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8화 〉 NO.13 하정우는 끝을 향해 달린다.
* * *
대관한 수영장.
아무도 없는 파도풀.
신이 난 아리는 5P고 자시고 일단 노는 게 중요했다.
물속에 사람 혼자 두었다가 목숨 잃는 건 정말 순식간인지라, 어쩔 수 없이 연재가 그 뒤를 따라갔다.
그렇게 1학년 두 명이 정우와 멀어져 쓸데없이 체력을 낭비하는 사이, 정우는 우림, 은혜와 성교를 맺었다.
수영장을 대관한 게 이해가 갈 정도로 웅장한 신음소리가 수영장 내부를 가득 뒤덮었다.
젖은 콩나물마냥 둥둥 떠다니던 연재는 그 소리를 듣고서 아리를 바라보았다.
“야.”
“와아아아아!”
“……야.”
“우효오오오! 또 온다아아아!”
“야!”
버럭, 소리를 지르고 나서야 아리는 연재를 돌아보았다. 이제야 자신을 바라보는 아리를 보고서 연재는 인상을 찌푸렸다.
“우리는 안 할 거야?”
“뭐가?”
“섹스, 안 할 거냐고.”
“어… 해야지…?”
“근데 왜 여기서 놀고만 있는데!”
연재는 언성을 높이며 소리쳤다. 아리는 곰곰이 생각하는 척하다가 곧바로 그 해답을 내놓았다.
“그야… 어차피 우리가 가봐야 곧장 섹스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정우 선배 몸도 하나밖에 없잖아? 그럼 아무것도 안 하고 옆에서 손가락이나 빠는 것보단 열심히 노는 게 낫지 않아?”
“……넌 그냥 정우 선배랑 어울리기 싫어서 그런 거잖아. 레즈비언이라.”
“아, 아냐! 나 정우 선배 좋아해!”
“정말로?”
“정말이라니까!”
“그럼 지금 하러 가자.”
그 말에 아리는 입술을 질끈 깨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가 하는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그녀도 당연히 정우를 좋아한다.
다만, 그건 어디까지나 암컷으로서 좋아하는 것뿐이었다. 연재나 다른 여자들이 그러하듯 진심으로 정우를 좋아할 수는 없었다.
강간과 협박으로 시작된 관계. 그의 몸을 좋아한 거지, 어떻게 그의 마음까지 좋아하겠는가.
“……그래, 뭐. 지금쯤이면 끝나셨겠지.”
저 멀리서 들려오는 신음소리가 멎은 걸 확인한 아리는 연재와 함께 정우가 있는 풀로 자리를 옮겼다.
정우는 거대한 네모 튜브 위에 몸을 뉘인채 풀 위를 떠다니고 있었는데, 그 옆엔 섹스 후 축 늘어진 우림과 은혜가 있었다.
양팔에 두 사람을 벤 정우를 보고서, 아리와 연재는 조심스레 튜브 양쪽으로 접근했다. 촤아악 튜브가 기우뚱하는 걸 느낀 정우는 조심스레 눈을 뜨며 튜브를 기울인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뭐야…… 연재랑 아리구나. 무슨 일?”
“저희도 오빠랑 섹스하려고 왔죠.”
“아, 그렇구나. 잠시만…….”
곤히 잠든 우림과 은혜에게서 팔을 떼어낸 정우는 조심스럽게 튜브에서 내려온 뒤 자신이 없어도 알아서 잘 떠다니도록 튜브를 조절했다.
그리 저 멀리 튜브를 떠나보내고, 풀 바깥으로 나온 뒤 몸에 묻은 물을 탈탈 털어냈다.
“으음…… 일단 씻을까?”
“네, 뭐…….”
그의 몸에 묻은 정액이요, 우림이나 은혜가 흘렸을 애액을 떠올린 연재는 고개 끄덕이며 정우와 함께 샤워실로 향했다.
남자 여자로 나뉜 샤워실. 그곳에서 서로 헤여져 물기를 닦아내려던 연재는 갑작스레 자신을 잡는 정우를 보고서 고개를 갸웃거렸다.
