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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화 〉 NO.11&12 또라이 자매가 속삭이길, 정력에는 아연이 좋데요 (199/218)

〈 199화 〉 NO.11&12 또라이 자매가 속삭이길, 정력에는 아연이 좋데요

* * *

“헤헤.”

“……애가 뭘 잘못 먹었나?”

아리는 수업시간에 사라져서, 점심시간이 끝날 때쯤에 돌아온 짝궁이 실성한 듯 계속 웃고 있는 모습을 보며 그녀가 무얼 잘못 먹고 미쳤나 생각했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생각했다. 그녀도 제 자신이 보통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있었지만, 연재는 가끔 그런 그녀보다 더 미친 모습을 보여주곤 했으니까.

‘보건실 보내야 하나?’

그러나 그런 생각은 의미가 없었다. 곧 수업이 시작했고, 선생님이 들어와 아이들의 통행을 통제했다.

선생님이 들어오건 말건, 연재는 웃음을 멈추지 않았으나. 엎드려 자거나 수업을 방해하는 것도 아닌데, 웃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지적하기가 뭐했던 선생님은 연재를 무시하고 수업을 진행했다.

그녀의 입꼬리가 내려간 건 하교 시간이 되었을 때였다.

“와, 드디어 멈췄네.”

“아, 아파…….”

“응?”

“광대가 아파…….”

다만 그녀가 웃음을 멈춘 건 그녀의 의지가 아니라, 그녀의 한계였다.

* * *

하교길, 집으로 돌아가던 아리는 우연히 삼색 고양이를 발견하고 그 뒤를 따랐다.

고양이를 발견한 건 우연이었으나, 그 뒤를 따라간 건 그녀의 평소 습관이었다.

평소에도 이런 식으로 딴 길로 세는 게 일상이었기에. 아주 자연스럽게 그 뒤를 쫓았다.

고양이는 인간이 들리지 않을 법한 길만 골라서 움직였고, 교복이 더러워지는 걸 신경 쓰지 않는 아리도 먼지 가득 묻히며 그 뒤를 따랐다.

그리 고양이를 따라 이리저리 움직이다보니, 결국 사람의 몸으로 통과할 수 없는 장소까지 와버렸다.

‘여기까진가.’

이런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기에, 그녀는 곧장 포기하고 옷에 묻은 먼지를 툭툭 털어냈다.

주위를 둘러보자, 학교 근처 음습한 뒷골목이었다. 등교한 양아치들이 몰래 담배를 피기 좋은 스팟.

하교한 이후에는 사람들이 올 일도, 이유도 없는 장소.

그 장소에서 담벼락을 살짝 넘자, 원래라면 보이지 않을 학교 내부가 훤히 보이기 시작했다.

그녀는 색다른 각도의 학교를 바라보다가, 문득 한 교실에 아직 떠나지 않은 학생이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

그리고 절로 그런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학생이 어느 여성과 입을 맞추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고로 사춘기 여성의 성욕은 원숭이보다 강하다. 고등학생인 그녀도 그렇다.

워낙 자유분방하고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이라고 하더라도, 성욕이 없는 게 아니었다.

그녀또한 여고생이었기에…… 자연스레 남자와 여자를 훔쳐보게 된다.

위치가 위치인지라 아직 들키지 않은 모양이었다. 하기야, 섹스 중에 서로에게 집중하기도 바쁠진대 어찌 다른 곳에 신경을 쓰겠는가?

쪽, 잠시 숨을 쉬기 위해 떨어졌던 두 사람의 입이 다시 달라붙는다. 마치 서양 영화에서나 보던 것처럼 고개가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틀어지며 볼이 홀쭉해진다.

잠시 떨어지는 틈 사이로 혀가 드러난다. 꿀꺽, 아리는 그 모습을 보면서 침을 삼켰다.

어느새 그녀 손에는 휴대폰이 들려 있었다. 싸구려지만, 동영상과 사진을 찍는 기능 정도는 있었다.

그리 휴대폰으로 두 사람의 정사를 촬영하며 얼굴을 확대했다. 화질이 구려 모자이크처리 한 마냥 얼굴이 흐려졌지만, 누구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눈치챌 수 있을 정도였다.

화면 속 주인공은 그녀의 담임인 주희였다. 그 순간 그녀는 심장이 덜컥 가라앉는 느낌을 받았다.

왜냐하면 그녀와 달라붙어 있는 사람이 학생이었기 때문이다. 교사와 학생의 성교, 기사라도 났다간 큰 파문이 일어날 일이었다.

