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18화 (118/131)

순백의 천 쪼가리가 하나 보였다. 뽀송뽀송함이 느껴지는 게, 미리 가져왔던 걸 꺼내 입은듯했다. 나름 승부 속옷이라 해야 할지. 그런 것 치곤, 섹시함보다 귀여움이 강조되는 디자인이었다.

이것도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색기라곤 전혀 없는 그 모습이, 마치 자신의 순결함을 온몸으로 어필하는 모양새라. 오히려 잔뜩 힘이 들어간 속옷보다 내 이성을 쉽게 끊어버렸다.

위를 슬쩍 올려다보니 적하가 떨리는 눈망울로 나를 쳐다봤다.

“으아아....”

결국, 참지 못한 적하가 양손으로 푹 익어버린 얼굴을 가려버렸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커다란 가슴, 탄력과 말랑함이 공존하는 복부가 그대로 드러났다.

“천천히 할게.”

“굳이, 말하지 않아도 돼요. 저 모르니까... 알아서요.”

자그맣게 속삭이는 적하의 목소리가 음심을 자극했다. 저런 말을 듣고도 참을 수 있는 남자는 고자거나, 이성애자가 아니겠지.

나는 자세를 조금 바꿔, 한 손으로 적하의 가슴을 움켜쥐고 다른 손가락은 허벅지 사이의 균열로 향했다. 옅은 얼룩이 져 있는 그곳을 부드럽게 비비면서 조금씩 눌렀다. 천 너머에서도 감촉이 생생하게 전해져왔다.

“하읏...!”

한동안 이어진 애무에 적하가 몸을 움찔 떨면서 허벅지를 오므렸다.

“벌려야지.”

“...우으....”

점점 젖어가는 팬티를 느끼며, 나는 조심스럽게 팬티 안쪽으로 손을 넣었다.

“윽...!”

겉으로만 문질렀는데도, 이미 안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나는 조심스럽게 적하의 속옷을 벗겨냈다.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알몸.

“꼭 불 켜야겠어요?”

적하가 다시 한번 소심하게 항변했다.

“예쁜 몸 가려지면 아깝잖아.”

“별로 안 예쁜 거 같은데.”

“아냐, 완벽해.”

“키가 작잖아요.”

“언제는 안 작다며.”

“그래도....”

“작거나 크거나 나름의 매력이 있는 법이지.”

빈말이 아니라, 진심이 섞인 얘기였다. 크면 큰 대로, 작으면 작은 대로 여성은 매력이 있다.

아직 여물지도 않은듯한 그곳을 나는 바라봤다. 적하가 손가락 사이로,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내 행동을 관찰하는 게 느껴졌다. 하여간,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귀엽다.

“이상하진 않아요?”

“전혀.”

일자로 꽉 다물어진 그곳이 마치 남자의 손길을 거부하는듯했다. 나는 손가락으로 핑크빛의 그곳을 벌렸다. 꽃잎처럼 벌어진 속살 사이 구멍에, 원형의 주름 고리가 붙어있었다. 이제는 저것이 무슨 기관인지 알고 있다. 순결을 상징하는 처녀막.

“손가락 넣어본 적 없어?”

“네?”

“여기 안쪽 말야.”

촉촉하게 젖어있는 음순을 비비면서 말했다.

“읏...! 당연히, 없죠.”

“자위는 해봤을 거 아냐.”

“팬티 위로 비비거나 샤워기로만....”

“샤워기?”

“...물로 하면 좋거든요.”

처녀들은 그런 자위를 선호하는구나. 새로운 깨달음을 얻었다.

“하윽...!”

찰박거리는 물소리가 점점 강해졌다. 작은 클리를 비롯하여 겉 부분만 지분거렸음에도, 충분할 정도로 물이 나왔다. 나는 조심스럽게 손가락 하나를 안쪽으로 집어넣었다.

“으아아아....”

귀엽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적하의 목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상대적으로 작다는 건, 몸의 다른 기관도 대부분 작다는 걸 의미했다. 아래쪽도 예외는 아니라, 고작 손가락 하나를 넣었을 뿐인데도 격렬하게 꿈틀거리며 꽉 조여왔다.

“손가락이에요?”

“하나.”

“아으....”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최대한 안쪽을 풀어줬다. 물 흐르듯 부드럽게 손길을 옮기면서 준비를 끝마쳤다. 나는 손가락을 쑤욱 빼내며, 적하의 몸 위에 살짝 올라타고 위치를 조절했다.

“아읏... 이거... 좋아요.”

내 그곳으로 클리를 비비기 시작하자 적하가 입술을 달싹였다. 처녀라 그런지 겉을 자극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쾌감을 느끼는듯했다. 물론 나는 여기서 멈출 생각이 없었다.

“넣을게. 아, 콘돔 껴야지.”

내가 그곳을 떼려고 하자, 적하가 다리로 내 허리를 감싸버렸다. 어디 가지 말라는 의사 표명이었다.

“피임 안 해도 돼?”

“저, 약 먹고 있어요. 주기 조절하려고....”

“피임약은 통해?”

“네. 그러니까 그냥 넣어줘요.”

