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03화 〉 NO.11&12 또라이 자매가 속삭이길, 정력에는 아연이 좋데요 (203/218)

〈 203화 〉 NO.11&12 또라이 자매가 속삭이길, 정력에는 아연이 좋데요

* * *

아리는 제 입가와 목덜미, 제 가슴께까지 흠뻑 적신 정액을 보며 인상을 찌푸렸다. 뿌덕뿌덕한 감촉이 그리 기분 좋지 않았다.

“……저, 씻으러 갈래요. 그래도 되죠?”

카메라에 찍힌 제 야한 사진을 지우며, 그녀는 머리도 식힐 겸 화장실로 향했다.

그러나.

철컥.

“……왜 따라와요? 선배.”

“나도 더러워져서, 좀 씻으려고.”

정우는 그녀를 놓치지 않았다. 아리는 알몸이 된 정우의 몸을 보며 침을 꿀꺽 삼켰다.

휴대폰은 방수 기능이 없어 들고 오지 못했지만…… 그녀의 두 눈은 카메라마냥 정우의 알몸을 찍고 기억하려 노력했다.

덜렁덜렁, 크게 발기해 한 발자국 움직일 때마다 출렁이는 거대한 자지를 보며, 그녀는 씻는 게 무의미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뭐, 뭐 하려는 거예요…….”

“뭘 한다고 그래?”

“할 거, 잖아요….”

“안 해.”

껄떡거리는 자지를 보고 있으면, 그가 무얼 하지 않는다는 걸 믿을 수가 없었다.

안 그래도 허접 보지인 게 들통난 직후 아닌가, 입으로 핥기만 해도 가버릴 만치 기분 좋은 저 흉악 자지를, 허접 보지는 단 1초도 버티지 못하고 미친 듯이 가버리리라.

그런 일은 막아야 했다. 인간으로서, 사람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선 그래야 했다. 아리의 짐승처럼 날카로운 직감이 그리 말하고 있었다.

“아, 아아…….”

거근이 다가온다. 주륵, 보고 있기만 해도 보지에서 애액을 배출한다. 그러나 욕실 안에서 도망칠 장소는 없다.

결국 그녀는 정우에게 붙잡히고 말았다.

* * *

‘아, 힘들어…….’

친구들과 신나게 노래를 부르고, 피시방에서 게임을 즐기다 돌아온 아연은 제집에서 못 보던 신발을 보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운동화? 아빠 건가?’

그러나 그녀의 아버지가 신고 다녔다기엔 너무나 깔끔한 신상 운동화였다. 수십만 원은 가볍게 넘어 보이는…….

그리고 그녀의 아버지는 운동화는 비쌀 필요가 없다며, 시장에서 산 만 원짜리 싸구려 운동화를 신고 다니는 사람이었다.

즉, 이건 그녀 아버지의 물건이 아니었다.

‘아리가 사온 건가? 선물로?’

그렇다고 하기엔 포장이 풀려 있었다. 선물로 줄 거면 포장을 한 상태로 건네주었겠지.

그러니까 즉, 이건 누군가가 신고 들어온 신발이었다. 그것도 남자가…….

‘아리가 남자를 데려왔다고!?’

그건 깜짝 놀랄만한 일이었다. 워낙 성격이 유니크해서 남자는커녕 친구도 집에 데려오지 않는 아리가.

며칠 전부터 갑자기 남자를 꼬셔야겠다고 화장을 배우기 시작한 아리가.

그녀도 평생 사귀지 못한 남자를 사귀고, 집까지 데려왔다고?

‘그럴리가…….’

아마 분명 어디서 주워왔을 거라고, 그리 생각하며 안으로 들어갔다. 거실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인상이 찌푸려지는 쿰쿰한 냄새가 나기 시작했다.

‘이건 또 뭔…….’

그녀는 이 냄새가 뭔지 잘 알고 있었다. 제가 자위하고 나면 이런 냄새가 남고는 했다. 그럼 이년이 자위를 했나? 그것도 거실에서?

“도아리! 어딨어?”

아연은 혹여 생길 불상사를 피하기 위해 크게 소리 지르며 집으로 들어섰다. 안방, 작은 방, 큰 방, 어디에도 아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리가 있을 법한 장소는 욕실이었다. 안에서 쏴아아­ 하는 샤워기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으니까.

그녀는 화장실로 다가가 천천히 문을 두들겼다. 문은 잠겨 있었다.

“도아리?”

쏴아아─.

샤워기 소리가 커졌다. 그 소리를 들은 아연은 그 안에 아리가 있다는 걸 확신했다. 잠시 후, 쿠웅. 하고 문에 무언가가 부딪쳤다.

“으, 으응… 흣.”

