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은 양아치들 둘이 흠칫하며 손과 발을 내리더니 그대로 굳어버렸다.
"어, 어어!"
"사, 상태형님!"
그러더니, 뒤늦게 날 보고는 주춤 물러선다.
얼굴엔 놀라움과 공포가 어려있다.
찰박.
피웅덩이를 밟고 소스라치며 한걸음 더 물러선다.
쓰러져있는 금목걸이는 개구리처럼 다리를 접었다 폈다 하며 케륵거리고 있었다.
난 검을 거꾸로 들어 금목걸이의 대가리를 내리찍었다.
파각!
"으어!"
"어으!"
주위에 선 남자 셋이 흠칫하며 물러선다.
놈의 대가리를 짓밟고 팍! 하고 검을 뽑았다.
그리곤 내 오른쪽에 서있는 덩치 큰 아재한테 물었다.
"이새끼들은 뭡니까? 왜 데려왔죠?"
이 아재는 겁이 많다.
나를 멕일려고 데려온건 아닐거다.
하지만 난 슬쩍 노려보며 물었다.
나 좆되게 하려고 데려온거냐.
덩치 큰 아재가 턱을 덜덜 떨면서 말했다.
"저, 저..."
으음.
겁 너무 많아, 이 아저씨.
양아치들도 패닉상태다.
혼비백산해 도망치거나 소리지르진 않지만, 공황에 빠져버렸다는게 얼굴로 드러나있다.
코앞에서 동료가 죽어자빠졌으니.
"너희들 뭐하러 왔어?"
늙은 양아치들이 서로 돌아보며 말을 못한다.
난 물었다.
"너희 형님? 저기 쓰러져있는 병신새끼? 내가 죽였는데. 그래서? 나를 어쩔려고?"
양아치들이 숨을 거칠게 몰아쉰다.
한 놈이 등에서 뭘 촥! 하고 꺼냈다.
...나이프다.
"이, 이, 씨발놈이... 야, 이 새끼야. 너 뭐야? 어? 죽고싶냐? 어?"
...씨발 아주 가지가지 하네.
그때 덩치 큰 아재가 떨면서 말했다.
"저, 저 놈들 나쁜 놈들입니다. 우, 우리 집에, 쳐들어와서, 나쁜 놈들이예요."
그러자 양아치들이 덩치 큰 아재를 험상궃게 노려봤다.
"너 이 새끼야. 죽고싶냐? 주인집 할배처럼 대가리 쳐죽여줄까?"
주인집 할배?
난 어이가 없어서 피식 웃고는 중얼거렸다.
"...아, 씨발... 렙업도 못하는거 앞길 가로막고 귀찮게 하냐..."
가속 한번 한번이 아까운데 씨발거.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늙은 양아치들이 흠칫하며 날 본다.
씨발, 눈 앞에서 사람 뒤지는걸 봤으면 도망이나 칠것이지 앞에 서서 나이프는 쳐 꺼내고 자빠졌고, 되도않는 협박질은.
"하아..."
한숨을 푹 내쉬었다.
이미 가속은 한번 날렸다.
씨발, 빡치네.
"너, 너! 씨발놈이, 우리가 누군줄 알아? 어?"
니들이 뭔지 알게 뭐야 병신새끼들이.
가속 날려서 빡치는데 기름을 들이붓네.
"아, 그래. 그냥 죽어라 너희들."
한 걸음 걸어가며 가속을 발동시켰다.
저벅.
[자동 시전 : 가속]
"뭐어-어--어----"
내가 걷자 놀라 흠칫하는 몸짓이 느릿하다.
나이프를 올린다.
난 검을 들어 놈의 목을 벴다.
그리고 즉시 앞으로 이동하며 흰 셔츠의 양아치의 머리에 힘껏 찔러넣었다.
파각!
"--어륽켉!"
뒤에서 괴상한 소리와 함께 촤악! 하며 피뿜는 소리가 동시에 들려온다.
대가리 찔린 놈의 얼굴이 홱 풀린다.
난 즉시 검을 뽑았다.
팍!
이마와 뒤통수, 코에서 동시에 피를 쏟으며 놈은 쓰러졌다.
동시에 털푸덕! 하며 엎어지는 소리가 뒤에서 들린다.
"컭! ...퀘륽!"
렙업하기 바빠 죽겠는데 가속을 씨발놈들이 낭비하게 해.
피도 뒤집어썼네 씨발.
기분 더러워져서 얼굴을 일그러뜨리고 덩치 큰 아재를 쳐다봤다.
"...어이 아저씨."
덩치 큰 아재가 안색이 창백해져서 바들바들 떨고있다. 그러며 날 본다.
난 말했다.
"어제부터 영 귀찮은 것들 자꾸 달고 다니는데, 씨발, 빡칠려고 하니까 적당히 하쇼. 장난하나."
옆에 쓰러진 놈이 목에서 피를 울컥 울컥 쏟으며 괴상한 소리를 내고있다.
손으로 턱과 목을 잡으려 애쓰며 버둥거리는게 참...
난 검을 들어서 놈의 대가리를 내리찍었다.
파각!
가속 두번 개씨발.
히익! 하며 덩치 큰 아재가 흠칫한다. 물러서다 슈퍼 앞에 진열해놓은 과자묶음 상자가 우르르 엎어졌다.
여러가지 하네 진짜.
검을 팍! 뽑아내곤 덩치 큰 아재를 쳐다봤다.
병신새끼 씨발.
"이 놈들이 나쁜 놈이고 좆이고는 내가 알 바 아니지. 앞으로 이런것들 또 기어나오면 그땐 당신도 죽어. 알겠어?"
