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아포칼립스 폭군-61화 (61/120)

누구나 왕을 꿈꾼다 (2)

선두에 있던 거구의 남자가 멈춘 곳은 학생회관 5층이었다.

[여러분의 반석, 반석대학교 총학생회]

강청신의 기억대로라면 총학생회실이었던 공간의 철문.

하앙―! 하응―! 하앙―!

“……히끅―!”

강청신은 철문 틈새로 흘러나오는 낯 뜨거운 신음에 딸꾹질을 흘리는 여성 생존자를 응시했다.

그나마 점점 나아지던 떨림이 다시 격해진 상태로 오돌오돌 떨기 시작하는 여성 생존자.

쿵―! 쿵―! 쿵―!

허나, 그런 건 아무 상관 없다는 듯 거구의 남자가 철문을 가볍게 노크했다.

아주 살짝 문을 두드린 손짓에 비해 커다란 굉음으로 울려 퍼지는 노크.

“형님, 저 임완기입니다!”

“어―! 들어와―!”

끼이이익―!

임완기는 팽현재의 허락이 떨어지자마자 문을 활짝 열었다.

“하응―! 하읏―! 흐으으응―!”

강청신은 문이 열리자마자 그들을 반기는 광경에 눈을 동그랗게 뜰 수밖에 없었다.

총학생회실이라는 용도에 맞지 않게 무언가 많이 뒤바뀐 듯한 내부가 그들을 맞이하고 있었다.

총학생회실 안에 지나칠 정도로 가득한 소파와 침대.

그리고 중앙에 놓인 테이블 위에 올려진 가지각색의 음식들과 음료수.

“오― 오늘은 뉴비가 두 명이네.”

무엇보다 문이 열리든 말든 섹스를 이어가는 나체의 남녀에 눈가가 파르르 떨려왔다.

유리창에 양손을 짚은 채로 엉덩이를 쭉 뺀 여자와 그 여자의 엉덩이를 꽉 쥐고선 자지를 박아대는 남자.

강청신은 자신들을 보며 장난스레 웃는 남자와 조심스레 눈을 맞췄다.

임완기라는 거구의 남자가 형님이라 부르기엔 너무 평범한 남자였다.

특별한 것 없는 신장에 특별하지 않은 얼굴.

“하응― 하아앙― 흐으으응―!”

그에 반해 자지를 느끼듯 고개를 천장으로 드는 여자는 그저 옆태를 보기만 해도 꽤 관리를 한 몸매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게다가 이상할 정도로 흐리멍텅하지만 그런데도 숨길 수 없는 단아한 인상.

강청신은 서둘러 침을 꿀꺽 삼키며 가까스로 표정을 관리했다.

“그럼― 저는 이만 내려가 보겠습니다.”

“어― 그래그래. 얼른 내려가서 쉬어.”

임완기는 이런 상황이 너무나도 익숙한 듯 새로운 생존자들을 총학생회실 안에 집어넣고 부드럽게 문을 닫았다.

쿵―!

가볍게 닫힌 문이라기엔 또다시 너무 큰 소음에 어깨를 들썩인 강청신이 주춤주춤 자세를 바로 했다.

시선을 어디다 두어야 할지 매우 난감한 상황에 계속 고개를 사방으로 두리번거렸다.

“야.”

그 순간, 툭 던져오는 팽현재의 한 마디.

깜짝 놀라며 고개를 바로 한 강청신의 시야에 손가락을 뻗고 있는 팽현재가 보였다.

“언제까지 바닥만 보고 있을 거냐. 얼굴 좀 들지?”

자신의 옆에 있는 여성 생존자를 가리키는 손짓에 오돌오돌 떨고 있던 여성 생존자가 삐거덕거리며 고개를 들었다.

“……에라이 씨이발―!”

팡 팡 팡 팡―!

여성 생존자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엉덩이를 내밀고 있던 여자의 엉덩이를 더 꽉 쥐며 허리를 가속했다.

그리곤 유리창을 짚고 있던 여자의 몸을 자신들을 향해 휙― 돌렸다.

