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1화 〉NO.3 그녀를 김말이라고 부르지 마요. (51/218)



〈 51화 〉NO.3 그녀를 김말이라고 부르지 마요.

“흐헤헤헤, 남자…….”

마리에게 빙의한 귀신은 상당히 성지식이 얕은 지, 정우의 몸에 달라붙어서 몸을 이리저리 비비기만  뿐, 무언가를 하지는 못 했다.

다만 귀신의 특성상 생기를 계속해서 빨아가기에 그녀에게 달라붙은 정우는 전신이 노근해지는 걸 느꼈다.

‘이대로는  된다.’

귀신인 그녀와 계속해서 붙어있다간 영화에서처럼 생기를 쪽 빨린 미라가 될지도 모르고, 또 빙의당한 마리의 건강을 생각한 정우는 곧장 유령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

“응!”

귀엽게 달라붙은 귀신이 마리의 얼굴을 하고 활짝 웃으며 얼굴을 크게 들어 올렸다. 평소 마리의 그런 모습을  한번도 본  없는 정우는 그녀의 기습적인 귀여움에 화들짝 놀라며 심장이 두근거리는 걸 느꼈다.

“뭐, 뭐 하는 거야?”

“남자!”

“남자……?”

“응!”

말이 통하지 않는다. 대체  년이나 이곳에서 남아있던 걸까, 머릿속엔 남자와 하지  한 원망만을 남겨 살아온 그녀는 이젠 머릿속에 남자라는 단어밖에 남지 않은 모양이다.

“그러니까, 남자랑 하고 싶다. 뭐 그런 거지?”

하지만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러하듯, 처녀귀신이 필요로 하는 건 남자. 즉 자지다. 음양의 조화를 이루지 못 하고 죽었기에 생(生)과 양(陽)의 기운이 가득한 남성기를 박음으로서, 조화를 이루면 영혼이 한을 풀고 하늘로 돌아간다.

“……응!”

무얼 깨달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마리에게 빙의한 영혼은 격렬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본인에게 마땅한 지식이 남아 있지는 않지만,  마음에 성을 원하는 욕망이 잠들어 있다.

풀어야  한이 눈앞을 가리오, 풀지 못 한 한이 하늘을 뒤덮는데. 정작 그 방법을 모르니 열을 품은 몸만 덩그르르 남아 그녀를 애태우고 있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 그 한을  수 있는 남자가 직접  몸을 달래준다 말하니, 이 어찌 격분하지 아니할까.

“그럼, 이리로.”

정우는 귀신을 데리고 안쪽 방으로 들어갔다. 마리가 끌려 들어가 나오지 못 했던 방.  안엔 정말 먼지 한 톨 남아 있지 않았다.

‘깨끗하네.’

이게 귀신에게 홀려 헛것을 보는 건지, 아니면 귀신의 특별한 능력으로 재주를 부린 건지는 모르겠지만 바닥이 깨끗한 건 다행이었다.

더러운 바닥에서 성교를 했다간 성병의 위험이 있으니까. 현실이 된 이상 그런 걸 가장 주의해야만 했다.

“헤헤, 남자아─.”

귀신은 정우에게 딱 달라붙어 떨어지려 하지 않았다. 덕분에 정우는 귀신이 빙의한 마리를 들고서 그대로 조심스레 땅에 눕혔다.

 과정에서 몸을 뗴어 놓지 않으려는 귀신 때문에 무게중심이 무너져 바닥을 뒹굴뻔도 했지만, 정우는 어찌어찌 버텨내며 조심스레 그녀를 땅에 눕히는 데 성공했다.

“에헤헤─ 읍!?”

귀신이 아무것도 모른 채 미소를 띄우고 있을 때, 정우는 그녀의 입에 입 맞췄다. 귀신은 갑작스레 덮쳐오는 입술에 잠깐 놀라더니 금방  행위가 무얼 뜻하는  깨닫고는 입술을 살짝 벌리고 혀를 집어 넣었다.

“하음─ 흣, 흐으음─.”

혀와 혀가 얽히고, 서로가 서로의 안에 있는 공기마저 탐했다. 폐가 쪼그라들고 입안에 내 타액보다 상대방의 타액이 더 많이 늘어났을 때.

그제서야 정우는 입술을 떼어냈다. 귀신이 부족하다는 듯  해달라는 듯 앙탈을 부렸지만 정우는 무시하고 크게 심호흡했다.


“으으응─ 아이잉.”


“안 돼. 숨 셔.”

“힝.”

평소 마리라면 절대로, 무슨 일이 있어도 하지 않을 행동들을 하는 걸 보고 있자니 그녀와 같은 집에서 생활하던 정우는 그런 갭에서 두근거림을 느꼈다.


