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악역보스를연기하는법-189화 (162/229)

〈 189화 〉 Fuck↗you↘(6)

* * *

다른 도시들이 모두 랜드필의 자치권을 포기했고, 그래서 랜드필은 여태까지 주인 없는 땅덩어리였다. 그런데도 여태까지 누구도 주인 없는 땅을 소유하려 하지 않았던 것은, 랜드필을 가짐으로서 얻는 이득보다 손해가 더 크기 때문이었다.

법을 만들고 치안을 유지할 집단이 없으니 도둑질과 살인, 매춘과 사기 등의 불법적인 일들이 숨 쉬듯이 일어나며 사람들이 죽어 나간다. 그럼에도 인구 수가 줄어 들지 않고 유지되는 것은, 새로운 생명이 태어나서가 아닌 다른 도시에서 쫓겨나거나 갈 곳 없는 이들이 마지막에 찾아오는 곳이기 때문이었다.

설령 치안을 유지하여 사망률을 줄인다고 해도 이 비좁은 땅덩어리는 늘어나는 인구 수를 감당할 여력이 되지 않기에, 죽을 운명인 이들이 최후에 머무는 이 거대한 무덤을 사람이 살 만한 도시로 바꾸는 것보단 차라리 지금처럼 필요 없거나 제거해야 하는 놈들을 손을 더럽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처리할 수 있는 유배지이자 쓰레기장으로 내버려두는 것이 훨씬 나을 것이라고 모두가 계산을 마친 것이다.

그런데, 얼씨구? 세상에 그 줘도 안 가질 거지 같은 땅을 바꾸겠다는 이상한 놈이 하나 나타났네? 그냥 쓰레기 더미 위에서 녹슬고 휘어진 구리로 만든 왕관 쓰고 자기가 왕이라고 외치는 제왕병자이거니 싶었는데, 다른 사람도 아니고 무려 자유와 모험의 대도시 데스페라도의 대표자인 길드 마스터가 그 미치광이와 호의적인 관계를 맺으려고 한다는 소문이 도네?

주식이랑 코인 좀 만져 봤다는 메타버스 시티의 사업가들, 허영심 많고 돈 낭비 심한 귀족들의 맥이 끊긴 와중에 끝까지 남은 귀족 가문의 가주들, 잃을 것이 목숨 밖에 없으니 어떤 위험한 곳이든 뛰어들 수 있는 모험가들과 길드 마스터의 정책으로 인해 일 자리를 잃은 전 노예 상인 등등... 돈 좀 많이 만져보고 싶은 이들이, 순식간에 랜드필로 시선을 돌렸다. 도대체 저 쓰레기 장에 어떤 보물이 숨겨져 있길래, 그 많은 손해를 감수하면서도 랜드필을 소유하려는 별종이 나타나고 길드 마스터라는 거물이 그 별종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인지, 수상하면서도 돈이 될 것 같은 냄새가 풀풀 풍긴 것이다.

그리고 확신을 위해서 숨 죽이며 랜드필을 주시하고 있던 이들은, 문제의 그 별종인 랜드필의 선생이 무려 황금의 왕국 엘드랜드를 하루만에 반 궤멸시키고 속국으로 삼았다는 소식을 접하자 마자, 자신들이 가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눈치챈 것이다.

'아, 지금이 바로 탑승할 최적의 타이밍이다.'

'이건 반드시 떡상할 수 밖에 없는 코인이구나!'

'화성 갈끄니까!!!!'

거기다 최근 들려온 소식에 의하면, 길드 마스터가 빌가메스를 꺾은 라그나 아마게돈을 랜드필의 대표자이자 새로운 일곱 도시의 대표자로 내세울 셈이라고 한다. 그 말은... 여태껏 모두가 방치하고 있던 그 버려진 도시가, 일곱의 대 도시 중 하나가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 사실을 깨달은 이 하이에나들은, 곧바로 자신들의 계략을 실행에 옮기게 되었다. 그 계획이 무엇인가 하니...

