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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129화 (129/229)

〈 129화 〉 이 서큐버스는 무료로 해줍니다(4)

* * *

비행선에서 내리자마자 호흡기를 강타하는 퀴퀴한 공기 냄새에, 내가 다시 지하 도시 랜드필에 돌아왔음을 온몸으로 체감할 수 있었다. 비록 이 아티피아에 처음 넘어왔을 때 몇 분 정도 밖에 머물지 않은 곳이었지만, 한 달에 가까운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 지독한 냄새는 절대 잊어버릴 수 없었다.

"으윽, 냄새... 이게 대체 무슨 냄새야?"

"음... 아마 유독 가스 냄새?"

"유독 가스?"

새장에 지내는 동안 간수들과 브레이크윙 소장에게 들은 바에 따르면, 지하 도시 랜드필은 본래 마법의 나라 마기스토스의 관리 하에 '마기라이트'라는, 각종 마법 실험에 필요한 마법 광석을 채굴하기 위한 목적으로 건설된 작은 광산 도시였다는 모양이다. 그런데 어느 날 모종의 원인으로 엄청난 지진이 일어나, 마기라이트를 무리하게 채굴하느라 불안해진 지반이 그대로 폭삭 내려 앉으며 순식간에 외부와 고립되어 버렸다고.

게다가 무리한 마기라이트 채굴과 지진의 영향으로 지하에 묻혀 있던 유독 가스가 밖으로 새어 나오며 랜드필은 방독 마스크를 쓰고 다니지 않으면 이틀 이상을 버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공기가 오염이 되어버렸다. 하루 아침에 도시가 내려 앉은 데다가 공기까지 심각하게 오염된 탓에 마기스토스에서는 어디서부터 손을 써야 할지 도저히 감당이 되지 않았고, 어차피 필요한 마기라이트도 거의 바닥나던 시점이라서 그대로 랜드필의 관리에서 손을 떼버렸다고.

하지만 놀랍게도 마기스토스가 래드필의 관리를 포기한 후, 고립된 랜드필 주민들이 필사적으로 땅을 파서 밖으로 이어지는 통로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게다가 문제의 유독성 가스는 무게 때문에 일정 높이 이상으로 올라오지 않았고, 이후 다른 각 도시에서 머무를 수 없는 이들이 이 버려진 도시에 모여듬으로서 마법의 나라의 휘하에 있던 소도시는 더욱 발전되어, 현재의 버려진 지하 도시 랜드필에 이른다.

"으음... 그런데 왜 하필이면 터전으로 이런 곳을 정한 거야? 기왕이면 더 좋은 곳을 터전으로 삼는게 좋지 않아?"

"아니, 여기가 딱 좋아. 행복과 불행은 상대적이고, 욕망에 한계가 없다지만 가진 것이 많은 사람보단 가진 것이 적은 사람이 더 많은 것을 원하기 마련이니까."

"음....?"

모노는 내가 내뱉은 수수께끼 같은 말을 이해하지 못한 모양이지, 괜찮다. 어차피 나랑 지내다보면 서서히 이해하게 될 테니.

"그럼 우선 방독면부터 사러 가볼까. 랜드필에서는 방독면도 생필품 중에 하나라서 어디서든 구할 수 있을 거야."

"방독면이 필수품이라니... 하긴, 공기가 이 모양이니 어쩔 수 없겠지."

"그럼 우선..."

현재 내 시중에 있는 금액은 삼 백만 크레딧. 내 덕분에 능력을 각성한 다섯 명의 간수와 브레이크윙 소장이 답례라며 준 돈을 전부 합쳐서 이 정도다. 이 정도 금액으로는 온전한 내 소유의 거점을 마련하는 것은 무리지만, 어디 적당한 곳을 빌리는 것은 가능하겠지. 그리고 거기서 지내는 데 필요한 생필품들을 구매하는 데 오십 만 크레딧 정도를 소모한다고 가정하면, 가능하면 한 달에 백오십만 크레딧 정도로 빌릴 수 있는 곳을 구해야 할 텐데...

"야, 거기 너. 그래, 너 말이야. 엄청 예쁜 여자 데리고서 도시 처음 온 촌놈처럼 여기 저기 기웃거리는 너."

그렇게 생각을 정리하며 주변을 살피고 있었는데, 얼굴에 방독면을 쓰고는 있지만 삐죽삐죽 솟은 금발에 힙스터 같은 패션을 볼 때 대충 양아치 같은 것으로 추정되는 사내 놈 하나가 나에게 용건이 있는 건지 아니면 그냥 시비를 걸고 싶은 건지 모를 말을 걸어왔다.

