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2화 〉NO.6 아름다운 그녀가 다가온다
콰앙! 부실에서부터 화장실까지 격렬하게 달려 도망친 아름은 터질듯한 심장과 호흡을 가라앉히기 위해 크게 심호흡했다.
“하아, 후우…….”
몇 분이나 지났을까, 그제야 두근거리던 심장이 느려지고 정상적인 심박수를 되찾는다. 심박수가 내려가자 긴장은 사그라들고, 흥분해 있던 두뇌는 제정신을 되찾는다.
‘방금 뭐였지?’
점심을 먹고, 재빨리 교실로 돌아갔다가 잠깐 빠져나온 그녀는 어디론가 향하는 정우와 두 사람을 보고서 그들을 미행했다. 그들은 자연스레 동아리실로 향했다.
평소에도 동아리실에 처박혀 나오질 않으니, 무얼 하는걸까 궁금해진 아름은 몰래 그 뒤를 따라 동아리실이 있는 곳까지 따라갔다. 그리고 그들이 안으로 들어가는 순간 문이 잠겼다.
찰칵, 하고 문이 잠기는 소리가 들린 뒤, 안에서는 음탕하고 질척한 소리만이 울려 퍼졌다. 그녀도 미성년자나 초등학생이 아니니 그게 무슨 소리인지 파악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미친, 미친…….’
말이 나오지 않았다. 학교에서 볼 수 있으리라곤 생각지도 못한 불순한 광경에 머릿속이 엉망진창이 되어버린다. 츄릅, 츄으읍. 무언가를 핥는듯한 소리만이 동아리실에 울려 퍼졌다.
그 다음. 안에서 뭐라뭐라 이야기를 하더니 잠시 후 거센 여성의 신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름은 혹여나 자신의 존재가 들킬까 입을 꾹 틀어막고 버텼다.
그리고─ 쿠웅! 하고 무언가가 문에 몸을 기댄 순간. 그녀는 놀라 자빠질뻔한 몸을 겨우겨우 붙잡고는, 천천히. 아주 천천히. 발소리가 들리지 않을 정도로 살금살금 도망쳤다.
동아리실에서 멀어진 다음엔, 전력으로 달려 화장실로 향했다. 동아리실이 있는 계층의 화장실은 평소엔 아무도 오지 않는다. 덕분에 그녀는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화장실 안에 틀어박힐 수 있었다.
‘둘 중 한 명이 애인이라고는 생각했는데…… 설마 두 사람 다였단 말이야?’
얼마나 음탕한 건지, 학교에서 섹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비상식적인 일인데. 3P를 하다니. 그녀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질척─
‘읏…… 젖었어.’
그리고 현실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을 직접 목도하면서, 그녀의 음부는 빠르게 젖어가기 시작했다. 안에서 그런 일을 벌이고 있는 게 자신이 관심 있는 남자라는 걸 알면서도, 그녀의 몸은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다.
아니, 오히려 안에 있던 사람이 정우였기에. 그녀의 몸은 더욱 더 흥분했다.
‘왜 이러지…….’
그건 그녀가 평생 깨닫지 못했을 성벽. 타고난 얼굴로 수많은 남자를 다른 여자에게서 빼앗아온 그녀에게 주어진, 다른 여자에게 자신의 남자를 빼앗기면 흥분하는 NTR성벽.
“흐으읏……!”
태어나 처음으로 느껴보는 강렬한 쾌락. 머릿속에 벼락이 내리쳐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저릿하게 만들고, 발끝은 절로 오므라들며, 흥분 상태가 되어 심호흡마저 빨라진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그녀의 손길이 아랫도리로 향한다. 성욕에 지배당하는 나이다. 어쩔 수 없다. 이런 쾌감을 느끼고서, 자위하지 않는 인내심은 기르지 못했다.
찌걱.
‘학교인데…….’
찌거억─!
“흐으읍!”
한 손으로는 입을 틀어 막고, 다른 한 손으로는 격렬하게 비부를 쑤신다. 손가락을 쑤시면 쑤실수록, 자궁이 쑤셔온다. 금세 머리 끝까지 쾌락이 차오르고 눈앞이 번쩍인다.
“하으으읍!!”
번쩍번쩍, 눈앞에 빛이 초당 수천 번 반짝이고, 온몸이 수축됐다 이완되기를 반복한다. 음부와 항문이 조였다 풀어지기를 반복하고 끈적한 액체를 마치 오줌 뿌리듯 내뱉는다.
쪼르르르르.
애액이 변기에 부딪혀 질질 새는 소리를 들으며, 그녀는 천천히 헐떡였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식은땀이 흐른다. 움직이기 힘들다.
“하아, 하아…….”
호흡을 내뿜던 그녀는 축 늘어져 있던 몸을 일으켜 세운 뒤, 휴지로 보짓물을 닦아냈다. 얼마나 많이 싸지른 건지 닦아도 닦아도 그 자극으로 인해 더 많은 물이 쏟아져 나온다.
‘안 돼.’
이러면 안 된다고 자기세뇌한 끝에, 그녀는 겨우 화장실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지친 걸음으로 교실로 돌아와 자리에 착석하자, 친구들이 달려와 어디 갔었냐 묻는다.
“아, 음. 그냥. 매점에.”
