정 불안하다면 능력을 3단계까지만 각성하면 그만이야."

"흠... 알았네."

브레이크윙 교도소장은 내 힘의 생각치도 못한 부작용에 떨떠름한 표정을 차마 숨기지 못 했다.

"많이 불안한 가 봐?"

"솔직히 말해서, 불안하지 않다면 거짓말이겠지."

"너무 그렇게 걱정하지는 마. 설령 폭주로 인해 침식 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내가 있다면 제어할 수 있으니까."

폭주로 인한 능력의 침식은, 쉽게 말하면 일종의 프로그램 버그인 셈이다. 그리고 나는 그 버그를 직접적으로 해결할 수는 없지만, 버그로 인해 프로그램 자체가 망가지기 전에 전원을 꺼버릴 수는 있다. 나로 인해 각성한 능력은 어디까지나 나의 도움으로 마음의 힘을 실현한 것이기에, 내가 힘을 빼버기리만 해도 일그러진 마음의 힘은 현실로 나올 수 없으니.

"뭐... 알았네. 그동안 고생했으니, 한 동안은 푹 쉬도록. 나는 이만 가보겠네."

"기왕이면 간수들은 좀 치워주면 안 될까? 그녀가 다녀갈 때마다 문 앞에서 밤꽃 냄새가 진동을 하거든."

모노 릴리스는 치명적인 매력을 지닌 서큐버스. 그녀가 내가 갇힌 최하층에 직접 행차할 때마다, 내 문 앞을 지키는 간수들은 음몽에 취해서는 옷을 입은 채로 무발기사정을 해버리는 탓에 찝찝한 냄새가 영 사라지지를 않는다. 물론 간수가 지린 냄새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고려는 해보지."

고려만 합니까? 백제, 신라, 고구려는... 이런 싯팔. 감옥 생활 한 지 한 달 밖에 안 지났는데, 이딴 재미없는 드립이 머리에서 떠오른다니. 심각하군.

어쨌든 생각해보겠다는 것은 정말로 생각만 해보겠다는 것인지 사실 들어줄 생각이 거의 없다는 뜻이나 다름 없기에, 나는 한숨을 쉬며 다시 말했다.

"정 간수들을 치우기 어려우면, 적어도 복도에서 여기 문 쪽으로 향하는 감시하는 카메라만 꺼주시지. 어차피 문 위쪽에서 복도 쪽으로 향하는 카메라도 있으니 혹시나 내가 감옥에서 나간다고 해도 금방 파악할 수 있고, 애초에 댁도 남이 떡치는 걸 몰래 관음하는 취향은 없을 거 아니야? 안 그래?"

"이젠 숨길 생각도 없나..."

"나는 답답하게 숨기는 건 별로 적성에 안 맞아서 말이지."

"알았네. 특별히 자네를 믿고, 카메라 하나는 꺼 두지. 단... 부탁이니 내일 아침 말라 비틀어진 미라로 발견되지만 말아주게."

"그럴 일 없으니까 걱정 마셔."

브레이크윙 교도소장이 내 감방을 떠난 후, 복도에 다시 정적이 흘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는 그녀가 나를 찾아왔음을 느꼈다.

"드르렁... 쿨...."

"응허읏...! 개쩐다아아...."

문 밖으로 황홀한 음몽을 꾸는 남자 간수들의 잠꼬대 사이로 또각, 또각 하고 고요한 복도에 울려 퍼지는 구두 소리가 점차 가까워진다. 나는 문에 달린 식사를 넣어주는 통로를 열어, 그 좁은 공간 너머로 오랜만에 방문한 그녀의 모습을 확인했다.

언제 봐도 참 자극적인, 속살을 대담하게 드러낸 음란한 복장이다. 보통 저런, 중요 부위만을 간신히 가리는 천박한 끈 수영복은 가끔 가다가 한 번 볼 때 좋지, 자주 보면 금방 질리기 마련인 복장이지만 그 사실이 그녀에 한해서는 적용되지 않았다. 아마 그녀만큼 저 옷을 자연스럽게 소화할 수 있는 여자는 없을 것이다. 남자를 유혹하기 위해 태어난 생명체, 그리고 누구보다 남자에 굶주린 음마.

"쨔잔, 모노 짱 등장! 이야기는 전부 들었어. 일주일 후면 여기서 나갈 수 있다며?"

"뭐, 그렇지. 누구 덕분에 말이야."

"흥흥. 그래서 보상을 조금 받아갈까 생각하는 데... 긴 말 필요 없지."

정욕에 굶주린 서큐버스는 긴 혀를 붸에에 하고 내밀어, 보이지 않는 무언가 길고 단단한 것을 핥는 듯한 제스쳐를 취하며 눈웃음을 지었다.