"보아하니 랜드필은 처음인 것 같은데, 뭘 그렇게 찾는 거냐?"

"적당히 한 달에 백오십 만 크레딧으로 빌릴 수 있는 거주지, 그리고 괜찮은 방독면을 파는 곳을 찾고 있는데. 왜?"

"흐음... 그래? 그럼 현지인인 내가 아주 싼 값에 좋은 곳을 가이드를 해 줄 의향이 있는데, 어떠냐? 단 돈 1만 크레딧으로 모셔주지."

그 양아치는 정말 좋은 제안을 한다는 투로 말했지만, 나는 그의 목적이 단순히 가이드 비용 1만 크레딧이 전부가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양아치 녀석으로부터 추악하고 검은 욕망이 숨김 없이 새어 나오고 있었기에 알 수 있었다. 녀석의 목적은... 내가 가진 돈 전부. 한 달 거주할 곳을 대여할 목적으로 언급한 백 오십만 크레딧, 그걸 포함한 내가 가진 돈을 전부 뜯어가는 것이 속셈이겠지. 랜드필에 막 도착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사람을 속여 넘길 생각이었을 테지만... 상대가 나빴다.

"좋아, 그럼... 일단은 방독면을 파는 곳부터 안내해 주겠어? 가이드 비용은, 네가 알려준 곳에서 판매하는 방독면의 품질을 보고 나서 내도록 하지."

"탁월한 선택이야. 그럼, 나를 따라 이쪽으로 오라고. 현지인들만 아는 지름길로 안내할 테니."

그렇게 말하며, 양아치는 으슥한 골목으로 앞장서서 걸었다. 게다가 녀석의 움직임에 맞춰서 움직이는 또 다른 걸음 소리... 아마 셋, 아니면 넷? 이 인파 속에 따로 패거리가 있었던 모양이군.

아니나 다를까,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골목으로 들어서자마자 녀석은 본색을 드러냈다.

"크크큭, 순진한 녀석 같으니."

패거리 두 명을 뒤에 세워둔 채 품에서 칼날이 손바닥 한 뼘만한 날붙이를 꺼내 들며, 양아치 녀석은 음흉하고 웃었다. 슬쩍 고개를 돌려 뒤를 확인하니, 인파 속에 숨어 있었을 패거리 셋이 그 큰 덩치로 좁은 골목길을 가로막고 있었다. 다 해서 여섯 명이 전부인가?

"잘 들어라, 순진한 얼간이. 랜드필은 버려진 도시라서, 너희들을 안전하게 지켜줄 치안을 담당할 이들이 없는 무법 지대다. 그러니 아무나 믿고 이렇게 으슥한 곳에 순순히 따라 왔으면, 가진 걸 전부 내놓아야 한다는 이야기지. 그럼, 가르침을 준 것에 대한 수업비로서 네가 수중에 가진 돈, 그리고 돈이 되는 것을 전부 내놓고 가면 특별히 목숨은 건질 수 있게 해주지. 물론, 옆에 있는 그 예쁜이는 우리와 잠깐 놀아주셔야겠어?"

나 참, 어떻게 이렇게...

"야, 너희들. 혹시 내가 좀 아프게 해도 되냐?"

"뭐? 풉, 푸흐하하하! 이게 돌았나? 이만한 수를 상대로 혼자서 뭘 어쩌게? 어디 할 수 있으면 해 보시던가. 크크큭."

...기억할 가치도 없는 엑스트라의 표본 같은 놈들이 있을까.

"자, 꾸물거리지 말고 얼른..."

더는 들을 가치가 없는 말. 아니, 저건 말이라고 하기도 힘들군. 그냥 입으로 똥을 싸는 수준이야. 저런 뻔하고 가치 없는 이야기를 끝까지 감상해 줄 의리는 없었기에, 나는 양아치 놈들이 숫자의 우위만 믿고 방심하고 있는 사이에 먼저 움직였다.

서걱.

"가진 걸 전... 부?"

나는 고작 귀여운 단검 하나를 가지고 사람을 위협하던 겁 없는 양아치에게서 그 무기를 빼앗았다. 아, 물론.

"...어? 내, 내 팔...."

무기를 빼앗는 김에, 팔도 빼앗았다.

차마 인지하지 못하는 찰나의 순간에, 고통을 느낄 새도 없이 금발 양아치의 팔은 팔꿈치를 기준으로 시원하게 잘려 나갔다. 역시 사용한 도구가 도구이다 보니, 절단면이 참 깔끔해서 실제로 팔이 잘린 것이라기 보단 그냥 인체 모형의 해부도를 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으, 으아아아아악! 내, 내 팔이이이이이이!!!"

