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90화 (90/131)

“하긴, 네가 후기지수 연배랑 드잡이질하기도 급수가 안 맞긴 하지.”

게다가 천하연은 이미 어지간한 대문파의 장로급 실력을 지니고 있었다. 후기지수 연배에서 천하연의 일초라도 받을 수 있는 자가 그리 많진 않았다. 여기 아카데미 생도 중에서도 상위권이나 되어야 가능하겠지.

하물며 화경에 오르기라도 한다면, 그건 아예 경우가 달라진다. 화경이라 함은 보통 자신의 분야에서만큼은 천하제일에 도전해볼 자격이 된다는 얘기고, 천하몇대고수 이런 자리에 꼽히기도 할 정도였으니까. 그때부터는 후기지수가 아닌, 전 무림인을 통틀어서도 상대가 드물어질 거다.

함께 의자에 앉아 느긋하게 술을 홀짝이고 있자, 천하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응?”

내가 고개를 갸웃하며 천하연을 올려다보자, 그녀가 내 뒤에서 팔을 감아왔다. 금빛 머리칼이 스르륵 흘러내려 귓가를 간질였다.

두근두근- 포실포실한 느낌. 그리고 평소보다는 확연히 빨라진 천하연의 심장 소리가 들렸다.

“다시 보아도 확실하구나.”

“...뭐가?”

“나는 아마, 그대를 사랑하는 것 같구나.”

본능적으로 뒤돌아보려고 하자 천하연이 내 머리 위에 턱을 얹고, 팔로 꾸욱 목을 죄어들었다. 당연히 강제로 자세가 고정됐다.

“....”

저 말을 듣고도, 나는 침묵하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천하연이 내 귓가에 대고 입술을 달싹였다.

“무신제는 미안하구나. 그대의 방패가 되어줘야 할 텐데. 내가 나서지 않는다면, 그대는 모든 악의를 홀로 감당해야겠지.”

목에 두른 팔이 좀 더 조여들었다. 나는 조심스레 천하연의 손에 내 손을 겹쳤다.

“...거기서 더 조르면 나 숨 막혀. 글고 무슨 걱정인지는 알겠는데, 상관없어. 고작 그런 게 무서웠으면 애초에 공개적으로 뭔가 하지도 않았겠지.”

“역시, 그대는 자격이 있구나.”

“자격?”

천하연이 부드럽게 팔을 풀었다. 따스한 온기가 점점 멀어져갔다.

“비밀이야.”

“음.”

나는 남은 술을 한 번에 들이켜고, 느릿느릿 자리에서 일어났다. 천하연은 테이블 근처 은은한 조명 아래서 나를 빤히 응시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얼굴만 봐선 짐작하기 어려웠다.

“먼저 잘게.”

천하연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테이블 근처의 작은 스탠드를 제외하고 불을 끈 뒤 누웠다.

스윽- 눈을 감고 잠을 청하던 중, 불현듯 이불 속으로 천하연이 들어왔다. 술기운 섞인 숨결이 몹시도 가까웠다. 비단결 같은 머리칼이 내 가슴팍을 덮었다.

반사적으로 눈꺼풀을 들어 올리자, 천하연이 아예 내 가슴에 얼굴을 폭 파묻고 누워버렸다. 고절한 경지임에도, 천하연의 몸은 평범한 여자애의 그것과 크게 다를 바 없었기에. 당연히 남성 중에서도 큰 편인 나와 덩치 차이는 꽤 났다.

오히려 안겨있는 상태로 체구를 가늠해 보니 한여름보다 가녀린 것 같기도 했다. 가슴 정도나 비슷할까. 이런 얇은 몸에서 대체 어떻게 그런 거력을 내뿜는 건지, 신기할 정도였다.

적당한 무게감과 말캉하면서도 보드라운 살의 감촉이 사뭇 자극적이었다. 나는 한 손을 천하연의 뒷머리에 손을 올리고, 천천히 쓸어내리기 시작했다. 허리선을 따라 골반까지 살살 쓰다듬기를 반복했다.

천하연은 마치 고양이처럼, 내 품에 안겨 손길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표정이야 전혀 안 보였지만.

움찔.

그러다가 순간, 천하연이 어깨를 떨었다.

“...미안.”

내가 먼저 사과했다. 잠깐 방심했다가 아랫도리가 그대로 솟구쳐 올라 천하연의 몸을 찔렀다.

“...괜찮다.”

가슴 쪽에서 천하연이 입술을 우물거리는 게 느껴졌다. 아까부터 심장 소리는 계속해서 커져만 가고 있었다.

나도, 천하연도.

문득, 아까 봤던 파일이 떠올랐다. 각오. 무언가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는 것 같아서 마냥 기분이 좋진 않았지만, 냉정히 생각해보면.