"나 배고파. 그러니까... 얼른 바지 벗고, 여기에 내밀어 줄래?"

*

서큐버스.

중세 유럽에서 믿었던 악마 중 한 종류로, 여자의 모습을 하고 남자의 꿈에 들어와 성 관계를 통해 정기를 갈취하여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악마라고 한다. 뭐, 원래는 인큐버스에서 파생되었지만 여러 매체와 패티시를 자극한다는 이유로 원조보다 더 알려진 케이스라고 할 수 있다.

솔직히, 남자인 이상 누구라도 혹하지 않을 것이다. 육감적인 몸매의 여인이 꿈 속에 찾아와서 섹스를 해준다니, 오히려 싫어하는 편이 이상할 것이다. 남자를 복상사로 죽인다는 점만 제외하면, 정말 완벽한 성욕의 대상이리라. 뭐, 그마저도 '오히려 좋아!'를 외치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쨌건, 한 마디로 말해서 서큐버스는 섹스다. 걸어다니는 섹스.

그리고 남자에게서 정기를 착취하기 만들어진 매력적인 모습의 여인이, 친히 내 좆을 빨아주시겠다는 데 거부할 이유가 있을까? 없지.

나는 바지를 벗고, 기대감으로 빳빳해진 자지를 문에 난 구멍 사이로 밀어 넣었다.

"어머, 멋져라. 오늘따라 특히 더 단단하네. 게다가 이 구린 수컷 냄새... 츄릅, 아 진짜 못 참겠어...."

마치 세상에서 가장 진귀한 진미를 마주하기라도 한 듯, 모노는 기둥을 양손으로 움켜쥔 채 군침을 흘리다 더는 못 참겠는지 이내 귀두를 시작으로 내 굵은 자지를 자신의 입 안에 머금기 시작했다. 따뜻하고 축축한 입의 감촉은 유명한 성인용품 브랜드에서 만든 최고급 오나홀보다 몇 배는 기분이 좋아서, 방심하면 그대로 찍 하고 싸버릴 것만 같았다.

"응... 츄우우....♥ 하앗... 단단하네에에...♥"

한 번 입에 넣었다 빼내어 자신의 타액으로 번들거리는 자지를, 말랑말랑한 볼에 부비적거리며 그녀는 눈을 반짝반짝 빛내었다. 그 외에도 아직 키스를 한 사이도 아닌데 귀두에 쪽 쪼옥 하고 입맞춤을 해 준다던가, 정돈되지 않은 음모에 고개를 박고서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던가, 부드러운 손길로 불알을 마사지해준다던가... 정말이지, 남자를 흥분시키는 방법을 온몸으로 익히고 있는 괘씸한 여자였다.

그녀는 이윽고 내 자지를 다시 집어 삼켰다. 단, 이전과 차이가 있다면 앞 부분의 일부만 입에 머금은 것이 아니라 내... 일반적인 남자보다 몇 배는 큰 물건을 전부 끝까지 집어 삼켰다는 것이다. 자지 끝부분이 닿은 곳이 혓바닥 너머, 목구멍이라는 사실을 체감하자 주체할 수 없는 흥분이 나를 휘감았다. 거기에남자의 성기를 진심으로 맛있다는 듯이 음미하는 그 음탕한 소리에, 나는 인내심을 잃었다.

"으읍...?"

원래 이전처럼 그녀가 알아서 음미하게 내버려두고 그것을 즐길 셈이었으나, 이제는 되려 내 쪽이 안달이 났다. 그래서 나는 작은 틈 사이로 양 손을 넣어 그녀의 머리를 붙잡았고...

"큿...!"

"읍, 우욱, 우으읍...! 흐으읍, 응흐으으읏....!♥"

그녀의 머리를 앞뒤로 거칠게 당기며, 마치 오나홀을 다루듯 그녀의 입을 범했다.

이전에 지내던 세상, 루미너스의 세계에서 수인 여자 몇을 노예로 만든 적이 있다. 그 중에서 푸른 털의 수인은 입 안의 감촉이 꽤 좋아서, 그 쪽으로 아예 조교를 진행했었다. 그 덕에 나중에는 입에 뭘 넣어주면, 혀만 사용해서 다른 사람이 손으로 만든 것보다 더 정교한 공예를 할 수 있는 지경에 이르었다. 이 서큐버스의 입은, 그 수인녀의 입만큼이나 기분 좋았지만 서로 그 이유는 달랐다. 그 파랑이의 입이 기분 좋았던 것이 어지간한 손보다 정교하고 현란한 혀의 움직임 덕분이라면, 이쪽은 입 안 자체가 탐스럽게 자리를 빨아들였다.

