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168화 〉NO.3H 여름방학 (168/218)



〈 168화 〉NO.3H 여름방학

죽을 완성한 정우는 뚝배기 뚜껑을 닫고 집안을 둘러보았다. 온종일 일하는 사람이 사는 집답게 잔뜩 어질러져 있었다.

곧장 근처 슈퍼에서 쓰레기봉투를 사 온 정우는 온갖 잡다한 쓰레기를 정리하고, 청소기와 걸레질을 시작했다.

그게 너무 시끄러웠던 걸까, 어느새 마리가 일어나 문에 기댄  정우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 마리야. 일어 났……!”

흔들흔들 몸을 가누지 못하던 마리가 쓰러지려 하자, 정우는 재빨리 달려가 그녀를 받아들였다.

“괜찮아!?”

“……아, 뭐야. 나 쓰러졌냐?”

“엄청 심각한가 보네.”

정우는 마리를 번쩍 들어 올렸다. 손아귀에서 느껴지는 그녀의 열에 깜짝 놀라 이마를 맞댄다. 뜨겁다. 불덩이 같다.

‘어제 급하게 집에 가더니…… 진짜 안 좋았나 보네.’

그녀를 침대에 눕혀두고, 정우는 곧장 작은 수건에 물을 묻혀 가져왔다. 열이 너무 심했다. 병원에 가자면 돈이 아깝다 거절할  뻔하니, 이렇게라도 해줘야지.

머리를 식히게 냅두고, 몸은 따듯하게 이불을 씌어준다. 덥다고 발로 뻥뻥 이불을 걷어차긴 했으나 얼마 못 가 지쳐 그만두었다.

그녀가 더 무언가를 하기 전에, 정우는 곧장 부엌에서 죽을 떠다 가져왔다. 적절하게 따듯한 물과 죽을 가져온 정우는 침대 옆에 놓인 탁상 위에 죽을 올려놓고 침대에 걸터 앉았다.

“일어나.”

“……으, 힘들어.”

마리가 조심스레 상체를 일으켜 벽에 기댔다. 정우는 일단 따듯한 물부터 먹였다. 수분 공급은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거기도 하고, 땀을 이렇게나 흘렸으니 수분이 부족할 거라는 판단 하에.

그 생각이 맞아 떨어졌다는 듯, 마리는 곧장 1리터를 그 자리에서 꿀떡 넘겼다. 그리곤 너무 미지근하다는 듯 불만을 토로했다.

“차가운 건 없어……?”

“감기 걸렸을 땐 따듯하게 먹어. 그게 좋아.”

“더운데…….”

입고 있던 티셔츠를 펄럭인다. 티셔츠가 땀에 절어 속살을 내비추고 있다는 걸 발견한 정우는 슬며시 시선을 고정하며 말했다.

“야, 다 보인다.”

“……뭐, 이제 와서.”

“부끄러워 하는 맛이 없네.”

정우는 쯧쯧 혀를 차며 숟가락으로 죽을 퍼담았다.그리고 마리에게 내밀었다. 그녀는 뭐하냐는 듯한 표정으로 정우를 바라보았다.

“입 열어.”

“내가 먹을 수 잇어.”

“그러다 놓치고 이불  더럽히게? 그냥 줄 때 먹자.”

“……아.”

새침한 고양이처럼, 마리는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벌렸다. 기운이 얼마나 없는지, 벌린다고 벌린 입도 그다지 크지 않았다.

결국 숟가락으로 직접벌려가며 죽을 먹였다. 그렇게 번 죽을 먹이자 기운 차린 마리는 잽싸게 죽을 해치우기 시작했다. 한 그릇을 다 먹어 치우고도 허기가  그녀는 정우에게 칭얼거렸다.

“잘 먹네.”

“더 줘.”

“그래.”

마리는 누운 자리에서죽  그릇을 비웠다. 배가 가득 찬 듯 거하게 트름까지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기가 거지꼴이라는 걸 자각했다.

영양분이 보급되어 돌아가기 시작한 두뇌는 그녀에게 수치심이라는  부여했다.

“야, 야. 잠, 잠깐만…… 잠깐만 나가 있어…….”

“옷 갈아 입게?”

“아니, 그것도 있긴 한데…….”

“그럼 앉아 있어. 내가 갈아 입혀  테니까.”

“뭐?”

정우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건지, 마리의 두뇌는 전혀 이해하지 못했다. 그러나 잠시 후 정우가 물에 적신 수건과 새로운 티셔츠를 가지고 왔을 때.

그녀의 상상력은 최고조로 발휘되었고, 그 상상이 현실과딱 들어맞았을 때. 그녀가 느낀 수치심이란 대체 얼마나 커다랬는지.

“얌전히 있어.”

“아니, 나 샤워하고 올게.”

“어허. 나 이런 거 한번 해보고 싶었거든?”

정우의 계속되는 요구로, 그녀는 결국 얌전히 티셔츠를 벗었다. 땀에 젖은 티셔츠 아래엔 브래지어도 없이 팬티 한 장이 전부였다.

