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2화 〉 엘드랜드의 자본력은 세계 제이이이일!!(5)
* * *
엘드랜드에서 빌가메스의 말은 곧 법이다.
그것은 빌가메스가 가진 권력에 대한 일종의 은유 따위가 아니라, 정말로 말 그대로의 의미이다.
엘드랜드의 영토 내에 한해서, 그의 왕국에서 그의 말을 거스를 수 있는 자는 없다. 그렇기에 빌가메스는 꺼릴 것이 없었다.
이미 랜드필의 선생은 자신의 손에 넣었고, 다른 대표자들 중 누군가가 이에 대해서 따지려고 해봤자 직접 이 엘드랜드에 찾아올 수는 없으니까. 게다가 고작 그 이유만으로 엘드랜드를 없애버리면, 이 세계의 경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왕국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면 그에 따른 뒷처리는 그들의 몫이 되기에, 그리고 그런 짓을 해봤자 자신들에게 좋을 것이 없기에 다른 대표자들은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다.
말하자면 이것은 빌가메스가 자기 자신과 자신의 왕국 그 자체를 인질로 내건, 알면서도 막을 수가 없는 수였다.
그리고 그들이 망설이는 사이, 선생이 준 능력으로 무장한 병사들이 진군한다면 그들은 그것을 대처하는 것도 급급할 것이다.
"선생, 네가 가진 능력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라. 하나도 빠짐 없이, 전부."
다음 날, 감옥에 홀로 찾은 빌가메스는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해 그를 감시하는 병력을 전부 밖으로 내보내고 감옥에 나와 단 둘이 남은 채로, 나에게 명령을 내려 내 입에서 자신이 원하는 정보를 강제로 끄집어 냈다.
"내 능력은 사람의 감정, 그 중에서 욕망을 증폭시키는 것. 그리고 그 욕망이라는 감정을 증폭함으로서, 그것을 통로로서 그 사람의 마음의 힘이 현실에 물리적인 영향을 끼치게 하는 것."
"더 쉽게 설명해라. 그리고 멋대로 하대하지 말고."
하, 진짜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안 드는 금태양 새끼.
"...한 마디로 말해서 그 사람의 욕망에 관련된 능력을 각성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럼 능력자를 한 번에 몇 명까지 만들 수 있지? 그리고 최대 유지할 수 있는 수는?"
"저는 능력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가 스스로 본인만의 능력을 깨우치게 돕는 것입니다. 제가 하는 일은 그저 그 사람이 능력을 각성할 수 있도록 통로를 열어주는 것 뿐이기에, 제가 그들의 능력 각성이나 유지에 무언가 부담을 갖지는 않습니다."
즉, 조건만 갖추어 진다면 어제 보여준 것과 같은 강력한 능력들을 아무런 제한도 없이 찍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사실을 들은 빌가메스의 입꼬리가 슬며시 올라갔다. 최소한 표정 관리라도 좀 하면 안 되겠냐? 혹시나 내가 만들 수 있는 능력자의 수에 제한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괜한 걱정을 했다는 얼굴이다.
"하지만 그런 강력한 능력을 얻는 데에 아무런 제약이 없을 리가 없지. 네가 가진 힘의 단점을 말해라."
"...능력은 개화, 만개, 해방과 침식의 단계로 구분됩니다."
개화. 이제 막 능력을 각성하여, 그것이 물리력을 행사할 수 있는 단계.
만개. 능력을 완전히 숙달하여, 물리력을 행사하는 것을 넘어 능력 자체가 물리적인 형태를 띄는 단계.
해방. 기존의 한계를 넘어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는 단계...라고는 하지만 아직 나온 사람은 없다. 이 부분은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영역 밖이거든.
그리고 침식. 해방과 마찬가지로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지만... 자신의 능력에 잡아 먹혀, 이성을 상실하고 자신의 욕망이 이끄는 대로 움직이는 괴물이 되어버리는 단계.
"제가 각성시킨 대부분의 능력자들은 개화 상태에 머물고 있지만, 혹시라도 침식 단계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들의 능력에 제한을 걸어두었습니다. 침식 단계에 이른 자들을 다시 인간으로 되돌리는 방법은 현재로선 저 말고는 없을 것이고, 혹시나 제가 당장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침식 단계에 이르면 대참사가 일어날 테니까요."
"침식 단계라는 것이 그렇게 위험한가?"
"침식은 위력으로만 치면 네 단계 중에서 가장 강하고 위험합니다. 자신의 욕망에 침식되어 괴물이 된 자를 상대하기 위해선, 누비스 장군과 맞먹는 힘을 가진 사람이 최소 다섯은 달라 붙어야 간신히 상대할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에, 빌가메스가 가까스로 감탄사가 튀어나오려는 것을 억누르는 것이 보였다.