“하으응―! 으그으으읏―!”

그 덕분에 팽현재가 자지를 박을 때마다 부드럽게 흔들리는 여자의 가슴이 한눈에 들어섰다.

이상할 정도로 양팔을 허우적거리며 신음을 내뱉던 여자가 팽현재가 보지를 박아대는 힘에 서서히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팡― 팡― 팡―

짐승이 교미하듯 후배위가 된 자세로 다시 엉덩이를 후려치는 소리가 연신 총학생회실을 울렸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는 강청신을 보며 실실 웃어대던 팽현재가 엉덩이를 우악스럽게 주무르던 손을 여자의 머리 위에 올렸다.

우우웅―!

묘한 가동음과 함께 그의 손을 갑작스레 뒤덮은 검은색 무언가.

관장님의 황금색과 비슷한 물질이 천천히 여자의 머릿속에 스며드는 것이 확연히 보였다.

그리고 검은색 물질이 머리에 스며드는 것과 동시에 초점 없는 눈으로 입을 멍하니 벌리고 있던 여자의 눈에 초점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침을 질질 흘리던 얼굴로 갑작스레 강청신과 눈을 맞추는 여자.

“꺄아아아아악―!”

그리곤 지금껏 총학생회실에 얌전히 있던 강청신을 처음 봤다는 듯 찢어지는 비명을 내질렀다.

이리저리 몸을 아등바등 흔들며 강청신의 눈에게서 필사적으로 자신을 가리는 여자.

“흐, 흐윽―! 보지, 보지 마세요― 제발 보지마세요흐으응―!”

“아― 씨발련 갑자기 존나 쪼이네.”

팽현재는 갑작스레 몸을 마구 비틀기 시작한 여자를 더 강하게 찍어 눌렀다.

꽉 잡은 엉덩이에 내려찍듯이 이어지는 박음질.

팽현재가 그의 완력에 어쩔 수 없이 보지를 대주던 여자를 보며 장난스레 입을 열었다.

“다른 새끼가 보고 있으니까 더 흥분하는 거 봐. 이거 창녀 짓한 게 한두 번이 아닌가 봐.”

“흐응― 아, 아니에요― 아니에요오오―!”

“아니긴 뭐가 아니야― 너 무용과라며 무용과면 스폰같은 거 했을 거 같은데?”

“안 했어요― 그런 거― 흐으으응― 안 했어요오― 제바알― 흐으읏―!”

“아― 그냥 했다고 하자, 이 씨발년아. 스폰받던 년 따먹는다고 생각하니까 존나 꼴리네, 아으―!”

팡 팡 팡 팡 팡―!

거의 바닥에 상체를 문대고 있는 여자의 보지를 무자비하게 헤집는 팽현재의 자지.

“크흣―!”

그렇게 빠른 속도로 여자를 희롱하던 팽현재가 고개를 들고 여자의 허리에 자지를 끝까지 들이밀었다.

뷰릇― 뷰르르릇―!

그리곤 멍한 표정으로 얼굴을 부르르― 떨어댔다.

“하아아아―”

한참을 부르르― 떨던 그의 입에서 새어 나오는 나른한 한숨.

팽현재가 ‘후우―!’ 가볍게 숨을 내쉬며 다시 여자의 머리에 손을 올렸다.

우우웅―!

그의 손에서 다시금 발현되는 검은색 물질.

“아― 아아아아―! 현재님, 제발― 현재니이임―!”

그의 손이 다시 올라오자마자 바닥에 엎어져 있던 여자가 곧바로 애원했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아아아―! 아아― 또― 또오― 또 안 보여요― 흑흑― 제발― 제바알 이러지 마세요, 현재님―!”

여자가 아까처럼 멍청하게 주변을 향해 손을 허우적거렸다.

그러다 굵은 눈물을 똑똑― 떨어트리며 오돌오돌 떠는 몸을 서서히 둥글게 말았다.

굼벵이처럼 자신을 보호하는 여성에게 천천히 발을 뻗어 그녀의 젖꼭지는 꼬집는 팽현재.

