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화 〉NO.1 이은혜를 잊지 않아
에로.
야겜의 본질이자 목적, 이 소설을 읽으러 온 사람들이 히로인과의 떡신을 보러 왔듯이, 야겜에서는 히로인이 벌거벗고 알몸을 드러내며 쾌락에 신음하는 걸 보기 위해 게임을 산다.
그리고 정우가 떡치는 거 하나는 인정했던 야겜이 배경인 이 세상은, 야한일을 하는 게 너무나 쉽다.
설정 자체가 여자보다 남자의 정조가 더 귀하고, 여자의 성욕이 더 뛰어나다는 남녀역전 세상을 배경으로 삼았으니까.
떡신 CG회수는 게임 시작 1분만에 가능하다. 당장 정우도 깃발이 떠 있지 않은, 그러니까 자신과 안면도 익히지 않은 여성에게 다가가 섹스를 하자고 한다면 상대방 여성은 조금은 고민하는 척 하겠지만 고개를 끄덕일거라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외모도 나쁘지 않고, 몸도 탄탄하고, 무엇보다 고등학생이니.’
고등학생! 젊고 싱싱한데다가 교복을 입고하는 제복 플레이까지 가능한 만능 엔터테인먼트! 전생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여고생이라는 단어에 낚여 피를 봤는가.
이 세상엔 그 위력이 그대로 남고생에게 옮겨졌다. 남고생인 지금 자신은 세계 최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먼저 손 대는 건 안 돼.’
게임 속에선 떡신을 보는 게 목적이니, 먼저 손을 대든지 말든지 신경 쓰지 않았다. 하지만 현실이 된 지금은 상대방이 먼저 자신에게 손을 대게 만들어야 했다.
손을 대게 만들고, 은근슬쩍 밀어내면서 상대방의 죄책감을 자극한다. 계획은 완벽했다.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집으로 올 택배도 배달 음식도 없었으니, 지금 올 사람은 단 한사람뿐이었다.
마지막으로 옷차림을 확인한 정우는 천천히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밖에는 예쁘게 차려입은 은혜가 우물쭈물하며 서있었다.
“어서와.”
“시, 실례하겠습니다…….”
은혜가 크게 소리를 지르려다 목이 턱 걸려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인사를 했다. 정우는 그런 그녀를 보면서 쿡쿡 웃었다.
“아무도 없어.”
“어? 아, 아무도 없다고?”
“맞아.”
지금 이 집에는 아무도 없다. 한 번도 얼굴을 보지 못 한 부모님은 어차피 오늘도 오지 않을 예정일테니.
“들어와.”
“시, 실례할게…….”
은혜는 신발을 벗으며 조심스레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갈수록 심장의 두근거림은 커져만 갔다.
* * *
“하아, 하아…….”
‘미, 미치겠어……!’
같이 중간고사 대비겸 공부를 하자는 정우의 말에, 주말에 정우네 집에 들린 은혜는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가라앉히지 못 한 채 크게 심호흡을 하고 있었다.
호흡을 할때마다 코로 들어오는 정우의 냄새, 남자의 향기. 그게 그녀의 머리를 헤집어 놓으며 강렬한 여성 호르몬을 분비시켰다.
임신시켜라!
어서 빨리 자신을 임신 시키라는 여성 호르몬이 분비되자 그녀의 몸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자궁에선 배란 준비를 마친 채 아기씨가 들어오길 고대하고 있었다.
“마실 게 없네.”
“아, 응. 괜찮아.”
부엌에서 마실 걸 찾아 들고온 정우는 컵에 얼음물을 따라 가져왔다. 손님 대접엔 부족하지만 지금 은혜에게는 충분했다.
한시라도 빨리 불타오르는 이 속을 가라앉힐 무언가가 필요했다. 얼음물을 받아 든 은혜는 망설임 없이 곧바로 물을 들이켰다.
시원한 물이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며 순간 전신에 엷게 퍼진 열을 가라앉힌다. 뜨거운 속을 진정시킨 은혜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으나, 어째서인지 아까 전 보다 뜨거운 열기가 속에서 불타오른다.
“하아, 하아…….”
“괜찮아? 어디 아파?”
“아, 아프다니! 하나도 안 아파!”