"이런 시발... 너네 뭐하는 놈들이야!"

"니들이 알바야? 잠자코 뒈져!"

...바로 알박기였다.

알박기란, 건설업체의 건설 예정지나 정부의 도시 계획 등을 미리 알고 땅을 몇 평 정도 사 두었다가 건설 업체가 팔라고 요구할 때 터무니 없는 가격을 요구하는 것을 의미한다.

어차피 랜드필의 땅은 줘도 가질 사람 없는, 오히려 가질 사람에게 돈을 주어야 할 정도로 최악이라고 할 수 밖에 없는 땅. 게다가 현재 랜드필에는 법이 없고 땅에도 주인이 없으니, 돈으로 권리를 주고 파는 게 아니라 그냥 힘 있는 놈이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내 땅이다'라고 주장하면 정말로 그렇게 되는 상황이다.

랜드필의 주요 세력은 동, 서, 남, 부, 중앙을 관리하는 다섯 개의 대 조직이지만, 그 조직들에게서 산하 조직이 있으며 다섯 폭력 조직에 속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뭉쳐서 다니는 소규모 조직들도 아직 일부 나마 남아 있다. 어차피 그들이 차지한 땅은 그리 중요한 곳도 아니기에, 랜드필의 선생은 그들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며 먼저 시비를 걸어오지 않는다면 굳이 상대하진 않겠다며 그들을 내버려 두었다. 그리고 그 중소규모 조직들이, 알박기를 계획한 깡패 같은 놈들의 첫 번째 타겟이 된 것이다.

랜드필을 통해서 돈 좀 만지려는 이들은 칼 좀 쓴다는 놈들을 고용해선, 랜드필에 남아 있는 중소규모 조직들을 정리하고 그들이 차지하고 있던 땅을 빼앗았다. 이후에 정식으로 이 도시의 주인으로 인정 받을 랜드필의 선생, 라그나 아마게돈에게 돈을 받고 땅을 팔아넘기기 위해서.랜드필의 선생의 휘하로 들어가길 거부하고 랜드필에 남아 있던 이들은, 그렇게 큰 기회를 노리고 땅을 빼앗으러 온 약탈자들의 손에 하나 둘씩 사라져 갔고... 그 중 일부는 간신히 목숨을 건진 채로 돌아와 죽은 동료들에게 복수할 겸 겨우 겨우 보존한 삶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랜드필의 선생의 세력에 들어갔다.

그렇게 랜드필 내의 권력 구조는다섯 폭력 조직이 통합된 거대 조직 RGA가 79%, 토지 약탈자들 16% 독자적인 소규모 조직 5%가 되었다.

알박기를 계획한 이들에게 있어서, 지금까지 빼앗은 외각의 땅은 중앙의 중요 지역을 빼앗기 위한 준비 단계에 불과했다. 현재 빼앗은 땅에 거점과 보급로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고용된 놈들을 투입해서 도시의 중앙 부분만 집어 삼킬 수 있다면, 그대로 체크메이트인 것이다. 가난한 도시인 랜드필의 폭력 조직이 규모가 아무리 커 봐야 그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계속 압박을 하다보면 언젠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들의 계획에는 하나의 거대한 헛점이 존재했으며, 그것이 랜드필이 정식으로 도시로서 인정 받기 까지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음에도 중앙 지역을 차지하지 못한 패인이 되었으니, 그것은 랜드필의 선생이 자신이 통솔하는 거대 조직 RGA에 소속된 이들의 대다수에게 나누어 주었던 특별한 힘, 심의였다.

마법은 아닌데 마법처럼 기적을 일으키고, 신의 힘이 아닌데 신의 힘처럼 기존의 상식을 부정하는, 그 위용에 비해 아직까지 대중적으로 밝혀진 것이 거의 없다시피 한 미지의 힘. 그 힘을 계획에 넣지 않았던 탓에 토지 약탈자들의 계획은 난항을 겪고 있었고, 랜드필의 선생은 감히 자신의 도시에서 멋대로 온갖 사고를 쳐댄 그들을 얌전히 보내줄 생각이 전혀 없었다. 실질적인 전력차는 압도적이지만 일부러 그것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서 저 약탈자들에게 '어쩌면 제 시간 안에 땅을 빼앗을 수 있을 지도 모른다'는 헛된 희망을 품게 함으로서, 그들이 도중에 포기하고 달아날 수 없게 만들었다.