물론 그것도 잠시 뿐, 뒤늦게 자신에게 일어난 일을 깨달은 양아치는 새빨간 피가 왈칵 하고 뿜어져 나오는 자신의 팔을 움켜쥐며 고통스러운 비명과 함께 무릎을 꿇었다. 팔이 잘린 녀석의 뒤에 서 있던 두 놈은 설마 이런 일이 닥칠 줄은 전혀 예상치 못 했다는 듯 예상 밖의 상황에 제대로 넋이 나가 있었고, 멍하니 움직이지 않고 있던 녀석들은 이 거리에서 대충 던져도 맞추기 너무 쉬운 과녁이었다.

서걱, 스걱.

"크읏...?!"

"크아아악!!"

으쓱한 뒷골목에 섬뜩한 절삭음이 두 차례에 걸쳐 연달아 울리며, 고통에 가득 찬 비명이 한 발 늦게 그 뒤를 따라 울려 퍼졌다. 순식간에 종아리를 베인 두 녀석이 쓰러짐과 동시에, 내 뒷편에서 길을 막고 있던 패거리가 각자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내가 자기 동료들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한 녀석은 주제도 모르고 나를 제압하기 위해 이쪽으로 달려 왔고, 한 놈은 어떻게 해야 할 지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인지 우물쭈물 거리고 있었으며, 마지막 한 놈은 상당히 겁이 많았던 것인지 이미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도망치고 있었다.

나는 다시 손을 뒤로 당겨, 앞으로 내질렀다.

보이지 않는 투사체가 오염된 공기를 가르며, 달려드는 녀석의 무릎을 베고 갈팡질팡 하는 녀석의 뺨을 스쳐 지나가며, 그대로 날아가 동료들을 버리고 달아나는 녀석의 등에 명중했다.

"크아아아악!"

"히, 히이이익...!"

"끄, 끄으으읅....!"

달아나려던 녀석이 골목을 나서기도 전에 제압한 후, 나는 가장 먼저 팔이 잘린 놈에게 다가갔다. 조그만한 단검 하나만 믿고 나를 우습게 보며 위협하던 건방진 녀석은 공포에 질린 얼굴로, 마치 사람을 잡아 먹는 괴물을 마주한 사람처럼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너희들이 좋은 걸 알려 주었으니, 나도 너희들에게 좋은 사실을 하나 알려주지. 네가 생각한 그대로, 나는 세상 물정에 어두운 놈이야. 그런데 왜 인줄 알아? 이 망할 세상에 오고 난 직후에, 저기 하늘에 둥둥 떠다니는 저 망할 공중 도시에 있는 감옥의 가장 아래 층에 처박혀서 세상 구경을 거의 못 했거든."

"공중 도시의 감옥... 서, 설마...! '새장'의 수감수 출신이라고? 거, 거짓말 치지 마! 거기 한 번 들어간 놈들 중에 다시 밖으로 나온 녀석은 한 명도 없었다고!"

"그래? 그럼 내가 첫 번째 예외가 되겠군."

"히이이익...!"

내 친절 어린 미소가 진심으로 전해졌는지, 아니면 그냥 잘려나간 팔이 너무 아파서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는지는 몰라도 양아치는 드디어 내가 만만한 황금 고블린 같은 호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한 모양이었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양아치의 팔을 집고서, 녀석의 어깨를 붙잡고 마치 프라모델을 조립하듯 녀석의 팔꿈치의 절단면에 잘려나간 팔을 맞추었다. 그리고... 쨔잔!

"어때? 제대로 붙었지?"

양아치는 분명 조금 전까지 자신의 몸에서 분리되어 있었던 팔이 다시 멀쩡하게 붙어 있는 것이 좀처럼 믿기 힘들었는지, 이제는 괴물을 보는 눈이 아니라 귀신이라도 보는 듯한 눈으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혹시나 단순한 환각이었다고 착각해서 다시 나한테 덤빌 정도로 지능이 떨어지지는 않는다고 믿을게. 자, 그럼... 기껏 다시 붙은 팔과 다시 이별하고 싶지 않다면 저기 쓰러진 네 패거리 전부 이쪽으로 데려와. 알겠지?"

양아치는 고개를 격렬하게 끄덕이고선, 내가 어깨를 놓아주자 마자 달아나려다가 내 공격에 맞고 쓰러진 녀석을 향해 뛰어갔다. 그 사이, 모노는 나를 향해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냈다.

"저기, 괜찮아?"

"뭐가 말이야?"

