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56화 〉NO.3 그녀를 김말이라고 부르지 마요. (56/218)



〈 56화 〉NO.3 그녀를 김말이라고 부르지 마요.

“이걸로 끝.”

정우는 손수 요리하며 유나에게 새로운 레시피를 전수했다. 유나는 그 장면을 카메라로 녹화하며 작은 노트에 손수 레시피를 적고 있었다.

“이거, 왜 이렇게 되는건데?”

“네? 저도 모르죠. 아마 무슨 과학적인 원리가 있을텐데. 제가 이과가 아니라서.”

“아, 그렇지. 응. 미안.”

유나는 정우에게 괜한 걸 물었다며 사과했다. 정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요리의 정수를 깨닫기는 했지만 그건 매우 감각적이고 본능적인 영역이라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그냥 고개를 끄덕이고 수긍해주는 게 최선이었다.

“자, 그럼 여기까지.”

“으음─ 고마워. 도움이 되겠는데.”

노트에 기록된 새로운 레시피들을 보고서 유나가 웃음꽃을 활짝 피우며 말했다. 그 웃음을 보자 정우는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계속해서 노력해줘.’

그녀는 사회적 지위도 높고, 가진 돈도 많다. 빚을 달아두면 언젠가 쓸모가 있겠지. 그렇게 생각한 정우는 룸에서 쓸쓸히 음식을 먹으며 자신을 기다리던 은혜에게 다가갔다.

“아, 미안. 조금 늦었지.”

“아, 아냐! 괜찮아! 여기 밥도 맛있고─.”

“다 먹었어?”

“으, 응.”

은헤의 그릇을 훑어  정우는 곧장 자리에서 일어났다. 계산은 필요 없었다. 역으로 그녀가 레시피값을 내겠다는 걸 만류하고 빚으로 달아두고 온 참이다.

“그럼 가자.”

오늘의 데이트는 이걸로 끝이다. 은혜가 많이 아쉬워하기는 했지만 어쩔  없다. 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 이 넘쳐 흐르는 재능을 낭비해보고 싶었으니까.

* * *

“으아아─ 그 녀석 뭐냐고 진짜…….”

유나는 침대에서 뒹굴뒹굴 뒹구며 자신의 요리를 지적하던 정우를 떠올렸다. 그의 지적은 완벽했다.

이전에는 우연에 가깝게 맞췄다는 식이었다면 지금은 완벽하게 자신의 머리 위에서 내려다 보는 시선을 가지고 지적했다.

그 지적은 완벽했으며 그녀가 꿈꾸던 완성의 경지에 닿아 있었다.

‘굉장해…….’

요리만으로 스승에게 인정받은 게 18살.  뒤로 10년. 자신은 스승조차 아래로 내려다 볼 실력을 얻었다.

그뿐만이 아니다. 다른 요리 종류라면 모를까 양식에서만큼은. 그녀의 주특기에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세계 최강의 실력을 갖췄다 자부했다.

그러나  자부심도 자존심도, 모조리 정우에게 깨져 나갔다.

17살의 어린 나이로 그 실력. 천재라 불렸던 자신따위는 깔보고도 남는 압도적인 재능. 재능의 폭력.

“흐으읏!”

그가 만들어낸 요리를 생각하면 코가 벌렁이고 가슴이 두근거리며 뇌가 마약을 무자비하게 분비하기 시작한다.

식욕이란 인간의 3대 욕구. 성욕에 뒤처지지 않는 인간의 본성. 그 식욕의 정점을 만난 그녀는 들끓는 몸을 가라앉히는 데 힘을 썼다.

“아, 진짜…… 자야하는데…… 시간 없는데…….”

그러나 한 번 달아오른 몸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밤새 자신을 괴롭히며 밤잠을 지새울  뻔했다. 그럴바에야─

“어쩔 수 없지.”

조심스레 옷가지를 벗어 던진다. 잠옷으로 입고 있던 캐미솔부터 가슴을 가리고 있던 브라자까지 땅으로 추락하고, 잠시 후 반듯한 알몸이 세상에 드러났다.

상상의 주체는 정우였다.

상상속에서 정우는 한 손엔 그릇, 한 손엔 수저를 들고 그녀를 내려보고 있었다.

‘이게 먹고 싶은거지?’

지금의 그녀가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맛. 결코 만들어낼 수도, 현실에서 재현할 수도 없는 상상속의 맛.

먹기만 해도 전신의 세포가 부글부글 끓어올라 생을 마감하려고 하고, 뇌는 비이상적인 맛에 위험을 느끼며 생존을 위해 쾌락 세포를 마구 분비할 그런.

그런 이상적인 음식을 들고서 자신의 앞에 다가온다.

‘먹고 싶으세요?’

가벼운 조롱과 함께 흩날리는 냄새. 수저가 자신의  밑을 스쳐 지나가고 그 안에 담긴 완벽한 음식이 뇌를 절여놓는다.

그러나 자신은 움직일 수 없다. 손도 발도 꽁꽁 묶여서 옴짝달싹  수 없는 상황에서 다시 한 번 음식이 스쳐 지나간다.

“아, 아아─.”

‘먹고 싶구나.’

멍청하게 입을  벌리고 침을 질질 흘리며 눈앞을 지나가는 음식을 맛보기 위해 발버둥친다. 그러나 그런 자신을 정우가 발로 밀어 짓밟는다.

“으흑─!”

‘먹고 싶으면, 뭘 해야하는  알죠?’

자신을 넘어트린 정우는 그녀의 음부를 짓밟으면서 희롱했다. 그러나 그녀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 하고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번이나 자기 앞에서 수저를 휘적거리던 정우가 음식을 맛있게 탐닉하고, 잠시 옷가지를 벗어 던진다.

