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41화 〉NO.2H 수학여행 (141/218)



〈 141화 〉NO.2H 수학여행

승마를 끝내고, 정우는 그냥 동네 식당에서 식사를 마쳤다. 제주도라고 뭐 특별한 음식을 팔지는 않았다.

그냥, 서울에 가면  볼  있는 거. 제주도에서 볼 수 있는 건 서울에서도  수 있었다. 괜히 한 나라의 수도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섬까지 내려와 음식점을 한다는 건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뜻. 특색 없는 음식이었지만, 맛은 특별했다.

음식을 먹고 숙소로 돌아온다. 저녁 점호를 하고, 방안에 들어가 실컷 떠들다가 오후 10시쯤 되면 단체 소등.

선생들이 1, 2시간 정도 복도를 돌아다니며 아이들을 통제하고, 문제가 생길 경우에 대비한다. 그렇게 12시가 되면 선생들도 들어가 잠을 청한다.

정우는 열이 오른 몸으로 잠들지 못하고 눈만 감고 있었다. 몸 안에 열이 후끈후끈했다. 그런데 주변엔 시선이 잔뜩 있으니, 몰래 빼낼 수도 없었다.

결국 정우는 열쇠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12시. 아무도 지나다니지 않는 어두컴컴한 도심 속에서. 그는 홀로 새벽 공기를 맞으며 발을 디뎠다.

“후우─.”

숙소에서 조금만 걸어가다 보면, 술집이 나온다. 이건 어쩔 수 없다. 아파트 단지나, 호텔 같은 숙소 근처엔 반드시 술집이 있으니까.

이 시간까지 술집은 시끌벅적, 아니.  시간이니만큼 더욱 북적였다.  앞을 지나쳐 가면서 정우는 향수를 느꼈다.

원래 세상에서도, 이렇게 가끔 친구들과 인생의 회한을 느끼며 술잔을 기울이곤 했는데. 지금은 뭐랄까, 머릿속에 섹스밖에 안 들어있는 딜도가 된 기분이었다.

‘이거, 돌아가도 난봉꾼 되는 거 아니야?’

물론 그럴 리는 없었다. 현실의 하정우는 그리 잘생긴 인물이 아니었으니까. 그냥 평범하게 생긴, 일반인이었다.

그리고 그런 그가, 이렇게 쉬운 여자들 사이에 파묻혀 살다가. 깐깐하고 틱틱거리는 여자에게 돌아간다고 제대로 된 연애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아마 못하겠지.’

밤산책을 즐기고 난 정우는 그대로 숙소로 돌아왔다. 달빛과 추위를 맞이한 몸이 점차 노곤해지기 시작했다.

숙소로 돌아온 정우는 자신의 방 앞에 서 있는 우림이를 발견했다. 그녀는 정우를 발견하고 씨익 웃었다.

“어디 갔다 와?”

“산책.”

“그래? 으음, 나도 산책이나 갈까∼”

“갖다 와.”

“……같이 안 가줘?”

“나는 이미 다녀와서.”

정우는 거절하려 했으나, 우림이의 다음 말을 듣고는 거절하지 못 했다.

“아니, 여기 근처에 호텔이 있더라고. 거기 예약하러 갈 건데.”

“……잠시만 기다려.”

호텔방이 있다.  소리에 정우는 방안으로 들어가 열쇠를 놓고 휴대폰을 챙긴 뒤 다시 밖으로 나왔다.

그녀는 춥다는 핑계로 정우에게 팔짱을 꼈다. 정우는 그녀와 팔짱을  채 또다시 밤산책을 나섰다.

“우리 정우랑 단둘이 걷는 거 오랜만이네.”

“언제는 해봤다는 듯이 말하네.”

“어라, 해보지 않았나?”

정우는 고개를 저었다. 적어도 그의 기억 속에서, 그녀와 단둘이 산책을 하거나 그런 적은 없었다. 작년까지 그녀는 그리 건강하지 못했고, 그런 일상을 즐기기보다 기억할만한 특별한 이벤트를 원했으니까.

결국, 그녀와 단둘이 산책하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뜻이다. 아마도.

“그럼 이번이 우리 첫경험이네.”

“……그러네.”

“첫경험이라고 하니까, 뭔가 이상한 기분이네.”

그녀와 함께하는 첫경험은 어떘더라. 너무 오래 지나서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보통 사랑하는 연인의 첫경험은 평생 기억에 남는다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응. 이상한 기분이야.”

하지만 정우는 그게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너무나 사랑하기에 그렇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녀를 사랑하기에, 매일 매일이 어제보다  즐겁고 행복한 나날이기에.

그렇기에 과거는 기억나지 않는다. 더 행복할 미래가 있으니까.

“으음, 정우야. 호텔에서 술 한잔할까?”

“……술?”

“응. 술.”

“어디서 구하게?”

“안 한다고는 안 하는구나.”

우림이는 자기만 믿으라며 그를 데리고 호텔로 들어갔다. 호텔의 입구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던 직원은 입구가 열리자 퍼뜩 정신을 차리고 손님을 받으려 했다.

그리고 우림이와 정우의 얼굴을 보고 인상을 찌푸렸다. 그러나 교육받은 그는 아무리 어린 손님이라도 함부로 말을 놓지 않았다.

“……어서 오십시오, 손님.”

“방 하나.”

“네, 어떤 방으로…… 실례했습니다. 금방 준비하겠습니다.”

우림이가 내민 시커먼 카드를 보고 나서, 그는 어려 보인다고 말을 놓지 않은  다행으로 여겼다. 직원은 카드를 받아든  최고층 스위트 룸을 결제했다.

카드를 돌려주고, 직원은 VIP 대접을 위해 직접 두 사람을 방까지 안내했다. 방안으로 들어가면서, 우림이는 직원에게 말했다.