시간이 지나 랜드필이 일곱 도시의 대표자들에게서 정식으로 도시로서 인정을 받게 되면, 알박기를 시도한 이들은 자신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랜드필의 본래 주민들 사이에서 몰래 숨어 있다가 기회르 봐서 도시를 탈출할 것이다. 그리고 랜드필의 선생이 그들의 뿌리를 뽑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하나 있었으니...

"오랜만이네요, 앙겔스 경. 설마 이런 누추한 곳에서 경과 마주할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는걸요?"

"아니, 이게 누구야? 로즈네스 양 아닌가? 그러는 로즈네스 양이야말로, 이 도시에는 어쩐 일인가?"

"최근 모험가 길드에서 쿠린이라는 아이가 다음 플레티넘 등급 모험가 후보라고 불리고 있죠. 그리고 그녀가 그만큼 성장한 것은, 랜드필의 선생에게서 미지의 힘을 받았기 때문이라더군요."

"미지의 힘...."

앙겔스 백작은 그녀가 말한 그 미지의 힘이란 것을 모를 수가 없었다. 그들이 아직까지 중앙 지역을 손에 넣지 못한 것이, 바로 그 미지의 힘이란 것 때문이었으니까. 이 냄새 나고 더러운 거지 같은 도시에서 겨우 목숨만 연명하던 버러지 같은 것들이, 왠 별종에게서 받은 그 잘난 힘 하나만 믿고 자신의 사병들과 오래 전 인연이 있었던 전 노예 상인들을 내쫓았던 것은 그보다 더 할 수 없는 큰 굴욕이었으니까.

"그래서 그 미지의 힘이라는 것을 받는 것은 성공하였는가?"

"아쉽게도, 제게는 자격이 없다고 하시더군요."

"자격이 없다라..."

앙겔스 백작은, 대체 그 자격이라는 것이 무엇일지 심히 궁금해졌다. 랜드필의 저 버러지들에겐 자격이 있는데, 3차 이세계 침공 당시 활약했던 저 아름답고 유명한 모험가에겐 자격이 없다니.

"그러는 경께서는 이곳에 어쩐 일이신가요?"

"저야 뭐... 미래를 보고 제게 큰 이익을 안겨 줄 미래에 투자를 하는 중이지요."

"아... 무슨 말씀인지 아시겠네요. 하지만 분위기를 보아하니, 일이 그렇게 순탄치 않은 모양이네요? 그래서 말인데요... 경께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답니다."

"그게 뭐죠, 로즈네스 양?"

"저는 말이죠, 제가 가질 수 없는 것을 그냥 없애버리는 편이 훨씬 나으리라 생각한답니다. 그러니.... 혹시 저도 앙겔스 경과 함께 뜻을 할 수 있을까요?"

"그 말은...!"

로즈네스는, 메타버스 시티에서 광고를 할 당시 많은 이들의 마음을 훔쳤던 그 아름다운 미소를 지어 보이며 답했다.

"전 돈에는 관심 없답니다. 어차피 돈이란 것은, 명예와 명성이 있다면 알아서 굴러 들어오는 것이니까요. 제가 바라는 것은, 그들이 다루는 그 미지의 힘. 저를 더 높은 곳으로 보내줄 그 힘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 외에 다른 모든 것은 경께서 가지셔도 좋습니다."

"로즈네스 양, 분명히 약속하신 겁니다?"

"전, 한 입으로 두 마디를 하지 않는답니다?"

"하하하. 설마 제가 그 유명한 로즈네스 양의 도움을 받게 될 줄이야! 이거 영광이군요!"

