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1화 〉 NO.10 이 소설 주간 연재인가요?
* * *
새로운 경험은 늘 즐겁다.
어린아이들이 항상 웃고 다닐 수 있는 이유가 그것이다. 모든 게 새로우니만큼 뭘 해도 즐겁다.
연재도 그러했다. 중학생이란 그리 많지 않은 나이에 판타지를 접한 것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계속해서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하물며 정우는 지금보다 십 년은 앞선 세계의 주민.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10년이란, 다른 업계로 치자면 1세기 이상의 차이를 갖는다.
하물며 웹소설의 재미 요소를 충분히 알고 있는 정우가 보여주는 소설은 그야말로 카타르시스의 극한.
숨 쉴 새도 없이 몰아치는 사이다와 복수에 연재는 머릿속이 씻겨 내려가는 기분을 느꼈다.
‘길게 읽는 책에서는 느낄 수 없는…… 단편의 재미.’
책으로는 이 재미를 다 담아낼 수 없다. 그저 그게 아쉽다. 인터넷이라면 어떨까.
‘인터넷에, 오빠랑 같이 쓴 이 글을 올린다면?’
아마 북부대공 연대기가 그러했듯, 이 소설도 금세 출판 제의를 받으리라.
정우가 그 제의를 받을지 말지는 모르겠으나, 수많은 사람들이 이 책의 재미를 알게 될 것이고.
그 사람들은 정우와 연재를 칭송할 것이다.
‘상상만 해도…… 젖을 거 같아.’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건 즐겁다.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건 그보다 더 즐겁다. 그러니 글을 써 인정받는 건 두 배의 즐거움이다.
“이거…… 인터넷에 올려도 될까요?”
“인터넷에?”
“네… 그런 사이트가 있거든요. 이런 판타지를 전문적으로 쓰는 사이트가… 출판사 업계 쪽 사람들도 많이 봐서, 잘하면 출판 제의가 올지도 몰라요.”
말은 그렇게 했으나, 그녀는 거의 100% 확신하고 있었다. 오늘 하루. 1시간 만에 써 내려간 A4용지 몇 장 수준의 짧은 글.
그것만 보더라도 이 소설이 얼마나 재밌는지 알 수 있다. 다음 화를 상상하게 되고 기다리게 된다.
“으음…… 딱히 상관은 없는데, 내 이름은 쓰지 마.”
“필명 쓰는 건 당연하죠.”
“그렇다면야…… 마음대로 해.”
“정말이죠!?”
그녀는 마치 벌써부터 출판이 결정된 양 기뻐했다. 정우는 쓴웃음 지으며 그런 그녀를 바라보았다.
‘젊구나, 젊어.’
자기보다 뛰어난, 더 재밌는 글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나타났다. 그런데도 그녀는 적개심보다 호의를 먼저 내보였다.
자신이 그녀의 앞길을 방해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일절 않고 있었다.
어리기에, 그리고 판타지라는 장르 자체를 좋아하기에 할 수 있는 일이다.
‘필명은 뭘로 하지?’
정우는 별거 아닌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두 사람이 써 내려간 소설은 곧바로 인터넷으로 옮겨져 업로드됐다.
그렇게 연재는 동시에 두 가지 소설을 연재하게 되었다. 그러나 그게 그녀의 본작에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았다.
창작은 또 다른 창작을 불러일으키는 법. 그녀는 오히려 북부대공 연대기를 어떻게 완결 내야 할지 깨달았다.
* * *
한 달이 흘렀다. 수능 점수가 공개되었다. 그 말은 즉 정우네 학교에 현수막이 하나 걸리게 되었다는 말과 동일했다.
[축 성실고등학교 3학년 O반 공자희 수능 만점 하]
“와…… 역대급 불수능이라더니.”
“전국에 딱 3명 있다더라. 수능 만점.”
“그래? 불수능도 아니었나 보네.”
“근데 그 나머지 두 명은 자사고랑 과고래.”
“미친. 우리 학교 클라스가 그 정도였나.”
아이들은 자희의 성적을 듣고선 마치 제 일 인양 기뻐했다. 그러할 수 있었다.