그렇게 장난스레 여성의 젖꼭지를 꼬집다 강청신과 눈을 맞췄다.

“와― 존나 오타쿠처럼 생겼네.”

감탄하듯 목소리를 높인 팽현재가 강청신을 향해 환하게 웃었다.

“합격, 이 새끼야.”

“…….”

강청신으로서는 어색하게 웃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그렇게 떨떠름한 그의 미소를 연신 피식거리며 보던 그의 시선이 옆자리로 이동했다.

“어― 넌 좀 얼굴을 벽으로 돌려라. 그래― 그렇게― 옳지, 잘한다.”

파들파들 떨며 유리창을 향해 몸을 돌리는 여성 생존자.

그제야 흡족한 미소를 지은 팽현재가 다시 강청신을 응시했다.

무언가 잔뜩 기대한 얼굴로 그가 입을 열려던 찰나―

끼이이이익― 빵― 빠아아아앙―!

학생회관 밖에서 타이어 미끄러지는 소리와 함께 클락션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끼에에에에엑―!

“아― 씨발.”

곧이어 울리는 좀비들의 포효에 팽현재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었다.

가늘게 뜬 눈으로 유리창을 보며 내뻗는 손에서 또 흘러나오는 꺼림칙한 물질들.

그의 손에서 확― 번져 나온 검은색 물질을 따라 시선이 이동했다.

유리창을 통과해 광장 중앙에 정차한 고급 외제 차를 향해 달려오던 좀비들에게 스며드는 검은색 물질.

“끼에에에에엑―!”

그리곤 검은색 물질이 스며든 좀비들이 일제히 제각기 다른 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쿵―!

질주 도중 거목에 머리를 부딪히며 쓰러지는 좀비와 왔던 방향의 반대 방향으로 내달리기 시작하는 좀비들.

“또 존나 귀찮아지겠네.”

그리고 외제 차 문을 닫고 그들이 있는 5층을 노려보며 다가오는 남자에 팽현재가 짜증을 가득 담아 중얼거렸다.

툭―!

“움직여라, 오나홀아.”

“꺄악―! 흐윽―!”

굼벵이처럼 몸을 말고 있던 여자를 툭― 툭― 치대는 발길질.

깜짝 놀란 여자가 기겁을 하며 서서히 몸을 움직였다.

툭―! 툭―!

쉴 새 없이 엉덩이를 치대며 이어지는 방향 지시에 비틀거리며 몸을 기어가는 여자.

그렇게 총학생회실 안쪽 침대까지 도달한 팽현재가 다시 온몸을 만 여자의 젖꼭지를 발가락으로 지분거렸다.

쿠웅―!

“야, 팽현재!”

활짝 열린 문덕에 발생한 거센 바람이 사납게 앞머리를 휘감았다.

급하게 총학생회실에 들어온 남자가 빠르게 총학생회실을 두리번거리다 침대에 있는 팽현재와 눈을 맞췄다.

“너 임완기가 3층 여성분 하나 때려죽였다는 거 알고 있었어?”

“아― 그래요? 지금 알았네요, 선배님.”

누가 들어도 비꼬는 투가 가득한 대답.

허나, 남자는 아무렇지 않게 팽현재에게 말을 이어갔다.

“게다가 오늘 약속했었던 도로 정리에는 얼굴도 들이밀지 않았어.”

“아― 그건 내가 하루 쉬라고 했어.”

“……뭐?”

“뭐 너무 좆빠지게 일해서 피곤하다고 하루 쉬고 싶다길래 마음대로 하라고 했는데?”

“……오늘 도로를 정리해줘야 내일 전단지를 뿌릴 수 있는 곳이 더 늘어날 거 아니야.”

“하아― 그거 하루 늦게 뿌린다고 뒤질 새끼면 전단지 안 뿌려도 이미 뒤졌어요, 선배님.”

“흐윽―!”

실실 웃는 얼굴과 함께 지분거리던 발가락에 힘을 줬는지 굼벵이처럼 몸을 만 여자에게서 새된 신음이 새어 나왔다.

그런 여성을 내려다보며 입술을 잘근잘근 깨무는 남자.

