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화 (7/187)

이 씨발년은 아예 질질 끌려온다.

"크아아악! 크아아악!"

콰장창!

유리벽이 박살났다!

시커먼 것들이 우르르 쏟아져 들어온다!

개썅!

난 교복 미친년을 붙잡고 곧장 창고로 들어갔다.

언듯 내 눈에 비쳤던 장면은, 짐승인간들이 우르르 몰려드느라 서로에게 걸려 엎어지던 장면이다.

대가리 개돌은년 두마리 씨발 창고에 쳐넣으면서 즉시 등돌려 문을 힘껏 밀어 닫았다.

문틈새로 피칠갑된, 괴물같은 면상이 스쳐지나간다.

쾅!

"개씨발!"

문 닫았다!

동시에 문이 쾅쾅 진동하기 시작했다.

포효가 들려온다!

"크아아악! 크아아아악! 크아앍!"

"꺄아아아악! 꺄아악! 으아아아악!"

씨발 진짜 개좆같네!

심장은 터질 것같고 머리는 새하얘진다!

벌벌 떨리는 손으로 어떻게 손잡이 잠금을 돌려 겨우 잠갔다.

쾅! 쾅! 쾅! 쾅!

"크아악! 크아아앍!"

문에 기대있는데 쾅쾅 할때마다 몸이 들썩거린다. 씨발거, 문 박살나겠네!

뭐 없나?!

청소용구가 코앞에 있었다!

난 즉시 마대자루를 들어 문을 틀어막았다.

쾅! 쾅! 쾅! 쾅!

좀 더, 딴거 더!

박스 따위가 잔뜩 쌓여있는 진열대를 움켜쥐고 쭉 당겨 문에 갖다댔다.

"크아앍! 크아아아악!"

쾅! 쾅! 쾅! 쾅!

"아아아악! 꺄아아아아악!"

미칠듯한 소리들 가운데서, 나는 창고문을 두 손으로 붙잡고 숨을 몰아쉬었다.

"헉, 헉, 헉!"

이 씨발...!

진짜 개좆같네...!

그 때, 눈 앞에 메세지가 떴다.

[레벨이 올랐습니다.]

"헉, 헉."

심장이 터질 것같다.

미친년들은 아직도 겁에 질려 손을 발발 떨면서 비명지르고 있고, 내가 밀고있는 창고 문은 아직도 쾅쾅대며 진동하고 있다.

"헉, 헉."

일단 말이지.

난 그다지 이타적인 놈이 아니다.

알바생을 공격한건 나 살자고 한거지 이 비명지르는 어그로들 구하자고 했던게 아니라고.

입구 근처에서 알짱대고 있다가 쳐 앉아서 발발 떨고 있으면 씨발 나보고 어떻게 나가라고.

거기서 알바생한테 물려 뒤지기라도 했으면 그대로 난 여기 갇히는 셈이다.

그것도, 한마리가 아니라 이 어그로년들까지 짐승으로 변해버려 3대 1이 됐겠지.

창고에 이 어그로 씨발들 데려온건 나도 모르겠다.

내가 왜그랬지?

"하아, 하아."

숨, 숨고르자, 숨.

내가 씨발!

편의점에서 만두 훔치다 뒤질것 같냐!

쾅! 쾅! 쾅! 쾅!

그나저나 씨발, 눈 앞에서 면상 반쪽이 벗겨진 괴물이 아가리 쩍 벌리고 덮쳐오면 무서운건 알겠다 이거야.

왜 주저앉아서 패닉에 빠지냐고.

그러면 뒤지는줄 도대체 모르는건가.

"꺄아아악! 아악! 아아악!"

"닥쳐, 씨발! 조용히 안 해?!"

고함을 버럭 질러버렸다.

어차피 이 씨발년들이 소리지르나, 밖에서 괴성지르나 매한가지다.

지르니 또 빡치네.

"비명 씨발 지르고 있으면 더 몰려올거 아니야! 죽고싶어서 환장한거야? 어? 생각 좀 해 씨발!"