무인은 약발을 안 듣는 경우가 너무 많았다. 오죽하면 당문 주요 사업 중 하나가 무인 대상으로 통하는 약물 개발일 정도였으니까.

피임약도 효과가 없는 거 아닌가 싶었더니, 의외로 먹히는듯했다. 나로선 행운이었다. 모텔의 두꺼운 콘돔은 보자마자 하고 싶은 생각을 싹 사라지게 만들 정도였다.

“허리 좀만 들어.”

“이렇게요?”

적하가 동그랗게 뜨인 눈으로 내 물건을 쳐다봤다. 베개를 받칠까 했더니, 굳이 그럴 필요는 없을듯했다.

“어, 딱 좋아.”

균열을 비비던 그곳을 조금씩 밀어 넣었다. 고깃덩어리로 된 창처럼, 내 그곳이 적하의 균열을 강제로 비집고 들어갔다.

“윽!”

적하가 크게 호흡을 하며 신음성을 내뱉었다. 끝부분만 살짝 넣었는데도, 뚜드득 하는 느낌과 함께 처녀막이 찢겨나가는 게 귀두 끝에 생생했다. 파과의 고통에 적하가 입술을 질끈 깨물었다.

“괜찮아요. 멈추지 말고....”

손가락 하나조차 넣은 적 없는 구멍이다. 당연히 훨씬 커다란 것이 강제로 비집고 들어갔으니 고통이 심할 수밖에.

나는 조금씩 삽입하면서 적하의 입술에 키스했다. 내 물건이 조금씩 파고들면서, 아랫도리에서 후끈한 열감이 밀려들었다.

우리는 서로 마주 보며, 키스를 계속했다.

“읍... 으읍...!”

혀가 얽히고 살과 살이 비벼지는 감촉은 언제나 충만한 만족감을 선사했다. 단순히 뜨겁게 감싸오는 물건의 감촉만이 전부는 아니었다. 오히려 일차원적인 그런 건, 편린에 불과했다.

여체의 부드러움과 진한 살 냄새. 지금 하기엔 참 쓰레기 같은 생각이었지만, 속살의 느낌이 다 제각각이듯이 다른 것들도 마찬가지였다.

누가 더 낫다고 보기엔 각자 강점이 달랐지만. 입술에 하던 키스를 멈추고, 적하의 목덜미에 머리를 박은 뒤 약하게 깨물었다.

“읏...!”

신기하게도, 적하의 몸에서는 햇볕의 향기가 물씬 풍겼다. 따사로운 햇볕에 잘 말린 이불에서 나는, 그런 포근한 느낌. 인형 냄새 같기도 했다. 여하튼, 체향조차 귀엽다고 해야 할지. 구석구석까지 사랑스러운 아이다.

“아윽... 앗!”

꽉 다문 입술 사이로 고통과 쾌감이 뒤섞인 신음이 새어 나왔다.

찌걱- 찌걱- 허리를 튕길 때마다 질척이는 점막이 달라붙었다. 작은 체구 때문인지, 아직 끝까지 밀어 넣기는 힘들었다.

“하악! 흐으윽!”

점점 고통보다는 쾌감에 가까운 소리를 내뱉었다. 적응이 꽤 빠르다. 어느덧 귀두 끝이 가장 깊숙한 곳까지 두드렸다. 발가락을 꽉 오므리면서, 적하가 몸을 떨었다.

퍽퍽퍽- 교접부가 부딪칠 때마다, 황홀한 쾌감이 밀려들었다. 적하가 내 목을 꽉 끌어안고 자신 쪽으로 당겼다. 애타게 서로를 탐했다. 지금은 그것만 생각했다.

“읏...! 하아! 으응...!”

찰팍-찰팍- 달뜬 숨결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절정에 가까워지면서, 적하의 신음도 점점 교태로워졌다. 성적인 자극이 강해질수록, 안쪽 점막도 더욱 적극적으로 꿈틀거리며 죄어들었다.

“하아악!”

헐떡이는 숨소리와 함께, 적하가 내 등판을 손가락으로 꽉 움켜쥐었다. 동시에 강렬한 사정감이 밀려들었다.

“쌀게.”

“안에, 안에 싸주세요.”

저 말이 내 마지막 남은 인내심을 앗아갔다. 물건이 강하게 진동하면서 질내에 정액을 뿜어냈다. 푹- 세찬 정액을 울컥 뿜어내는 그곳을 뽑아내자. 처녀혈이 섞어 살짝 붉은 빛을 띠는 정액이 느릿하게 새어나왔다.

“하아... 하아....”

적하가 손을 툭 내리면서 상기된 표정으로 나를 쳐다봤다. 나는 마시멜로처럼 부드러운 볼을 한 번 쓰다듬었다. 흐트러진 머리칼 사이로 보이는 주홍빛 눈동자가 사뭇 사랑스럽다.

“...좋았어요?”

“당연히.”

몸을 휘감고 있는 강렬한 기운. 지금은 무시하기로 했다. 나는 적하의 이마에 가볍게 키스하고 옆으로 누웠다.

“아래는 좀 괜찮아?”

“찌릿찌릿하네요.”