그리고 그의 커다란 음봉에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 올라오는 음식을 덕지덕지 바르기 시작했다.

대부분이 땅에 툭툭 떨어졌지만, 상당 부분이 기둥에 달라 붙어 남아 있었다. 유나는 그 모습만 보고도 침을 꿀꺽 삼켰다.

‘핥아.’

존댓말도 집어 던지고 강압적인 말투로 명령. 그에 유나는 복종할  밖에 없었다. 몸 속에 각인된 암컷으로서의 DNA가 눈앞의 강하디 강한 수컷에게 굴복하라는 신호를 계속해서 보냈기에.

결국 유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 무릎으로 기어가 자신의 앞에 들이밀어진 물건을 핥기 시작했다.

‘달아.’

달고 짜고 시고 맵고,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감각이 깨어나며 눈앞의 물건 맛을 상상해내는  전력을 다했다.

그 결과 그녀가 상상한 정우의 물건 맛은 현실에선 존재할 수 없는 맛있고, 달콤하며, 중독적인 맛이 되었다.

그녀는 알지 못했지만, 우연찮게도 정우의 물건은 딱 그런 맛이었다. 비현실적인 맛.

“흐으읏, 흣, 흐윽.”

상상이지만 정우의 물건을 핥을때마다 상당한 쾌락이 몰아친다. 정우가 흘린 소스에 정우의 살맛이 섞여 세상 그 무엇보다 감미로운 맛이 탄생했다.

쮸읍, 쯔으읍!


사놓은 딜도를 입에 물며 위아래로 자극한다. 온다. 나온다. 현실에서는 아무런 반응도 하지 않았지만 상상속에서는 그녀에게 만족한 정우가 자신의 정액을 흩뿌리고 있었다.


확 하고 뿌려지는 정액에 눈을 질끈 감았다. 얼굴은 이미 소스와 정액으로 범벅이 되어 엉망진창. 그럼에도 그녀는 최대한 정우에게 봉사하기 위해 애를 썼다.


입가를 핥아 정액을 맛보며 이번엔 바닥에 누운 정우에게 봉사하기 위해 몸을 일으킨다. 묶인 팔다리로 최대한 애를 쓰며 아까 입으로 핥아댔던 딜도를 바닥에 세팅한다.


쯔어억─

“흐그윽!”

침으로 범벅이 되었던 딜도가 자신의 안에 들어온다. 차가운 실리콘이었지만 그것이 더더욱 그녀의 뜨거운 질내와의 역치를 만들어 더 큰 감촉을 불러 일으켰다.


쥐면 바스라질 거 같은데, 속은 꽉 차있어 자신의 안에서 지탱한다.

찌걱!

“하으윽!”


몸을 위아래로 크게 철썩이며 허리를 흔든다. 안에 들어갔던 물건이 격하게 그녀의 자궁을 밀어 올린다. 오랜 격무로 피로에 쩔어 있던 몸은 오랜만에 느끼는 쾌락을 반가워했다.

이 순간만큼은 요리고 뭐고 모든 게 하등 부질 없는 일이었다. 오직 쾌락. 오로지 쾌락! 이 우주에서 쾌락과 보지만이 남아 자신을 지탱했다.

“아아, 하아아아앙!!”

결국 오래 버티지 못 하고 절정에 올랐다. 마지막으로 자궁벽에 딜도를  짓누르면서 허리를 조금씩 흔들어 쾌락을 추구했다.


“하아, 하아…….”

땅바닥에 누워 쾌락에 헐거워하며 쾌락에 순응하고 있을 때, 어느정도 쾌락에서 벗어난 그녀는 아랫도리에 박힌 딜도를 빼내며 질색했다.

“으엑, 언제 치우냐.”

마음 같아서는 이 노근하면서 짜릿한 기분을 갖고 그대로 잠들고 싶었지만, 뒷처리를 해놓지 않으면 다음 날 아침에 참사가 벌이질 게 뻔했으니.


적당히 물티슈로 바닥과 딜도를 닦아내고 뒷처리를 마친 그녀는 침대에 누웠다.

그리고 침대에 누운 순간, 자신이 이제 막 고등학생이  어린아이를 딸감으로 자위를 했다는 사실에 자책감이 들어, 이불을 펑펑 차대며 후한에 빠졌다.


“으으…… 미친년.”


결국 그녀는 그날  꿈속에서 정우에게 따먹히는 음몽을 꾸고 말았다. 꿈의 내용은 그녀의 성적 취향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 * *

[10 SP를 획득하셨습니다!]


“??”

오랜만에 오르는 포인트. 마침 최근 상당히 큰 포인트의 스킬을 구매했기에 포인트가 필요한 참이기는 했다.


‘이번엔 또 뭐야.’


한 번 얻은 포인트는 같은 이유로 두 번 얻을  없다. 예를 들어 한 명의 히로인의 처녀를 따먹은 뒤, 수술이나 스킬로 처녀막을 재생시키고 따먹는다고 포인트를 두  주지는 않는다.

즉, 이미 자신을 여러가지로 따먹고 딸감으로 삼았을 여럿 히로인들을 제외하면 최근 가장 큰 변화가 있던 사람은…….


‘유나?’

그녀가 자신에게 어떠한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되었을까. 그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그도 그럴 게, 자신은 압도적인 재능을 선보이며 그녀에게  높은 경지로 갈 수 있는 길을 제시한 천재 중의 천재이자 명인.

막말로 반해도 이상하지 않은 퍼포먼스였다. 예전에는 게임 속 지식을 이용한 편법이었다면, 지금은 정정당당하게 스킬로 승부했으니까.


‘마침 세 히로인도 다 공략했는데.’

그냥 그녀도 공략해버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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