붉은 모래 군단의 대장군 누비스는 빌가메스가 많은 것을 투자한 만큼, 엘드랜드에서 최고의 무력을 가진 전사다. 그런 자가 다섯이나 붙어야 겨우 상대할 수 있는 수준이라니. 도저히 믿을 수 없는 말이겠지. 근데 눈앞의 나는 실제로 그 누비스 장군을 홀로 가볍게 쓰러트린, 그것도 침식이 아닌 만개 단계의 능력으로 그런 일을 해낸 사람이니까 이 말을 신뢰하지 않을 수가 없겠지. 애초에 본인이 거짓 없이 사실대로 털어놓으라고 명령하기도 했고.
"어디, 그 침식 단계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확인해 보지."
이 새끼는 지금까지 내가 한 말을 대체 뭘로 들은 거지? 침식은 사람이 괴물로 변하는 단계라니까?
"...침식 단계에 한 번이라도 도달하면, 다시 인간으로 되돌아 오더라도 후유증이 남을 수 있습니다."
"상관 없다. 오히려 당사자도 그것이 엘드랜드의 영광을 위해서라는 것을 안다면, 아주 기쁘게 받아들일 터."
미친 놈. 진짜 미친 놈. 다른 사람의 목숨을 소모품처럼 쓰며 사람의 수를 그저 숫자로만 생각하는, 절대 지휘관으로 있으면 안되는 부류의 미친 놈이군.
근데 뭐,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없지. 다시 들어온 병사들에게 양팔을 붙들린 채 어제 그 콜로세움으로 끌려가며, 나는 저 망할 금태양을 어떻게 조져 놓아야 아주 잘 조졌다고 소문이 날지 진지하게 고민했다.
*
그워어어어어...!!!!
"...하, 하하."
텅 빈 콜로세움 중앙에서 울부짖은 흉측하고 흉악하기 짝이 없는 괴물. 놀랍게도 그것은 불과 몇 분 전까지만 해도 아무런 무력 하나 없는, 그저 왕궁에서 시중을 들 뿐인 민간인이었다. 그러나 내의 손을 거친 지금, 그 민간인은 어지간한 병기로는 흠집 하나 나지 않을 무시무시한 생체 병기가 되어 있었다.
빌가메스는 그 와중에 이 괴물의 전투 능력을 시험하겠답시고 병사들에게 공격을 지시했고, 괴물의 충격적인 비쥬얼과 그것이 조금 전까지 자신과 다를 바 하나 없는 인간이었다는 사실에 두 차례의 연이은 쇼크를 받고 넋이 나가 있던 병사들은 마지 못해 괴물을 향해 공격을 가했다. 창으로 찌르거나 총을 겨누고 발포하는 등, 병사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괴물을 공격했지만, 그들의 공격은 그 어느 것 하나 먹히지 않았다. 하지만 빌가메스는 그 사실이 매우 만족스러운 듯, 입가에서 미소가 떠나지를 않고 있었다.
"정말 놀랍군. 아무런 전투력도 없던 민간인이, 단숨에 이토록 강한 힘을 얻을 수 있다니... 이 정도면 정시우, 그 녀석도 애를 먹을 테지. 그리고 이런 것을 하나도 아니고, 열 마리 정도 데스페라도에 풀어 두면..."
아니, 지금 댁의 백성(이었던 것)이 댁의 병사를 씹어 먹고 있는 뎁쇼...?
이딴 게 엘드랜드의 왕? 이 나라의 미래는 대체...
"하지만 침식 단계에 이른 자는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는 괴물이 되기 때문에, 이를 전략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거야 누가 어떻게 쓰기 나름이겠지."
아니, 미친 놈아. 통제를 할 수 없다고 말했는데 그걸 대체 어떻게 써먹겠다는 거야? 네가 무슨 생각을 하는 지는 알겠는데, 그거 안 통한다니까? 진짜로 이게 무슨, 아무런 생각도 못하는 그저 힘만 쎈 짐승인 줄 알아? 아무리 욕망에 침식되어 괴물이 되었다고 해도, 기존에 있던 사람으로서의 지능이 사라진 것은 아니라서 우리가 하는 이야기 전부 다 듣고 있거든?