잠시 후, 키스를 마친 주희가 창틀 아래로 사라진다. 동시에 남자가 머리를 들어 올리며 무언가를 참는 듯 보였다.

곧바로 알아차리지는 못했지만, 곧이어 그게 무슨 행위인지 알 수 있었다.

펠라치오. 그녀의 담임은 교실에서 당당하게 남자의 자지를 빨고 있었다.

‘……부럽다.’

그리 남자의 자지를 빨다가, 한 발 뽑아낸 건지, 아니면 남자가 질린 건지. 주희는 치마를 벗고 창틀에 손을 기댄 채 엉덩이를 쭉 내밀었다.

남자는 주희의 뒤로 돌아갔다. 절묘한 움직임이라 남자의 얼굴이 보이지는 않았다.

잠시 후, 멀리서 보기에도 썩 커다란 물건이 드러났다. 그 물건으로 주희에 엉덩이에 강하게 박으며, 그는 주희의 엉덩이를 찰싹찰싹 후려쳤다.

엉덩이를 얻어맞을 때마다 주희는 고개를 푹 숙이고 커다란 젖탱이를 출렁거렸으며, 찰진 엉덩이는 푸르르 지진 난 듯 떨려왔다.

그리 몇 분이 지났을까, 남성이 뚝 하고 멈춰서 허리를 깊게 내밀었다. 처녀인 아리도 그게 무슨 뜻인지는 알고 있었다.

사정.

남자가 쾌락의 한계를 느끼고 사정한 것이었다.

주희가 몸을 부르르 떨며 정액을 느꼈다.

잠시 후, 자지를 빼낸 그녀는 곧장 자지 앞에 꿇어앉아 자지를 물고 빨며 청소하기 시작했다.

제아무리 자지가 좋다지만 방금 전 까지 자기 안에 박아 애액이니 정액이니 진득하게 묻었을 텐데, 어찌 저게 가능한지…….

그녀는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우엑, 성욕에 미쳤다지만…….’

아무리 사랑하는 남자라도, 제 애액 묻은 자지를 빨 수 있을까. 아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때, 자지를 깨끗이 빤 주희는 방긋 웃으며 어디론가 사라졌고, 교실에 남아 있던 남학생은 뒷정리를 하며 창문으로 다가왔다.

삐빅.

휴대폰 배터리가 다 달아 카메라가 자동으로 종료되었다. 그러나 아리는 그런 일을 전혀 신경 쓰지 못했다.

창문 곁으로 나온 사람이 바로 정우였으니까.

* * *

“다녀왔습니다….”

“늦었네? 씻고 밥 먹으렴.”

“네…….”

“어디 아프니?”

절레절레, 고개를 저은 그녀는 곧장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

옷에 묻어 있던 먼지가 진득하게 이불에 묻었으나, 그녀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 걸 신경 쓸 정신머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양말만 대충 벗어 바닥에 벗어던진 뒤 곧바로 동생의 방으로 쳐들어갔다.

“아연아!”

“……뭐야. 노크하고 들어오랬지.”

헤드셋을 쓰고, 컴퓨터로 정우의 영상을 보고 있던 아연은 방문을 벌컥 열고 들어온 아리를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아리는 화면 속에서 싱긋 미소 지으며 노래 부르는 정우의 모습을 보고 뻣뻣하게 굳어 버렸다.

방금 전 보았던 장면이 플래시백되며 머리를 강타한다. 저 화면 속 정우가 그런 일을 하고, 그런 표정을 짓고…….

입이 썩 떨어지지 않았다.

“저…… 그러니까…….”

“뭐야, 뭘 잘못 먹었나… 나가.”

“…엄마가 씻고 밥 먹으래.”

“그래?”

그 말에 밖으로 나온 아연이 아무것도 준비되어 있지 않은 식탁을 보고 아리를 노려보았을 때, 아리는 몰래 화장실로 들어가 숨었다.

가슴이 쿵쾅거리고 있었다. 마치 범죄를 저지른 느낌이었다. 찬물로 세수를 해서 먼지를 씻어내고, 뚝뚝 흘러내리는 물방울을 바라본다.

‘섹스를 할 수도 있지. 그럼.’

당연한 일이다. 누구나 섹스를 한다. 그녀의 부모님도 했고, 옆집 신혼부부도 했고, 할아버지 할머니, 대통령과 국무총리, 귀족과 왕, 원시시대 원시인들도 섹스를 했다.

그리 당연한 일이니까, 당연히 정우도 섹스를 한다.