그가 강청신과 몸을 돌려 유리창만을 바라보는 여성 생존자를 응시하며 다시 말을 이었다.

“……그리고 여기 있는 분들은 새로 오신 분들 아냐?”

“맞아.”

“……그럼, 굳이 새로 오신 분들이 있는데 그런 꼴을 보여야겠어?”

남자의 물음에 팽현재의 실실 웃던 얼굴이 다시 굳어갔다.

“흐으윽―!”

더 강하게 여자의 젖꼭지를 꼬집으며 남자를 노려보는 팽현재.

“내가 왜 눈치를 봐야 하는지 모르겠네.”

팽현재가 비스듬히 꺾은 고개로 강청신을 가리켰다.

“오타쿠.”

반성하듯 유리창만 보게 된 여성 생존자.

“존못년.”

그리고 바닥에 깔린 여자.

“창녀.”

그가 남자를 노려보며 헛웃음 끼가 가득한 말을 이었다.

“내가 이런 새끼들 먹여 살리면서 눈치까지 봐야 해? 혼자였으면 몇 년을 버틸 식량을 빌어먹는 거지새끼들 거둬주는데 이런 것도 못해?”

팽현재가 남자를 향해 가운뎃손가락을 올렸다.

“그런 자원봉사는 좆이나 까 드십쇼, 선배님. 정신 좀 차려요. 아직도 네 차 할부가 월마다 따박따박 빠지던 세상인 줄 아네, 이 선배가.”

그가 말을 이어가다 어이가 없어졌다는 듯 다시금 헛웃음을 내뱉었다.

“능력도 꼭 지닮은 거 생겨서 남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 하는 사람이. 너도 내 능력 아니면 옛날에 있었다던 동네 방구차마냥 똥구멍에 좀비 새끼들 붙이고 전국 일주라도 해야 될 팔자 아니야? 그런 새끼가 지금 나를 가르치려 드네?”

“…….”

“말 그대로 어이가 없네요, 선배님.”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진 분노에 가득 찬 차가운 목소리.

허나, 남자는 그 시선을 받아내며 다시 입을 열었다.

“전단지를 뿌려서 사람들을 모으자 한 건 너야. 그렇게 희망을 붙잡고 학생회관에 온 생존자들을 방치하는 것도 너고. 임완기가 이젠 학생회관 안에 있는 사람들까지 죽인다고!”

“아― 그럼 식칼 들고 깝쳤다는데 그걸 안 죽이는 게 오히려 이상하지. 그 새끼가 지금 큰형님 놀이에 얼마나 심취했는데.”

“너― 알고 있는데, 왜 아까 모른 척했어. 그리고 당연히 사람을 그렇게 취급하는데 가만히 있을 사람이 어딨어? 그러니까 내가 여성분들에게도 학생회관에 기여할 수 있는 역할을 드리자고 했잖아.”

“뭐요. 뭐 무기라도 쥐여드려서 같이 좀비라도 잡을까요?”

“그 방법도 있고, 잘 생각해보면 다른―”

“야.”

서둘러 말을 잇는 남자의 말을 끊는 팽현재.

그가 여자를 희롱하던 자리에서 일어나 천천히 남자에게 다가오기 시작했다.

“가만히 들어주려 해도 기분이 존나 좆같아서 못 들어주겠네.”

남자는 점점 다가오는 팽현재를 마주하며 이 상황에 방치되어있는 강청신에게 서둘러 눈짓했다.

여성 생존자를 데리고 어서 나가라는 눈짓.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인 강청신에게 차가운 목소리가 치달았다.

“누가 나가래? 어이 오타쿠.”

강청신은 서둘러 고개를 돌려 팽현재를 응시했다.

“누가 오타쿠 아니랄까 봐 자꾸 찐따 티 낼래? 그냥 딱 보면 여기 대가리가 누군지 모르겠어?”

강청신은 빠르게 고개를 내저으며 움찔거리던 발을 그대로 바닥에 못 박았다.

“유서준 선배님.”

