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70화 〉NO.4 성예슬의 예술성 (70/218)



〈 70화 〉NO.4 성예슬의 예술성

쯔으읍─

예슬과 정우의 입술이 계속 맞부딪히면서 혀와 혀가 얽히고 설켰다. 오락실이라는 것도 까먹은  사람은 열정적으로 사랑을 나누었다.

“오올─”

“!!”

그러다 오락실 기기 앞에서 감탄사를 내뱉으며  사람의 모습을 구경하는 양아치들 때문에, 예슬과 정우는 어쩔 수 없이 오락실을 나와야 했다.

“야, 너만 입이냐? 나도  대줘라.”

“큭큭, 미친년.”

그들은 뭐가 그리 재밌는지 나가는 두 사람을 보며 추파를 던졌다. 정우는 자신이 여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만일 그가 여자였다면,  상황에서 왜 자신을 지켜주지 않았냐며 예슬에게 따졌을지도 모르는 일이니까.

그가 남자여서 다행이고,  세상의 정조관념이 반대여서 다행이다.

“선배.”

“…….”

“선배!”

“……어! 응. 왜?”

“손 아파요.”

“아…… 미안.”

정우의 손을 붙잡고 어디론가 향하던 예슬은 무언가에 정신이 팔리기라도 한 듯 멍하니 앞으로 달려나가다 정우의 부름에 겨우 정신을 차리고 뒤를 돌아봤다.

그리곤 정우의 말을 듣고서 곧바로 강하게 쥐고 있던 손을 놓았다. 정우는 살짝 빨개진 자신의 손을 주무르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제 어디갈거에요?”

“그러게…….”

그렇게 말하는 예슬의 눈에는 아직 열망이 남아 있었다. 방금  강제로 파토난 애정행위가 사뭇 아쉬워보이는 눈치였다.

“갈 데 없어요?”

“으음…… 어디 가고 싶은  있어?”

“갈  없으면 우리 집 갈래요?”

“응 그래…… 뭐?”

예슬은 순간 자신의 귀가 잘못 됐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우는 왜 그러냐는  다시 한 번 확고히 대답했다.

“우리 집에서 라면 먹고 갈래요?”

마침 시간도 저녁이겠다. 라면도 먹고 다른 것도 먹고. 일석이조다. 예슬은 아무 생각도 하지  한채 곧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 * *

띠리릭─

전자식 도어락이 열리고 정우와 예슬이 냉랭한 아파트 안으로 발을 들인다. 몇 달째 얼굴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부모는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 길이 없다.

이젠 그저 A.I나 NPC같은 거라고 생각하자고 자기세뇌를  뒤, 정우는 예슬을 안으로 안내했다.

“살짝 춥죠? 낮에 보일러를 틀면 더워서…….”

“아니아니! 괜찮아! 딱 좋은걸!”

예슬은 냉기가 올라오는 방바닥에 발을 들이며 그렇게 말했다. 정우는 배시시 웃으며 보일러의 전원을 올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바닥이 후끈해지기 시작했다.

“샤워 먼저 할래요?”

“응? 응?”

“안 찝찝해요? 저는 땀을  흘려서 찝찝한데.”

“아, 응. 그러고보니 찝찝하네.”

“옷도 사왔으니, 그냥 그거 입으세요.”

“어. 알았어.”

예슬은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화장실로 들어갔다. 속옷과 옷을 가지런히 벗어 접어놓고 욕조에 들어가 샤워기를 틀었다.

샤워기 호스에서 쏟아져 내리는 물을 맞으며, 지금 이게 대체 어찌  일인지 곰곰히 생각했다.

돌연 갑작스런 키스에 이어 집에 초대까지. 심지어 ‘그 대사’까지 들었다.

‘이건 하자는 거지? 그렇지?’

아무리 둔한 사람이라도 여기까지 왔으면 눈치 챌 수밖에 없다. 이게 그린 라이트라는 사실을. 오늘 처녀딱지를 뗄 수 있다는 사실을.

‘좋았어!’

예슬은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하여 전신의 때를 쫙 빼내었다. 어째서 있는 건지 모를 청결제까지 사용해 깔끔히 몸을 닦아낸 뒤, 밖으로 나온 그녀는 한 가지 난관에 봉착했다.

‘속옷 어떻게하지…….’

슬쩍 들어 냄새를 맡아보니 하루동안 쌓인 땀이 찌들어 살짝 냄새가 나고 있었다. 기껏 씻었는데 이런 걸 입었다간 무용지물이리라.

그렇다고 아예 안 입을 수도 없는 노릇. 예슬은 쇼핑백을 뒤져서 장난삼아 구매했던 비싼 브랜드의 속옷을 꺼내 들었다.

‘이걸 벌써 입게 될 줄이야.’

정우가 옷을 사며 같이 사주었던 속옷. 비싼 브랜드 속옷이라 그런지 다른 속옷들과 다르게 위 아래 깔맞춤에 귀여워보이는 레이스도 달린 명품이었다.

다르게 말하자면, 이 속옷을 입고 있으면 남자의 성욕을 들끓게하는 야한 옷이라는 뜻이었다.

성욕을 불러 일으키는 야한 속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온 예슬은 옷가지를 뒤져 최대한 속옷을 가리는 옷으로 갈아 입었다.

‘이, 이러면 안 들키겠지.’

아무리 이제  무언가를 할 사이라고는 해도, 이렇게 적나라한 속옷을 보여주는 건 부끄러웠다. 몸을 꽁꽁 싸맨 그녀는 어디선가 맛있는 냄새가 나는  느꼈다.

