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아... 좋았어?”
“오냐.”
“좀 더 노골적으로 말해도 되는데.”
“한여름 보지 존나 맛있다.”
“아, 꼴리긴 하는데. 좀만 더, 자연스럽게 해봐. 국어책 읽기도 아니고 그게 뭐야.”
“...나도 부끄럽거든.”
얜 무슨. 나라고 무슨 강철같은 멘탈만 자랑하는 줄 아나 보다.
눈을 한번 새초롬하게 흘깃하면서 한여름이 자지를 쑥 뺐다. 그리곤 일어서서 대음순을 살짝 벌렸다.
“으아....”
사정한 직후인데, 정액이 흘러나오는 핑크빛 보지를 보고 있으니 또 제멋대로 아랫도리에 반응이 왔다.
일어나서 휴지를 찾아 건넸다. 한여름이 휴지로 부드럽게 아래를 닦다가 시선이 스멀스멀 내 그곳으로 향했다.
“또 섰어?”
“요새 쌓여있어서 한 번으론 만족이 안 돼.”
“그럼 또 하자.”
“저기 가서 할까?”
나는 넓은 거실 한구석에 있는 대형 거울쪽을 가리켰다.
“...저기?”
한여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좀 더 잘 보이면 좋잖아.”
“으... 좀 부끄러운데.”
“이리 와.”
나는 한여름의 팔목을 붙잡고 그대로 거울 앞에 끌고 갔다. 그리곤 앞에 한여름을 세워두고, 뒤에서 허리를 껴안았다. 서로의 맨살이 맞닿으면서 뒤쪽에서부터 포옹하고 있는 모습이 거울에 노골적으로 비쳤다.
“몸 이쁘네.”
“여기서 어떻게 해?”
“뒤치기로 할래?”
“나 그거 싫은데.”
한여름이 마음에 안 드는 표정으로 입술을 샐쭉거렸다.
“다른 건 다 좋아하면서 왜?”
“좀... 개들 교미 같잖아. 부끄럽기도 하고.”
“부끄러워?”
“보이잖아... 그... 뒤쪽.”
아, 그런 거였군. 이제야 대충 심리가 이해 갔다.
“안 보면 되잖아.”
“조금이라도 보일 거 아냐. 하면서 얼굴도 안 보이고.”
“그래서 거울 있잖아. 얼굴 잘 보임.”
“....”
머뭇거리는 한여름의 엉덩이를 움켜쥐고, 뒤로 쭉 빼버렸다.
“꺄악...?!”
다급히 한여름이 양팔로 거울을 짚으면서 허리를 숙였다.
복숭아 모양의 탄탄하고 하얀 엉덩이를 잡고, 그 사이로 자지를 밀어 넣었다.
“하아악!”
가쁜 숨을 내쉬며 한여름이 허리를 숙였다.
조이는 걸 넘어, 이건 나도 조금 아플 지경이었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체위 중 가장 조임이 강했다.
막상 거울을 앞에 두고도, 한여름은 눈을 거의 감아버렸다. 나는 한여름의 허리를 조금 눌러 자세를 편하게 잡고, 허리를 바로 움직였다.
“눈 떠, 한여름.”
보지를 자지로 푹푹 찌르면서 명령조로 내뱉었다.
“하윽...! 학... 시, 싫어...!”
“개같이 따먹어 준다며.”
“꺄악! 내가 이렇게 따먹, 힌다는... 얘기는, 아니, 었거든...! 하윽!”
퍽퍽퍽- 출렁거리는 가슴과 부끄러움에 잔뜩 붉어진 얼굴이 거울에 비치며 꼴림을 더했다.
찰싹- 엉덩이를 손바닥으로 한번 가볍게 때렸다.
“꺄악!”
“안 아픈 거 안다.”
“...좀 더.”
“뭐라고?”
“엉덩이, 때려줘. 윽!”
기어들어 가는 목소리로 한여름이 중얼거렸다. 그게 묘하게 야릇한 느낌이라, 마다하지 않고 자지를 박을 때마다 찰싹찰싹 엉덩이를 때렸다. 이내 빨간 손자국이 새하얀 살결 위쪽으로 사방에 찍혔다.
“흐윽...! 그만, 나... 갈 거 같아. 그만...!”
“아직 아냐.”
퍽퍽! 단호하게 내뱉으며 한여름의 허리를 붙잡고 격하게 흔들었다.
“아앙! 악!”
간드러진 신음과 함께 속살이 꽉 조여왔다. 덕분에 나도 더는 참기 힘들어졌다.
“쌀게.”
마지막으로 골반을 튕기자, 꿀렁거리는 감각과 함께 정액이 뿜어졌다.
“으읏...!”
한여름이 허벅지를 부르르 떨면서 발가락을 꿈지럭거렸다. 그러다가 버티지 못하고, 푹 주저앉았다. 잔뜩 헝클어진 머리카락이 얼굴 일부를 가렸다.
“야, 괜찮냐?”
나는 다급히 주저앉은 한여름의 앞에 쭈그렸다.
한여름이 눈물을 글썽이며 내 가슴팍을 주먹으로 톡 쳤다.
“...너무 격했어.”
“아팠냐?”
“아픈 건 아니고.”
“다음부턴 좀 살살할까?”
“...싫어.”
한여름이 시선을 피하면서 눈을 내리깔았다.
연달아 절정을 맞아 흐트러진 한여름의 모습을 보고 있으니.
진득한 퇴폐미가 느껴져서 평소와 꽤 다른 느낌이었다.
