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1화 〉NO.7 신주희는 신중하다.
뷰륵, 정우의 양물에서 정액이 뿜어져 나온다. 꽤 오랜 시간 자극을 주기도 했고 이것저것 정력에 좋다는 보약과 스킬, 아이템 등. 쓸 수 있는 수단은 전부 사용한 정우의 정력은 일반인이 수 차례 쏟아내야 겨우 뿜을까 말까 한 양의 정액을 내뿜었다.
덕분에 정우는 넘쳐나는 정력으로 사정 후에도 발기가 풀리지 않게 되었지만, 동시에 질내사정을 하고서 어물쩡 넘어갈 수도 없게 되었다.
‘한 번 싸면 무조건 눈치를 채니…….’
그에게 자주 질내사정을 받는 은혜나 우림이의 말로는, 무언가 자궁에 대고 물총을 쏘는 느낌이 난다고 했다. 제아무리 격렬한 섹스 중임에도, 그 정도로 큰 자극은 느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사정이라는 게 한 번에 끝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기세가 점점 죽어간다고는 해도 몇 차례가 자궁에 쏟아내고 나면, 아무리 경험 없는 처녀도 질내사정을 당했다는 사실을 눈치채곤 했다.
“……싸, 싼 거야?”
“네. 선생님. 선생님이 갑자기 조이셔서…….”
“어, 응. 그래. 내 잘못이긴 하지…….”
정우에게 질내사정을 받은 그녀는 그제야 본인의 실수를 자각하고 큰 충격에 빠졌다. 바로 콘돔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야동에서야, 당연히 콘돔 따위 안 끼고. 야동뿐만 아니라 다른 망가나 야설에서도, 콘돔을 낀다는 묘사는 그리 하지 않는다.
‘큰일났다. 임신하는 거 아니야?’
학습된 노콘과 경험부족, 그리고 첫 경험의 긴장은 그녀에게 콘돔을 씌어야 한다는 사실을 완전히 잊게 만들었다. 정우가 먼저 말을 꺼냈다면 모를까…… 애당초 정우는 그녀에게 싸질러 책임감을 갖게 하는 게 목적이었으니, 당연 말을 꺼내지 않았다.
‘나, 다음 생리가 언제였지…… 설마 임신하려나? 아니, 그럼 피임약을…… 피임약은 편의점에서 팔든가? 병원을 가야 하나? 그냥 성관계에서도 피임약을 주나?’
그녀의 머릿속은 혼란으로 가득 찼다. 평소엔 알고 있던 지식도 극한 상황이 되니 자연스레 나오질 않았다.
“선생님?”
“어, 응? 왜 그래?”
“아뇨, 그냥. 선생님 땀 흘리시길래.”
“벼, 별거 아니야. 응.”
그녀는 아무렇지 않다는 표정을 지은 뒤, 정우와 마주 앉았다. 그래. 학생에게 질내사정을 받은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다음부터 조심하면 됐다. 그래, 다음부터.
“저…… 선생님.”
“왜 그러니?”
뒤늦게나마 어른의 여유를 찾은 그녀는 언뜻보면 태평하다 느껴질 정도로 여유롭게 입을 열었다. 그러나 정우의 말을 듣고서, 그 태평은 곧장 깨져 나갔다.
“아직 부족한데요…….”
“……뭐?”
“부족해요. 한 번 더 하죠.”
“아니, 잠깐.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정우는 말없이 발기가 풀리지 않은, 그러면서 애액과 정액으로 진득하게 젖은 물건을 들이밀었다. 주희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남자가 성욕이 적은 건 물론이요, 한 번 사정을 한 뒤 곧바로 할 수 있는 남자가 있다는 사실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정우야, 너 혹시. 약 같은 거 먹었니?”
“네? 무슨 약이요?”
“그러니까…….”
발정제. 라고는 말할 수 없었다. 심혈관확장제라는 그럴듯한 명칭이 있으나,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남자 발정제라는 단어 외에는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떻게 남자한테 발정제를 먹었냐는 질문을 하겠는가.
그녀는 정우에게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고개를 떨구었다. 할 말이 없었다. 그런데 보지는 여전히 화끈거리며 자지를 원했고, 정우고 아직 부족하다 말한다. 이에 박지 않으면 여자가 아니다.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똑같은 실수를 번복하지 않기 위해 입을 열었다.
“그, 그럼. 선생님은 잠깐 편의점에 다녀올게.”
“왜요?”
“콘돔 좀 사러…….”
“필요 없어요. 이미 안에 한 번 쌌잖아요? 한 번이나 두 번이나 마찬가지에요.”
“아니, 그건 그렇긴 하지만…….”
정우는 이미 한 번 쌌으니, 콘돔이 없든 말든 상관 없다고 주장했다. 틀린 말은 아니었다. 조금이라도 정액을 받은 순간 임신확률이 생기고, 그녀가 피임약을 먹겠다고 생각한 건 0.1%의 아주 낮은 확률도 경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0.1%든 99%든. 약을 먹으면 똑같이 0%가 된다. 그렇다면 굳이 콘돔을 살 필요가 있을까. 생으로 하는 게 훨씬 기분 좋고 끝내주는데.
“네? 선생님…… 빨리 박게 해주세요. 못 참겠어요. 빨리 선생님 보지에 싸게 해주세요.”
꿀꺽, 침이 절로 삼켜졌다. 아무리 처녀라도, 아니. 처녀인만큼 이런 말을 듣고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정우에게 말했다.
“어, 어쩔 수 없지. 음.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야…….”
죄책감을 덜면서. 주희는 정우의 위에 올라탔다. 아까까지는 정우가 위에 올라타는 남성상위였다면, 이젠 여상상위의 시간이었다.