“킁킁.”

냄새를 따라 부엌으로 가보니 어느새 씻고 나온 정우가 라면을 끓이고 있었다. 진짜 라면을 주는구나. 아니 그것보다 칫솔 없는데 입냄새 어쩌지. 그런 잡생각을 하고 있을  정우가 먼저 그녀를 발견했다.

“오셨어요.”

“으, 응.”

“조금만 기다리세요. 다 끓었으니까.”

정우는 그렇게 말하며 면발을 집게로 잡아 올렸다. 면발에 숨을 불어 넣고 맛있게 끓인 라면을 대접한다.

“맛있게 드세요.”

“……잘 먹을게.”

식탁에 앉은 두 사람은 조용히 면발을 튕겼다. 국물이 묻지 않게, 이빨에 고춧가루가 끼지 않게 조심하면서 라면을 처리한 예슬에게 정우가 살며시 말했다.

“화장실 서랍에 칫솔 있으니 그거 쓰세요.”

“응…….”

화장실로 달려간 그녀는 이빨과 혀. 특히 혀를 집중적으로 닦아냈다. 잇몸이 헤져 피가 나오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닦아낸 그녀는 드디어 준비가 끝났다 생각하고 밖으로 나왔다.

밖으로 나오자, 정우는 거실에서 영화를  준비를 마쳐놓은 채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화 볼래요?”

“어, 응. 그래.”

정우의 손길에 따라 소파에 앉은 그녀는 냄새에 신경 쓰며 정우의 옆에 딱 달라붙었다. 정우 옷에선 섬유유연제 냄새인지, 달콤하면서 향기로운 냄새가 풍겨왔다.

두근! 두근!


옆에 앉은 정우의 살결이 신경쓰여 TV에 집중할 수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 TV속에서 들려온 신음소리에 시선이 쏠렸다.

[하앙! 하으윽, 흐아앙!]

화면 속에선 여성 배우가 격렬히 신음하며 커닐링구스를 받고 있었다. 남자의 혀놀림이 얼마나 좋은지 여자 배우는 혀가 한 번 훑을때마다 자지러지며 신음을 토해냈다.


[흐아아악!]

“……꿀꺽.”

갑자기 야동을 튼 이유는 모르겠지만, 예슬은 저도 모르게 정우의 눈치를 살폈다. 그리고 그의 바지춤이 부풀어 오른  확인했다.


‘바, 발기했어.’

그는 집안이라 그런지 꽤 얇은 바지를 입고 있었는데, 앞섬이 툭 튀어나올 정도로 부풀어올라 있었다.


눈앞엔 야동.
옆에는 남자.
그것도 발기한 남자.


이런 상황에서 참을 수 있는 여성이 얼마나 있을까. 예슬은 무의식적으로 정우를 덮쳤다. 정우는 그녀가 덮칠 걸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얌전히 쓰러졌다.

“하아…… 하아…….”

“진정해요. 어디  도망치니까.”

“괜찮지? 괜찮은 거 맞지?”

“괜찮다뿐이겠어요? ……원하는 건 뭐든지 해줄테니까.”

그 말을 들은 예슬의 머리가 폭발하듯 붉게 타올랐다. 뭐든지 해준다니, 그건 마법의 단어였다. 여자를 흥분시키는 마법의 단어.

마침 바로 옆에 훌륭한 교보재가 있었다.

“그, 그럼. 저거.”

“저거?”


“……보빨해줘.”

천박하다  해 경박한 단어. 그러나 그 욕망이 가득 담긴 그 단어. 그러나 정우는 불쾌해하지 않고 그녀의 다리를 붙잡았다.


“흐윽─.”


“부드럽네요. 운동 좀 해야겠어요.”

“그, 그런 말 하지마…….”

“그럼요? 지금부터 내가  물건인데. 품평 좀 하면 어떤가.”

“푸, 품평?”

정우는 예슬의 다리를 어루만지며 그녀의 상태를 평가했다. 자신의 하복부를 평가한다는 사실에 약간의 수치심을 느낀 예슬이 이리저리 발을 구르자, 정우는 그녀의 두 다리를 쩌억 벌렸다.


음탕한 영상매체와 정우의 행동으로 흠뻑 젖은 그녀의 비부가 반짝였다. 바지를 넘어 얼룩진 그녀의 비부를 확인한 정우는 천천히 그녀의 바지를 내렸다.

쑤우욱─


반쯤 장난으로 산 검은색 레이스 팬티가 진하게 반짝였다. 젖어 있었다. 정우는 일단 속옷 위로 가볍게 혀를 훑었다.

“흐으읏!?”

천 위로 달콤한 애액이 느껴지고, 까슬까슬한 털과 촉촉하면서 부드러운 소음순이 맞닿았다. 천과 혀에 눌린 예슬의 음부는 오묘하면서도 뭐라 형용하기 힘든 쾌락을 느꼈고, 당연 쾌락을 느끼면 느낄수록 속옷은 점점 더 적셔져 갔다.


질척질척.

“흐긋, 흐읏…… 흣. 하앙!”


혀가 뱀처럼 지나갈 때마다 그녀의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 자위에는 일가견 있던 그녀였지만. 아니, 오히려 일가견 있기에 개발된 몸으로 애무를 받는 그녀는 살면서 느낀  어느 자위보다  큰 쾌락을 느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본 자위도, 한 달을 내리 굶고 한 자위도 이것보단 덜했다.

남자가. 그것도 좋아하는 남자가 자신의 비부를 핥아준다. 모든 여자의 꿈이 이루어진 지금에야 말로 천당에 오르는 기분을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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