“잔  개랑 샴페인 용 얼음도.”

“금방 가져다 드리겠습니다.”

신분증 검사도 하지 않았다. 블랙 카드엔 그런 힘이 있었다. 물론 시대 자체가 헐렁헐렁한 것도 있었지만.

“들어와.”

이런 호텔은 익숙하다는 듯, 냉장고에서 샴페인을 꺼낸 그녀는 직원이 잔과 얼음을 가져오길 기다렸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직원이 가벼운 안주와 얼음을 가져왔다. 우림이는 센스가 좋다는 듯 직원을 칭찬했다. 칭찬을 들은 직원은 살짝 미소를 지으며 사라졌다.


“질투  해줘?”

“뭐가?”


“내가 방금 저 사람 칭찬했는데.”


“뭘,  정도 가지고. 추하게.”

“아쉽네.”

우림이는 커다란 얼음을 잔에 넣고, 샴페인을 따랐다. 톡톡 터지는 소리가 귀를 강하게 때려왔다. 듣기 좋은 소리였다.


“건배.”
“건배.”

두 사람은 샴페인을 들이켰다. 소주나 맥주, 싸구려 보드카까지는 익숙했지만. 스위트룸에 있는  병당 수십만 원 하는 값비싼 술.


처음 느껴보는 목넘김과 탄산의 짜릿함, 그리고 의외로 역하지 않은 알코올 향이 입안을 가득 맴돌았다.

“술 맞아?”


“얼음에 희석해서 그래. 쌩으로 먹으면 바로 알 걸?”

짠.

“여기서 이러고 있는 거, 다른 애들은 알고 있을까.”

“설마, 일개 고등학생이. 호텔에서 수십만 원짜리 샴페인을 까고 있다고 말하면 아무도 안 믿을걸.”


짠.

“……슬슬 취하네.”


“벌써 취하는 거야? 아무렇지 않게 들이키더니 의외로 술이 약하네?”

“우림이 넌 많이 마셔본 것처럼 말하네.”


“나야 뭐, 부모님 따라서 이래저래.”


짠.


몇 잔이나 되는 샴페인이 위속으로 들어가자 취기가 올라온다. 원래 있던 열기와 샴페인 특유의 화기가 쌓여 몸 안팎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사람이 술에 취하면 색에 빠지는 이유를 알 거 같다. 이 열기를 색정과 동일시하기에 그런 거겠지.


정우도, 오늘은 사람들을 따라 그 오해에 빠져 보기로 했다.


“옳지옳지, 왜? 벌써 자게?”

“……졸리긴 해. 근데, 자고 싶은 건 아니야.”


“그럼?”

“자고 싶어. 너랑.”

“결국 자고 싶은 게 맞았네.”

“의미는 다르지만.”


그대로 우림이에게 올라탄 정우는 입을 맞췄다. 신호도 없이 자연스레 입이 벌어지고, 혀와 혀가 얽힌다.

취기에 마비되어, 혀와 혀가 맞닿는다는 건 알겠으나,  외에 다른 건 느낄  없었다.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 오로지 혀와 혀만이 존재하는 거 같았다.

이제 손은 자연스레 가슴으로 향한다. 정우는 우림이의 가슴으로, 우림이는 정우의 가슴으로.

서로가 서로의 가슴을 탐하는 이상한 상황. 정우는 우림이의 옷을 벗겨내고, 속옷도 벗겨낸  가슴을 주물렀다. 한 손으로 들기 버거운 무게. 이런 걸 매고 다니니 어깨가 얼마나 무거울까.

“누울래?”


“그럴까아─.”

정우가 침대에 눕고, 우림이가 그 위에 드러 누웠다. 그녀의 큰 가슴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그녀가 침대에 누우면 가슴이 흘러내리기 시작하니까.

“흐으으─ 편하다.”


“나는 무거운데.”

“그럼 정우 너도 곧 편하게 해줄게.”

가슴과 가슴을 비벼대면서, 우림이는 손을 내렸다. 그곳엔 정우의 물건이 있었다. 며칠간 쌓이고 쌓인, 성욕만을 자극당한 물건이.

우림이는 바지와 속옷을 내리고, 물건을 끄집어냈다. 술에 취해 반쯤 발기가 풀린, 마치 서양인처럼 물렁물렁한 자지가 그녀의 손길에 이리저리 휘둘렸다.

그녀는 자지의 그런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물건을 위아래로 빠르게 흔들었다. 그럼에도 물건은 설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흐으응. 완전히 죽었네. 그럼, 이러면 어때?”

우림이는 정우의 가슴팍에서 약간 내려와, 정우의 가슴을 핥기 시작했다. 자지를 문대는 것과는 다른 색다른 쾌락이 느껴지자, 정우의 전립선이 반응했다.

움찔움찔, 물건이 조금씩 단단해진다. 그녀는 더욱 강하게 젖꼭지를 핥았고, 물건이 완전히 발기한 후에는 입을 떼내었다.

젖꼭지를 희롱당한 정우는, 물건을 위아래로 흔드는 그녀를 보면서 하고 싶었던 플레이가 떠올라 그녀에게 부탁했다.

“……이런 걸 하고 싶단 말이야? 정말로?”


“왜? 안 돼?”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생각하면 할 수록 정우 너는 변태끼가 조금 심한 거 같아.”

후우, 한숨을 한 번 내쉬고. 우림이는 정우의 머리맡으로 다가왔다. 그런 다음 그의 머리를 자신의 허벅지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자지를 쓰다듬었다.


“우리 아가. 맘마 먹자.”


그러면서 자신의 가슴을 들이밀었다. 우림이 정도 되는 폭유만이 가능한, 모유수유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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