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27화 (27/131)

“하윽...!”

참지 못하고 터진 큰 신음에 당황했는지, 한여름이 한 손으로 입가를 가렸다.

“하아... 하지마아....”

한여름이 내 귀에 대고 입술을 달싹였다.

대답 대신 그녀의 목덜미를 조금씩 핥다가 살짝 깨물었다.

“윽...!”

고통과 쾌감이 뒤섞인 숨결이 내 귓불을 간지럽혔다.

내 어깨에 파묻히듯이 그녀가 고개를 숙였다.

한여름의 흐트러진 머리칼이 우리 둘을 덮었다.

찌걱- 찌걱- 찌걱-

살갗과 살갗이 맞닿은 부위에선 미끈미끈한 애액에서 비롯된 음란한 소리가 연신 울렸다.

“하으윽...! 그, 그만...!”

한여름이 다급하게 내 손을 붙잡았다.

“그만?”

막상 내가 손으로 움직이는 걸 멈췄는데도, 한여름은 고혹적인 얼굴로 허리를 움직이고 있었다.

“...내가 할래. 넌... 가만히... 있어.”

조금씩 움직이던 한여름의 허리가 아예 멈췄다.

그리곤 나를 밀쳐서 완전히 눕히고, 그 위에 M자로 올라탔다. 검은 머리카락 사이로 한껏 붉어진 귀가 보였다.

“전에 그, 위에서 맞지?”

첫경험 때 내가 했던 말을 신경 쓰고 있던 모양이다. 귀엽긴.

“치마 들어 올려 봐.”

“이렇게?”

한여름이 손으로 드레스 옷깃을 잡고 살짝 들어 올렸다.

순백의 복부 아래로 젖어있는 핑크빛 결합부가 대놓고 드러났다.

“어.”

“...이거 넘 부끄러운데.”

“알아서 하신다면서요?”

“닥쳐 봐. 지금... 할 거니까.”

입술을 살짝 깨문 한여름이 조금씩 허리를 위아래로 움직였다.

허벅지 안쪽이 수축하며 이전보다도 더 강해진 조임 때문에 자지가 아플 지경이다.

찰박- 찰박- 찰박-

한여름의 허리 움직임에 따라 사타구니와 엉덩이가 부딪치면서 나는 천박한 소리가 방안을 메웠다.

“하읏, 좋아....”

자지가 왕복할 때마다 귀두 끝이 무언가를 쿵쿵 두드렸다.

“읏... 하앗....”

“머리 좀 뒤로 넘겨봐.”

“...응.”

한 손으론 여전히 드레스 옷깃을 잡아 자신의 가슴께까지 밀착시킨 채.

고개를 살짝 기울이면서 머리를 쓸어올려 움켜쥐었다.

머리카락을 붙잡으려 팔을 위로 들어 올리면서 새하얀 목덜미와 매끈한 겨드랑이가 그대로 노출됐다.

“...이러면 좋아?”

“존나 좋지.”

“하읏...! 너, 표정 존나 꼴린다.”

한여름이 나와 눈을 마주치며 어딘가 야릇한 표정을 지었다.

퍽! 퍽! 퍽!

처음에는 부드럽게 찍어누르던 움직임이 이내 격한 방아질로 변했다.

허벅지를 움찔거리면서도 박자를 타며 연신 살을 부딪쳐왔다.

찰팍- 찰팍-

“아악...! 학, 학...!”

철퍽이는 애액 소리와 쾌락에 휩싸인 신음이 뒤섞였다.

한여름의 발가락이 먹이를 움켜쥔 매처럼 오그라들었다.

숨을 거칠게 내쉬던 한여름이 점점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야릇한 쾌감에 허덕이는 색기 어린 눈초리를 마주하니 가만있기 힘들었다.

“읏...!”

한여름의 등을 붙잡고 내 쪽으로 최대한 밀착시켰다. 아예 껴안듯이.

달든 숨결이 뺨을 스치고 몰캉몰캉한 그녀의 가슴이 내 가슴팍을 짓눌렀다.

“이거 쫌... 불편한데....”

“내가 알아서 할게.”

“...웅.”

적당한 체중감과 체온과 체온이 겹쳐지면서 나는 포근한 이 느낌은, 자위로는 절대 얻을 수 없는 감각이다.

한여름의 둔부를 양손으로 단단하게 붙잡고 자세를 조절하며 허리를 움직였다.

“흐응, 흐윽....”

허리를 튕기며 탄력 있는 엉덩이를 꽉 쥐고 흔들 때마다 뜨거운 신음이 귓가를 때렸다.

딱 달라붙어 있는 탓에 강렬한 살냄새가 풍겨왔다.

퍽퍽, 퍽, 퍼억- 퍽-

잔뜩 수축한 보지 때문에 맹렬한 사정감이 스멀스멀 밀려들었다.

“하아, 하아, 미칠 것 같아....”

한여름이 입술을 달싹였다. 그리곤 내 입술에 자신의 입술을 포갰다.

“읍...!”

내가 반응할 새도 없이 이빨 사이로 혀가 비집고 들어왔다. 혀와 혀가 얽혔다 떨어지고, 이빨로 서로의 입술을 가볍게 깨물고를 반복했다.

묵직하게 쿵쾅거리는 심장박동 소리가 요란했다.

