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4화 〉NO.6 아름다운 그녀가 다가온다
“왔어?”
“응. 그런데 무슨 일이야? 갑자기 다 부르고.”
“별 건 아니야. 이리와 앉아.”
“어, 어?”
정우는 은혜를 잡아당겨 소파로 안내했다. 카메라에 가장 잘 찍히는 위치였으며, 은혜나 다른 아이들에겐 하자는 의미로 통하는 위치였다.
“가, 갑자기? 나 아직 씻지도 않았는…… 흐읏!”
“괜찮아. 좋은 냄새나.”
“아흣, 그, 그치만…….”
“나도 샤워는 아직이니까─ 땀 한 번 빼고 같이 씻으면 되겠네. 그치?”
“……으, 응.”
오늘따라 정우가 왜 이리 들이대는지, 그녀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이해는 가지 않았으나, 이를 거절하지는 않았다. 정우가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건 종종 있던 일이고. 무엇보다…….
‘우림이나 다른 애들이 아니라, 나를…….’
정우가 그녀를 원하고 있었다. 다른 아이들이 아니라 그녀를. 선택받았다. 그 사실에, 그 우월감과 충족감에. 그녀는 벌써부터 음부가 젖어 들어가는 걸 느꼈다.
“저, 정우야…….”
쪽. 갓난아기와 입을 맞추듯. 정우가 그녀에게 버드 키스를 퍼부었다. 쪽쪽쪽쪽. 입술과 입술이 박자감 있게 붙었다 떨어지며 점점 더 길어졌다.
처음엔 0.1초, 그 다음엔 0.2초. 배로, 배로. 얼마 지나지 않아 정우의 입술이 은혜의 입에서 떨어지는 일은 없었다.
쯔읍, 쯔압. 하는 음란한 소리가 방문을 뚫고 안방에 있는 아름이에게 까지 전해졌다. 방음벽은 집 밖으로 나가는 소음은 차단해도 집안에서 울려 퍼지는 소음을 잡지는 못했다.
찌걱, 아랫도리에 손을 가져간 아름은 질척하게 젖은 음부를 문지르며 영상을 시청했다. 영상 속에서. 그리고 고작 문짝 하나 밖에서. 정우와 은혜는 정사를 나누고 있었다.
“사랑해. 은혜야.”
“나도…… 나도 사랑해.”
정우가 사랑을 속삭이고 목덜미에 고개를 묻는다. 하루종일 쌓인 땀냄새가 정우의 코를 타고 올라왔다. 히로인 답게 향긋한 냄새였다. 은혜의 냄새는 은은하면서 상쾌한 박하향 냄새였다.
‘더 맡고 싶어.’
정우는 그런 생각에 목덜미를 타고 쇄골로 내려왔다. 움푹 파인 쇄골은 그만큼 그녀의 향기를 가득 담고 있었다. 흐으읍. 그녀의 살냄새가 온몸을 뒤덮는다.
은혜는 은혜대로, 정우의 품에 안겨 그의 냄새를 맡았다. 정우가 그녀의 목덜미에 고개를 품으면 그녀도 정우의 목덜미에 얼굴을 품을 수 있다.
귀뒤에 쌓인 냄새를 맡으며, 그녀는 정우의 귀를 낼름낼름 핥기 시작했다. 맛있다고는 못하겠지만, 좋아하는 사람의 귀는 중독성 있는 맛이었다.
귀가 질척하게 침 범벅이 되었을 때, 그녀는 자신이 어느새 벗겨져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귀신 같은 손놀림이었다. 본인도 모르게 옷을 벗길 수 있다니.
“아흐응…….”
정우의 손길이 그녀의 젖꼭지를 유린했다. 손에 닿기가 무섭게 톡 둘출된 유두는 빵긋빵긋 몸을 움찔거리며 정우를 유혹했다. 유혹에 걸린 듯 정우는 계속해서 그녀의 젖꼭지를 희롱했고, 희롱하면 희롱할수록 더더욱 움찔거리며 정우에게 아양을 떨었다.
유두를 간질이던 손은 천천히 배를 타고 내려갔다. 바다를 가로 지르는 배처럼, 정우는 은혜의 배를 타고 물 흐르는 계곡으로 향했다. 그곳에선 해초가 이리저리 파도치고, 물이 홍수난듯 뿜어지고 있었다.
“쮸으읍. 은혜야. 자세 바꿀까?”
“흐읏, 어, 어? 응. 어떻게……?”
“이리 와.”
정우는 소파에 누운 은혜를 일으켜 세운 뒤 소파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은혜를 자신의 위에 올라타게 만들었다. 여성 상위. 이 세상에선 가장 대중적인 자세.
“……오늘따라 엄청 야한 거 알아?”
“누가, 내가?”
“응. 정우 너. 엄청 야해. 덕분에 미칠 거 같아.”
그가 이렇게 행동하는 건 이유가 있겠지. 그게 뭐든 상관없다. 은혜는 이 순간 그렇게 느꼈다. 순식간에 내려간 속옷을 저리 휙, 던져버리고. 치마는 벗지도 않은 채.
그녀는 그대로 정우의 위에 내리앉았다. 쯔어업─ 하고 그녀의 꿀단지를 정우의 물건이 밀어냈다. 배 안이 가득 차는 느낌을 받으며, 그녀는 정우에게 입맞춤했다.
“흐으읏! 정우야, 정우야아아…….”
“쯥. 후우, ……은혜야. 박아줘.”
“아하앙! 하아앙!”
철퍽, 철퍽! 정우의 말이 신호라도 된다는 듯, 은혜는 격렬하게 허리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별다른 재능없는 그녀라도 근 일 년간 정우와 정을 나누며 익힌 경험이 있다. 이미 동년배들은 쉬이 따라 할 수 없는 수준의 허리놀림이 그곳에 있었다.
