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화 〉 이건 이제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겁니다.(8)
* * *
루크.
빛의 여신 루미너스가 만든 세상에서 용사로 선택 받은 사내. 그리고 내가 가장 상대하기 껄끄러운 녀석.
행운의 여신에게 사랑 받는 길드 마스터 정시우의 경우, 어차피 모든 통제 불가능한 변수들이 그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알기에 그냥 최악의 상황만을 상정하면 그만이다. 하지만 루크는 다르다. 그 녀석의 경우, 행운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묘한 운명이 함께 하고 있다. 녀석을 포함한 계획은, 아무리 완벽하고 정교하더라도 어떤 방식으로든 성공하지 못하니까. 그 계획이 그에게 해로운 결과가 되든, 이로운 결과가 되든 상관 없이 말이다.
아, 또 그걸 본인이 전혀 의도하지 않는다는 점도 있지.
내가 어떤 것을 계획하든 항상 스스로 의식하지도 않으면서 그 계획의 밖으로 뛰쳐나가는 통제 불능의 변수, 어찌보면 길드 마스터보다 더 상대하기 싫은 녀석. 하지만 그렇다고 죽일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글쎄. 솔직히 자신이 없다.
루미너스의 세계에선 그의 손에 죽어야 한다는 내 목적은 마지막에 가서야 이루어졌다. 그것도 루크 본인도 같이 죽는다는 처참한 결과와 함께. 그의 손에 죽는 것이 내 역할이지만, 그를 둘러싼 기묘한 운명이 계속 그것을 방해했다. 그렇다고 반대로 내가 그를 죽이려는 계획을 세우면, 마찬가지로 내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어떤 방식으로든 그 죽음을 회피할 것이 벌써부터 눈에 선 했다. 그래서 내 이성은 그를 죽이려는 시도가 전혀 소용 없다고 말했다.
"그 씨발 새끼 그냥 쳐 죽여버려."
근데 원래 사람은 이성적으로만 살 수는 없다. 내 본성과 감정은, 그냥 그 새끼를 죽여버리자고 속삭였다. 그 놈은 그냥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내 일을 망치는 성가신 난적이고, 지금 죽이지 않으면 또 언제 어디서 어떤 방식으로 내 계획을 허망하게 망쳐버릴 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소용 없다는 사실을 알고는 있었지만, 나는 통신 장치를 통해 랜드필의 임시 치안 유지 부대에게 녀석을 죽여버리라고 명령했다.
아마 그들로서도 좀 당혹스러울 것이다. 비행선 선착장에서 보였던 그 참혹한 본보기 이후, 나는 랜드필의 주민들에게 이 이상 공포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적어도 그들의 앞에서 최대한 폭력성을 드러내지 않았고 그런 내가 상대의 이름을 듣는 것 만으로도 증오가 뚝뚝 묻어 나오는 목소리로 그 놈을 죽여버리라고 명령한 것은 처음이었으니까.
하지만 망설임은 오래 가지 않았다. 통신 장치 너머로 수 차례의 총성과 귀에 거슬리는 묘한 굉음이 수 차례 울리길 잠시, 이내 누군가 한 명이 통신 장치를 통해 내게 말을 걸었다.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
"하, 시발..."
솔직히 그냥 이름만 같은 동명이인이 어디서 주워 들은 이야기 가지고 괜히 어그로를 끄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말 같지도 않은 바램을 품어 봤지만, 통신 장치 너머의 목소리가 내 얼굴을 냉혹한 현실에 쳐박았다. 젠장할, 이 새끼가 대체 왜 여기서 나오는 거야?
"루크, 진짜 너냐?"
[당신이 제가 아는 라그나 아마게돈 남작이 맞다면, 저는 당신이 아는 그 루크가 맞을 테죠.]
결국 제 입으로 확인 사살을 해 주는 군. 망할 새끼.
"미친. 네가 대체 왜 여기에 있냐?"
[그러는 당신이야말로 이곳에서 뭘 하는 거죠?]
"내가 여기서 뭘 하건, 그게 너랑 무슨 상관이야? 그리고 내가 먼저 질문하지 않았나? 너, 왜 여기에 있냐? 원래 세상은, 여신 루미너스의 세상은 어쩌고?"
[...계약에, 묶여 있습니다.]
계약? 이건 또 뭔 소리야?
[그녀는 자신을 정의의 여신, 유스티아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내게서 힘을 빌린 대가로서, 자신이 내린 명령을 수행할 것을 강요하더군.]