“귀엽네.”

“……? 귀여워?”

“응. 엄청.”

지금 이 말을 마리가 듣고 있을까, 듣고 있지 않을까. 어느 쪽이든 상관없다. 마리가 귀여운 건 사실이고, 지금 마리의 모습을 한 귀신의 행동도 귀여운 건 마찬가지였으니까.


“나, 귀여워?”

귀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정우를 올려다보았다. 초점이 맞지 않아 멍해보이면서도 맑고 투명한 눈동자가 눈에 들어왔다.


말이 필요 없었다. 정우는 곧장 고개를 내려 입을 맞췄다.  번째 키스. 이젠 익숙해진 귀신이 여유를 부리며 입술을 쪼아 먹기 시작했다.

“흐으읏, 흐읍. 쯉. 쯉쯉.”

마치 아기새가 어미가 주는 먹이를 쪼아 먹듯 정우의 입술을 쪽쪽 빨아 먹던 귀신은 재밌는 걸 떠올렸다는  정우의 뺨을 붙잡고 잡아 당겼다.


“읍!?”


마리의 육체능력에서 나오는 강렬한 힘에 아래로 끌려간 정우는 그대로 전신을 붙잡혔다. 귀신은 다리로 그의 등을 얽매고 그대로 비부를 위아래로 흔들기 시작했다.

귀신은 쾌락을 얻는 방법을 기억하지 못 하지만, 몸은 쾌락에 솔직했다.  튀어나온 정우의 비부에 가랑이를 비비자 순식간에 쾌락이 솟구쳤다.

“흐아!”

그 쾌락을 느낀 귀신은 이상함을 느끼며 입을 떼고 침을 흘렸다. 입을 떡 벌리고 침을 질질 흘리는 그 모습은 멍청해보이도 했고, 야릇해 보이기도 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상당히 꼴렸다.

“흐그윽……?”


보지를 자극해 쾌락을 얻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귀신은 짐승처럼 허리를 마구잡이로 흔들어 자극하려 했지만, 두꺼운 옷에 의해 그리  쾌락을 얻어내지  했다.


“하아앙!”


결국 정우를 붙잡고 있던 손을 내려 직접 옷 위로 보지를 마구잡이로 문대던 귀신은, 눈앞에 있는 양기 가득한 남자와 음기밖에 없지만 쾌락을 얻어낼 손을 번갈아 보면서 심각하게 고민했다.

“낑, 낑낑.”

그리곤 정우에게 달라붙어 만져달라고 애원하는 눈빛으로 올려다보기 시작했다. 평소엔 고양이같은 관상에 행동도  고양이 같았던 마리가, 아무리 귀신이 들었다고는 하지만 마치 강아지처럼 울고 행동하는 게 너무나 귀여웠다.


“그래, 알았어.”

결국 그 애교에 넘어간 정우는 그녀의  위로 두툼하게 살이 오른 보짓살을 살살 어루만졌다.  너머로도 느껴질 정도로 뜨거운 무언가가 정우의 손아귀에 닿았다.

꾸우욱─


“흐으읏!”


“어허, 벌써 갈 거 같아?”


“으흐윽, 흐아앙!”


오랜 세월 아무런 자극 없이 영혼으로 지내왔기 때문일까, 옷 위로 문지르는 쾌락임에도 불구하고 귀신은 격렬하게 허리를 비틀기 시작했다.

정우가 손을 갖다대자 그 위에 하반신을 얹고 앞뒤로 빠르게 흔들었으며, 그로 인해 속옷과 바지가 쓸려나가며 쾌락을 느꼈다.

“하아아앙!”

반세기동안 폐가에 갇혀 쭈욱 고독하게 살아가던 처녀귀신이 절정에 올랐다. 물론 육체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지만.


운 좋게도 처녀귀신과 상성이 좋은 처녀가 있었기에 빙의할 수 있었다. 그리고 처녀귀신의 꿈이던 남자 손으로 가는 일도 이뤄냈다.

그렇게 절정에 오른 처녀귀신은 큰 만족감과 몰려오는 현자타임에 재빨리 마리의 몸에서 빠져 나왔다.

그리곤 말했다.

[감사해요.]

“??”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 정우가 깜짝 놀라 허공을 바라보자 검은 머리 미녀 귀신이 둥둥 떠있었다.

[덕분에 꿈을 이뤘습니다.]

“아니, 잠깐─.”

[그럼 저는 이승을 떠나가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귀인이여.]

그렇게 귀신은 사라졌다. 마리도 귀접에서 풀려났고 정우도 정기를 빨리지 않고 끝났으니 행복한 결말이다.