나는 언젠가 천하연과 하게 될 거다.

그건 운명과도 같은 예감이었다. 이리 연인처럼 껴안고 천하연의 등줄기를 쓸어내리면서도, 내 마음에 깃든 건 죄책감이 아닌 포근함과 일말의 흥분이었다. 천하연이 인지하지 못한 새에 그리됐듯이, 나 역시 마찬가지였던 거다. 이대로라면 미래는 뻔했다. 조금씩 선을 넘으려 시도하다가, 어느 순간 완벽하게 넘겠지.

두근두근. 아까부터 빨라진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나는 천하연의 허리를 꽉 안고, 옆으로 몸을 틀어버렸다.

“읏...!”

당황한 천하연의 숨소리가 들려왔다. 옆으로 누운 자세에서 거리를 조금 벌렸다. 천하연이 무슨 일이냐는 듯 나를 올려다봤다.

“....”

자세를 낮춰 조금씩, 천하연의 얼굴에 내 얼굴을 가져다 댔다. 무언가를 직감했는지, 천하연의 눈꺼풀이 서서히 감겼다.

코가 닿을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서, 나는 얼굴을 살짝 틀어 천하연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갰다. 고작 이런 것에 긴장했는지, 천하연의 입술이 미미하게 떨렸다.

모든 것에 능숙한 줄 알았더니, 이런 부분은 한없이 어설프구나. 의외의 면모였지만, 남자라면 사랑스럽게 느낄 수밖에 없는 모습이었다.

“읍....”

입술 박치기에 가까운 입맞춤을 하다가, 나는 슬쩍 틈을 비집고 혀를 넣었다. 그러자 천하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살짝 거리를 벌렸다. 포갰던 입술이 떨어졌다. 타액의 실이 길게 늘어지다가 뚝 끊어졌다.

고작 이런 것에 충격이라도 받았나 싶다. 나는 손을 들어 천하연의 말캉한 볼을 천천히 쓰다듬으며 입을 열었다.

“키스는 하지 마?”

도리도리. 천하연이 작게 머리를 저었다.

“...처음이니. 조금만 상냥하게.”

천하연이 수줍게 머리를 푹 숙였다.

충분히 얌전하게 한 거 같은데, 다짜고짜 딥키스는 자극이 심했나 보다. 처음이라는 말을 듣자, 아랫도리가 격하게 반응했다. 확실히 처음이라는 말은 정체 모를 마력이 있다. 터질 것 같은 아랫도리를 애써 진정시켰다.

“우리 사저가 이리 부끄러움이 많았나?”

나는 매끄러운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가벼운 어조로 말했다.

“그대는 너무 짓궂어.”

토라진 척하며 천하연이 머리로 내 가슴팍을 톡 쳤다. 고작 이런 걸로 짓궂다니. 괜히 장난기가 들어 천하연의 새하얀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깨물 듯이 키스했다. 진한 살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꺄흣...!”

순간, 천하연의 입에서 나왔다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새된 신음이 터져 나왔다.

...한여름이 귀가 약점이듯이, 천하연은 목이 특히 예민한듯했다. 나는 키스 도중에 일부러 바람을 불면서 간질였다가, 입술을 꼭 모아 살을 쪽 빨아댄다든가. 그런 것들을 섞었다.

천하연이 몸을 부르르 떨며 양손으로 내 머리를 감싸 안고 꽉 쥐었다.

“그만....”

거절의 표현과 다르게, 정작 밀어내려는 의지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거친 신음만이 계속해서 새어 나왔다. 한동안 이어진 키스 세례에 천하연의 몸에서 힘이 점점 빠져나갔다.

“그만...!”

이번에는 확실한 거절의 표현이었다. 나는 목덜미에 파묻었던 얼굴을 들어 천하연을 쳐다봤다. 붉게 상기된 얼굴로 천하연이 나를 흘겨댔다.

지금껏 전혀 느끼지 못했지만.

저렇게 보니 천하연도 이제 갓 스무 살에 불과하다는 게 확연히 체감됐다.

한 마디로, 귀엽다.

평소에 도도한 모습만 보여줘서 그런가.

나름 색다른 맛도 있다.

나는 입꼬리를 살살 올리며 물었다.

“진짜 그만해?”

“...알면서 묻는구나. 짓궂어.”

천하연이 주먹으로 내 가슴을 팍 쳤다. 평소와 다르게 전혀 힘이 실리지 않은 주먹질이었다. 나는 한 손으로 천하연의 허리선을 따라 옆구리와 골반까지 완만하게 쓸어내렸다. 처음에는 살짝 움찔했지만, 이내 천하연은 눈을 감고 내 손길을 거부하지 않았다.