"저야말로, 명망 높은 앙겔스 경과 함께 하게 되어 몸 둘 바를 모르겠네요."

"하하하하!"

"호호호호!"

앙겔스 백작으로부터 현재 가용 가능한 병력과 수단, 그리고 연계 중인 다른 이들에 대한 정보를 모두 전달 받은 로즈네스는, 그에게 한 가지 계획을 제안했다. 겉이 너무 튼튼해서 아무리 때려도 흠집 하나 나지 않는다면, 안 쪽에서부터 부수자는 작전. 랜드필의 선생에게 다시금 그 미지의 힘을 요구하겠다는 명목으로 만남을 잡고서, 그녀와 함께 믿을 만한 실력자들이 중앙 지역으로 안으로 침입, 기회를 봐서 경계자들을 처리하고 내부에서 문을 열면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이들이 한 번에 모두 돌격하여 내부를 완벽하게 장악하겠다는 간단명료하고도 확실한 작전이었다.

"허나 로즈네스 양, 만일 그 선생이라는 자가 그대의 요청을 거부하면 어쩔 셈이오?"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 앙겔스 경. 그는 제 만남에 응할 수 밖에 없답니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거든요."

"후후... 정말이지, 로즈네스 양과 만나게 된 것은 행운의 여신의 선물일 것이요."

*

"....하아."

'다음.'

머릿속에서 직접 울려 퍼지는 명령에, 로즈네스는 흠칫하면서도 포커페이스를 유지하며 앙겔스 백작으로부터 들었던 그들이 검거했다는 땅으로 걸음을 옮겼다.

그녀는 골드 등급 모험가이지만 그 특유의 아름다운 외모와 제 3차 이세계 침공 당시의 맹활약 덕분에 그 명성은 왠만한 플레티넘 모험가 못지 않은 수준이었고, 그 덕에 여러 귀족 및 사업가들과도 안면이 있는 사이였다. 그녀가 맡은 역할은, 약탈자 탐색과 함정으로의 유인. 어디의 누가 알박기를 위해 사람을 모았는지 그 신상 정보를 죄다 파악하고, 랜드필의 선생이 그들을 일망타진 할 수 있도록 함정으로 유인하는 것이 그녀의 역할이었다.

'설마 이렇게 수월하게 신뢰를 얻고 정보를 캐낼 수 있을 줄이야. 확실히... 명성의 힘이란 무시할 것이 못 되는군.'

머릿속에서 다시금 들려오는 그 섬뜩한 목소리에, 로즈네스는 심장이 아주 쫄깃해지는 감각을 몇 번이고 맛 봐야만 했다. 예고도 없이 머릿속에서 갑자기 들려오는 것으로도 충분히 놀랄 법한데, 더군다나 이 방식을 통해 들려오는 목소리는 매력적이면서도 무척이나 두려운 느낌이 있어, 마치 악마의 속삭임과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었다.

'약속했던 대로, 후우. 모든 일이 끝난 후에 너와 네 동료들의 죄를 용서하고 아무런 탈 없이 데스페라도로 돌려 보내주겠다. 그리고 너는... 큭. 이 일에 대하여 어떠한 원한도 품어선 안 될 것이고. 알고 있겠지?'

"하아, 하아... 네. 무, 물론이죠."

처음엔 어떻게든 탈출한 후 어떤 방식으로든 복수하겠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던 로즈네스지만, 지금은 전혀 그럴 마음이 들지 않았다. 그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알게 된 후로, 그에 대한 두려움이 알량한 복수심을 가볍게 찍어 누른 영향이었다. 지금의 로즈네스는 그 심의라는 힘이 얼마나 강하든 더 이상 이 도시에, 그의 손아귀에 오래 머물고 싶지 않았다. 최대한 빨리 맡은 일을 수행하고, 동료들과 함께 이곳을 떠난다. 오직 그것만이 현재 로즈네스가 품은 소망이었다.

