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3화 〉NO.7 신주희는 신중하다.
교실로 돌아온 정우는 잠깐 사이에 확 빠져나간 정기에 헛웃음을 내뱉으며 책상에 엎어졌다. 남들이 보자면 잠깐 나갔다 온 사이에 진이 다 빠진 이상한 상황이었으나, 이 교실에 그만큼 정우를 바라보고 있는 사람은 없었다.
우우웅─
한 사람을 제외하면.
[무슨 일 있어?]
휴대폰을 들어 문자의 내용을 확인하자, 아름이가 보낸 문자가 도착해 있었다. 정우가 뒤를 돌아보면, 그녀는 대체 언제 문자를 보낸 건지 친구들과 웃고 떠들며 놀고 있었다.
아무 일 없다고 답장하자, 그녀는 빛살처럼 빠른 속도로 내용을 확인하고 다시 아무 일 없다는 듯 친구들과 매점으로 향했다.
‘정말 기운차네.’
자신도 저렇게 마음이 맞는 남자 친구가 있었더라면 어떨까. 불가능한 일이다. 그의 정신은 20대를 훌쩍 넘겼는데, 육신은 아직도 10대에 머물고 있으니까.
한 살 차이에도 개거품을 무는 유교 사상에 찌든 대한민국에서, 그와 말이 통하면서 마음까지 잘 맞는 그런 남자친구를 사귀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정신연령도 맞지 않고, 나고 자라며 배운 상식에도 큰 차이가 있으니까.
‘몸은 남자로 태어났는데 정신은 여자인 레즈비언이 있으면 모를까…….’
근미래 PC로 뒤덮인 끔찍한 만화에서도 안 나올법한 캐릭터라, 결국 정우와 마음이 맞는 친구를 사귀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러나 정우는 개의치 않았다. 남자와 마음이 맞지 않는 만큼, 여자와 그만큼 마음이 잘 통했으니까. 그들은 섹스해주는 친구나 마찬가지인 사이였다. 연인보단 친구에 더 가까운 사이라 어느 부분에선 연인보다 더 친밀한 관계이기도 했다.
‘아, 바지 축축해.’
정우는 남들이 보지 못하게 자세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바지를 통풍시켰다. 닦아냈다고 해도 여전히 습기는 남아 있어서, 팬티가 축축해졌다.
“야, 0교시 시작한다. 애들 다 어디갔어?”
그때, 주희가 교실에 들어왔다.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정우와 눈을 마주치고 곧장 시선을 돌렸다. 입고 있던 감색 정장을 어디에 벗고 왔는지, 속옷이 살짝 비추는 와이셔츠만 입고 있었다.
“음─ 너희들 우승하면 피자 사주기로 했었는데. 어느 피자 먹을지, 언제 먹을지. 다 니들이 알아서 정해라.”
“쌤, 그럼 비싼 거 시켜도 돼요?”
“……10만원 이하로.”
“아니 선생님. 여기 사람이 몇인데…….”
‘다행이네.’
주희는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다만 어젯밤의 그녀도 그러했음을 떠올리면, 이게 대체 얼마나갈지는 모르겠지만.
‘하루는 버티겠지.’
그럼 다행이다.
* * *
“모, 못 참겠어…….”
“……하루는 버틸거라고 생각했는데.”
점심시간, 주희에게 끌려온 정우는 학생이 절대로 들어올 수 없는 교실 안에서 치마를 끌어 내리는 그녀를 보고 한숨을 내쉬었다.
“입으로만 하면 충분하다면서요?”
“나, 나도 그렇게 생각했어─!”
“설마 그 입이 아랫입이었던건가?”
“윽─ 아, 안 돼. 그, 세, 섹드립을 들으니까…… 꼴렸어.”
꼴려버렸다고 말하지 않아도 상기된 얼굴과 바짝 서 있는 유두로 그녀가 발정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으나. 정우는 딱히 그 부분을 지적하지는 않았다.
“누가 오면 어떻게 하려고요?”
“모, 못 들어와. 여긴 다 잠겨있고. 열쇠는 교사만 챙길 수 있으니까.”
“그 교사가 찾아오면요?”
“교사 얕보지 마─ 흐으윽! 저, 점심시간에 일한단 말이야아흑!”
치마를 벗고, 정우의 물건을 꺼내 자신의 비부에 쑤셔 박은 그녀를 보면서. 정우는 자신의 허리가 배기지 않게 책상의 위치를 조절했다.
‘불편하네.’
남녀역전인 이 세상에서 가장 기본적인 체위는 여성상위여서 정우는 어쩔 도리 없이 그녀 아래에 깔려 자지를 바치고 있었다.
찔꺽찔꺽, 그녀의 음부 안에서 물건이 이리저리 휘며 질 안을 사정없이 찌른다. 주희는 마치 발정난 야생마처럼 이리저리 허리를 흔들며 쾌락을 즐겼다.
“흐으윽! 이거야, 이거! 하아앙! 이제 자지 없이는 못 살겠어!”
“윽, 선생님, 좀, 천천히…….”
“아흐윽! 몰라, 더, 더! 더 짜내! 하아앙!”
주희는 체중을 실어 정우의 물건을 찍어 내렸고, 아무리 단련되었다고는 하나 50킬로가 넘는 여성이 방아 찍듯 자신의 체중을 찍어 누르자, 정우에게도 상당한 부담이 오기 시작했다.
“하아아앙! 가! 간다! 가아, 간다아아! 으하아아앙♥!!”
