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1화 〉 인간이 다섯 이상 모이면...(4)
* * *
랜드필의 상황이 바뀌었다.
처음엔 어느 순간 갑자기 나타나 랜드필의 통치하려는 그에게 불만을 품은 것은 그저 소수이며 대다수는 그에게 관심조차 갖지 않았고, 랜드필 동부 비행선 선착장에서 카룬이 인질극을 벌였을 때 그녀를 끔찍하게 처벌하는 모습에서 반발감이 강해졌고, 상당수의 사람들이 은연 중에 두려움을 품게 되었다. 그러나 그가 중앙 광장에서 연설을 한 이후, 그에 대한 여론은 놀라우리만큼 호의적으로 바뀌었다.
자신들은 감히 눈을 마주하기도 힘든 차원의 존재라 여겨지던 인간이 실은 자신들과 같이 같이 갈 곳 없는 사람이라는 점에서 느껴지는 동질감, 이전부터 품고 있던 척박한 도시에 대한 불만과 그것을 바꾸고 싶다는 그의 바람에 대한 동조, 선생이라는 자가 줄 수 있는 강력한 능력에 대한 바람과 외부 사람들에 대한 열등감, 그리고 선생에게 받은 도움 덕에 일어나 그 은혜를 갚고 싶다는 마음 등등.
저마다 다양한 감정들이 어우러지며, 대다수의 랜드필 시민들이 그에게 우호적으로 변했다. 물론, 여전히 그에게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없지는 않으며 그 중에서 랜드필이 아닌 다른 도시로 이주할 능력을 가진 이들은 결국 선생에게 동조하지 않고 제 발로 도시를 떠났지만... 그로 인해 랜드필의 전체적인 전력은 줄어 들었으나, 오히려 실질적인 전력은 늘어나는 결과가 되었다.
"정말 놀랍네요. 연설 한 번으로 선생님에 대한 이 도시 사람들의 인식이 하루 아침에 바뀌다니."
"그러게 말이야. 선생, 대체 무슨 마법을 부린 거야?"
본래 나에 대한 인식이 밑바닥이었기에 자연스레 나의 호위를 자처하던 바인과 아이네 또한 그리 인식이 좋지 않았다. 두 사람은 거리를 걸을 때 자신들에게 향하는 적의 어린 시선이 모두 호의적인 시선으로 바뀐 것이 퍽 신기한 모양이었다.
"알다시피, 내가 가진 힘은 그 사람의 마음의 힘을 감정을 통해서 외부로 드러내는 거잖아?"
"몇 번을 들어도 전혀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 능력의 부가적인 능력...인 셈이지. 타인의 감정에 더 민감하고, 더불어 감정의 격차를 더욱 크게 만들어주는 거야. 자신의 욕망에 더 솔직해지게 만들고, 나는 그 욕망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방향을 느낄 수 있는 거야. 그래, 예를 들어..."
나는 아이네와 바인을 차례로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아이네는... 파괴, 분노, 그리고 복수와 같이 격렬하고 뜨거우며 거친 것들. 그에 비해 바인은 자유로의 갈망과 동시에 확고한 길에 대한 의존 같이 동시에 존재할 수 없으나 존재하는 모순... 대략 이런 느낌이네."
아이네와 바인은 그 말에 흠칫, 몸을 떨었다. 구체적인 부분까지 파고들 수는 없었지만, 내가 언급한 내용은 아마 핵심적인 것일테니.
"와... 선생, 혹시 독심술사야? 우리 생각을 읽을 수 있어?"
"나는 생각을 읽는 게 아니라, 감정을 느끼는 거야. 타인의 감정에 간섭하는 능력이기에, 감정적인 부분에서 더 민감해지는 거지."
"으음... 그럼 누가 이상한 마음을 품어도 금방 알 수 있겠네?"
"물론이지."
혹시나 누가 갑자기 뒤에서 나를 죽이고자 하는 살의를 품고 다가온다면, 감정에 민감한 나에겐 마치 예리한 칼날이 나를 향해 천천히 다가오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는다. 그래, 지금처럼...?
...하, 제기랄. 나는 내 옆에서 걷고 있는 바인과 아이네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이네. 나를 기준으로 다섯 시 방향에 있는 녀석이 보이나?"
"응? 한 두 명이 아닌데, 어떤 녀석 말하는 거야?"
"정확히는 몰라. 하지만 그 중에서 나한테 살의를 품은 녀석이 있다."
그 말에, 풀어져 있던 아이네의 눈이 날카로워짐과 동시에 바인의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갔다.
"거리는 그대로... 아마 계속 나를 쫓아오고 있을 거야. 때를 봐서 이 녀석이다 싶은 녀석을 제압해라. 알겠지?"