“아니 시발 떡 안치냐고…….”


그러나 정우는 하늘 높이 사라지는 귀신의 뒷담을 까기 시작했다.


* * *

귀신이 사라지고 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마리가 눈을 떴다. 그녀는 눈을 뜨고도 한참을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서있더니, 가볍게 한 마디 꺼냈다.

“……미안.”


“아니, 괜찮아.”


보아하니 귀접당했을 때의 일을 기억하는 듯, 조심스레 바지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가운데가 마치 오줌이라도 지린 것처럼 푹 젖어버린 숏팬츠를 이리저리 정리하던 그녀는 정우의 눈치를 보고선 금세 자리에서 일어났다.


“가, 갈까?”


“응.”

두 사람은 아무  없이 어색하게 숙소로 돌아갔다. 슈퍼에서 산 아이스크림은 다 녹아서 질척질척하게 흘러내렸다.

숙소에 도착했을 때, 은혜와 우림이는 정우를 향해 손을 뻗으며 소리 질렀다.


“아이스크림!”


“다 녹았어.”


“엑. 벌써?”

정우가 다 녹은 아이스크림이 든 봉투를 내밀자,  사람은 실망하며 곧바로 다 녹은 아이스크림을 냉장고에 넣었다.


“나 씻을게.”

마리는 숙소로 돌아오자마자 화장실로 들어갔다. 그녀는 푹 젖은 속옷과 바지를 가방속에 쑤셔넣고서 안으로 들어갔다.

다행히 은혜나 우림이 둘 다 그 사실을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마리는 여자애답게 얼마 지나지 않아 샤워를 마치고 밖으로 나왔다.


“아, 시원하다.”

“……정우야, 고개 돌려.”

목욕 수건만을 두른 채.


은혜는 재빨리 정우의  눈을 가렸다. 그리고 마리를 향해 소리쳤다.

“야! 옷은 입고 나와!”


“밖에 있는데 어떻게 입고 나오냐?”

철벅철벅, 물에 젖은 발로 방을 가로 지르며 자기 가방까지 걸어간 마리는 그대로 몸을 숙여 가방을 뒤지기 시작했다.

당연, 허리춤만 두르고 있던 가운은 엉덩이 전반부를 가리지 못 했고, 그 상태로 허리를 숙이자 그녀의 음부가 그대로 노출되었다.

“……야. 보인다.”

“응? 뭐가?”

은혜의 말에 허리를 핀 마리가 그제야 자신의 옷차림을 확인하곤 엉덩이를 슬쩍 눌렀다. 그리곤 정우에게 헛웃음을 내뱉으며 말했다.


“아하하, 미안미안. 금방 입을게.”

마리는 곧장 속옷을 입고, 전신의 물기를 닦아낸 수건을 세탁기 안에 집어넣었다. 그녀의 음부 노출 사건으로 인해 방안에 불온한 공기가 맴돌고, 이 뻘쭘 한 공기를 만들어낸 장본인인 마리가 입을 열었다.

“……잘까?”

“응. 이불깔자.”


네 사람은 이불을 깔고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남자인 정우를 배려해 일부러 살짝 떨어진 구석에 자리를 펴고, 그 누구도 접근하지 않도록 약조했다.


“잘 자.”


“응.”

“잘자 정우야─ 내 꿈꿔.”


우림의 매혹을 마지막으로, 방안에 적막이 흘렀다. 피로에 절어있던 아이들은 금세 잠에 들었다. 잠에 들지 않은 건 그나마 체력을 보존해뒀던 정우와 마리뿐이었다.


째깍째깍, 시곗바늘 소리가 방안을 가득 채우고 밖에선 시골 특유의 벌레 우는 소리와 들개 짖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잠시 후, 마리가 천천히 일어났다.

저벅, 저벅. 오래된 마룻바닥을 지나 화장실로 들어갔던 마리는 간단하게 볼일만 본 뒤 화장실을 빠져 나왔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정우의 이부자리로 들어왔다.

“……정우야, 자?”


깨어있다. 그러나 정우는 일부러 대답을 하지 않았다. 마리는 그런 정우의 귓가에 대고 속삭였다.


“……오늘 있었던 일, 뭐랄까. 무언가에 홀린 거 같기는 했는데.”

그녀는 자신이 진짜로 귀신에 들렸다곤 생각지 않고, 무언가 홀린 듯 정우와 정을 맺었다고만 생각하고 있었다.

그렇기에 귀신이 사라진 지금에도 그녀의 안에는 약간의 색정이 남아 있었다.


“나, 못 참겠어.”


마리의 손이 정우의 옷가지 안으로 파고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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