“미안하다. 부드럽게 하려고 했는데 하다 보니 너무 격해졌네.”

“전 그게 더 좋아요. 참지 못할 정도로 좋았다는 얘기잖아요?”

싱긋 웃은 적하가 내 품으로 쏙 안겨 왔다. 나는 적하의 뒷머리를 천천히 쓰다듬었다. 내 가슴팍에서 적하가 입술을 달싹였다.

“사랑해요.”

“그래.”

“뭐야, 그게 끝이에요?”

삐진 말투로 적하가 내뱉었다.

“미안하다. 사랑하긴 하는데....”

“쉿. 무슨 얘긴지는 알아요.”

적하가 머리로 내 가슴팍을 톡 한 번 쳤다.

“전 작은 조각이라도 좋아요.”

저 말에 담긴 무거운 의미에, 마음이 아려왔다. 이렇게 사랑스러운 아이를 내가 독점해도 될까.

“방금 무슨 생각했는지 맞춰봐도 돼요?”

“뭔데?”

“이런 아이를 첩으로 들이는 게 맞을까? 차라리 더 좋은 남자 찾아서. 뭐 이런 말도 안 되는 생각 했죠?”

“...첩이라니.”

“정실은 불가능하잖아요. 현실적으로 첩이라도 되면 다행이지요.”

“아니. 그게 말이다.”

정곡을 바로 찔리니까 할 말이 없었다.

“시끄럽고. 제가 만족하니 됐어요. 다른 남자 만날 바엔 콱 혀 깨물고 죽을 테니까 그렇게 아세요. 제가 죽으면 화장해서 사부님 석탑 옆에 뿌려주시고... 아, 열녀비도 하나 세워주세요.”

기회가 오자마자 또 재잘재잘 속닥인다.

“요 녀석이. 죽는다는 얘기 함부로 하는 거 아냐.”

적하를 꽉 안아 내 몸 위에 올려놓았다.

“...아래, 커졌는데요?”

“내가 정력이 좀 좋아. 양기가 많아서.”

“그렇겠네요.”

주섬주섬 손을 아래로 내리던 적하가 내 물건을 집더니, 자신의 음부에 다시 비벼댔다. 그리고는 쑥 집어넣었다. 처음 했을 때 보다는 저항감이 확실히 적었다.

“하아....”

“괜찮아?”

첫경험 직후인데 너무 무리하는 게 아닌가 싶어서 걱정스럽게 물었으나, 적하는 이미 조금씩 허리를 움직였다.

나는 참지 못하고, 적하의 양 겨드랑이에 손을 넣어 아예 들어 올려버렸다. 사람 하나의 무게 정도야, 지금 나에게는 솜털과도 다를 게 없었다.

“꺄악!”

새된 비명과 함께 적하가 내 목덜미를 꽉 감싸 안았다. 덕분에 소위 말하는 들박 자세가 되어버렸다.

“이, 이렇게 해요?”

허공에 매달린 채, 적하의 눈동자가 격하게 진동했다. 나부끼는 머리칼에서 기분 좋은 향기가 풍겨왔다.

“싫어?”

“아뇨... 해볼게요.”

세심한 조절이 필요한 자세였다. 나는 조심스럽게 적하의 몸을 상하로 움직였다. 아직 밤은 많이 남았다.

***

아침을 알리는 산새 소리가 잠을 깨웠다. 새근거리는 숨결이 바로 옆에서 느껴졌다. 나는 찬찬히 적하의 몸을 쓰다듬었다. 어제 그렇게 만져댄 살결이지만, 이 말랑매끈한 피부는 만져도 만져도 중독성이 있다.

“우웅....”

처음인데도, 적하는 계속해서 하길 원했다. 마치 오늘이 아니면 못할 사람처럼. 둘 다 원체 체력은 강한 편이라, 적하의 아래쪽이 결국 먼저 한계가 다가왔다.

그렇게 횟수도 세기 어려울 만큼 계속된 정사를 끝낸 이후. 둘 다 쓰러지듯 잠들었다. 중간부터는 여유가 생겨서 저번에 익혀놨던 방중술 구결도 시험해보곤 했다. 심법 경지의 상승은, 굳이 상태창으로 확인해보지 않아도 알 정도로 확연했다.

천하연 때처럼 경지가 한 방에 상승한다든가 그러진 않았지만. 어느새 일어난 적하가 눈을 반쯤 뜨고 나를 응시했다.

“일어났어?”

“...네.”

적하가 부스스하게 눈가를 비볐다.

“씻어야겠네요....”

자신의 아랫배를 문질문질하던 적하가 몸을 일으켰다.

“으앗.”

그리고는 휘청이며 다시 침대에 앉았다.

“괜찮아?”

“다리 풀렸어요.”

이번에는 내공까지 돌렸는지, 아까보다 훨씬 절도있는 발걸음을 내디뎠다. 그런데도 다리가 미세하기 후들거리는 거 보면, 어제는 확실히 무리한듯했다. 나도 기지개를 한 번 펴고, 연락 온 걸 확인했다.

[어디야?]

한여름의 짧은 메시지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그대로 몸이 굳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