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6화 (26/131)

“뭔데?”

“그... 혹시 동기화 완료라면서 특전 받았어?”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 훅 들어왔다.

내게 이런 걸 묻는다는 건, 한여름도 뭔가를 얻었다는 얘기였다.

“오냐. 파일 기능 해금됐다던데.”

“꼭 너 같은 거만 받았냐.”

“혈교주 기연을 괜히 강탈한 줄 아냐. 감사하게 생각해라. 넌 게임 하면서 파일 기능 써본 적은 있냐?”

“거의 없지.”

그럼 그렇지.

얘가 수많은 활자 조합물인 파일 쪽을 눈여겨봤을 것 같진 않았다.

“넌 뭐 얻었는데?”

“...비밀.”

“야, 니가 먼저 물어봐 놓고.”

“이따 알려줄게, 이따.”

대체 뭔지 모르겠지만, 당장은 말하기 싫은지 한여름이 입을 꾹 다물어버렸다.

그렇게 우리는 가져온 과자와 팝콘을 먹으며 묵묵히 영화를 감상했다.

영화와 별개로, 한여름의 머릿결과 몸에서 나는 향긋한 체취가 솔솔 올라오면서 정신이 혼미해졌다.

몽롱한 기분에 눈이 반쯤 감겨올 때쯤.

[앙...! 하악...!]

야성적인 교성과 함께 갑자기 베드신이 등장했다.

잠이 한 번에 확 달아났다.

서양 영화 특.

방심하는 순간 베드신이 등장한다.

노골적이진 않았지만, 장소가 장소다 보니 괜히 민망했다.

한여름도 비슷한 생각인지 눈만 데굴데굴 굴리고 있었다.

실은 베드신은 부가적인 문제였다.

아까부터 근처 방에서 나던 소리가 좀 더 노골적이게 변했다.

살과 살이 부딪치면서 퍽퍽 거리는 소리와 ‘하앙’하는 미약한 신음.

어느 정도 방음은 되어있었지만, 이미 내공의 영향으로 예리한 감각을 획득한 나와 한여름에겐 중계하듯 생생하게 들려왔다.

그게 베드신 영상과 결합 되니 민망함이 배가됐다.

한동안 꼼지락거리던 한여름의 손이 갑자기 내 허벅지를 타고 아랫도리까지 닿았다.

“너 뭐 하냐?”

“으, 응?”

우뚝 솟은 그것을 살짝 터치한 한여름이 내 물음에 화들짝 놀랐다.

“나쁜 손이야.”

“좀 만질 수도 있지.”

“...그거 보통 남자가 하는 대사 아냐?”

“몰라.”

내 시선을 피하며 한여름이 눈을 흘겼다.

그렇게 나오신다 이거지.

그녀의 어깨 위로 한쪽 팔을 두르고, 그대로 브래지어 안쪽, 가슴에 손을 집어넣었다.

보드랍고 뭉실한 감각이 손바닥 안에 가득 담겼다.

좀 더 안쪽으로 손을 넣어 살짝 튀어나온 꼭지를 손가락으로 잡았다.

“...살살해.”

거부하기는커녕, 오히려 내 가슴팍에 머리를 툭 치며 말했다.

게다가 뗐던 손 역시, 슬금슬금 단단히 발기된 그곳으로 향했다.

한여름이 느릿한 손길로 내 허벅지부터 사타구니까지 쓰다듬었다.

옷 위임에도 느껴지는 강렬한 자극에, 점점 참기 힘들어졌다.

실은 여기 들어왔을 때부터 이미 반쯤 한계였다.

사방에서 울리는 숨죽인 교성도 그렇고, 무방비한 한여름의 복장도 그렇고.

하나같이 본능을 자극하는 것들뿐이다.

내 그곳이 발기한 것처럼, 한여름의 꼭지도 점점 단단해졌다.

말캉한 감촉 사이로 느껴지는 딱딱한 느낌이 의외로 중독성이 있다.

“...벗어 봐.”

갑자기 한여름이 소곤소곤 작은 목소리로 내뱉었다. 처음에는 바지 안쪽으로 손을 집어넣으려 시도하더니, 막상 제대로 안 되니 아예 벗을 걸 요구해 왔다.

“좀 그렇지 않아? 진심이냐?”

“시끄럽고, 빨리.”

거의 내 바지춤을 붙잡을 기세로 그녀가 팔에 힘을 꽉 줬다.

전에도 느꼈지만, 보통 근력이 아니다.

이대로라면 거의 반강제로 벗겨질 기세기에 순순히 바지와 팬티까지 한 번에 내렸다.

“어....”

한여름의 시선이 터질 것 같이 솟아있는 내 물건에 고정됐다.

“벗으라며. 왜 처음 보는 것처럼 그러냐?”

물티슈를 뽑아 대충이라도 닦으며 말했다.

“이렇게 자세히 보는 건 처음이란 말야.”

한여름이 손가락으로 내 귀두 쪽을 툭툭 건드렸다. 신기한 듯 눈을 화등잔만 하게 뜨고 있는 걸 보니, 괜한 심술이 들었다.

“나만 벗어?”

“...부끄럽잖아.”

“야, 난 안 그러겠냐. 됐다. 그럼 손으로 해줘.”

입으로 해줘.

이렇게 말하려다가, 얼마 전까지 아무것도 모르는 처녀였던 한여름에겐 무리인 요구 같아서 참았다.

“손?”

그녀가 고개를 갸웃하며 날 쳐다봤다.

전혀 모르겠다는 눈치였다.

결국, 시범하듯 보여줬다.

한여름의 차가운 손이 후끈거리는 내 자지에 닿았다.

“이렇게?”