“……냄새 날텐데.”

“안 나.”

물론 땀 냄새가  날리는 없었다. 그저 정우가 그녀를 사랑하고 배려하기에 그렇게 말한다는 걸 마리도알고 있었다.

“흐읏─!”

축축한 물수건이 그녀의 등허리에 닿았다. 그녀는 너무 차갑다는 의미의 눈빛을 담아서 정우를 강하게 노려보았다.

정우는 미안하다는 듯 그녀가 마시려 준비한 물을 들이부었다. 따듯한 온수를 적시고 물을 짜내 어느 정도 데워진 수건으로 다시금 그녀의 등허리를 적신다.

스륵, 평소에 그렇게 자기 몸을 닦아대던 수건인데, 남이 해준다는 것 하나만으로 이토록 달라질 수가 있나.

부드러운 천이 몸을 스쳐 지나간다. 느릿느릿하게, 평소엔 닿지 않는 구석까지 꼼꼼하게.

정우의 손길이 느껴진다. 수건 너머에 있는 저 단단한 손이 콱, 하고 자기 가슴을 쥐면 어떨까 상상이 된다.

주륵.

‘아씨…… 젖었잖아.’

몸 상태가 최악이어도, 아니. 몸 상태가 최악이기에 더더욱. 그녀의 몸은 성욕으로 가득 차게 되었다. 사람이 위기 상황에 빠지면 유전자가 자신을 퍼트리기 위해 번식 욕구를 최대치로 올린다고 하던가.

그녀가 마침 그러했다. 쓸데없이 과열된 뇌에 위기 상황이라고 느낀 그녀의 몸은 평소보다 배가 넘는 성 호르몬을 배출하고 있었다.

이는 곧 성욕의 비대로 이어졌다.

‘딸딸이 치고 싶다.’

머리 아플 땐 그게 최고인데. 딸딸이치고 씻고 자는 거. 그러나 하필이면 정우가 와서 그것도 하지 못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정우도 어느 정도 그에 대한 책임을 갖고 있는  아닐까. 그녀는 그리 생각했다.

“……야.”

“왜?”

“땀은 등에서만 나냐? ……앞에도 나잖아.”

마리는 몸을 돌려 정우와 마주 보았다. 두근거리는 심장은 숨겨도, 발기한 유두는 숨길  없었다.

“다, 닦아.”

팔을 내밀며,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그게  때문인지, 그렇지 않다면 다른 이유에서인지. 그녀는 생각하지 않았다.

* *

스윽─ 손끝부터 어깨까지, 물에 적셔진 수건이 지나간다. 감촉이 좋은 수건을 골라  건지 쓸리지 않아 부드럽다.

그리 부드러운 수건이 그녀의 팔을 한 바퀴 휘감고, 간지럼 타는 겨드랑이를 노린다. 겨드랑이도 땀샘이 있는 부위니 닦는 건 이해가 가지만.

“읏, 잠. 살살해.”

신경이 집중되어 있어 간지러움을 타는 겨드랑이에 수건이 닿을 때마다 몸이 흠칫거리는  막을 수 없었다. 발기한 유두도 움찔거리며 자기 주장을 강하게 했다.

그러나 정우는 애써 거기에 시선을 주지 않으며 쇄골로 향했다. 뒤에선 닦기 힘들어 대강 문질렀던 장소.

몇몇 여성들은 성감대로 가지고 있는 장소이기도 했다. 마리도 그러했다.

“윽, 으읏…….”

정우가 쇄골을 수건으로 문지를 때마다 약한 신음이 새어 나온다. 거기에 축 늘어진 수건이 유두를 살살 건드린다. 미약한 성감대와 그보단 민감한 성감대가 동시에 공략당한다.

그녀는 유두가 더 발기하고, 팬티가 축축하게 젖어 드는 걸 느꼈다. 침대 매트가 젖어 들지는 않을까 걱정해야 할 정도로.

다행히 정우도 그 사실은 알고 있는 듯, 쇄골을 문지르는 걸 멈추고 반대쪽 팔을 닦아냈다.

양팔을 닦아낸 이후엔 가슴, 유두를 건드리지 않으며 동그랗게 닦아낸다. 그런 다음 약간 물렁배진 복근과 배꼽을 닦고, 드디어 속옷 하나로 가려진 보지까지 도달한다.

“여긴 땀이 많이 찼는데.”

“……시끄러.”

“마지막에 하고, 발부터 할까?”

정우는 마리의 한쪽 다리를 들어 자신의 다리 위에 올려놓고 천천히 쓸어냈다. 동시에 그녀의 머릿속에 쾌감이 차오른다.

마리는 자신의 발에 이렇게나 많은 성감대가 있다는 사실을 오늘 처음 깨달았다. 발가락이 얌전히 있질 못하고 계속해서 꼼지락거렸다.