이대로 계속하고 싶었지만, 슬슬 한계다.

허리를 끊임없이 움직이며 계속했던 진득한 키스를 멈췄다.

“후아....”

“...쌀 것 같은데.”

“기, 기다려.”

한여름이 갑자기 몸을 들어 올려 내 물건을 빼버렸다.

“야, 뭔데?”

“여기에 싸.”

한여름이 무릎을 꿇고 내 자지를 주저 없이 입에 넣었다.

“괜찮아?”

“우음...!”

그녀가 고개를 끄덕이며 혀로 내 물건을 훑었다.

쭈웁, 쭈웁- 위아래로 빨아들이는 뻣뻣한 움직임.

처음 하는 펠라다 보니 당연히 능숙하진 못했지만, 이미 한계에 다다른 내 자지는 그것조차 견디지 못했다.

얼마 지나지도 않아 끈끈한 정액이 세차게 한여름의 입으로 뿜어져 나왔다.

“웁...!”

그대로 뱉을 법도 한데, 인상을 마구 찡그리면서도 그녀는 내 정액을 전부 삼켰다.

가느다란 목덜미가 연신 꿀렁거렸다.

결국 내 자지의 움찔거림이 멈출 때까지 한여름은 내 자지를 입에 물었다.

“하아....”

오므린 입술 사이로 깊은숨이 배어 나왔다.

“맛없어...!”

미간을 잔뜩 좁히며 혀를 내밀었다.

“그냥 뱉지.”

“싫어.”

한여름이 아까 가져왔던 음료를 단숨에 들이켰다. 그리곤 기절하듯 다시 내게 몸을 기대왔다. 내 품에 안긴 그녀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고생했다.”

“진짜 좋았어?”

“어. 존나.”

“헤헤....”

뭐가 그리 좋은지 한여름이 배시시 웃어댔다.

“아프진 않았고?”

“웅냐. 첨에만 좀 아프고 나중엔 괜찮았어.”

“...근데 안 들렸겠지?”

중간부터는 나도 흥분 상태라 솔직히 잘 모르겠다. 나름 조심하긴 했는데, 솔직히 여기 방음이 빈말로라도 좋다고는 못 하거든.

“몰라. 다른 방도 떡치는 거 같던데 뭘.”

“여자애가 떡친다가 뭐냐 떡친다가.”

“그럼 섹스. 야쓰?”

“무친련.”

푸른 눈동자가 물끄러미 나를 올려다봤다.

“또 할래?”

“한 번 더 하면 쫓겨날 거 같은데?”

“하긴, 신음 참다 죽을 뻔.”

“이따 집에 가서 하자.”

사실 나도 한 번으로는 쌓였던 게 안 풀렸다. 사정한 지 얼마나 됐다고, 내 아랫도리는 또 한여름의 몸에 반응했다.

“좋아. 얘도 아직 불만 있나 보네.”

한여름이 손가락으로 다시 발기한 내 자지를 툭툭 건드렸다.

“장난감 아니다.”

“싫어. 내 전용 장난감 할래. 대신.”

“대신?”

“내 보지도 네 전용이야. 자궁 쪽에 네 전용 보지라 적고 다닐까? 이름까지 적어서.”

연거푸 이어지는 정신 나간 소리에 나는 순간 할 말을 잃고 말았다.

한여름이 자신의 자궁부를 물끄러미 내려다보다, 내 물건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이거 근데, 지금 보니 좀 귀여운 것 같아.”

...저게?

내 물건이지만 불끈거리는 핏줄이 귀여움과는 전혀 먼데 말이다.

“귀엽다고?”

“귀엽잖아. 아씨, 나 엄청 젖었네.”

한여름이 자신의 보지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더니 움찔했다. 가느다란 손가락에 미끈거리는 애액이 묻어 반짝였다.

“기다려 봐.”

옆에 있던 물티슈를 뽑았다.

허벅지부터 시작해서 다리 사이, 섹스한 직후라 두툼하게 부풀어 오른 클리토리스까지.

꼼꼼하게 닦았다.

한여름은 거부하지 않고 눈을 반쯤 감은 채, 내 손길을 받았다.

“안에 안 싸길 잘했네. 축축해.”

뒷정리까지 마치고 한여름이 무릎에 걸쳐놨던 팬티를 입으면서 말했다.

“그러게. 질싸 했으면 팬티 난리 났겠고만.”

“질싸...? 직접 들으니까 좀 야하다.”

“섹스는 안 야하고요?”

“그건 추임새 같은 거지.”

대체 무슨 기준인지는 모르겠다만 어차피 얘를 완벽히 이해하는 건 포기했다.

“맘대로 하세요.”

“진짜 마음대로 한다? 후회하지 마?”

“여기서 덮치진 말고.”

“칫.”

한여름이 새초롬하게 눈을 흘겼다.

진짜 덮칠 생각이었냐.

“굳이 안에는 안 싸도 되나 보다.”

문득 든 생각을 말했다.

“그런가 봐.”

한여름이 고개를 갸웃하며 배를 쓰다듬었다.

확실히 나도 느끼고 있었지만, 섹스한 것만으로도 스멀스멀 날뛰기 시작하던 기운이 안정을 되찾았다.

“담에는 안에도 싸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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