유스티아? 내가 이 세상에 올 당시에, 내가 이 세상을 혼란에 빠트릴 것이라고 예언하고선 하운드 부대인가 뭔가 하는 놈들을 보내서 날 붙잡은 후 내가 공중 도시 스카이론의 감옥인 새장의 최하층에 쳐 박히게 만든, 만나본 적도 없지만 쳐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만든 그 년? 전에 루크가 루미너스의 힘 외에도 썼던 또 다른 그 힘의 주인이, 정의의 여신 유스티아였던 건가?
"명령이라니, 무슨 명령?"
[혼돈의 신을 따르는 사도, 라그나 아마게돈을 죽여라. 그것이 그녀가 내게 내린 명령입니다.]
"뭐? 너 이미 루미너스 여신의 세계에서 나를 죽였잖아? 원래 나 혼자 죽어야 하는데 네가 마지막에, 시발, 갑자기 손에 힘을 뺀 탓에 나랑 동귀어진했지. 아무튼 넌 날 한 번 죽였는데?"
[그녀가 말하더군요. 당신은 이 세계에 살아 있으니, 저는 제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그 말을 듣고 나서야, 루크가 처한 상황을 깨달았다.
"어휴, 이 답답한 새끼. 하다 하다, 이젠 신한테 계약 사기를 당하냐? 넌 진짜 역대급 개호구 새끼가 맞다."
[저라고 해서 설마 신 씩이나 되는 존재가 그런 말장난으로 절 이용할 것이라고 생각이나 할 수 있었겠습니까?]
그건 맞다. 세상에 어떤 신이 그럴 듯한 말로 사람을 속여서 부려 먹어? 그건 신이 아니라 그냥 골치 아픈 힘을 가진 비열한 사기꾼 새끼지.
그리고 이 새끼는 그 비열한 사기꾼한테 속아서, 날 죽여야 하는 킬러가 되셨네.
"그래서, 랜드필에 찾아온 이유는 뭐지? 설마 너한테 사기 친 여신이 시키는 대로 진짜 날 죽이려고?"
당연히 부정의 대답이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다. 이 새끼가 아무리 주변 사람 속 터지게 만드는 답답하고 고지식한 놈이더라도, 설마 자기 뒤통수 때린 년이 그런 걸 시킨다고 그대로 '예, 알겠습니다.'하고 따를 놈은 아닐 테니까. 워낙 고지식하고 고집 강한 놈이지만, 적어도 선과 악이 무엇인지는 구분할 수 있었던 녀석이니까.
[.....]
그래서 통신 장치에 곧바로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을 때, 난 할 말을 잃었다.
아니... 진짜로?
자기 뒤통수 때린 새끼가 시키는 대로, 날 죽이겠다고? 진짜로 날 또 한 번 죽인다고 해서, 한 번 속인 년이 두 번 속이지 않을 거란 보장도 없는데? 자기를 속이고 이용하는 놈한테 되려 엿을 먹이기 위해 나한테 도움을 요청하러 온 게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조차 그 억지에 가까운 계약을 그대로 따르겠다고?
"야, 루크. 너... 왜 대답 안 하냐?"
[그녀는, 당신이 혼돈의 신을 따른다고 말했습니다.]
"너 왜 말 돌리냐? 야, 야!"
[혼돈의 신이 바라는 것은 세상을 혼란으로 빠트리는 것이기에, 그의 사도인 당신을 죽이는 것은 사악한 신이 품은 계획을 무너트리는 일이라고 그녀가 말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한 번만 당신을 죽인다면, 앞으로는 더 이상 힘을 빌린 대가로 저에게 명령을 내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저를 속인 것은, 어디까지나 올바른 일을 위한 선의의...]
"야."
나는, 더 이상 감정을 억누를 자신이 없었다.
"너, 그걸 진짜로 믿냐? 그럴 듯한 교묘한 말로 널 한 번 속인 사람이 하는 말을, 진심으로 믿고 따르는 거냐? 그 여신이 시키는 대로 날 죽이면, 그 때는 정말 다시 자유가 될 것 같아? 아니, 그럴 리가 없지. 만일 그녀가 정말로 정당했다면, 그런 비겁한 방법으로 널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네게 사실대로 털어 놓고 부탁했을 거야.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는 것이 무슨 뜻이겠어?"
루크는 대답하지 않았다.
"너에게 선택의 기회를 주면 네가 제안을 거절할 가능성이 있으니까, 일단 네가 그 일을 거부한다는 선택지 자체를 없앤 후에 하나 밖에 남지 않은 길을 강요하는 거잖아. 그리고 네가 거기에 반발심을 덜 가지도록, 그럴 듯한 핑계를 덧붙인 것 뿐이잖아. 그리고 네가 정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얼간이가 아닌 이상, 그 정도도 눈치채지 못할 리가 없잖아. 안 그래?"