질퍽질퍽, 구멍 사이로 애액이 계속해서 뿜어져 나온다. 정우는 허리를 약간 더 내려 그녀의 엉덩이가 화면에 더 잘 나오도록 조절했다.
그녀가 내리찍으면 정우도 허리를 올려쳐 반격했다. 두 사람의 호흡이 완벽한 하모니를 이루어 떡방아졌다. 살과 살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은혜는 어느 순간 절정을 느끼기 시작했다.
‘온다……!’
몇 번을 경험해도 질리지 않고, 몇 번을 겪어도 익숙해지지 않는 압도적인 쾌락. 터진다. 머릿속에서. 오르가즘이.
“아하아아앙!”
정우의 어깨에 얼굴을 박은 그녀는 어깨를 살짝 깨물며 신음을 막았다. 남자의 위에서 쾌락에 저려 질질 짜는 건 여자답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녀의 마음과는 일절 상관없이, 그녀의 몸은 가버렸을 때의 행동을 완벽하게 재현하고 있었다. 보지는 미친듯이 물건을 조이고, 무언가 받아들이지 못한 뒷구멍은 쉴새 없이 벌렁이며 쾌락을 표현했다.
“하아, 하아…….”
“이빨자국 남겠네.”
“아, 미, 미안…….”
“괜찮아.”
정우는 살짝 움직여 그녀의 안에 사정하고 나서, 은혜를 천천히 내려놓았다. 은혜는 바닥에 내려오자마자 무릎 꿇고 정우의 물건에 입을 박았다.
제대로 만족시켜주지 못했다. 그래서 자신을 내려놨다. 평소라면 박은 상태로 세 번은 사정할 텐데. 오늘은 곧바로 내려놨다. 필요없어진다. 버림 받는다.
그런 생각이 가득 든 입놀림으로. 최대한 정우의 물건을 깔끔하게 청소했다. 요도에 낀 정액마저 빨아 마신 뒤, 목넘김을 하고 정우에게 자랑하듯 입을 벌려 확인한다.
“다, 다 마셨어.”
정우는 잘했다는 듯 웃으며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기쁨에 사무쳐 다리에 얼굴을 비비며 천천히 일어났다. 후들거리는 다리를 붙잡고 정우와 함께 욕실로 향했다.
‘2, 2차는 여기서 하려나.’
그러나 아쉽게도 그녀가 그 날 두 번째 정액을 받는 일은 없었다.
* * *
“하윽, 하아앙!”
찌걱찌걱찌걱─
음탕한 물소리가 방안 가득 울려 퍼진다. 부족하다. 부족해. 손가락으론 부족해. 방구석에 놓여진 남성기 모형을 힐끔 바라본 그녀는 고개를 저으며 손가락을 쑤셨다.
‘저, 저런 걸 어떻게 써!’
쾌락은 원하지만, 남이 준 물건을 대뜸 사용할 정도로 머리가 맛이 간 건 아니었다. 자기가 쓰는 도구도 위생을 철저하게 관리하는데, 저런 식으로 마구잡이로 놓인 도구가 위생관리가 되었을거라 생각되지 않는다.
자고로 음부는 가장 민감하고 소중한 부위라, 막 다루면 쉽게 병에 걸린다. 성병은 한 번 걸리면 답도 없다. 평생 성인병자라는 낙인이 찍히고, 에이즈라도 걸렸다간 진짜 범죄자 마냥 고개 숙이고 살아야 한다.
‘조, 조금만…… 조금만 쓸까?’
그러나 그런 다짐도 오래 가지 못했다. 정우와 은혜가 알콩달콩 다정한 섹스를 보여주고, 짐승같은 섹스를 보여주고, 그런 다음 일부러 방문을 살짝 열어 냄새가 방안에 가득 풍기게 만들었다.
정액과 애액이 뒤섞인 냄새. 발정난 두 수컷 암컷의 냄새는 그녀를 덩달아 발정나게 만들었다.
‘흐으읏, 언제 오는거야……!’
그녀는 입을 꾹 다물고 손가락을 쑤시면서 정우를 기다렸다. 그가 와야 자위를 멈추든 말든 할 텐데, 언제쯤 와서 달아오른 자신을 달래줄지.
철컥.
“하으응!”
문고리가 열리는 소리가 나자, 그에 반응한 그녀의 몸이 조수를 내뿜었다. 물줄기가 문짝을 향해 발사된다. 문이 열리고, 문에 애액이 진득하게 묻은 걸 확인한 정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이거 가기 전에 다 치워라.”
“흐으응…… 아, 알았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뭐?”
“아흐읏, 아, 알잖아. 나 좀 어떻게…… 응?”
“뭘 어떻게?”
정우는 일부러 그러는 건지, 아니면 그녀를 애태우기 위해서인지. 모른 척 그녀에게 접근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포기할 아름이 아니었다.
아름은 네 발로 기어 정우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그의 손을 붙잡으며 자신의 비부에 가져다댔다. 까끌까끌하면서 튼튼한 손이 피부에 닿는 것 만으로 살짝 가버렸다.
“뜨거워. 어떻게든 해줘. 응?”
“미안하지만, 나는 변태랑은 상종 안 해서.”
“아, 안 할게! 야외자위도, 널 보고 딸치는 것도, 안 할테니까! 응!?”
“……하아.”
정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차가운 눈빛. 그 눈빛에 살짝 지려버렸다. 애액을.
“어쩔 수 없지.”
그의 손길이 다가온다. 아름은 두근거리는 심장을 멈출 수가 없었다. 온다, 온다. 이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