“어디가?”
“네? 그게 무슨…….”
“같이 씻을 거야. 따라 와.”
“네, 네에?”
연재는 당황하며 정우에게 끌려갔는데, 그리 끌려가면서 제 옆에 서 있던 아리의 손목을 잡아 산제물을 늘렸다.
졸지에 정우와 같이 샤워하게 된 연재와 아리는 처음 들어와본 남자 샤워실을 이리저리 구경하며 정우의 눈치를 살폈다.
정우는 거리낌 없이 수영복을 벗어던지고, 그녀들을 바라보았다.
“뭐 해? 벗어. 씻어야지.”
“그, 그렇죠? 씻어야죠….”
“아니, 그… 수영장에선 옷 입고 씻어도 되는데…….”
“그래? 그럼 다시 입을까?”
“아뇨, 선배는 그…… 그냥 벗고 계세요.”
사실 가리는 게 더 꼴릿했다. 인간은 보이지 않는 부분을 미화하려는 습성이 있으니까. 그렇기에 아리는 일부러 정우의 옷가지를 벗겼다.
안 그래도 꼴리는데, 가리고 있으면 더 꼴릴 테니까. 일부러 덜 꼴리라고 벗긴 것이다.
‘근데 벗겨 놔도 존나 꼴리네 이 선배는…….’
아리는 그리 생각하며 천천히 수영복을 벗어던졌다. 대충 정리한 털이 살짝 부끄럽기도 했지만, 뭐 이런 게 한두 번도 아니었고.
두 사람이 벗는 걸 본 연재도 뒤따라 수영복을 벗어던졌고, 순식간에 일행은 알몸이 되어 샤워실로 들어갔다.
수영장 샤워실답게 욕조 따위는 없었지만, 샤워기가 셀 수 없이 많이 있었다. 정우는 곧장 물로 샤워를 대충 끝마친 뒤, 두 사람에게 손짓했다.
“자, 내가 씻겨줄게.”
“여, 여기서요?”
“그럼? 여기서 씻지 어디서 씻게?”
고개 갸웃거리는 정우에게 다가간 연재는 바디워시를 손바닥에 잔뜩 묻힌 정우에게 붙잡혔다. 질척거리는 바디워시가 그녀의 몸을 적시고, 곧이어 가슴이니 가랑이 사이를 거품내기 시작했다.
제 가슴이요, 보지를 내주며 연재는 손을 뒤로 뻗어 정우의 물건을 쿡 붙잡았다. 그리곤 앞뒤로 흔들어 일부러 발기시켰다. 그 모습을 본 정우가 재밌다는 듯 쿡쿡 웃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뭐야?”
“저도 오빠 씻겨드리려고요.”
“그럴래?”
정우는 그리 말하며 제 손에 남아 있던 바디워시를 덜어주었다. 바디워시를 건네받은 연재는 제 손에 바디워시를 덜어 정우의 자지를 만지작거렸다.
그의 음모로 바디워시를 거품내고, 자지를 슥삭슥삭 앞뒤로 흔들기 시작한다. 바디워시 덕택인지, 평소엔 살짝 덮혀있는 자지 껍데기가 아주 가볍게 벗겨졌다.
그리 벗겨진 껍데기를 다시 덮으면서 귀두를 쓸고, 벗겨내며 또다시 쓸고…….
곧이어 정우의 자지 끝에 쿠퍼액이 방울방울 맺히기 시작했다. 연재는 손끝에서 느껴지는 끈적거림만으로 그 사실을 깨달았다.
“흐읏, 흐아… 오빠아… 키스, 하고 싶어요.”
“고개 꺾어볼래?”
“네에…… 츄릅, 츄으읍…….”
슬슬 쾌락을 느끼기 시작한 연재는 애정을 갈구하며 제 머리를 뒤로 휙 꺾었고, 그리 꺾인 상태에서 정우와 입맞춤하기 시작했다.