"네, 알겠습니다."
"물론이지, 맡겨 줘."
중앙 광장에서 연설을 한 이후에는 나름 여론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설마 이렇게 대놓고 불순한 목적을 품고 접근하는 놈들이 아직도 있었을 줄이야. 단순한 적의가 아니다. 나를 죽이고자 하는 끈적한 살의가 잔뜩 묻어 나오고 있다. 분명히 나를 죽이고자 하는 생각을 하고서 다가오고 있다.
씨앗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는 걸 보니 나한테서 힘을 받은 능력자는 아니고, 또 외부에서 온 누군가의 꾐에 넘어가서 주제도 모르고 나를 노리는 녀석인가? 지난 번에도 몇 차례 암살 시도가 있어서 최근에는 어디를 가든 바인과 아이네를 대동하는 중인데, 설마 내가 각성시킨 능력자들 중에서 현재 가장 강한 능력자 둘이 호위로 붙어 있는데도 내 목을 노리다니... 대담한 건지, 머리가 나쁜 건지.
"....!!"
바인과 아이네가 자연스럽게 나와 거리를 벌리며 점차 사람들 사이로 녹아들었다. 그리고 내 주변에 있던 호위들이 사라진 이 순간을 기회라 여긴 것인지, 뒷편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살의가 한층 빠르게 접근해오기 시작했다. 살의를 조금도 숨기지 못하는 것을 보니 전문적인 암살자는 아니고, 그 느껴지는 살의마저 미세하게 떨리는 것을 보니 사람을 죽여본 경험이 아예 없거나 적은 모양이다. 정말로 죽일 각오도 없는 주제에, 이 지긋지긋한 도시에서 벗어날 수 있을 정도의 돈을 주겠다는 유혹에 눈이 멀어버린 건가.
"죽...!"
내가 골목으로 들어서는 순간, 내 목을 노리던 이는 급하게 바닥을 박차며 달려와 품에 숨기고 있던 날붙이를 드러냈다. 그는 그대로 식칼로 내 복부를 쑤시려고 하였으나, 그 때 옆길로 돌아갔다가 위에서 떨어지며 나타난 바인의 의족이 사내의 손등을 후려쳐 칼을 바닥에 떨굼과 동시에, 인파에 섞여 들었던 아이네가 암살자를 붙잡아 그대로 바닥에 내동댕이쳤다.
"어디, 어떤 녀석이 내 목을 노렸는지 그 면상이나 구경해 볼까."
암살자는 달아나려 했으나 아이네의 거대화 한 손의 무게를 밀어낼 정도의 힘이 없었고, 나는 거대한 손에 짓눌려 바닥에 철썩 들러 붙은 양아치의 면상을 확인했다.
"음... 이 근방에서 못 보던 얼굴인데. 아마 최근에 랜드필에 온 녀석인 모양이군. 하긴, 그러니까 겁도 없이 내 목숨을 노리지."
내 의사에 동참하지 못하고 랜드필을 떠날 사람들은 떠났지만, 모두가 떠났던 것은 아니며 그런 와중에 여전히 랜드필에는 매일 새로운 추방자들이 입국한다. 내가 그들 모두를 케어할 수는 없으니, 이렇게 랜드필이 돌아가는 상황을 잘 모르고 그저 이곳을 떠나고 싶어서 나를 탐탁치 않게 여기는 외부 사람의 꼬드김에 넘어가 내 목숨을 노리는 암살자가 종종 발생하는 것은 어찌할 방법이 없는 일이리라.
"크윽... 이, 이거 놔!"
"혹시 아직도 상황 파악이 안 되나? 지금 네가 나한테 이래라 저래라 명령할 처지가 아닐 텐데?"
머리채를 움켜쥐고 위로 들어 올리며 시선을 맞춘다. 머리카릭이 뜯기며 느껴지는 고통과 위에서 내려다보는 싸늘한 시선에 겁을 집어 먹은 양아치는 그 사실을 감추려는 듯 애써 목소리를 바락바락 높이며 허세를 부리지만, 타인의 감정에 민감한 나에겐 소용 없는 일이었다. 자신의 살의조차 제대로 억누르지 못하는 얼간이가, 자신의 두려움을 완벽하게 숨길 수 있을 리가 없으니까.
"그래서, 이번엔 누가 보냈지?"
"큭... 말할까 보냐!"
발악하듯 소리치는 양아치의 모습에, 바인이 딱딱하고 사무적인 목소리로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선생님? 고문할까요?"
"고, 고문...?!"
"아니, 됐어. 어차피 또 엘드랜드 쪽에서 보냈을 테지."
"그, 그걸 어떻게... 흡!"