올해 수능은 시험을 직접 친 그들이 느끼기에도 엄청나게 어려웠으며, 그리하여 수능 만점을 맞은 사람이 전국에 딱 3명 있다지 않나.
하물며 나머지 둘은 자사고와 과학고였다. 중학생 때부터 공부 잘 한다는 소리 듣는 아이들이 입학하는 학교.
그런 학교와 맞먹는다? 마치 자신이 과고나 자사고를 이긴 것처럼 느껴지기 마련이다.
설령 그 본인이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공짜를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법이다.
“축하해. 누나.”
“그래.”
“대학은 어디로?”
“법대로 갈 생각이야.”
“이과 나왔으면서?”
“문과에서 배울 건 더 없었으니까.”
누군가에게 있어 문과 이과 선택은 인생을 좌지우지하는 중대한 기로이다.
문과에서 더 배울 게 없으니 이과 과목을 듣고, 다시 문과의 최고봉이라는 법대로 진학할 생각은 평범한 사람은 하지 않으리라.
그러나 그녀는 천재. 그런 그녀에게 있어 고등학교 수업이란 잠시 쉬어가는 길일 뿐이다.
“법을 바꾸려면 국회의원이 되는 게 빠를 텐데.”
“국회의원이 되고 싶다고 되는 거였으면 나도 그랬겠지. 그게 아니잖니? 그러니까 판사부터 시작해서 올라갈 거야.”
고시 합격은 물론이요, 이미 사법연수원에서 높은 성적을 받는 게 당연하다시피 하다는 말투였다.
그 모습에 정우는 피식 웃으면서 그녀에게 이야기했다.
“그럼 바빠서 이제 잘 못 만나겠네.”
“……그러네.”
“아쉬워서 어쩌나.”
“뭘. 그리 어려운 것도 아니야.”
천재니까. 자희는 그리 말하면서 정우를 바라보았다.
이 얄미운 바람둥이는 그녀가 없는 동안 또다시 얼마나 많은 여자를 늘릴 계획인지.
그녀도 감히 예측할 수 없었다. 그러니까, 이제 쉽게 만날 수 없게 되기 전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덥네.”
“겨울인데?”
“히터를 틀었잖니. 왜 그것도 몰라?”
괜히 정우를 타박하며 자희는 웃옷을 벗어 던졌다. 기다란 코드 안쪽에 그녀 몸을 꽉 조이는 교복이 나타났다.
수험생 공부니 뭐니 바빠져서 살찐 탓에, 그녀 몸은 살짝 답답할 정도로 조이고 있었다.
보기 싫을 정도는 아니었다. 정우는 오히려 그런 그녀의 모습을 좋아했으니.
만지기 좋은 몸이 보기에도 좋다나, 이해할 수 없었다.
그는 항상 그러했다. 뭐든지,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였다.
그래서 흥미로웠고, 그렇기에 그에게 반할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외투는 물론이요, 안에 걸친 니트와 셔츠까지 벗기 시작했다.
“……왜 벗어요?”
“겨울이잖니.”
“아니, 갑자기?”
당황한 정우 입에서 반존대가 튀어나왔다. 그러나 자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결국 브래지어와 치마만 걸치게 된 자희는 창문 틈을 타고 들어온 찬바람에 살짝 떨면서 정우에게 접근했다.
“추워.”
“당연히 춥지, 바보도 아니고…….”
“바보라고 한 사람이 더 바보야.”
“갑자기 왜 이래?”
정우는 자희가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거라고는 차마 생각할 수 없었다. 그런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이상함을 느끼고, 그 이상함이 그녀의 외로움에서 비롯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런 사람이 아니었는데.’
언제나 쿨하고, 지적이고, 이성적으로 세상만물을 판단하던 사람이 어찌 이래 감성적이 되었나.
이게 다 자신의 업보라며, 정우는 그녀를 조심스레 끌어안았다.
추위를 이겨내기 위해 그녀의 몸에선 열을 발산하고 있었고, 어지간한 손난로보다 더 따스한 그녀의 몸은 품에 안고 있기 너무나 좋았다.