목을 뒤로 꺾어 하는 스파이더맨 키스. 머리로 피가 쏠리기 시작하자 약간의 어지럼증이 동반되기 시작했다.
어지러움은 그녀가 느끼는 감각을 조금 더 몽롱하게 만들었고, 키스하며 느끼는 몽롱함이란 곧 황홀경으로 가는 길이었다.
“하읍, 하으응…… 흐읏, 흐아앙…! 흐윽, 흐으읏…!”
쥬픕, 쮸픗 쮸으읍, 쮸프억 쯔퍼으윽!
바디워시가 묻었으니 삽입은 안 되고 음핵만 데구르르 굴리는 수준이었지만, 원래 쾌락만을 위해 존재하는 기관인 음핵답게 그것만으로도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
충분히 절정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기에, 연재는 그리했다. 참을 성 없이 상대방의 자극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만으로 절정에 오른다.
‘간다, 간다앗 가, 가아아 가아아앗……!’
몸을 부르르 떨며─ 연재는 보지에서 애액을 푸스슷 싸지르기 시작했다. 싸지른 애액이 바디워시를 씻겨 내려가고, 정우는 비틀거리는 그녀를 보고서 손을 뗴어냈다.
“가버렸어?”
“……네, 네혜엣.”
“그래. 그럼 순서 바꿔서….”
정우의 시선이 아리를 향한다. 흠칫, 멀리서 두 사람이 섹스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리는 살짝 놀라 정우를 지그시 노려보았다.
퍽 아쉽게도, 이 상황에서 그를 피할 방법 따위는 없어보였다. 아리는 조심스레 정우에게 다가갔고, 정우는 바톤터치를 하듯 연재를 밀어내며 아리를 껴안았다.
찌걱─.
“뭐야, 벌써 젖었네.”
“……아니에요.”
“뭐가 아니야? 아무 말도 안 했는데.”
“생각하시는 그런 거, 읏!”
남이 애무하는 것만 보고서 보지를 적시는 변태 같은 년─ 정우가 그리 귓가에 속삭이는 듯 했다. 실제로 정우가 그런 말을 했건 하지 않았건 그건 크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중요한 건 그녀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이요, 그리하여 보지를 더더욱 적셨다는 것이다.
아리에게도 마찬가지로 바디워시를 묻힌 뒤 닦아내려던 정우는 재밌는 생각이 났다는 듯 쿡쿡 웃으며 그녀의 전신에 바디워시를 대충 바른 뒤, 그녀의 꼭지를 살살 건드렸다.
연재처럼 보지나 만지작거릴 거라고 생각했던 아리는 제 가슴을 만지작거리는 정우를 보며 살짝 입술을 삐쭉 내밀었다.
“……뭐, 하는 거예요?”
“가슴 만지는데? 아아 아리 네 가슴 엄청 예쁜 거 알아? 모양도 좋고, 만지기 딱 좋을 정도로 크고.”
평균적인 몸매보다 한두 칸 더 위에 있는 그러니까 적당히 큰 가슴, 적당히 마른 몸매, 적당히 예쁜 얼굴이 삼위일체가 되어 완벽함을 이루는 여성. 그게 바로 아리였다.
가장 많은 인기를 끈다는 7의 여성이 아리라고 하면 되리라. 하필이면 정우를 만나는 바람에 그 미모를 살릴 수도 없게 되었지만…….
“읏, 으으… 그냥 보지나 만지고 끝내줘요….”
“싫은데?”
“네? 아니, 저 가슴 만지는 거, 흣, 별로 안 좋아… 하으윽!?”
말로는 싫다고 하면서도, 정작 가슴을 만지작거리니 보짓물 뿜어내는 아리를 보며─ 괘씸하다고 여긴 정우는 그대로 젖꼭지를 꼬집었다.
강렬한 쾌락과 함께 보짓물을 퓻퓻 싸지른 아리는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푹 숙였다.
“다 씻은 거 같은데. 이제 다시 풀로 돌아갈까?”
정우의 말에, 연재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뇨, 저─ 해보고 싶은 게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