손을 좀 더 아래로 향해, 천하연의 허벅지를 붙잡고 다리 한 짝을 내 몸 위에 올렸다. 자연스럽게 서로의 몸이 더 밀착됐다.

나는 그대로 천하연의 입술에 다시 한번 키스를 했다. 처음처럼 느긋한 입맞춤부터 시작해서, 입술을 비집고 혀를 집어넣었다.

이번에는 거절하지 않았다. 어찌할 줄 몰라 하는 천하연의 혀를 조금씩 건드렸다가, 이빨을 자극하기도 하고. 조금씩이나마 혀와 혀가 얽혔다.

“흡...!”

아까 먹은 술 때문인지 진한 알콜향이 확 올라왔다. 취하지도 않았는데 냄새만으로 정신이 몽롱해지는 기분이다.

키스하면서, 느슨한 가운 안쪽의 맨살에 손을 집어넣고, 점점 위로 올렸다. 더는 참기 힘들었다. 천하연은 파리하게 몸을 떨면서도 눈을 꼭 감고 참았다. 갈비뼈 위쪽을 훑으며 마침내 손끝이 천하연의 가슴까지 도착했다.

씻고 나오면서 ‘잘 입고 있다’ 말했던 속옷은 아예 벗어버렸는지, 아무런 저항도 없이 탄력 있는 살덩이가 손안에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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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연이 눈을 부릅떴다. 지금껏 단 한 번도 외간남자의 손길을 허용하지 않았던 부분이 마음껏 유린당하고 있었다. 평정심은 이미 흐트러진 지 오래였다.

“읍...!”

능숙하게 이빨 사이를 비집고 들어온 그의 혀가 천하연의 구강 점막 구석구석을 범했다. 처음 겪는 진득한 키스에, 천하연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키스란 게 이렇게 야한 행위였던가.

“츄읍... 쭙.”

서툴기 그지없는 천하연을 자연스럽게 리드하면서, 손으로는 부드럽게 가슴을 애무했다. 살결이 스치는 소리와 타액이 끈적하게 섞이는 감각에, 천하연은 아랫배가 따뜻해지는 걸 느꼈다.

‘너무 능숙해.’

이미 무인도에서 ‘유심히’ 본지라 알고는 있었지만, 새삼스레 그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었다. 이유 모를 심통에, 김무공의 혀를 살짝 깨물었다. 아프지 않을 정도로.

이번에는 김무공의 눈동자가 동그랗게 변했다. 곧바로 그가 눈을 가늘게 뜨고, 입술을 뗐다.

아쉽다.

더 하고 싶다. 그와 온종일 입술을 겹치고 싶다.

불현듯 드는 생각에, 천하연의 볼이 점점 상기됐다. 그녀의 심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김무공의 손이 점점 아랫배를 지나 가랑이 사이로 향했다. 천 쪼가리 하나 걸치지 않았기에 그의 손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었다.

“...!”

천하연의 어깨가 파르르 경련했다. 이미 각오한 바였지만, 역시 민망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거침없이 파고든 그의 손은 일자로 앙다물어진 균열 사이까지 도달했다.

“읏...!”

살짝 깨문 입술 사이로 신음이 새어 나왔다. 핑크빛의 그곳은 이미 한참 동안 계속된 진한 키스로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손가락 하나가 미끄러지듯 움직였다.

“읍...! 으읍!”

천하연은 손등으로 입을 막으면서, 숨을 삼켰다. 고작 비비는 수준인데도 자극이 너무 강렬했다. 천하연은 내공으로 주독을 몰아내지 않았다. 오히려 진기를 최대한 억제했다.

그 때문에 술기운에서 오는 약간의 알딸딸함 때문인지, 정신이 혼미해졌다. 점점 욕망을 주체하기 힘들었다.

“하윽...!”

찰박찰박- 물소리와 거친 신음이 고요한 침실 내에 울려 퍼졌다. 혼자 자위하는 것과는 아예 차원이 다른 쾌감이었다.

이윽고 손가락이 조그마한 구멍으로 파고들기 직전.

천하연은 다급히 팔을 붙잡았다.

“손가락은 넣지 마?”

의아한 목소리로 김무공이 물었다. 천하연은 시선을 살짝 피하면서, 입술을 달싹였다.

“...손가락 말고. 다른 거....”

“다른 거 뭐?”

“알면서 그러는구나.”

“전혀 모르겠는데.”

김무공이 입꼬리를 살살 올렸다. 천하연은 곧바로 김무공의 솟아오른 아랫도리를 움켜쥐었다.

“이거 말이다.”

“윽, 너무 강하게 쥐었어. 예민한 곳인데.”

“벌이야.”

“...그럼 벗는다?”

끄덕. 천하연은 묵묵히 김무공이 옷을 벗는 걸 응시했다. 그간의 거친 수련으로 인한 탄탄한 근육질 몸매가 드러났다. 곳곳에 남아 있는 야성적인 흉터를 지나, 천하연의 시선이 한 곳에 고정됐다.