찔꺽찔꺽─
“흐앙! 하앙!”
정우 위에서 열심히 말을 타며, 그녀는 일순간의 열락을 즐겼다. 정우도 가감없이 정액을 뿜어댔다. 두 사람의 정사가 끝난 건 해가 지고 난 이후. 저녁 10시가 다 되가는 시간이었다.
쥬륵─
“……우와.”
열댓번이 넘는 사정을 받아내고, 주희는 마치 수도꼭지마냥 줄줄 흐르는 정액을 보면서 감탄했다.
그리고 결국 자신의 의지로 학생을 따먹었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 * *
"알았지? 우리 관계는 비밀이다.“
”알았다니까요?“
”……누구한테도 말하면 안 돼. 알았지?“
일요일 저녁. 주희는 집으로 가는 정우에게 신신당부하며 주의를 주었다. 정우는 걱정하지 말라는 듯 손을 흔들며 집을 나섰다.
”집까지 안 데려다 줘도 돼?“
”남들한테 말하지 말라면서요? 같이 돌아다니는 거 들키면 뭐라고 설명하려고요.“
”그…… 우연히 만났다든가.“
”우연히 만났으면 곧바로 헤어지겠죠. 왜 집까지 데려다 줘요?“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 보니까…….“
”이제보니 선생님이 그냥 저랑 떨어지기 싫은가 보네. 저 그냥 자고 갈까요? 아침까지 있다 가요?“
”아니! ……이건 그, 네가 싫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그냥 너랑 있으면 내가 자제를 못할 거 같아서…….“
빽 소리를 지른 주희는 붉어진 목덜미를 어루만지며, 고개를 돌렸다. 주말 내내 자제도 안 하고 신나게 따먹을 때는 언제고, 이제와서 조신한 척. 그 모습이 정말 웃겼다.
”알아요. 선생님 변태인 거.“
”……나보다 네가 더 변태인 거 같다만.“
”어어? 담임이 할 말이에요? 그게?“
”……알았다. 이만 가 봐.“
말은 그렇게 했지만, 주희는 슬리퍼를 질질 끌고 엘리베이터까지 정우를 배웅했다. 이 이상은 정말 위험해서, 정우도 들어가보라 언질했다.
주희와 헤어지고 나서, 정우는 어깨를 돌리며 기지개를 폈다. 솔직히 정말 힘들었다. 마음 같아선 위에서 주도권을 잡고 미친 듯이 박아대며 공격적인 섹스 일변도를 취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건 주희의 취향이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이 주도하면서 때때로 남자가 위에서 허리를 흔들어주는. 서로가 서로를 좋아해 어쩔 줄 몰라하는 상사상애 섹스가 이상이었다.
만일 정우가 위에서 미친듯이 그녀를 갖고 논다면, 주희는 정우를 하룻밤의 불장난 상대로 생각할 지언정, 이렇게 정우를 비밀 애인취급 하려 하지 않았을 터이다.
‘이래서 처녀는 피곤하다니까.’
스물 넘게 묵은 처녀라는 점이 더 악질이었다. 은혜나 우림이, 마리를 봐라. 미성년자라 원하는 체위라든지, 그런 게 없다. 어른보다 더 감성적이었다. 미성년자가 섹스를 알게 되면 시도 때도 없이 불장난을 친다지만, 그건 그만큼 몸으로 하는 대화. 그러니까 서로의 진심을 알고 싶어서 그런 경향이 컸다.
그에 비해 성인인 주희는 어떠한가. 일단 섹스가 우선이다. 감정은 뒷전이다. 누군가 섹스에서 시작하는 사랑이 있을까 물어보면, 정우는 여기 있다 말하며 주희를 가리키리라.
한 번 떡정을 들인다면 그 다음은 에스컬레이터. 꽃다운 나이에 색을 알아버린 주희는 여차하면 책임질 수 있다는 자신감과 지금껏 이런 걸 모르고 살았다는 보상심리에 의해 다른 히로인들 보다 더욱 격하게 정우를 원하게 되리라.
‘내가 먼저 다가가지 않으면 손톱이나 물어 뜯으면서 애를 타겠지.’
당연한 이야기지만, 정우가 먼저 다가갈 생각은 없었다. 가끔 꼬리는 쳐줄 생각이었다. 떡밥을 뿌렸고, 물고기가 미끼를 문 다음 그물망에 제 발로 기어 오기까지 했는데 어째서 힘을 써야 한단 말인가?
그가 할 일은 이제 얌전히 기다리면서 물고기를 떠올리는 일이다.
‘뭐하고 있으려나.’
슬쩍, 등 뒤를 바라본다. 주희는 이미 집 안으로 들어갔는지 베란다에 나와 자신을 바라보고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여지껏 정우를 바라보고 있었더라면 정우가 더 충격을 먹었으리라. 스토커는 질색이니까.
‘자위라도 하고 있는 거 아니야?’
설마, 히로인들과의 3P, 4P를 대비하고 키운 정력을 한 사람에게 모조리 쏟아 부었는데. 정우가 테크닉이 모자란 것도 아니고. 그럴 일은 없었다.
‘돌아가서 씻고 잔 다음…… 애들한테는 뭐라고 설명해야 하나.’
학생에 이어 이젠 선생까지 꼬셔버렸다는 사실을, 정우는 대체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고민했다.
* * *
주희는 눈앞에 놓인 딜도를 보면서 망설이고 있었다.
‘……할까?’
설마가 사람 잡는다고, 방안에 그윽한 정액 향기는 처녀에게 너무나도 지독한 독극물이었다.
결국 그녀는 참지 못하고 밤새 자위를 하다, 충혈된 눈으로 등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