그렇게 말하며 그녀는 끈적하게 달라붙은 속옷을 슬쩍 손으로 잡아 당겨 떼 내었다. 엉덩이를 살짝 들어 다시 바닥에 주저 앉으며, 그녀는 이미 속옷이 질척하게 젖어 들기 시작했다는 걸 깨달았다.
‘미친…….’
아마 자리에서 일어나면 그녀가 앉아 있던 자리에 자그마한 얼룩이 생겨 있을거라고, 그녀는 보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었다.
속옷은 이미 무장해제가 되어 질척거리는 천 쪼가리가 된 지 오래요, 입고 온 치마도 조금씩 젖어들고 있었다.
다시 한 모금 물을 가득 들이킨 은혜는 정우에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로 달려갔다. 깔고 앉았던 치마 엉덩이 부분과 속옷이 얼룩질 정도로 젖어 있었다.
“흐읏, 미친년아…… 갑자기 왜 이래…….”
이유를 찾던 그녀는 지금 몸이 발정기라는 걸 깨달았다. 생리가 끝나고 몸이 임신을 준비하는 시기. 몸이 유전자를 후대에 남기기 위해 성욕을 들끓게 만드는 시기.
문제는 하필이면 지금이 그때라는 거였다.
‘평소엔 이렇게 심하진 않았는데……!’
그땐 발정해봐야 박아줄 남자도, 임신할 가능성도 적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발정기고 뭐고 매일같이 발정해 자위를 하던 시기여서 그랬던걸까.
지금처럼 심했던 때는 없었다. 이렇게 밖을 돌아다니지 못 할 정도로 흥분하던 날은 없었는데.
왜 하필이면 오늘.
‘왜 오늘!’
정우랑 조금은 사이가 좋아질까 말까한 오늘. 미친년이 발정이 나서, 은혜는 찐득하게 떨어지는 애액을 휴지로 닦아내고, 이미 걸레짝이 된 팬티 안에 생리대를 차듯 휴지를 둘둘 감아 잔뜩 넣어둔 뒤에 다시 밖으로 나섰다.
“다, 다녀왔어…….”
“응. 아, 준비 다 해놨어.”
방에는 정우가 이미 교과서와 공책을 꺼내놓고 공부할 준비를 모두 마쳐놓고 있었다. 은혜는 슬쩍 자기가 앉아 있었던 자리를 확인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액체로 진득하게 젖어 있었기에 물을 마시는 척 슬쩍 그 자리에 물을 흘렸다.
“아! 미안! 물 엎질렀어.”
“괜찮아. 닦으면 되지. 옷은 안 젖었어?”
“어. 옷은 안 젖었어.”
은혜는 어색하게 물을 바닥에 흘리고 정우에게 휴지를 받아서 바닥을 닦아냈다. 아직 얼룩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그게 은혜가 흘린 물인지, 은혜에게서 흘러내린 물인지는 모르리라.
‘괜찮아. 괜찮아.’
“자, 그럼. 공부하자.”
“으, 응.”
원래는 정우와 마주보는 자리에 앉았었지만, 은혜가 원래 앉아 있던 자리에 물을 엎질렀기에 자연스레 자리를 그의 바로 옆으로 옮겼다. 180도에서 90도만큼 가까워진 자리에 은혜는 가까워진 만큼 더 강렬하게 느껴지는 그의 향기에 정신을 차리지 못 했다.
“은혜야.”
“하아, 하으윽…….”
“은혜야?”
“어? 어!? 왜!”
갑자기 이름을 불린 은혜는 화들짝 놀라며 정우를 바라보았다. 어쩌면 들켰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이 더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진짜 괜찮아? 어디 아픈 거 같은데……”
“아니야! 그냥…… 더워서! 집이 더워서 그래!”
“그래? 에어컨은 청소를 안 해놔서 못 키는데.
정우는 그렇게 말하며 에어컨을 가리켰다. 아직 그렇게 더운 날씨가 아니었기에 당연 청소는 되어 있지 않아 먼지가 가득 쌓여 있을 터.
무시하고 틀었다간 순식간에 방이 화생방으로 변하는 수가 있었다.
애초에 은혜도, 그리 춥거나 덥지 않은 날씨에 가볍게 원피스와 가디건만 걸치고 오기도 했고.
‘그냥 벗을까…….’
차라리 두껍게 입고 왔으면 어떘을까, 한 꺼풀 한 꺼풀 벗어나갈수라도 있었겠지. 가디건을 벗으면 원피스 아래는 속옷이 전부다.