“....”

“너무 빤히 보는 거 아냐?”

김무공의 그곳은 이미 커질 대로 커져 있었다. 종종 간접적으로 보고 겪은 바 있었지만, 이렇게 근접에서 실물을 보는 건 처음이었다.

“그게, 들어간다고...?”

천하연은 멍하니 혼잣말처럼 읊조렸다. 손가락 하나조차 들어가기 힘든 구멍에 저 거대한 것이?

“처음은 좀 아플 텐데, 괜찮아?”

“고통이야 익숙하다만... 찢어지는 거 아닌지 모르겠구나.”

“딱히 그렇진 않을걸.”

정자세로 누운 천하연의 위에, 발가벗은 김무공이 올라왔다. 천하연의 가운은 격한 애무 과정에서 이미 바닥에 이불처럼 깔려 뽀얀 나신이 그대로 드러났다.

희미하게 비치는 주홍빛 스탠드 조명 아래.

천하연의 유려한 굴곡이 은은하게 빛났다.

김무공이 천하연의 다리를 M자로 벌렸다. 이렇게 알몸으로 마주 보는 자세가 되니, 천하연은 이전보다 몇 배는 수치스러운 기분을 느꼈다.

“천천히 할게.”

두근두근- 천하연은 콩닥거리는 심장을 진정시킬 수가 없었다. 점점 다가오는, 핏줄이 불거진 빳빳한 기둥. 천하연은 얼굴을 아래로 내려 빤히 쳐다봤다. 이내 김무공의 귀두가 천천히 클리를 비비기 시작했다.

“흐읏...!”

고작 손가락 따위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쾌감이 몰려왔다. 두꺼운 그것이 자그마한 클리를 자극할 때마다 달구어진 신음과 거친 숨소리가 터졌다.

찔걱찔걱. 클리부터 대음순을 가르고 분홍색의 젖은 속살을 비빌 때마다, 천하연의 허리가 움찔거렸다.

“하윽...! 그만하고....”

“그만하라고?”

“읏, 넣어...!”

잘 보이지도 않을 만큼 꼭 맞붙어있는 핑크빛 속살을 두꺼운 귀두가 비집고 들어갔다. 약간의 전진 끝에, 손가락 하나조차 들어가기 힘든 작은 구멍이 귀두를 틀어막았다. 두꺼운 처녀막의 감촉을 느끼며, 김무공은 마지막으로 물었다. 더 한다면 이제 되돌릴 수 없다.

“...진짜 넣는다?”

“두 번 말하게 하지 마.”

천하연이 팔을 이마에 대고 입술을 달싹였다. 흐트러진 금발과 살짝 일그러진 얼굴이 사뭇 자극적이었다. 김무공은 느릿하게 허리를 밀어 넣었다. 조금은 성급한 삽입 때문에 저항감이 거셌다.

“하악...!”

천하연이 숨을 몰아쉬며 발가락 끝을 오므렸다. 뚜둑두둑- 무언가 끊어지는 소리와 함께, 마침내 귀두 끝이 완전히 삽입됐다.

“괜찮아?”

대답 대신, 숨을 헐떡이며 천하연이 양팔을 내밀었다. 김무공은 허리를 숙여 천하연의 입술에 가볍게 키스했다. 천하연이 팔로 김무공의 머리를 감싸 안으며,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괜찮으니 계속.”

잔뜩 흐트러진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녹색 눈동자가 선연한 의지를 품고 있었다. 조금씩 김무공의 허리가 움직였다. 고통은 크지 않았으나, 처음 겪는 이물감과 아랫배를 치는 둔탁한 충격에 천하연은 자연스레 다리로 김무공의 허리를 감았다.

“읏... 하으....”

쯔꺽찔걱- 천하연을 배려한 탓에 김무공은 최대한 살살 삽입을 계속했다. 뜨겁고 미끈거리는 질내가 자지를 감싸왔다. 한여름과 비슷하면서도, 조금 더 매끄러우면서 쫀득쫀득한 감각이었다. 조임 자체는 의외로 한여름이 더 강렬했기에 누가 낫다고 볼 수는 없었지만.

‘다르네.’

이 와중에 비교나 하는 것부터 쓰레기 같은 발상이었지만, 느린 움직임 탓에 질 내부 감각이 생생하게 느껴져 자연스레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읍...!”

왕복 운동을 할 때마다, 천하연이 꾹꾹 참는 신음을 내뱉었다. 처음에는 고통에 미간을 찌푸렸던 게, 점점 풀어지기 시작했다. 어차피 이 정도 고통이야 고단한 수련에 비하면 버틸만했다.

“하읏...! 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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