비명이 멎었다.

여자들이 서로 붙잡고 바들바들 떨면서 나를 쳐다본다.

째려보는 것 같기도 한데.

어이구 씨발, 째려볼줄도 알고 훌륭하셔. 밖에있는 짐승인간들 좀 그 눈으로 야려서 죽여주면 좋겠네.

쾅! 쾅! 쾅! 쾅!

"크아아악! 크아아아앍! 크아악!"

팔이 씨발 들썩들썩거린다.

일단 피하긴 피했는데 여기서 어떻게 해야 좋을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존나 스트레스 받아 진짜.

쾅! 쾅! 쾅! 쾅!

"크아앍! 크아아아악! 크아아앍!"

이 씨발 짐승새끼들!

난 진동을 등으로 느끼며 이를 갈았다.

"있잖아... 어? 난 먹을거 구하러 온 거야. 먹을건 이미 구했어. 이 모든 일이 끝나고 나면, 난 여기서 나갈거고, 너희도 너희 갈 길 가겠지. 그러고 나면, 큭, 씨발. 우리 두번다시 보지 말자. 응?"

이런 도라이년들하고 같이 있으면 내 명만 단축된다.

사람들을 돕고 서로 같이 살아야 되는거 아니냐고 누가 내게 지껄인다면, 부탁인데, 이 사이렌년들 좀 데려가라.

난 그냥 욕처먹고 혼자 다닐란다 씨발.

"하아, 하아."

환장하겠네 진짜.

쾅! 쾅! 쾅! 쾅!

밖에 저 짐승새끼들은 지치지도 않나.

열심히도 때려대네 미친놈들이.

씨발. 계속 이러고 문 붙잡고 있을순 없어.

난 문에 두 손을 붙이고 밀면서, 창고를 둘러봤다. 창고 안엔 진열대가 여러개 있었다.

그래. 갖다 쓰지 뭐.

어차피 주인도 여기 다시 안 올텐데.

입술을 앙다물고 오른쪽에 있던 진열대를 붙잡아 쭉 당겼다.

끼기기긱!

이건 좀 무겁네.

아, 음료수 쌓아놓은 진열대구나.

낑낑대며 당겨 문을 틀어막고 나자 그제야 좀 안심된다.

진열대 두 개가 벽과 문 사이에 낑겨있으면, 저 문이 설령 떨어지더라도 밖에선 안으로 못 들어온다.

"...하아, 하아."

난 숨을 몰아쉬며 그제야 바닥에 주저앉았다.

세사람이 들어있으니 창고가 꽉 찬다.

밖에선 여전히 쾅쾅거리고 있어도, 마음은 살짝 놓인다.

여자들은 가능한 내게서 떨어져 지들끼리 붙잡고 발발 떨고있다. 안색이 창백한데.

그래, 씨발.

니들끼리 그러고 있어라.

나한테 말 걸지 말고.

"후우..."

길게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었다.

...가속.

가속이 없었으면 내가 알바생을 쳐낼 수 있었을까?

삼단봉을 내려다봤다.

피와 머리칼이 엉겨붙어 있다.

...더러워 씨발... 돌겠네, 진짜.

...그래도...

가속 덕분에 살았다.

자동시전이라고 되어있던데, 정확히 언제 발동되는건지 모르겠다.

지금까진 제법 적절한 타이밍에 터져줘서 어떻게 위기는 벗어났고, 그런걸 보면 나름 시전 타이밍은 나쁘지 않아.

자동시전을 끌 수 있는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놔둬보자.

...아.

메세지가 레벨업 했다고 그랬었는데?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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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자

[전문화 - 시간조정자] [레벨 - 2]

[호칭 - 일반인]

스테이터스

[체력 - 4/6] [감각 - 2/2]

[힘 - 4/5] [민첩 - 4/4]

[정신 - 2/7] [지능 - N/A]

[분배 포인트 - 1]

스킬

[액티브 - 가속] (자동시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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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인트 1이냐.

하아......