처음엔 헷갈릴 수 있는 모호한 정보를 흘려서 착각을 유발함으로서 이후에 있을 일을 도모하려고 했는데, 그럴 필요도 없는 것 같다. 이 미친 놈의 청각은 어떻게 된 구조인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모양이니까. 아니면 귀는 멀쩡한데, 저 대가리 안에 든 것이 뇌가 아니라 우동사리라서 다른 신체 기관이 전해준 정보를 제대로 처리해주지 않는 걸지도.
어쨌든 나는 분명 사실대로 경고했고, 그걸 본인이 원하는 대로 왜곡해서 듣고 생각한 것은 빌가메스 본인이다. 여기에 내 책임은 없다. 암, 그렇고 말고.
*
보고 싶은 것만을 보고, 듣고 싶은 것만을 듣고, 자신의 말만을 내뱉는 사내가 스스로가 품에 안은 것이 값어치를 매길 수 없는 진귀한 보물이 아니라 자신의 전재산을 전부 날려 버릴 위험한 폭탄이라는 사실도 깨닫지 못한 채 행복 회로를 신나게 불태우는 사이, 빌가메스가 가장 경계하며 적대하던 당사자인 데스페라도의 대표자 길드 마스터 정시우는...
똑똑똑.
"길드 마스터님. 들어가겠습니다. 이번 원정에서 모험가들이 신청한 지원에 대한 서류를... 아니, 이번엔 또 대체 무엇을 하시고 계시는 겁니까?"
공손한 태도와는 달리, 길드장이 따로 허가를 내리지 않았음에도 멋대로 문을 열고 들어온 비서는 이내 자신의 상사이자 이방인들 사이에서 존경 받는 최강의 모험가로 알려진 길드 마스터를 향해 명백히 경멸이 담긴 싸늘한 시선을 보내었다.
"아, 시크 양. 별 거 아니야."
그러한 무례에도 불구하고, 길드 마스터 정 시우는 마치 이런 상황이 매우 익숙하다는 듯 태연하게 웃으며 리모컨으로 70인치 벽걸이 tv의 화면을 가리키며 답했다.
"빌가메스가 이번에 또 헛짓거리를 하고 있길래, 이번엔 또 뭘 하나 보고 있었지."
텔레비젼의 화면에는, 차마 그 외형을 입에 담고 싶지 않은 끔찍한 외형의 괴물이 사람들을 우적우적 씹어 먹는 다소 고어한 풍경 속에서 만족스럽게 웃고 있는 빌가메스와 그런 그를 할 말은 많지만 차마 말하지는 않겠다는 표정으로 쏘아보는 한 사내의 모습이 가까이 클로즈 업 되어 있었다.
"...길드 마스터. 이번엔 또 엘드랜드의 왕과 무슨 일이 있었던 겁니까?"
"별 일 없었어."
"별 일이 없었는데, 대체 왜 엘드랜드의 왕이 또 저희 도시에 전쟁을 걸려는 모양새인 겁니까? 게다가 이번엔 대충 찔러볼 셈도 아니고, 전력으로 부딪혀 올 모양인 것 같은데... 제발 부탁인데, 높으신 분들끼리 좀 사이좋게 지내주실 순 없는 겁니까? 정시우님과 빌가메스님이 충돌할 때마다 도대체 얼마나 천문학적인 금액이 깨져나가는 지 아십니까? 그리고 그 모든 일의 뒷처리를 해야 하는 저희들의 심정은요?"
"이번까지만 수고해 줘. 빌가메스랑 싸우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일 테니까."
정시우가 별거 아니라는 듯이 가볍게 내뱉는 말은, 절대로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릴 가벼운 내용이 아니었다. 엘드랜드와의 충돌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니, 달리 말하자면 이번엔 어느 한 쪽이 확실하게 멸망한다는 뜻이 아닌가?
데스페라도는 길드 마스터 정 시우를 통해 이 세계에 넘어온 지 얼마 안 되어 혼란스러운 이방인들을 거두고 규합한다. 데스페라도가 사라지면, 이 세상은 어디에도 묶이지 않은 이방인들로 인해 큰 혼란에 빠질 것이다. 그리고 엘드랜드는 이 세계의 경제에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거대한 왕국이며, 그들이 멸망하면 그로 인해 일어나는 공백은 도저히 가볍게 넘길 만한 일이 아니다. 결국 황금의 왕국과 자유의 나라, 둘 중 어느 쪽이 몰락하든 그것은 이 세상에 큰 혼란을 야기할 것이다.
"너무 걱정하지 마. 우리 길드의 명물인 시크한 시크양이 생각하는 그런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니까."
듣기 싫은 별명이, 그것도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상대에게서 나오자 그녀는 인상을 팍 찌푸리며 퉁명스럽게 말했다.