“……아리야? 문 잠그고 뭐해?”

“흣, 아니, 그게… 샤워….”

“그래? 야, 신발장에 남자 신발 있던데 그건 뭐야?”

“으, 응. 그거엇, 저, 정우 선배가 놀러와써어엇!”

“……정우 선배가 놀러 왔다고?”

그 사실이, 아연의 머릿속을 완전히 백지로 만들었다. 아리의 말투가 어눌한 것, 거실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 모조리 잊어버릴 정도로.

“지, 진짜!?”

“으, 흐으응!”

“근데 넌 왜 샤워나 하고 있냐?”

“내, 내헤에가, 음료수를 엎질러서어엉…!”

“바, 방에 계시단 말이지……?”

그 말을 들은 아연은 재빨리 제 방으로 들어가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화장도 고쳤다.

정우에게 못생긴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런 마음에서 발로한 생각이었다. 5분 정도 걸렸을까, 그녀는 아리의 방으로 향했다.

똑똑, 문을 두드리고. 아리가 들어오라 말했다.

“시, 실례합니다.”

자기 집, 자매의 방임에도 실례한다는 말을 내뱉으며, 그녀는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에 앉아 있던 정우가 가볍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 보였다.

‘저, 정말로……!’

정말로 정우 선배가 우리 집에 왔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 네가 아연이었지?”

“네, 넷!”

그녀는 인사를 나누며 정우의 피부를 훑었다. 마치 방금 막 샤워라도 한 듯이 뽀송뽀송하고 흰 게, 마치 아기 피부 같았다.

“그, 그런데, 저희 집에는 무슨 일로…….”

“아, 아리가 연재랑 친구잖아? 할 말이 있다고 해서.”

“……야, 너 빨리 나가.”

“나가라고? 언니야. 갑자기 그게 무슨 소리야. 우리는 일심동체, 같은 날 같은 시 같은 분에 태어난 소울메이트잖아.”

그리곤, 아리의 곁에 다가가 귓가에 속삭였다.

“……내쫓으면 죽여버린다.”

그 말을 들은 아리는 몸서리를 치며 살짝 떨었다. 아연이 하는 말은 농담이 아니었다. 그녀가 정우의 팬이랍시고 하는 꼴을 보면, 정말로 자신을 죽이고도 남으리라.

그리 생각한 아리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웬일로 그녀가 얌전하다 생각하며, 아연은 정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선배! 필요한 건 없으세요!?”

“필요한 거? 딱히 없는데.”

“음료수! 음료수 드릴까요!?”

“아니, 괜찮은데…….”

“아니요! 손님이 왔는데 음료수도 대접 안 하는 건 예의가 아니죠!”

아연이 그리 말하며 재빨리 냉장고로 달려갔다. 그녀가 방을 나간 사이, 정우는 아리를 보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안 들켰네?”

“……들켰으면 어쩌려고.”

주륵, 아리는 제 하복부를 타고 흐르는 정액을 느끼며 정우를 강하게 노려보았다. 미쳤지, 미쳤어.

처녀를 여동생 앞에서 깨버린 것도 모자라서, 첫 경험에 질내사정을?

그녀는 머릿속으로 재빨리 제 임신주기를 떠올렸다. 다행히 임신주기는 아니었으나, 뱃속을 가득 채우고 헤엄치는 게 느껴질 정도로 강렬한 이 정자라면, 임신주기가 아니더라도 임신을 할 거 같은 기분이었다.

“나가요.”

“왜?”

“그야… 이제 가족도 올 거고….”

“부모님 얼굴 한 번은 봬야지.”

“무, 무슨!”

“아 그리고, 정액 뺄 생각 하지마.”

마치 그녀를 임신시킬 생각이라는 듯, 정우는 그리 명령했다. 아리는 싸늘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정액 빼려고 내 앞에서 떠나면, 아연이 따먹는다?”

“─!!”

정우의 말을 들은 아리는 기겁했다. 바람둥이라는 건 잘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 변태일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미, 미쳤어… 연재는 어쩌고…….”

“연재도 알고 있어.”

“─거짓말!”

“뭐가 거짓말인데?”

아연이 얼음 가득 든 음료수를 들고서 복귀했다. 음료수는 한 잔이었다. 그걸 본 아리는 어처구니없다는 듯 아연을 바라보았다.

“내 건?”

“내가 네 걸 왜 가져 와? 손이 없어 발이 없어?”

아쉽게도, 그녀는 지금 움직일 수 없었다. 지금 움직였다간 자궁 안에 가득 찬 정액이 주륵 팬티 너머로 넘쳐흐를 테니까.

그녀는 아연이 바닥에 내려놓은 음료수 잔으로 손을 뻗었다. 너무나 재빨라서, 아연이 미쳐 막을 틈도 없었다.