"분명 석방에 대한 조건으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가할 수 없다고 하지 않았어?"

"그랬지. 근데 나는 행동하기 전에 '혹시 내가 아프게 해도 되냐'라고 물었고, 녀석들의 대표자가 '할 수 있으면 해 봐'라고 답했지. 그건 즉, 능력이 된다면 허용한다는 뜻이잖아? 난 위해를 가하기 전에 미리 허가를 구했으니 괜찮아."

"하지만 하나라도 죄를 지으면 다시 갇힌다고 했잖아? 저렇게 상처를 입히면 상해 죄라던가, 그런 걸로 잡히면..."

"모노, 여긴 지하 도시 랜드필이야. 본래 마기스토스에서 관리하던 소도시였으나, 온갖 악재가 겹쳐 결국 버려진 도시. 저 녀석들이 우릴 이 으슥한 뒷골목으로 끌여 들여서 강도짓을 벌이려고 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현재 이 도시는 무법 지대야. 그래, 지켜야 할 법이 없다는 거지. 그러니까 상대의 동의만 구한다면, 나는 얼마든지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할 수 있어. 그리고 혹시나 나중에 문제가 될 수 도 있으니, 저렇게 잘린 팔도 다시 붙여 줬지. 그러니 아무 문제 없어."

"..."

모노는 잠시 나를 묘한 시선으로 보더니, 이내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었다.

"가끔 생각하는 건데... 내가 비록 정상은 아니지만, 너도 절대 정상은 아닌 것 같아."

그 말에 난 다소 억울함을 느꼈다. 내가 뭐 어때서?

"저, 저기... 패거리, 전부 데려왔...습니다."

때 마침 나를 삥뜯으려던 양아치가 다친 동료들을 전부 한 데 모아 놓고서 나를 불렀다. 나한테 가장 직접적으로 협박을 했던 녀석만 팔을 잘랐고, 나머지는 일부러 영구적인 손상이 남지 않도록 조절해서 공격했다. 그리고 팔이 잘린 녀석도 다시 붙여 주었고. 아마 적당히 약 바르고 붕대를 감으면 금방 회복될 것이다. 애시당초 이런 오염된 도시에서 살아갈려면, 그 정도의 적응력과 회복력은 필수일 테니.

그러다가 만일 못 버티면? 혹시나 유독 가스 때문에 상처가 낫지 않고 곪아서 죽어버리면? 그럼 그냥 죽는 거지. 뭐, 별 수 있나?

"자, 그럼... 자신보다 한참 약한 사람을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으슥한 곳으로 끌어 들여 가진 재산을 전부 뜯어내서 살아가는 비겁한 노상 강도들아. 이제부터 내가 묻는 말에 전부 사실대로만 말한다. 만일 내가 바라는 대답을 하지 않고 딴 소리를 하거나, 치안도 유지되지 않는 무법 지대에서 괜히 묵비권을 행사하거나, 내가 허락하기도 전에 멋대로 질문을 하는 녀석들은 그 횟수당 한 번씩 손가락과 발가락을 잘라내서 그걸 자기 입으로 씹어 먹게 만들 테니까 알아서 잘 처신 잘할 거라고 믿고 지금부터 질문을 하겠다."

내 말이 이어질 수록 양아치들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갔고, 내 뒤에서 모노는 '역시 정상이 아니라니까'라고 다시 한 번 중얼거렸다.

"가장 왼쪽 녀석부터 아까 내가 말했던 대로 값 싸고 품질 좋은 방독면을 파는 곳, 백오십 만 크레딧 정도로 한 달 동안 빌릴 수 있는 거주지, 그리고 이 랜드필에서 한 세력 하는 녀석들을 순서대로 말해라. 성실하게 대답한 녀석은 보내주고, 아닌 놈들은 뭐... 적당히 처리할 테니."

'처리'라는 단어에 사색이 된 그들은 앞다투어 자신이 가진 정보를 토해내어 목숨을 부지하려고 했고, 그 결과 서로 말이 겹치는 통에 도저히 알아먹을 수가 없어서 내가 다시 손을 우둑 우둑 풀어대며 누구 한 놈의 팔을 날릴 준비를 하자 그제서야 한 놈씩 차례대로 내가 원하는 정보를 토해내기 시작했다. 진작에 그럴 것이지.

"그러게 처음부터 그렇게 성실하게 행동하지 그랬어? 그랬으면 싸움을 싫어하고 평화를 사랑하는 내가 얼마나 자비롭게 너희들을 대해주었을... 야, 너. 뭐냐, 그 눈은. 너 눈깔 똑바로 안 떠?"

"죄, 죄송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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