그녀는 AV배우도 쉽게 내지 않을 천박한 소리와 함께 절정에 올랐다. 동시에 스러졌다. 여성상위는 애당초 체력소모가 심한 체위고, 쾌락을 얻기 위해 더욱 격렬하게 허리를 흔들었던 그녀가 버티지 못하고 쓰러진 것이다.
“하아, 하아…….”
부들부들 떨리는 허벅지를 보면서, 정우는 그녀를 일으켰다. 찔꺼억─ 자지가 보지에서 뽑혀 나오며 질내를 강제로 벌리기 시작했다. 뽕! 뽑힌 자지에 묻은 애액을 대충 씻어내고, 정우는 바지를 챙겨 입었다.
“쌤, 정신 차려요.”
“아…… 어, 음. 그래. 미, 미안.”
한 번 절정에 올라 제정신을 되찾은 그녀는 원래의 그녀로 돌아왔다. 그러나 정우는 불신을 가득 담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오늘은 이걸로 더 안 해줄건데, 참을 수 있겠어요?”
“그럼! 선생님을 뭘로 보고…… 오늘? 하루종일?”
“당연하죠. 하루에 두 번이나 해줬는데.”
“으, 으음…… 그러니까, 그…… 정액은 안 쌌으니까, 한 번 아닐까……?”
“하아…….”
이럴 줄 알았다. 정우는 시간을 확인했다. 십분 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다른 애들이 정우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쌤, 밥 아직 안 먹었죠?”
“그, 그렇지?”
“조금만 먹고 여기로 다시 와요. 정각까지.”
“아, 알았다.”
“알았죠? 많이 먹으면 토해요.”
“……토한다고?”
그녀는 대체 얼마나 격렬하게 할 생각이기에 그러느냐는 표정으로 정우를 바라보았다. 정우는 말없이 교실을 떠났다. 그녀도 재빨리 급식실로 향했다.
급식실은 기다란 줄로 이어져 있었으나, 교사의 권한으로 새치기했다. 학생들도 교사에게 새치기당했다고 짜증을 내진 않았다. 아무리 신임교사라지만, 학교에서 체벌이라는 게 사라진 지 그리 오래되지 않은 군사부일체의 시대였기 때문이다.
“주희쌤. 일하다 오셨어요?”
“아, 네.”
그녀가 적당한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하고 있을 때, 그녀의 옆자리에 옆 반 선생이 식판을 놓고 자리에 앉았다. 그는 상당히 잘생긴 외모에, 몸매도 그리 나쁘지 않았으나…….
‘섹스섹스섹스섹스섹스.’
이미 정우와의 격렬한 섹스에 눈 뜬 그녀에게는, 가치 없는 나무인형만도 못한 존재였다. 정우라는 지고의 자지. 두 번 다시 그녀 인생에 없을 마약 같은 남자가 자신을 기다리는데, 이딴 남자가 눈에 들어오랴.
“와, 그렇게 조금만 먹는데 일이 돼요?”
“선생님. 죄송합니다만, 저 일이 바빠서. 이만.”
“네? 아, 예. 가보세요.”
주희는 5분도 되지 않는 시간 만에 식사를 끝내고, 교무실로 돌아와 칫솔과 치약을 챙겨 양치질을 마치고 아까 전 교실로 향했다.
여기까지 10분이 걸렸다.
‘앞으로 20분.’
천국의 계단을 오르기까지, 20분이 남았다.
* * *
“아, 정우야. 왔어?”
부실로 돌아온 정우는 자신을 반기는 은혜를 보며 그만 감동 받아 그녀를 꼬옥 껴안고 말았다. 순수한 눈망울, 아무것도 모른다는 저 표정. 속마음이야 어쨌든, 그녀는 정우에게 있어 가장 순수한 아이였으니까.
“저, 정우야? 갑자기 왜 이래?”
갑자기 자신을 껴안자 당황한 은혜가 손을 어찌할지 모르고 허둥거렸다. 은혜의 순수함을 충분히 맛본 정우는 그녀를 놓고 도시락을 깠다.
“뭐, 뭔데? 뭐냐니까?”
“알면 다쳐.”
“뭐!? 왜! 누가 너 협박해? 때린데!?”
“궁금하면 오백원.”
정우는 이 시대에 유행했던 유행어들을 꺼내며 그녀를 놀리기 시작했다. 그제야 자신을 놀린다는 걸 깨달은 은혜는 콧바람을 뿜으며 도시락통을 열었다.
“기다리게 해서 미안.”
“선생님이 무슨 일이래?”
“그냥, 뭐 좀 도와달라고.”
“……그렇구나.”
정우의 자세, 뚜껑을 여는 손놀림, 말투와 태도를 보고 무언가를 깨달은 우림이는 조용히 도시락을 깨작거렸다. 그런 사실을 모르는 은혜는 오늘따라 조용하다며 정우와 신나게 대화를 시작했다.
“정우야, 내가 있지.”
“정우야, 오늘 수업시간에…….”
“정우야 정우야.”
마치 어미새를 따르는 아기새 마냥, 은혜는 정우정우 입에서 떼놓는 일이 없었다. 그런 그녀를 두고 다른 여자와 어떻게 섹스를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자니, 양심의 가책이 느껴졌다.
“정우야, 밥 먹고 뭐해?”
“아, 밥 먹고 할 일이 있어.”
“아…… 그래? 그럼 내일 놀자. 응.”
“아마 내일도 바쁠 거 같은데.”
“내, 내일도?”
“응. 아마 일주일 내내.”
다만, 일주일이 흘러도 발정난 처녀를 치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