좀 넉넉하게 주면 안되나.

가속이 중요해. 정신부터 올려야겠는데.

어떻게 올리지?

정신 탭을 눌러봐도 아무 일도 안 일어난다.

분배 포인트가 깜빡이고 있는데.

분배 포인트를 누르니, 그제야 스텟들이 깜빡인다. 아, 이렇게 하는거구만.

정신에 1포인트를 넣고나니 허탈해진다.

뒤질뻔 했는데 스텟 1 올랐다.

젠장.

선택받은 자라며.

나 선택받았다며 씨발!

그럼 좀 어? 따발총이라도 주고 총알도 좀 빵빵하게! 씨발 수류탄을 주던지! 괴물들 다 죽일수 있게 좀 해줘야지 뭐냐고 이게!

으...빡친다 진짜.

"하아, 하아."

긴장한게 풀리니 목마르다.

가방에서 게토레이를 꺼내 벌컥벌컥 마셨다.

단숨에 반 정도는 들이킨 것 같다.

"하아..."

아, 시원해.

밖에선 쾅쾅대고, 옆에선 눈치없는 년들이 안색 창백하게 앉아있고, 난 갇혔고.

그래도 음료수는 시원하니 좋네.

그래.

차분해지자.

흥분을 가라앉히자.

일단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해야 돼.

일단 저 놈들은 위험하다.

가속은 한번밖에 못 쓰는데 저 놈들이 우르르 몰려들면 답이 없다.

가속 사용횟수를 빨리 늘려야 돼.

그럴려면 저 놈들을 죽여서 렙업해야된다.

...기습하는 수밖에 없다.

혼자있는 놈만 골라서 가속 박고 들이닥쳐서 단숨에 죽여버리는거다.

엄마 아빠 걱정된다.

씨발년도, 내가 왜 그래야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걱정은 된다.

떡볶이 처먹다 뒤진건 아닌지.

내 가족들 생사라도 확인할려면, 또 살아남을려면, 지금 상황에선 렙업보다 중요한게 없다.

먹고 자고 싸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렙업이다.

...렙업이라...

왜 렙업했지?

...싸워서 렙업한건가?

경험치 같은건 상태창에 안 보이는데.

다른걸 보면 알 수 있으려나?

"업적."

...변한게 없는데?

아, 그렇지.

"인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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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석 -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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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뭐가 생겼다.

...혼석(SOUL STONE)?

뭔데 이거.

손가락으로 눌러봐도 아무 반응이 없다.

혼석이라고? 영혼의 돌......

......영혼......

아...

내가 후드려팼던 알바생, 죽은건가.

죽어서 이게 내 인벤토리로 들어온건가.

그렇게밖에 생각이 안 드는데.

여기서 나갈때 확인해보면 되겠지.

어쨋든, 살아나갈 방향은 정했다.

먹을 건 편의점이나 가게들 털면 얼마든지 구할 수 있어. 일단 지금은 말이지.

젠장.

여기가 미국이면 좋겠다.

어디 대형마트나 아니면 길거리 같은데 총포상이 있다고 하던데.

샷건이라도 있으면 좀 편하게 살아나갈 수 있을텐데...

아니야.

삼단봉이 있잖아.

씨발, 이게 어디야.

...어?

삼단봉......

...찌그러진 것 같은데?

잘 보니 쇠막대가 살짝 휘어있다.

아, 씨발.

단단한 줄 알았더니 생각보다 내구도가...

몇 번 못 쓰겠는데 이거?

...무기를 구해야 되는구나.

무기......

어디서 구하지?

"...하아, 젠장."

이마를 짚고 벽에 기대 앉았다.

목을 물어뜯기고 피를 뿌리며 쓰러져도 괴성을 지르면서 일어나. 저건 보통 놈들이 아니다. 비상식적이야.

죽어도 백 번은 죽어야 정상이다.

저 놈들을 해치우려면 팔다리를 부수거나 때리는 정도론 택도 없고.

방금처럼 머리를 공격해서 죽여버리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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