아무리 여자가 노출에 관대하다고 해도, 좋아하는 남자애 앞에서 속옷 차림이 되는 걸 거리낌 없이 할 정도는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은혜는 원피스 가슴자락과 치마를 펄럭이며 열을 식혔다.
“하아, 하아아.”
은혜가 더워하는 모습을 보이니, 정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자기 옷장을 꺼내 나시티와 반바지를 꺼냈다.
“어쩔 수 없지. 내껀데, 입어.”
“괘, 괜찮겠어?”
“갈아입고 와.”
은혜는 정우에게서 나시티와 반바지를 받아 들고 방을 나갔다. 어디에서 갈아 입느냐는 질문은 필요 없었다. 이 집에는 사람이 쓰지 않는 남는 방이 여러개 있었으니까.
옆방으로 간 은혜는 입고 있던 원피스를 훌렁 벗어 던졌다. 남의 집에서 알몸이 되는 건 생소하면서도 부끄러운 일이었다.
‘정우의 옷…….’
옷을 든 은혜는 곧바로 옷을 갈아입는 게 아니라 옷에 얼굴을 박고 냄새를 맡기 시작했다. 어차피 빨아서 넣어 둔 옷일테지만, 정우가 이 옷을 입은 적이 있다는 사실에 흥분되기 시작한다.
‘정우랑 같은 옷. 정우랑. 정우랑.’
그 사실에 속옷에서 물이 흥건하게 흘러 넘친다. 아까 넣어둔 휴지는 이미 물에 떡진 공처럼 되어 휴지통에 버렸다.
방 밖의 눈치를 살피던 은혜는 조심스레 손을 속옷 안으로 집어넣었다. 봇물이 터진 듯 흥건하게 젖어 든 음부를 쓰다듬어 물을 묻히고, 재빠르게 안으로 손가락을 삽입했다.
찔꺽─
“흐으읏!”
정우의 집에서, 정우의 옷을 가지고 하는 자위. 언제 들킬지도 모른다는 스릴과 집안 가득 새겨진 정우의 냄새때문에 혼절할 것 같은 쾌감이 그녀를 덮쳤다.
찌걱찌걱찌걱
“흣, 흐윽, 흐그극!”
옆에 정우가 있다. 그 사실을 잘 아는 그녀는 최대한 입술을 깨물고 신음을 참아냈다. 자위를 하는 순간부터 이미 선은 넘은 거지만, 신음까지 들려주는 건 아예 이야기가 다르다.
“응호오오오옷!”
그렇게 자위에 열중하던 그녀는 유래 없는 속도로 가버리기 시작했다. 정우의 집이라는 특수한 상황 때문일까, 그녀 스스로도 조루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
그녀는 허리와 다리를 굽힌 채 조수를 뿜어댔다. 어떻게 치워야 할지에 대한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지금은 그저 머릿속에 가득 든 이 성욕을 해소하고 싶을 뿐.
똑똑.
“은혜야? 옷 안 맞아?”
“아, 아아아…….”
그리고 그때, 정우가 방문을 두들겼다. 막 절정에 오르려던 은혜는 그 목소리에 움직임을 멈췄다. 바닥에는 그녀가 흘린 애액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아, 아니야. 다 입었어. 응. 금방 나갈게.”
“그래.”
은혜는 급하게 대답하고서 방안을 뒤져 휴지로 바닥을 닦아냈다. 그리고 정우가 건네주었던 옷을 챙겨 입었다.
‘작아…….’
정우가 건네 주었던 옷들은 그가 어렸을 때 입던 옷이라도 되는 건지, 그보다 더 작은 은혜의 몸에도 맞지 않을 정도로 꽉 끼었다.
발기한 유두는 속옷과 옷 두겹을 넘어 툭 튀어나올 정도였고, 물로 흥건해진 하의는 도끼 자국이 그대로 드러날 정도였다.
하지만 이미 갈아입은 그녀는 걸레짝이 된 원피스로 갈아입을 염두가 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정우가 주었던 옷을 입은 채, 그녀는 원래 있던 방으로 돌아왔다.
“어, 왔어?”
“으, 응. 옷이 좀 작네…….”
그녀는 최대한 옷을 끌어 당겨 티가 나지 않게 했지만, 그런다고 해서 숨겨질 부위가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