루크는 대답이 없었다.
"네가 정말로 날 죽이면 큰 이득이고, 설령 죽이는 데 실패하더라도 나에게 어느 정도 피해를 줄 수는 있을 테니 그녀의 입장에선 어느 쪽이든 손해가 아니겠지. 어차피 넌 그녀의 피조물이 아니니까. 널 속이고 이용하는 신이, 널 만들어 주지도 않은 신이, 정말로 말 뿐인 약속을 그대로 지킬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그녀의 입장에선 약속을 지킬 이유가 전혀 없는데?"
그는 대답이 없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녀가 시키는 대로 날 죽이겠다고? 그녀가 그러겠다고 말로 약속했으니까? 너... 정말로 모르는 거냐? 아니면, 모르는 척 하는 거냐?"
그는 답이...
"대답해, 루크!!"
[제겐, 선택지가 없습니다.]
마침내 들려온 대답은, 내가 기대한 것과 거리가 멀었다. 그것도 아주.
[설령 그것이 거짓일 지 몰라도, 제겐 그 말을 따르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습니다.]
"너...!"
[저는 아무것도 모릅니다. 이 세상이 뭐하는 곳인지, 당신이 왜 세상의 혼돈을 바라는 신을 섬기는 지, 그리고 왜 정의의 여신이 혼돈의 신에게 그토록 적대감을 내비치는 지, 전 전혀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하나 있다면... 그녀는 멈추지 않을 겁니다.제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혹은 아예 처음부터 포기하든... 그렇다면 하다 못해, 저로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선택지를 따를 수 밖에 없습니다.]
"너, 변했구나."
루크는, 이제 내가 알던 그 루크가 아니었다.
녀석이 아무리 고지식하고 답답한 성격이었더라도, 아무리 허점이 많고 실수가 잦더라도, 녀석은 언제나 자신이 믿는 선의 기준을 절대 굽히지 않았다. 고집이 강하기 때문에, 자신이 믿는 선에 특별한 예외를 두지 않았다. 그 평등함에는, 자기 자신 또한 포함되어 있었다. 오히려 스스로에게 더욱 모질게 대하는 사람이, 내가 아는 루크였다.
하지만 이 사내는 뭘까? 자신이 어찌할 수 없는 거인들의 싸움에 휩쓸려, 스스로가 믿어온 것들에 어떤 가치가 있는지 누구에게도 확답을 받지 못해, 결국 혼자서 고민하고 또 고뇌하다 결국엔 스스로의 신념을 버린, 언제나 최선을 추구해야 했지만 차가운 현실에 가로 막혀 결국엔 차선을, 그리고 차악을 선택한 이 자는... 내가 아는 빛의 용사 루크가 아니다.
"넌 앞으로 용사라고 불릴 자격도 없다, 이 비겁한 새끼야."
[...그럼 저보고 뭘 어쩌라는 말입니까!!]
통신 장치 너머에서 그가 버럭 소리를 지른 바람에, 귀가 저렸다.
[그동안 제가 쌓아온 것이 모두 무의미한 것이 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이 온 몸을 짓누르며, 저에게 잔혹한 일을 명령하는 자가 정의를 관장하는 신이며, 저는 그 명령에 아무런 저항도 할 수 없고, 심지어 그녀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 외에는 원래 있던 세상으로 돌아갈 방법도 없는데! 그동안 등을 맡길 수 있었던 동료 한 명 없이 저 혼자 뿐이었는데, 제가 도대체 뭘 할 수 있단 말입니까!]
홀로 고립되어, 계속 고뇌이다, 결국 제 신념을 꺾고 만 용사였던 사내의 고통스럽고 구슬픈 절규가 나를 관통했다. 그러나...
"그래서?"
[...뭐라고요?]
안타깝게도, 나는 그에게 공감해줄 수 없었다.
나는 내 자신의 감정 중에서 공포를 적출했으니까.
자신의 불분명한 미래에 대한 공포, 자신의 선택이 불러올 미지의 결과에 대한 공포, 자신의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강자를 앞둔 공포.
내 자신의 공포를 적출해 버린 나는, 그의 공포를 머리로는 이해해도 가슴으로는 공감할 수 없었다. 그게 어떤 느낌인지 기억하고 있지만, 제 손으로 버려 느낄 수 없게 된 옛 감정에 대한 기억을 이제 와서 끌어 올린다고 한들, 그에게 진심으로 동조해 줄 수 없었다.
그래서, 나는 대신 그가 본래 걸어야 했을 길을 말했다.
"용사의 일이 뭐지?"
[저는, 더 이상 용사가 아닙니다.]