"...한 번만 더 그 거지 같은 별명으로 부르시면 다음엔 정말로 한 대 때릴 겁니다. 그리고, 그건 또 무슨 소리십니까? 엘드랜드와의 다툼은 이번에 마지막일 것이라고 말씀하셨으면서, 정작 제가 생각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니. 그게 말이 됩니까?"
"내가 하는 말이 언제 틀린 적 있어?"
없었다. 정말 얄밉게도. 차라리 한 번이라도 틀렸다면 좋았을 텐데, 그런 적이 없으니 저렇게 짜증나게 굴어도 반박할 말이 없었다. 시크는 언젠가 저 꼴 받는 상사에게 반드시 되갚아 주겠다고 다시 한 번 마음 속으로 다짐하며, 머리의 열을 식혔다.
"예, 없었죠. 마스터는 행운의 여신에게 사랑 받는 사내이고, 마스터가 하는 일은 그 어떤 과정을 거치던 결과적으로 마스터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니까요."
길드 마스터 정 시우는 행운의 여신의 비호를 받는 이방인이다. 그리고 행운이란, 확실하게 하나의 결과를 확정 지을 수 없는 수많은 변수들이 결과적으로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정 시우가 하는 모든 행동은 결과적으로 그에게 이득이 되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단순히 행운이라는 단어가 내제된 의미만으로는 전부 표현할 수 없는, 그리하여 천운이라고 불리게 된 그 힘.
"이번 일로 빌가메스는 한동안 잠잠해질 거야. 당장 멸망하지는 않지만, 궤멸에 가까운 치명적인 타격을 입고 당분간 함부로 어디서 나설 수 없을 만큼 그 세력이 대폭 축소될 예정이야. 그리고 그 정도라면, 이 아티피아의 경제가 당장 곱창이 나진 않을 거야."
"정말 형편 좋은 이야기군요. 그리고요?"
"랜드필의 선생."
정시우는 입가에 미소를 띄웠다.
"이번 일로 그가 이 세상에 미치는 파급력은 더욱 커질 거야. 그리고 그 무시무시한 괴물의 목에 방울을 걸 기회가 있다면,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거야."
"방울이라... 이미 랜드필의 선생에겐 석방 조건이라는 제약이 걸려 있지 않나요?"
"법이라는 것은, 그것이 집행될 힘이 있기에 강제력이 생기는 거야. 처벌을 집행할 사람이 없으면, 법은 조금의 강제성도 갖지 못 해. 지금이야 그 제약이 선생의 움직임을 붙들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새로운 목줄을 달지 않으면 이전에 있던 낡은 목줄은 힘으로 찢어버릴 거야. 그리고 선생은 보기보다 능글맞은 구석이 있어서, 어떻게든 그 제약을 벗어날 꼼수를 생각해두고 있더라고."
"그럼, 엘드랜드의 왕이 그 사내의 석방에 대한 조건 중에 자신만이 유리하게 적용할 수 있는 그 마지막 조항을 추가하고 싶다고 강하게 요청했을 때 그것을 수락하셨던 것도..."
"아니? 그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한 건데."
"...."
이 순간, 길드 마스터의 비서이자 서기관인 시크는 이 대책 없는 사내의 면상을 한 대 후려 갈기고 싶었다. 정말 진심으로.
"하지만 봐. 결과적으로 그 행동이 우리에게 긍정적으로 돌아왔지? 빌가메스는 랜드필의 선생이 가진 힘의 가치를 알아보고선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것을 손에 넣고자 했고, 그래서 어거지에 가까운 주장으로 선생의 신변을 압류했지. 그로 인해 선생은 빌가메스 왕에게 큰 반발심을 품게 되었고, 그는 혼돈을 관장하는 고대 외신의 관심을 받는 인간의 손에 처음으로 몰락할 목표가 되었지. 그리고 빌가메스의 트롤링으로 어그로가 끌려서, 내가 전에 잠시 정찰 갔다가 저지른 무리수도 은근 슬쩍 넘어갔..."
그 순간,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싸늘한 한 쌍의 시선이 그에게 꽂혔다.
"...지금 뭐라고 하셨죠? 정찰이요? 세상에, 또 언제 저희들 몰래 무슨 짓을 벌이신 겁니까?"
"아, 아니. 그게 아니고요..."
"이번엔 그냥 넘어갈 수 없겠네요. 거기 앉으세요!"
"넵...."
정시우.
그는 아티피아에서 개인으로서의 무력은 누구보다 최강일 지언정.
아군에게는, 특히 여자에게는 한 없이 약해지는 슬픈 사내였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