나는 양아치의 머리를 전부 뽑아버릴 기세로 강하게 잡아당기며, 귓가에 속삭였다.
"내 목숨을 노린 사람은 네가 처음이 아니고, 마지막도 아니거든."
"그게 무슨...."
"아이네, 이 녀석 끌고 가라. 이 랜드필에서 나가고 싶어하니, 그 소원을 들어주라고."
"오케이."
"자, 잠깐... 이, 이거 놔! 놓으라고! 윽...! 아, 알았어! 말할게, 말하면 되잖아!"
이렇게까지 말을 해줬는데도 이해를 못 하다니, 참 지능이 부족한 녀석이로군. 하긴, 그러니까 엘드랜드 쪽 사람들이 고용한 것일 테지. 머리 좀 굴릴 줄 아는 놈이라면, 자신들의 제안을 절대 수락하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자신들도 알고 있을 테니.
내가 이 랜드필을 지배하게 된 이후 외부에서 랜드필을 어지럽히려는 시도는 전에도 종종 있었다. 데스페라도에서는 탐사 퀘스트라는 명목으로 모험가 무리를 파견하고, 마기스토스의 과격한 마법우월주의 단체 신비의 수호자들이 내 능력을 노리기도 하고...
하지만 신비의 수호자들은 최근에 랜드필에서 완전히 철수한 것이 확인되었고, 그 빈 자리를 엘드랜드 쪽에서 채우게 되었다. 녀석들은 주로 랜드필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어 사정을 잘 모르는 녀석들이나 머리가 나쁜 놈들을 고용해서 내 목숨을 직접 노리거나 혹은 내 주변 사람들을 납치하려고 계속 시도했다. 물론 죄다 형편 없는 계획이라서 성공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성공 유무를 떠나서 이런 식으로 계속 도발을 해 오면 이쪽도 신경을 안 쓸래야 안 쓸 수가 없었다.
"바인, 아직 엘드랜드 쪽 놈들의 배후는 추적하지 못 했나?"
"예, 아직은... 기대에 응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괜찮다. 그렇게 빨리 뒤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으니."
일곱 도시의 대표자 중 한 명이며 황금의 도시 엘드랜드의 왕 빌가메스. 얼굴 한 번 본 적 없는 양반이 갑자기 무슨 바람이 불어서 나한테 자꾸 공격을 가하는 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이따구로 나라도 뭔가 수단을 쓸 수 밖에 없다.
물론 대놓고 엘드랜드와 척을 질 수는 없다.
마기스토스 왕국과 메타버스 시티가 각각 마법과 과학이라는 분야에서 기술의 정점을 달리고 있다면, 엘드랜드의 특징은 산처럼 쌓인 황금이다. 황금의 왕국이라는 말이 전혀 무색하지 않을 정도로 부유한 나라로, 무역과 지역 광물을 통해 축적한 막대한 부는 이 척박한 랜드필로서는 감히 저항하기 힘든 압도적인 힘이다.
이 세계는 압도적으로 강한 개인이 수만의 일반 사람들을 한 번에 썰어버리는 것이 가능한 세상이다보니 돈만 있다고 모든 것을 할 수 있지는 않다. 하지만 아직 랜드필에 그런 압도적인 무력을 지닌 개인이 없으니, 자본주의의 힘 앞에선 굴복할 수 밖에 없다. 더 강한 능력자를 안정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선 그만큼 시간이 많이 소모되기에, 마기스토스와 우호적 관계를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늘었다. 문제는, 엘레이스타 쪽도 지금 꽤 상황이 좋지 않다는 것이겠지.
"선생, 나 왔어."
"그 녀석은 잘 처리하고 왔나?"
"물론이지. 깔끔하게 잘 버리고 왔어."
이 랜드필에 도착한 지 얼마 안 된 이들은, 죽음을 받아들이는 5단계 마냥 처음엔 자신이 랜드필에 있다는 사실 자체를 어떻게든 부정하고자 한다. 이곳은 버려진 도시, 그리고 버려진 자들이 모여드는 도시. 그러다보니 외부에선 랜드필에 있다=인생이 실패했다는 식으로 받아들여지는 모양이다. 인간은 자신이 투자한 노력이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한 무의미한 것이 되는 것을 절대 못 참는데, 하물며 자신의 인생이 무가치해졌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끔찍하겠는가?
다음으로 분노. 스스로에 대한 한심함과 자신을 이곳으로 떨어지게 만든 것들에 대한 화를 참지 못하고 그것을 마구잡이로 표출하며 여기 저기서 싸움이 붙는다. 그 덕에 랜드필에선 제 혈기를 주체 못하고 아무에게나 시비를 거는 신참의 코뼈를 으깨 놓는 것이 거의 신고식이나 다름이 없었다. 그리고 타협...