근처에서 물티슈를 가져와 한여름에게 건넸다.
“고생했다.”
“...움.”
한여름이 아래를 닦으면서 볼을 우물거렸다. 무언가 할 말이 있어 보였다.
“왜?”
“끝내게?”
그러면서 물끄러미 나를 올려다보는 눈망울을 마주하니.
...묘하게 흥분된다.
“난 아직 팔팔하지.”
그 증거로 몸을 일으켜 세운 뒤, 또 발기한 그곳을 한여름의 얼굴 앞까지 들이밀었다.
“읏! 얜 왜 이리 힘이 넘치는데.”
“오래 굶어서? 더 할래?”
“...여기 말고. 침대로 가자.”
한여름이 붉게 상기된 얼굴로 내 손을 잡아끌었다.
***
“...나 이제 못해.”
“좀 쉬자.”
“흐아아....”
거친 숨을 내쉬면서 내 몸 위에 한여름이 풀썩 쓰러졌다. 대체 몇 번이나 했는지 모르겠다. 태양지체의 괴물 같은 성능에 나는 아직도 팔팔했지만, 한여름은 한참 전에 한계를 맞이해버렸다.
“진짜, 짐승이야.”
“싫으면 살살 할게.”
“싫다는 건 아니고.”
“봐, 좋으면서.”
“...이씨.”
차마 반박은 못 하고 한여름이 눈만 치켜떴다. 이러니까 귀엽긴 귀엽단 말이지. 나는 천천히 내 가슴께에서 볼을 비비적거리고 있는 한여름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분 좋은 듯 한여름의 눈이 서서히 감기기 시작했다.
알몸으로 서로의 몸을 겹치고 있는 탓에 빠르게 뛰는 서로의 심장 소리가 고스란히 전해졌다.
조금씩 잦아드는 심장 박동과 호흡을 만끽하며, 우리는 편안하게 잠이 들었다.
지이잉-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단잠에 빠져있던 내 귓가에 진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 올려 흐리멍덩한 시야로 폰을 확인한 나는 벌떡 몸을 일으켰다.
“...무슨 일이야?”
옆에서 한여름이 졸린 목소리로 물었다.
“천하연 왔다는데?”
“응?”
“지금 아래래. 일단 조금만 기다려달라 했어.”
주변을 둘러본 한여름의 눈동자가 두 배는 커졌다.
“...어쩌지?”
“대충 정리하고 넌 씻으러 들어가. 나머진 내가 알아서 해볼게.”
“우으... 알았어.”
우리는 허둥지둥 주변을 정리했다. 설마 얘기도 하지 않고, 다짜고짜 천하연이 쳐들어올 줄은 전혀 예상 못 했다.
그렇게.
적당히 정리를 마친 나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천하연을 집으로 불러들였다.
...어떻게든 되겠지.
다음화 보기
“어서 와. 오랜만이네.”
김무공이 직접 문을 열면서 천하연을 맞이했다. 들어가자마자 현관에는 여성의 것으로 보이는 신발이 있었다. 쏴아아- 누군가 씻는 소리가 천하연의 귓가에 들려왔다.
“누구 있나?”
“누구겠냐. 한여름이지.”
“...연락도 없이 와서 미안하다. 방해했나 보구나.”
흐트러진 옷매무새와 어딘가 나른한 표정, 목덜미에 난 이빨 자국들. 욕실에서 몸을 씻고 있는 한여름의 존재. 그리고 코끝을 스치는 은은한 밤꽃 냄새.
‘했구나.’
모든 걸 종합해 봤을 때 둘이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음은 확실했다. 천하연의 귓불이 살짝 붉어졌다.
“방해... 까진 아니고 자고 있었거든. 막 일어났어.”
볼을 긁적이면서 김무공이 입구 근처 응접실로 천하연을 안내했다. 김무공이 묵고 있는 흑룡각 펜트하우스에는 손님을 맞이할 수 있는 거대한 응접실만 둘이었다.
“뭐 마실래?”
“아무거나 괜찮다.”
“커피 괜찮지?”
“그래.”
탁- 김무공이 커피를 가져와 천하연의 앞에 내려놓았다.
“갑자기 연락도 없이 무슨 일이야?”
김무공이 의아한 듯이 물었다.
“장로님 중 한 분으로부터 김무공 사제... 와 나에 대한 혼약이 오갔다는 얘기를 들었구나.”
“...공개 안 한다며 은근슬쩍 말했네.”
“어르신들이 워낙 짓궂은 면이 있으셔서... 너무 신경 쓰진 않아도 된다. 내 선에서 어떻게든 막아볼 터이니.”
“어차피 사저가 막지 않아도 우리 사부는 절대 허락할 생각이 없어 보이던데?”
사저라는 단어를 들은 천하연이 시선을 슬쩍 피했다.
“그, 호칭 말이다.”
“호칭?”
“우리끼리 있을 땐 이전처럼 하는 게 낫겠구나.”
“하긴, 아카데미 가서도 사저라 부를 수는 없으니.”
끄덕. 천하연이 고개를 주억거렸다.
“아무튼. 호칭 문제는 그렇게 하도록 하고....”
말꼬리를 흐리며, 잔을 채우고 있는 동그란 얼음을 천하연은 물끄러미 응시했다. 한동안 이어진 침묵에 김무공이 입을 먼저 열었다.
“할 말이라도 있어?”
천하연이 욕실 쪽을 힐긋 보고는 기막을 쳐서 소리를 차단했다.
“무슨 얘기길래 기막까지 치고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