“우리도 매점 갈려고 했는데. 말 하지.”
“다음에 같이 가자. 다음에.”
“그래, 그럼.”
친구들이 멀어져간다. 그녀는 책상에 엎드려 오싹오싹한 몸을 만지작거리면서 책상에 가슴을 부비적거렸다. 발기된 유두가 책상에 스칠 때마다 움찔거리며, 그녀는 교실에서도 자위를 멈추지 않았다.
* * *
“누가 있던 거 같다고?”
“응. 착각일 수도 있겠지만.”
“뭐, 있어도 상관없어.”
세 사람은 정사가 끝난 후 교실로 돌아가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때 은혜는 아까 전 자신이 들었던 발소리에 대해 이야기 했지만, 정우는 그리 개의치 하지 않았다.
‘몰래카메라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아직 전자기기가 그리 발달되지 않은 시대. 한국에는 와이파이도 개통되지 않은 시대였다. 몰래카메라 같은 건 구하기도 어려울뿐더러, 구하더라도 화질이 그리 좋지 않았다.
그런 시대에 누가 몰카를 동아리실에 설치해 촬영한다? 야동에서나 볼법한 시나리오였다.
“그럼, 가볼게. 조금 있다 봐.”
“응. 잘 가.”
“잘 있어. 정우야.”
두 사람은 양치를 하기 위해 5교시가 시작하기 10분 전, 교실로 돌아갔다. 아무리 사랑하는 사람의 정액이라고 해도 냄새는 난다. 경혐 있는 아이들이라면 쉽게 그 냄새를 파악하겠지.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입에 정액을 담았던 우림과 은혜는 곧장 화장실로 향했다.
교실로 돌아온 정우는 뒷자리에 엎드려 누워 있는 아름을 보고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린다. 어디 몸이 안 좋은 걸까. 평소라면 신나게 웃고 떠들다 정우에게 다가와 치근덕거려야 할 그녀가 엎드려 있으니 기분이 묘하다.
‘생리라도 왔나?’
그러니 굳이 그녀를 깨우지 않고, 정우는 자리에 앉아 다음 수업을 준비했다. 끼익, 하고 의자가 끌리는 소리가 나자. 아름이 고개를 들어 정우를 바라보았다.
“아…….”
그리곤 아무 말 없이 다시 고개를 푹 숙였다. 그 이상한 행동에 정우는 관심을 끄고 노트에 낙서나 끄적거렸다.
‘아, 안 들켰겠지?’
아름은 열이 나 벌게진 얼굴을 감추며 마른세수를 했다. 그런 장면을 봐버려서인지, 자위를 하고 왔는데도 흥분이 가라앉지를 않는다.
힐끔, 정우의 등판을 훔쳐보며. 그녀는 다시 한번 자위를 시도했다. 치마 속으로 손을 넣지는 않았다. 그건 위험하니까. 그저 책상 위에 엎드린 뒤 엄지 손가락으로 살살 유두를 긁어내렸다.
교복과 브라로 두겹이나 감싸져 있기는 했지만, 손톱으로 꾹 누르고 긁으면 쾌락이 느껴지기는 했다.
‘애들한테 들키면…… 흐읏!’
교실에서 반 친구를 반찬 삼아 공개 자위. 들키는 순간 아무리 그녀라고 할지언정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되는 게 아닐까? 생각될 정도로 방탕한 행위.
그러나 그녀는 멈출 수 없었다. 자위를. 곧이어 속옷과 스타킹, 교복 치마에 얼룩이 들 정도로 질척하게 물이 흘러내리고.
그리고─.
킁킁.
‘……무슨 냄새지.’
정우는 익숙한 냄새를 맡고 코를 킁킁거렸다. 아주 익숙한 냄새다. 그다지 싫지 않은 냄새기도 했다. 평상시엔 그리 맡을 수 없지만, 어느 상황에선 항상 맡게 되는 냄새기도 했다.
‘설마…….’
정우는 금방 이 냄새가 무슨 냄새인지 깨달았지만, 장소가 장소다 보니 고개를 저어 그 가능성을 털어냈다. 여자가 몽정을 하는 것도 아니고, 대놓고 자위를 하는 것도 아닐테니. 교실에세 애액을 흘릴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아니겠지.’
사실을 깨달았음에도 상식에 얽매여 현실을 자각하지 못한 정우가 다시 낙서에 집중했을 때, 어디선가 찔꺽─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그건 아주 작은 소리. 물방울 한 방울이 바닥에 뚝 떨어지는 듯한, 작디 작아서 집중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무의식에 흘려 보냈을 그런 소리.
정우는 그 사실을 깨닫고 뒤를 돌아보았다. 그리고 아름이와 눈을 마주한다.
“아…….”
“…….”
붉어진 얼굴. 격한 호흡. 풀어진 눈동자. 그리고 결정적으로, 책상 아래로 들어간 양손.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은 한참을 멍하니 있다가, 아름이 천천히 양손을 책상에 기대고 몸을 일으킨다.
그리고 입을 연다.
“……왜에?”
“아니, 아무것도.”
설마 교실에서 진짜 자위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줄이야. 그리고 그게 자신이 공략하는 히로인일 줄이야.
상상도 못 했던 일. 상상조차 하기 싫었던 일. 정우는 천천히 얼굴을 쓸어내리며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