그래. 엘드랜드 쪽의 사람들은 이 타협의 과정에 선 자들에게 거래를 제시한다. 자신들이 내건 조건, 나 또는 내 주변의 사람을 죽이거나 납치해 오면 이 랜드필에서 다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돈을 주겠다고 유혹을 하는 것이지. 그리고 원래 인간이란 자신이 해온 노력을 전부 쓰레기통에 쳐박는 것과 그대로 진행하여 전부 파멸시키는 선택지에서 대다수가 후자를 선택하기에, 상당한 수의 사람들이 그들의 제안을 수락하고 나와 주변 사람을 노리게 된다.
절망과 수용의 단계를 거치기 직전의 사람을 꼬드겨서 자신들의 전력을 하나도 소모하지 않고 이 쪽의 신경을 거슬리게 해서 스트레스를 받게 하는 그 수법은 참으로 간사하기 그지 없다. 랜드필에서 산 지 오래 되어 삶에 의욕이 없는 사람이나 지난 번의 연설로 나에게 호의를 품게 된 시민들이라면 어떻게 통제할 수 있어도, 이제 막 랜드필에 도착한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나는 암살에 실패한 어설픈 암살자들에게 선택지를 주었다. 순순히 배후를 불고 용서를 구한다면 특별히 한 번만 자비를 베풀어 놓아줄 것이고, 고작 몇 푼의 돈에 눈이 먼 데다가 아직 랜드필의 관습에 익숙하지 않아 '설마 나를 죽이기야 하겠어?'라는 어설픈 생각 하나로 끝까지 버티던 놈들은 소원대로 이 도시에서 나갈 수 있게 해주었다. 물론, 추방이라는 이름으로.
지난 번에 인질극을 벌였던 카룬은 그래도 양마담의 부탁이 있었기에 비행선을 태워서 이 도시에서 내보냈지만, 끝까지 비협조적으로 나온 신참들은 이야기가 다르다. 나는 그들을 그냥 랜드필 입구에서 엉덩이를 걷어차서 내쫓았다. 랜드필과 외부를 잇는 유일한 수단이 비행선인 이유는, 지하 도시 랜드필의 위쪽 땅은 아무도 살지 않는 황폐한 황야이기 때문이었다.
아무것도 갖지 못한 채로 사람은 커녕 제대로 된 생물 하나 살기 힘든 그 넓고 황량한 땅에 내던져진 이들이 얼마나 오래 살 지는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운이 좋으면 지나가는 마수에게 잡아 먹혀서 빠르게 목숨을 잃을 테고, 운이 나쁘면 마수조차 마주치지 못하고 배회하다 굶어 죽겠지.
"이번에 도시 주변을 두른 방벽에 전기를 통하게 만들어서, 추방자들이 밤새도록 방벽을 두드리느라 그 소음에 시민들이 잠 못 드는 밤도 이제 끝이야."
"방금 그 녀석이 이번 주의 몇 번째 추방자였지?"
"어, 아마도 일곱 번째 일걸?"
지난 주 동안 추방된 사람이 다섯이고 이번 주는 아직 절반도 채 지나지 않았는데 오히려 추방자의 수가 더 늘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엘드랜드 쪽의 사람들이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뜻이겠지. 젠장, 언젠가 잡아야 하는데.
놈들을 잡으면 반드시 자신들이 벌인 짓을 후회하게 만들어 주겠다, 그렇게 생각하며 돌아간 거처에서 나는 뜻 밖의 광경을 마주했다.
"응? 자기, 이제 왔어? 내가 신기한 거 잡아 왔다? 볼래? 쨔잔!"
"읍! 읍읍! 으으읍!!"
나를 천진난만하게 웃는 얼굴로 반기는 모노 릴리스, 그리고 알몸으로 기둥에 묶인 남자 넷과 귀갑묶기 자세로 홀로 바닥에 구속당해 널부러진 여자 하나.
랜드필에선 보기 힘든 가벼운 천 옷과 햇빛이 그을린 갈색 피부, 그리고 검은색 머리카락... 틀림 없었다. 모노가 붙잡은 이 사람들은, 전부 엘드랜드 쪽의 사람이었다.
"이 남자들 진짜 시시해. 자신만만하게 덤벼 놓고서, 두 발 싸고 나니까 픽 식어버리더라. 그런 허접 자지로 누굴 노예로 만들겠다는 건지... 아, 여자 쪽은 자기가 좋아할 것 같아서 특별히 그 자세로 묶어 놨어. 확인해보니, 처녀더라?"
"사랑한다, 모노."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