그리곤 내 기둥을 손바닥으로 감싸 쥐고 위아래로 흔들었다.

뭔가 열심히는 하는데, 어설프기 그지없었다.

“살짝만 강하게.”

내 손을 한여름의 손에 포개 좀 더 세심하게 알려줬다.

“이러면 좋아?”

궁금한 듯이 한여름이 날 쳐다봤다.

“자위하는 거랑 비슷하지. 좀 더 좋긴 하네.”

남의 손으로 하는 자위니까.

다만 머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에, 본능이 뇌수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이럴 생각은 아니었는데 말이다.

“뭔가 나오는데, 이거 정액이야?”

내 자지를 흔들던 걸 멈추고 한여름이 손가락을 멍하니 응시했다. 맑은 액체가 손끝에서 미끈거렸다.

“쿠퍼액. 보건 시간에 안 배웠냐?”

“이게 그거구나....”

한여름이 자신의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고 살짝 빨았다.

“별맛 없네. 정액보단 좀 나은 것 같기도?”

“...그걸 왜 먹냐.”

“궁금하잖아.”

저번에 정액도 먹더니. 궁금한 것도 많다.

“됐다. 이제 그만할까?”

막상 여기에 밤꽃 냄새 풀풀 남기고 가는 것도 뭔가 좀 그랬다.

잠시 말없이 내 자지를 쳐다보던 한여름이 갑자기 자신의 팬티를 벗어 다리 하나에 걸쳤다.

“...어?”

그리곤 내가 반응할 새도 없이, 내 위에 걸터앉아버렸다.

코가 맞닿을 정도의 거리에서 서로 눈을 마주쳤다.

열기를 내포한 달뜬 숨결이 내 얼굴을 스쳤다.

“싫어.”

한여름이 입술을 달싹이며 거절의 의사를 표했다.

새하얀 목덜미부터 시작해서 대놓고 보이는 가슴골과 쇄골 라인, 허벅지와 무릎 사이에 걸쳐진 투명한 애액으로 젖어 있는 팬티, 한여름의 흥분한 표정.

하나같이 시각적 자극이 너무 강했다.

“하아... 하아....”

자연스럽게 한여름이 허리를 흔들었다.

빳빳하게 선 내 자지를 자신의 음부로 지그시 누르면서 비벼댔다.

넣지도 않았는데 귀두에서 느껴지는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에 강렬한 쾌감이 밀려 들어왔다.

찔걱찔걱. 질척이면서도 탱글탱글한 탄력으로 꿈틀거리는 보짓살 사이에 내 물건이 아슬아슬하게 움직였다.

“읍...!”

혹여나 신음이라도 새어 나올까, 한여름이 입안을 깨물고 내 목 뒤를 감싸 안았다.

나도 그녀의 얇은 허리에 팔을 두르고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여자애 특유의 달콤한 살냄새가 코를 찔렀다.

여기선 안 되는 걸 알고 있는데도, 끝까지 가고 싶은 충동을 견디기 힘들었다.

“으응... 좋아....”

거의 들리지도 않을 만큼 작은 목소리로, 한여름이 내 귀에 대고 속삭였다.

“하아... 읏...!”

갑자기 한여름이 허리를 움직이는 걸 멈췄다

쿵쾅거리던 심장 소리가 더 크게 울렸다.

“...못 참겠어. 넣을래.”

그대로 내 자지를 세워 비좁은 구멍에 겨누고 천천히 넣었다.

“읍...! 좀, 아프네.”

뚜뚝- 마치 마지막 남은 실이 끊어지는 것처럼.

약간의 저항감 따위는 안중에도 없이 한여름은 꾸욱 허리를 누르며 앉아버렸다.

뜨거운 속살이 오물거리며 내 귀두를 압박했다.

첫경험처럼 생으로 한 탓에 오돌토돌한 질벽 점막의 감각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콘돔 안 껴?”

빡빡한 조임과 강렬한 흡입력에 미친 듯이 움직이고 싶은 걸 참고, 애써 입을 열었다.

정상위보다 이 자세가 모든 면에서 훨씬 자극이 심했다.

“하아... 괜찮아... 나, 특전.”

“갑자기 그 얘기는 왜...?”

“신체 조작... 배란일도 조절 가능해... 하읏...!”

한여름의 대답은, 내 마지막 남은 이성을 앗아가게 만드는 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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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느릿하게 한여름의 등줄기를 쓸어내렸다.

보드라운 실크 재질 너머로 느껴지는 말랑말랑한 맨살의 감촉이 사뭇 자극적이다.

훑어 내려가던 손이 이내 한여름의 탄력 있는 둔부에 닿았다.

한여름은 여전히 내 위에 올라타서 어설픈 허리 움직임을 반복했다.

고작해야 삽입한 채, 엉덩이로 사타구니를 비비는 수준인데도.

거의 뿌리까지 먹혀있어서 그런지 쫀득쫀득하게 달라붙는 점막의 감촉이 그대로 전해져왔다.

찔걱. 찔걱.

뜨겁고 촉촉한 속살 사이로 애액이 배어 나와 조금씩 아래를 적셨다.

“하아... 하읏...!”

한여름이 신음을 참으며 입술을 잘근잘근 깨물었다.

내 목덜미를 붙잡은 그녀의 손아귀 힘이 점점 강해졌다.

커다란 신음보다, 이런 상황에선 오히려 저게 더 꼴렸다.

게다가 저런 차이나 드레스를 입고 하는 섹스라니.

야동에서나 보던걸.

솔직히 꼴려서 미칠 것 같다.

부드럽게 잡고 있던 한여름의 둔부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그리곤 좀 더 빠르게.

내가 원하는 대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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