*

로즈뭐시기는 제게 주어진 일을 잘 해내었다. 다른 크고 작은 도시들에서 찾아온, 감히 이 땅을 멋대로 검거하고 내게 비싼 값에 되팔려는 양아치 놈들의 위치와 신상을 샅샅이 파악했다. 현재 그녀가 보고 듣는 것은 나 또한 마찬가지로 보고 들을 수 있었고, 나는 그녀를 통해 어떤 이들이 감히 나를 상대로 수작질을 벌이려고 했는지 전부 파악할 수 있었다.

"약속했던 대로..."

쮸웁, 쮸우우웁...! 쪼옥, 쫘아아아아압!!!

"...후우. 모든 일이 끝난 후에 너와 네 동료들의 죄를 용서하고 아무런 탈 없이 데스페라도로 돌려보내주겠다. 그리고 너는... 큭."

츄봅, 츄봅! 쪼오옵! 츄릅, 츄릅...! 우부부붑...!!!

"이 일이 대하여, 어떠한 원한도 품어선 안 될 것이고. 알고 있겠지?"

'하아, 하아... 네. 무, 물론이죠.'

로즈뭐시기에게 말을 다 전한 후, 난 한숨을 쉬며 잠시 연결을 끊었다. 그리고...

"잠깐만, 모노. 나 지금 일하는 중..."

"하아, 하아...! 미안하지만, 오늘은 자기가 나 좀 배려해 줘? 어제 계속 입맛 다시면서 기다리다가, 결국 못 참고 혼자서 위로하다 끝나버렸잖아? 나 지금 배가 등가죽에 붙어서, 쓰러지기 직전이거든? 그러니까... 츄릅, 꿀꺽. 헤으읍...!"

"큭...!"

내가 왜 로즈뭐시기가 하는 일을 보고 받으면서 모노에게 펠라치오를 받고 있냐 싶겠지만, 이건 정말 오해다. 나는 그녀에게 이런 일을 시킨 적이 없다. 그동안 내 여성 편력이 워낙 화려한 데다가 책상 밑으로 보낸 여자한테 그곳을 빨라고 시킨 적도 있었으니 설령 누구에게 설명해도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을 테지만, 난 정말 억울하다. 그도 그럴 게, 이번엔 내가 시킨 게 아니라 그녀가 멋대로 찾아와서 빨아대기 시작한 거니까.

내가 누비스랑 몸을 섞어대며 점차 맛있어지는(?) 것을 보다 못해 도중부터 자기 위로를 하다 결국 탈진해서 쓰러져 버렸던 모노는, 어제 맛보지 못한 몫까지 한 번에 맛을 봐야겠다며 기어코 내 바지를 멋대로 벗긴 후에 아주 게걸스럽게 자지를 탐하기 시작했다. 처음엔 순순히 뽑혀 줬는데, 이 굶주린 서큐버스는 만족이라는 것을 모르는 지 정액을 세 차례나 삼키고서도 아직도 내 신 내린 혓바닥 놀림을 자랑하고 있었다.

"큭...!"

뷰르르르릇...! 쪼오옵. 꿀꺽, 꿀꺽...

"베헤에에..."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모두 삼킨 것을 자랑하듯, 혓바닥을 쭉 내밀며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입 안을 보여주니 솔직한 내 몸뚱아리는 그 야시꾸리한 광경에 다시 발딱 설 수 밖에 없었고, 모노는 무한 리필 단백질 드링크를 배가 터질 때까지 들이킬 기세였다. 그런데 오늘은 어째 그 기세가 심상치 않았기에, 나는 피어오르는 불안한 마음에 혹시 몰라 물었다.

"너 혹시...?"

"..."

모노는 내 물음에 아무 말 없이 그저 씨익 미소를 지었고, 그걸로 충분한 대답이 되었다.

이 미친 년, 발정기였으면 발정기라고 말을 하지!

나는 모노가 배를 통통 두드리며 만족할 때까지, 무려 열 한 번이나 단백질을 강제로 뽑혀야만 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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