"내가 물은 건 그게 아니잖아. 용사가 할 일이 뭐냐고."
[선량한 약자를 핍박하는 악을 처단하고, 평화와 질서를 유지하는 것.]
"그래. 그럼 아무것도 모르는 양반을 궤변이나 다름 없는 말로 속여서 자기 좋을 대로 이용하는 사기꾼은 핍박 받는 선량한 약자일까? 아니면 제 이익을 위해 남에게 피해를 주는 악일까?"
[당연히 악이겠죠. 하지만, 그녀는 정의의 여신입니다. 그녀의 말이 곧 정의에요. 제가 어찌 정의 그 자체에 저항할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이 하는 가장 큰 실수는,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이해하기 보단 자신이 알고 있는 방식으로 해석한다는 거지."
루크, 루크, 루크. 이 답답할 만큼 순진한 친구야.
"그녀가 정의를 관장하는 여신이니까, 그녀가 하는 말이 곧 정의라고? 야, 의사가 아무런 문제 없이 멀쩡하고 건강한 사람 보고 3일 이내에 죽는 불치병에 걸렸다고 하면, 그럼 그 사람은 3일 내로 죽는 거냐? 아니, 의사가 돌팔이 취급을 받겠지. 마수를 사냥하는 사냥꾼이 죄 없는 사람 머리에 화살 꽂아 놓고 '사실 이건 마수였습니다!'라고 외치면, 죽은 사람이 갑자기 마수로 변하냐? 아니지. 그 미친 놈이 살인죄로 잡혀가겠지.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하지만, 그 자리가 반드시 그 사람의 모든 것이 되지는 않아. 사람은 사람이고, 자리는 자리잖아?"
[그럼 정의의 여신인 그녀가, 악이라고 말하고 싶은 겁니까?]
"그걸 내가 일일히 말 안 해주면 이해 못 하겠냐? 야, 잘 생각해 봐. 네 창조주가 유스티아냐? 아니, 루미너스 님이잖아? 근데 왜 유스티아의 말을 들어? 그녀는 너에게 실질적인 해가 되는 일은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교묘하게 규율을 무시하며 널 협박했다는 건, 대놓고 그 규칙을 어길 생각이 없다는 거잖아. 다른 신의 피조물을 멋대로 가져가서 망가트리는 게 정말 됐다면, 넌 아마 진즉에 오체 분해 되었을 걸? 한 번도 상대에게 적대할 시도조차 안하고, 스스로 정의의 여신이라고 자칭한다고 해서 그 여자 말이 무조건 맞을 거라고 생각한 네가 잘못한 거다, 이 병신 새끼야."
[...]
하지만, 여전히 루크로부터 답은 없었다.
"그래, 결국 끝까지 그렇게 나온다 이거지. 하여간에, 고집 하나는 더럽게 쎈 놈이야. 그래. 어차피 날 죽일 거라면, 적어도 네가 날 죽여야 할 이유 하나라도 만들어 줄까?"
[...뭐라고요?]
"호크나 기억나? 종족은 엘프지만 인간 사회에 너무 오래 살아서 사실 엘프보다 인간에 가까운, 그리고 동시에 유능한 레인저이자 유명한 용병. 그리고 네 전 파티원이었지."
[지금 무슨 말을 하시려는...]
설마 아직도 눈치 못 채고 있었을 줄이야. 나는 ntr 물의 금태양에 빙의한 것처럼, 비열한 웃음을 흘리며 자랑스럽게 말했다.
"네 동료 쩔더라."
[...뭣?! 당신, 호크나에게 무슨 짓을...!]
"네 동료였던 엘프. 이건 이제 제 겁니다.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겁니다. 알 유 언더스탠?"
잠깐의 침묵 후...
[라그나, 아마게도오오오온!!!]
분노에 휩싸인 강렬한 외침과 함께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박살 난 통신 장치의 파편을 근처 쓰레기 통에 대충 넣어서 처리한 후, 난 골치 아픈 루크 녀석을 처리하기 위해 랜드필로 돌아가는 비행선에 탑승했다. 새로 사귄 일곱 친구들이 아무리 강해도 신뢰하기 조금 어려운 한 명을 제외하면 그 녀석이 가진 기묘한 악운은 어찌할 수 없을 것 같고, 애초에 내가 관련된 문제이니 내가 직접 해결해야겠지.
그래. 그 때 네가 망설여서 제대로 끝을 맺지 못 했으니, 결국 이런 일이 일어난 거지. 그러니까 어디, 그 날 결국 무승부로 끝난 싸움을 다시 끝 맺어 보자고.
이젠 용사라고 부를 수도 없게 된 루크.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