‘그치만…….’

그렇지만 정우는 섹스를 해서는 안 됐다.

‘그치만, 연재랑 사귀고 있잖아.’

그도 그럴게, 그는 연재의 애인이었으니까. 친구 애인이 다른 여자랑 바람피면서 보지에 박히는 모습을 본다는 게 얼마나 거북한 일인지.

내일부터 연재의 얼굴을 어찌 봐야 할지, 아니 당장 정우라면 좋아 죽어 사족을 못 쓰는 아리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든 게 고민이었다. 그냥 콱 말해버리고 싶었다. 마침 두 사람의 정사를 찍은 영상도 있고, 이걸 인터넷에 올린 뒤 정우라는 걸 덧붙이면 사람들이 알아서 소문을 퍼트려 주지 않을까.

그리 소문을 들은 연재와 아리가 알아서 정우와 멀어져주지 않을까…… 그리 생각했다.

‘안 돼.’

하지만 그건 범죄였다. 그녀는 범죄를 저질러 가면서까지 정의를 추구하는 히어로가 아니었다.

‘어떻게 하지…….’

고민이 계속해서 이어졌다. 그러나 결국 그날 밤이 지나가도록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아리는 잠들고 말았다.

* * *

“안녕, 아리야.”

“어, 어? 안녕!”

학교에 등교한 아리는 연재의 시선을 무의식적으로 피했다. 연재는 그런 그녀의 반응을 눈치채고 그녀가 자신을 피한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왜 저러지?’

그러나 연재는 아리가 자신을 피하건 말건 크게 관심이 없었다. 하루가 지나도 머릿속에서 미쳐 떠나가지 않는 첫 경험의 추억만이 중요했지.

연재가 어제의 기억을 떠올리고 또다시 히죽히죽 웃음을 터트리고 있을 때, 아리는 그녀의 얼굴을 힐끔힐끔 바라보았다.

말해주어야 할까, 숨겨야 할까. 어느 쪽이 진짜 친구로서 해야할 행동일까. 모르겠다.

“에라이, 연재야.”

“……왜?”

“너, 정우 오빠가 만약에 바람을 피면…… 어떻게 할래?”

“……정우 오빠가 바람을 피워?”

갑작스런 질문에 연재는 아리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갑자기 그런 말을 꺼내는 의도가 무엇일까.

‘설마, 다른 사람이랑 노는 걸 봤나?’

연재는 이미 정우가 열 다리를 걸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아리가 그런 질문을 꺼냈을 때 자연스럽게 그녀가 무언가를 보았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누구지.’

다만 연재도 정우가 열 다리를 피운다는 것만 알지, 그 멤버는 속속들이 알지 못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열 다리 까지는 어찌저찌 용서했어도, 정작 그들과 사이좋게 지내는 일까지는 그녀의 자존심이 허용하지 못했으니까.

“화내겠지.”

“……그리고?”

“헤어질 거냐고?”

“으, 응.”

“글쎄다. 아마 그러지 않을까.”

연재는 아리의 질문에 유연하게 대답했다. 남들이라면 흔히 할법한 말들로.

다만 아리는 그런 연재의 말을 듣고 자신이 이 일을 꺼내선 안 된다 생각했다. 연재가 미친 듯이 웃고 다닐 정도로 행복하다는 사실을 아는데, 그 행복을 자신이 멋대로 깨트릴 순 없었다.

그래, 뭐. 옛날 사람들 중엔 일부다처나 일처다부를 하던 사람들이 종종 있었다고들 하고,

정우또한 잘나디 잘난 알파 메일이니, 여자 여럿 거느리는 게 뭐 어떤가 싶기도 했다.

결국 아리는 정우가 바람피웠단 사실을 숨기기로 하고, 연재에겐 다른 말로 변명했다.

“그래? 그럼 내가 정우 오빠 꼬시면 알아서 떨어지겠네?”

“……미친년 아니야 이거.”

“아하하하!”

연재의 욕지거리를 웃음으로 받아 넘기고, 아리는 오늘 있었던 일을 무덤까지 가져갈 비밀로 간직하자 여겼다.

그래, 자신만 입을 다물면 누구도 피해받지 않을 것이다.

그 누구도…….

* * *

그리고 그날 오후.

영화에서 본 파쿠르를 연습하겠답시고 학교 건물을 오르던 연재는 5층 난간에 매달려 동아리 부실 안쪽을 훔쳐볼 수 있었다.

정확히는 그 안에서 또 다른 여자와 정사를 나누는 정우의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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