“하아…… 차가워.”
“아까까지 밖에 있어서…….”
“괜찮아. 움직이면 더워질 테니까.”
그녀는 그리 말하며 정우의 바지를 벗겨냈다. 그가 추울까봐 완전히 잡아 내리지는 않았다.
바지 자크 너머로 툭 튀어나온 정우의 물건을 만지작거리며, 그 뜨거움으로 손을 녹이기 시작했다.
정우는 척추를 타고 흐르는 냉기에 알 수 없는 감각을 느끼며 물건을 껄떡였다.
“……하게?”
“나쁘지 않지.”
그 말을 들은 정우의 물건 끝에서 쿠퍼액이 방울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걸 본 자희는 엄지손가락을 이용해 쿠퍼액을 귀두에 넓게 펴 발랐다.
그런 다음 치마를 살짝 들어 올리고 스타킹 가랑이 사이를 뜯어냈다. 정우가 아예 벗고 하는 것보다 이런 걸 좋아하더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뜯겨져 나간 스타킹 사이로 부드러운 팬티가 젖어 있는 게 느껴졌다. 살짝 들쳐 구멍을 드러낸 뒤 그 안으로 정우의 물건을 삽입했다.
쩌어억, 서로 얼굴을 마주 본 상태에서 허리를 바싹 붙이고 삽입한다. 서로의 심장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깝게 달라붙었다.
“누가 오면, 누가 이 모습을 보면. 변명도 못 하겠네.”
“그렇지.”
“으음…… 조심해. 아직은 아무런 도움도 못 주니까.”
찌걱찌걱, 아랫입에선 음란한 소리가. 윗입에선 더없이 진중한 이야기가 오고 갔다.
팡팡, 허리를 한 번 강하게 쳐올린 뒤. 정우는 그녀와 입맞춤했다. 혀와 혀가 오고갔다.
기다란 실이 이어졌고, 빨아 마시듯 그 실을 끌어당겼다. 침을 삼킨 정우는 그대로 말을 이어갔다.
“무슨 도움을 줄 수 있는데?”
“네가 간통죄로 잡혀 와도 무죄를 주는 정도?”
“에이, 내가 그런 걸로 잡힐 리가 없는데….”
“조심하란 이야기야.”
찔걱.
다시 한번 더. 허리를 위아래로 크게 흔든다. 수험생이라 오랜 기간 정우와 정을 나누지 못한 자희의 안은 마치 처녀마냥 좁아져 있었다.
그리고 이전보다 더 음탕하게 물건을 빨아들이며 정액을 갈구하고 있었다.
그 모습에 정우도 얼마 가지 않아 사정감을 느꼈다. 울긋불긋 솟아오르는 물건을 느낀 그녀도 절정에 오르기 위해 물건의 위치를 조정했다.
“흐읏, 임신해…….”
“어?”
“……미안, 실언했어.”
임신하라는 그녀의 말에 정우의 물건이 팍 죽어버리려는 걸 느낀 자희는 실언이었다 말하며 보지로 자지를 조이기 시작했다.
따듯하고 보드라운 보짓살을 이겨내지 못한 자지는 의몽심을 떨쳐내지 못하고 발기한 뒤 사정했다.
울컥울컥 정액을 쏟아낸 자지를 뽑아내자마자, 그녀는 곧장 팬티를 덮어 보지를 가렸다.
정확히는 정액이 새지 않게 막았다. 그리 정액이 흐르는 걸 막은 그녀는 정우가 다른 말을 꺼내기 전에 그의 물건을 입으로 청소했다.
“츄읍, 됐어. 아까 했던 말은 잊어.”
“……약 먹고 있죠?”
“넌 당황했을 때마다 존대를 쓰더라. 걱정마. 약 잘 챙겨 먹고 있으니까.”
그래, 학생 때 임신할 생각은 없었다. 적어도 지금은……. 그러나 자신의 보지 속을 헤엄치고 있을 그의 정자가 언젠가 큰 도움이 될 거라는 사실을.
오늘을 위해 특수한 여성형 콘돔을 착용했다는 사실을. 그에게는 전혀 알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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