“…몰라, 이거나 마실래.”

“어, 야!”

아리가 음료수를 벌컥 들이켜자, 아연은 미쳤냐는 듯 그녀의 목울대를 후려쳤다. 켁, 사레가 들린 아리는 먹던 음료수도 뿜으며 사방을 침과 음료수로 더럽혔다.

“악! 야! 뭐해!? 서, 선배! 죄송해요! 어, 어떡해­!”

“……괜찮아. 휴지 좀 줄래?”

“네, 네! 여기….”

자신 때문에 정우가 더러워진 거 같아서 미안해진 아연은 어쩔 줄 몰라 하며 허둥지둥 댔다.

그리곤 속으로 아리를 욕했다. 그것 좀 버티지, 그것도 못 버티고 음료수를 내뿜어?

휴지로 음료수를 닦아낸 정우는 끈적함을 느끼긴 했으나, 굳이 화장실로 향하진 않았다.

아리 눈앞에서 벗어났다가 이 도라이가 무슨 짓을 저지를까 알 수 없기도 했고.

정우는 눈앞에 놓인 컵을 들어 올렸다. 아리가 마시던 음료수와 침으로 범벅이 된 음료수 잔을.

“어, 어어, 선배. 그거 말고…….”

“괜찮아. 아깝잖아.”

그리 말하며 남은 음료수를 벌컥벌컥 들이켰다. 아연은 정우 목으로 들어가는 음료수를 바라보며 경악했다.

저 안엔 아리 녀석의 침이 들어가 있을 텐데, 그럼 정우 선배는 아리의 침을 마신 건가?

더럽다기보다 아까웠다. 자신이 침을 뱉어놨으면, 그가 자신의 침을 먹는 거였는데.

‘아니,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미친년아.’

차라리 다른 생각을 떠올리자, 아연은 반대로 정우가 자신에게 침을 붸에, 뱉어주는 상상을 떠올렸다.

큐융, 보지가 덜덜 떨려왔다. 상상만 해도 보지가 젖기 시작했다. 그녀는 혹여나 젖은 걸 들킬까 꿈틀거리며 자세를 바꿨다.

그녀의 생각이 '쌍둥이는 99% 동일하니, 정우 선배는 사실상 99% 내 침을 먹은 것과 같지 않을까.' 란 생각에 도달했을 때, 정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음, 그래서 아리야. 나는 왜 불렀니?”

“……별거 아니에요. 그냥, 연재랑.”

“연재랑?”

연재랑 헤어져라. 그 말을 여기서 꺼낼 수는 없었다. 바로 옆에 제 여동생이 있지 않은가.

증거 하나 없는 지금, 그런 말을 꺼냈다간 정우보다 여동생에게 먼저 얻어맞으리라.

“…여, 연재랑 잘 지내 달라고요.”

“─그래, 그게 전부야?”

“네, 네! 이게 전부에요! 그러니까 빨리 돌아가세요!”

“아니요, 선배! 더 있으셔도 돼요!”

“아연 미친년아! 안 된다고! 빨리 보내야 한다고!”

“미친 건 너지! 어떻게 정우 선배를 그런 별거 아닌 일로 집까지 부를 수 있어!? 그래놓고 말 다 했으니 가라고!?”

두 쌍둥이 자매는 지극히 현실 자매다운 싸움을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있다간 정말 주먹다짐이라도 시작할 기세였기에, 정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맞아, 벌써 보내는 건 조금 아닌 거 같은데.”

“그렇죠! 선배, 그, 혹시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으세요? 치킨? 피자?”

“나는 집밥이 좋아.”

“지, 집밥…… 고, 곧 아빠 오시는데 잠시만 기다려 주시면…….”

“아니, 부모님한테 그런 민폐를 끼칠 수는 없지. 내가 밥해줄게.”

“저, 정말요!?”

아연에게 있어서 정우는 최애 아이돌 멤버나 다름없었다. 그런 존재가 직접 수제 요리를 만들어 준다?

그날 폭식을 했어도 배를 비워야 했다.

정우는 옴짝달싹도 하지 않는 아리를 보면서 조심스레 말했다.

“으음, 근데 요리는 도와줄 사람이 필요할 거 같은데.”

“제, 제가! 제가 도와드릴게요!”

“아니, 괜찮아. 아리 네가 좀 도와줄래?”

“제가 왜…….”

“미친년아……! 도와달라고 하시잖아!”

아연이 눈치없이 옆에서 끼어들자, 아리는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못 먹는 거라도 있니?”

“없어요!”

정우가 주는 거라면 똥이라도 먹을 자신 있었다.

정말로.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