입 안이라기보단, 무수히 많은 여인의 손들이 내 자지를 동시에 자극하는 듯한 느낌. 거대한 남근이 들어와서는 안 될 부분을 찔러대어 괴로운 듯한 컥컥거리는 소리를 들으면 아프게 한 것에 대한 죄책감과 타인을 상처 입힌다는 거부감 때문에 그만 둘 법도 하지만, 나는 루미너스의 세계에서 그녀를 돕기 위해 공포나 망설임, 죄책감 같은 일부 감정들을 도려낸 탓에 여인의 목구멍을 거칠게 범하면서도 아무런 죄책감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리고 컥컥거리는 숨이 막히는 소리 사이 사이에 머금은 저 물기를 머금은, 발정난 신음 소리를 듣노라면 그녀가 괴롭지만 동시에 그만큼 이 상황을 즐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팔뚝 만한 자지가 목을 찔러대는데 기분 좋아하다니, 진짜 변태도 이런 개 변태가 없으리라. 남자의 정욕을 부르는 육감적인 몸에, 내가 가진 다소 가학적이고 정복적인 성욕을 충족시켜주는 피학적인 자세에, 나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신나게 허리를 흔들었다.

"큭, 싼다....!"

뷰르릇, 뷰르르르륵! 왈칵, 왈칵...!

이윽고 끓어오르는 사정감에 더는 참지 못하고 그녀의 입안에 한 가득 내 씨앗을 토해냈고....

"후우, 후우, 후우....!"

"우브으읍... 흐으읍......♥"

사정을 마친 나는 한 걸음 뒤로 물러나 문에서 떨어졌다. 그리고 자지를 넣었던 틈 사이로 보았다.

나에게 한창 격렬하게 목 구멍을 범해졌던 여인. 내가 싸지른 대량의 정액을 입 안 가득 머금어 볼이 빵빵해진 여인이 입 안에 든 것의 맛을 보듯 우물거리다가, 이내 꿀꺽 꿀꺽하고 조금씩 목 너머로 삼키는 것을. 그리고 입 안의 것을 전부 삼킨 후, 마치 그 사실을 내게 자랑하듯 혀를 내밀고 입을 쩍 벌리는 것을. 붉은 혓바닥 위에 아직 조금 남은 희고 누런 흔적, 그리고 뺨에 붙은 휘어진 털... 마지막으로...

"헤흐에... 다, 다 삼켰... 꺼억?!"

예상치 못한 상황에 우렁찬 기세로 터져 나온 정액 트림에, 실실거리던 당사자의 얼굴이 굳었다. 그 모습이 너무 우스꽝스러워서, 나는 결국 웃음을 터트리고 말았다.

".....풋. 푸흐하하하하!!"

"...우, 웃지마! 웃지 말라고!"

처음에만 해도 남자 여럿 잡아먹은 요부처럼 요망한 표정을 짓고 있던 그녀는 참을 수 없는 수치심에 얼굴을 시뻘겋게 물들이더니 양 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감추며 나에게 연신 그만 웃으라고 외쳤다. 자신만만하게 내 정액을 전부 삼켰나 싶더니, 설마 거기서 갑자기 정액 트림이라니. 너무 웃기면서 천박하고, 더러우면서 동시에 야한 광경에 나는 웃음이 새어 나오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푸흡, 평소에 온갖 외설적인 말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하더니 고작 트림 한 번 한 것 가지고 왜 그래?"

그러자 모노는 여전히 얼굴을 가린 채, 부끄러워서 참을 수 없다는 듯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나, 남자들은... 이런 더러운 짓을 하는 여자, 싫어하잖아."

방탕한 탕녀 같은 모습에서, 순식간에 좋아하는 사람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들킨 소녀 같은 모습이라니. 괴리감이 절로 느껴질 정도의 갭 차이였으나, 원래 부끄러움이 없는 듯이 행동하던 사람이 부끄러워하는 모습은 그만큼 희귀해서 좋은 법. 나는 통로 너머로 손을 뻗어, 축 처진 꼬리를 덥썩 움켜쥐었다.

"햐악?!"

"쓸데 없는 걱정은 하지 마. 자, 봐."

그리고 나는 다시 자지를 내밀었다. 한 번 시원하게 사정을 했음에도 여전히 딱딱하게 발기한 모습 그대로인 자지를.

"시, 실망 안 했어...?"

"내 기준에선 그 모습도 충분히 야했으니까 괜찮아."

애초에, 나는 게이물, 펨돔물, 고어물 제외하면 딱히 가리지 않았으니.

"....."

그런데 내 자지를 내려다보는 모노의 분홍색 눈이 좀 전보다 조금 더 색이 진해진 것 같은데, 착각이겠지?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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