수건으로 허벅지 안쪽부터 오금까지, 그리고 발가락 사이사이마저 훑어낸다. 그 감각에 마리는 허리를 들어 올리며 천장으로 고개를 팍, 들었다.

‘아, 얼룩…….’

천장의 얼룩을 세며 성욕을 가라앉혔다. 양발 모두 깨끗하게 되고 나서, 정우는 아직 닦지 않은 마지막 화원에 손을 가져가 댄다.

모락모락.

그녀 몸에서 가장 뜨거운 부분이 공기와 마주하자, 김이 모락모락 솟기 시작한다. 심지어 조금  있는 그녀의 음모는 애액으로 질척하게 젖어 미역처럼 착, 달라붙어 있었다.

정우는 수건을 다시 한 번 적신 뒤 그녀의 음부에 손을댔다. 보드라운 수건이어도, 올 특유의 거침이 음부에 상처를  수 있었다.

그러니 조심스레, 아주 조심스레 툭툭 건드린다. 그건 정말로 미세하고 간질거리는 움직임이라, 마리의 애는 점점  타올랐다.

거칠게 쑤셔줬으면 했다. 아예 보지가 불타버릴 정도로 강하게. 그러나 정우는 그리 하지 않았다.

“흐, 흐읏. 뭐, 뭐 해. 빨리 닦아.”

“하고 있어.”

상처 입지 않게 조심스레 닦아낸다. 그러나 마리의 보지는 수도꼭지 터진 수도관 마냥 닦아낸 만큼의 애액을 뱉어냈다.

그 모습에 정우는 오기가 솟았다. 누가 이기나 보자, 이런 생각이었다. 점점 거칠게, 마리가 원하던 대로 강하게 보지를 닦아낸다.

그러나 강한 자극, 더 많은 애액을 불러올 뿐이어서 정우의 계획은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오히려  많은 애액을 내뿜는 그녀의 보지를 보면서 고개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거, 어딘가 문제가 생긴 모양이네.”

“……뭐?”

“그러니까, 아예 물이 안 나오게 해줄게.”

머리가 멍했던 마리는 순간 정우가 했던 말을 완벽히이해하지 못했다. 그가 머리를 보지 가까이 갖다대도, 그건 마찬가지였다.

그가 음핵을 강하게 빨아 재끼고 나서야, 정우가 무슨 짓을 하려는 건지 깨달았다.

쪼오옥.

“흐으으읏!? 미, 미친놈아! 땀 흘렸는데…….”

“괜찮아. 달아.”

정확히는 짭조름했다. 그러나  먹을 맛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더욱 빨고 싶어지는 그런 맛.

아플 때 내뿜는 마리의 진심 애액은 중독성 넘치는 맛이었다.

“잠, 흐읏,  머리 아파- 하악! 지, 진짜. 안 돼. 어지러워…….”

마리는 결국 정우의 보빨을 버텨내지 못하고 뒤로  쓰러졌다. 팔뚝으로 이마를 식히기 시작했다. 이마가 불덩이처럼 뜨거웠다.

그러나 보지는 그보다  뜨거웠다. 정말 불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펄펄 끓고 있었다.

“하아, 하으윽! 흐아아…….”

신음낼 힘도 애액을 내뿜는데  써버린 마리는 아예 두 다리를 쭉 뻗고 덜덜 떨었다. 저려오던 머리는 점점 도파민으로 가득  고통을 잊기 시작했다.

평소 자위할 때나 섹스할 때보다 더욱 격렬한 쾌락이 그녀를 덮쳤다. 오랜만이어서이기도 했고, 몸이 쾌락에 저항할 정도의 에너지를 갖지 못해서이기도 했다.

그러나 몸이 정상이든 아니든, 생리 현상은 일어난다. 배는 고프고 머리는 굴러간다.

“야, 아흐읏, 잠. 나, 화, 화장실……!”

마리는 강렬한 배뇨감을 느꼈다. 그제야 오늘 하루종일 화장실을 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마 지금 절정 해버리면, 그대로 질질 싸버릴 게 분명했다. 그건 피해야 했다. 그녀의 수치심 때문이든, 뒷정리 때문이든.

“그냥 싸.”

“뭐, 뭐? 하으읏! 지, 진짜 안 된다고……!”

“괜찮아. 다 받아줄게.”

“미, 미친놈─! 미친놈인줄은 알았는데, 진짜 미친놈!”

정우는 배뇨감을 느끼는 그녀의 보지를 더욱 격하게 핥고 물고 빨았다. 결국 그를 이겨내지 못한 그녀는 절정에 올랐다.

보지의 근육이 한 번에 풀려버리고, 그건 오줌보를 막던 요도구도 마찬가지였다.

반투명한 오줌이 줄줄 쏘아져 나온다. 정우는 입을 떼고 그 모습을 바라보았다. 질질, 한참을 바닥에 쏘아지던 오줌은 쪼르륵, 마지막 한 방울을 남기고 뚝 끊겼다.

“……씨발놈.”

마리는 양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