팽현재가 유서준 바로 앞에 서며 손가락으로 관자놀이를 툭툭― 두드렸다.

“대학생이라는 양반한테 이런 걸 일일이 말해줘야 하는 게 존나 어이가 없네.”

툭―!

“야.”

관자놀이를 두드리던 손으로 유서준의 이마를 쭉― 밀어대는 팽현재.

“몇 주, 아니 한 달전까지만 해도 여군, 여소방관, 여경 쓸모없다고 아우성치던 게 우리가 살던 세상입니다, 선배님.”

툭―!

계속해서 유서준의 이마를 툭― 툭― 밀어대는 손길.

“몇십 년 전이든, 최근이든― 전쟁에서 좆같으면 남자 상관도 프래깅인지 상관살해인지로 담가버리는 게 사람 살던 세상이고요.”

툭―!

“우리가 같이 뻔질나게 드나들었던 피시방에서 그깟 게임이 뭐라고 조금만 못해도 죽여버리겠다는 둥 진심을 담아 패드립하고 칼부림 나던 새끼들이 넘쳐나던 세상이에요.”

툭―!

“그런 세상에서 좀비랑 뭔 말도 안 되는 괴물들이 달려드는데 옆에서 침 질질― 흘리고 무기도 제대로 못 쥐고 달달달 떨고 있으면 옆에 있던 사람들이 아주 잘도 어르고 달래주겠다, 그죠?”

툭―!

“이유도 모르고 세상이 펑 터져서 화풀이할 곳이 잔뜩 필요한 새끼들이 아주 잘도 그러겠다, 어?”

툭― 툭― 툭―

유서준을 계속해서 휘청거리게 하는 집요한 손길.

그럼에도 다시 허리를 세우는 유세준을 가만히 노려보던 팽현재가 다시 말을 이었다.

“너 내가 여자나 하루종일 따먹고 있으니 같잖아 보이냐?”

“저기요, 유서준 씨. 내가 당신보다 훨씬 똑똑해요. 대책 없이 외제 차 질러서 여자 따먹을 궁리나 하던 카푸어 새끼가 왜 갑자기 정의의 사도라도 된 것처럼 지랄이지?”

“왜? 그렇게 눈 가로로 쭉 째서 옳은 말, 바른말 조금 하면 뭐가 된 사람 같아? 정신 차려라, 서준아.”

“씨발 그런 건 여자들 따먹으려고 매일매일 출석하던 클럽에서 폼 잡을 때나 쓰시고요, 이건 좆같은 현실이라고요.”

툭―!

결국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진 유서준.

허나, 곧바로 바닥을 털고 빠르게 일어선 그에게 끝나지 않은 말이 이어진다.

“아니 나는 지금 내 특성을 살려서 극한의 효율을 뽑아내고 있잖아? 도대체 뭐가 문제라서 그렇게 투정이냐, 진짜. 왜― 이제 후배 따까리 노릇 하려니까 포지션이 조금 애매해?”

“…….”

“슬슬 짜증 나려 하니까 적당히 해라, 이 새끼야. 시키는 전단지나 잘 뿌리면서 네 아기붕붕이에 자지나 열심히 비비라고 이 새끼야, 3층에 그나마 주던 밥도 끊어버리기 전에.”

투욱―!

일방적인 말이 끝났다는 듯 축객령처럼 휘저어지는 팔.

그 팔에 밀려난 유서준이 휘청거리는 몸의 균형을 잡으며 파르르― 어깨를 떨었다.

“이제 그 벽에 박혀있는 존못년 데리고 꺼져, 카푸어 씹선비새끼야.”

“…….”

유서준은 아무 말 없이 벽에서 덜덜 떨어대던 여자를 이끌고 철문을 열었다.

끼이이익―

활짝 열리는 문으로 보이는 유서준의 등에 대고 팽현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씨발 이래서 학연이 좋아. 저런 트롤러새끼도 꼴에 동아리 선배라고 같이 데리고 가주고.”

쯧―!

닫히는 문과 함께 가볍게 혀를 찬 팽현재가 눈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는 강청신을 보며 다시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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