아재가 얼굴이 완전히 하얗게 질려서 나를 본다. 서지도 앉지도 못하고 과자박스를 붙잡은 채 나를 보고있다.
턱살이 부들부들 떨린다.
씨발진짜.
난 피웅덩이에서 대형 도끼를 들어 덩치 큰 아재 앞에 휙 던졌다.
터텅!
아재의 바지에 핏방울이 주르륵 튀었다.
"가지쇼. 오늘은 됐고 내일 아침에 다시 봅시다."
입 안에 또 피가 튀어들어온 것 같다.
쇠맛 씨발.
난 등돌리고 걸어가며 침을 탁 뱉았다.
"좆같네 진짜."
옥탑방으로 돌아와 곧장 피칠갑된 옷을 벗고 샤워했다.
머리부터 핏물 줄줄 떨어지는 꼴 보고있자니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
씨발 개빡치네 진짜.
가속 두번 날린것도 모자라서 수현이한테 받은 옷까지 다 버렸어.
주인집에서 아저씨 옷 얻어입는 것도 한두번이지, 이미 몇벌이나 핏물에 푹 적셔다 돌려줬다고.
...씨발.
옷 구하러 가자.
진짜로.
가볍게 입고 다닐 수 있는걸로.
그냥 티셔츠랑 반바지 정도면 되겠어.
입고 버리고, 입고 버리자.
밑에서 수현이가 뭘 하는건지 뚱땅거리는 소리가 들려온다. 아마도 바리케이트로 쓸만한걸 분해하거나 붙이고 있겠지.
2층 창문도 거의 다 막아놨던데.
이러고 한 일주일만 지나면 대충 튼튼하게 될거같다.
수현이가 이것저것 하는데 쓸만한 철물도 더 갖다줘야되고 할거 많은데 씨발 그 양아치 새끼들이 가속을 두번이나 날리게 만들어.
대가리 한번씩 더 찍고 돌아올까.
아 빡쳐 씨발.
가속횟수 완전히 충전할려면 세시간은 있어야 되겠는데.
하......
그래도 체력을 올려 시간당 2.3씩 회복되니 체력소모는 그리 크지 않을거다.
회복이 너무 느려.
제길.
열한시쯤.
누워서 쉬다가 나갔다 오자.
열한시.
체력 21, 가속 3회.
충분히 회복됐어.
옷 가지러 가자!
옥탑방을 나와 내려가는데, 2층 문앞 발코니에서 빨래를 널고있던 소은이와 마주쳤다.
나를 보더니 흠칫한다.
으음...
지금 입고있는거 피가 잔뜩 묻었지.
뭐, 설명할 생각은 없다.
"나갔다 올게."
"...저, 저기."
계단을 토토토 내려가는데 소은이가 부른다.
고개를 들었다.
소은이가 난간을 붙잡고 날 바라보고 있었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으음.
빡쳤던 기분이 풀릴려고 하네.
난 미소지었다.
"어. 너도 빨래 다 널고 얼른 들어가. 위험해."
손을 흔들어주곤 집을 나섰다.
옷, 옷이다.
대형마트 가는길에 옷가게가 있었지.
검에 손을 얹고 편의점 길로 나가 대형마트 쪽으로 향했다.
초록색 간판의 한의원.
...이 안엔 몇명이나 있을까?
으음...
어차피 한의원이랑 떡방앗간 지나야 옷가게가 나오니 여기도 한번씩 조사해보고 갈까.
한의원은 밖에선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었다.
가까이 다가가 문틈에 귀를 대보니 낮게 으르렁대는 소리가 들려온다.
...세마리 이상.
...문을 열어볼까.
음...
아니야.
문 앞에 있다가 눈이라도 마주치면 쓸데없이 가속을 또 쓰게된다.
목표는 옷가게다.
몸을 돌려 떡방앗간에 다다랐다.
여기도 내부가 안 보인다.
참기름, 고춧가루 팝니다 라고 붙어있네.
흐음...
문 쪽에 귀를 대봤다.
...별 소리 안 들리는데?
안에 누가 있긴 한가?
떡방앗간이라...
건질건 없겠지?
패스.
으아아아악-
어딘가에서 남자 비명소리가 들려온다.
이젠 뭐 신경도 안 쓴다.
어디 멀리서 죽던가 말던가.
조심스레 주위를 살피며 옷가게로 다가갔다. 눈앞엔 꽤 큰 건물 하나가 서있다.
바로 코앞이 대형마트다.
...건물에 든 마트 말고 진짜 대형마트, 홈플러스나 이마트같은 곳에 한 번 가보고 싶은걸.
무지막지하게 인간좀비들 많을거라고 확신한다.
최소 몇백명씩 거기 있겠지.
거기를 내가 확 쓸어담는 날이 올까?
...생각해보니 즐거워지는걸.
미소짓고는, 벽에 기대어 옷가게 안을 슬쩍 들여다봤다.
걸어놓은 옷들에 가려 잘 안보인다.
하지만, 있다.
옷 사이로 언듯 보이는 사람형태.
팔이 보이고, 다리가 보이고, 머리가 보인다.
각각 떨어져있다.
...세마리.
일단 보이는건 그정도.
...더 확인해야 돼.
제대로 확인해야 된다.
난 꼼지락대며 일어나 바닥 쪽을 내려다봤다.
...팔과 다리가 보인다.
...한명 엎어져있네.
알겠어.
난 몸을 숙이곤 문쪽으로 걸어갔다.
동시에 검을 뽑았다.
슈릉-
"...후..."
토마호크?
...아니. 여기선 그냥 검이다.
난 주저앉아 옷가게 문에 손을 댔다.
심호흡.
습-후.
-습!
힘껏 밀며 들어갔다!
문소리, 터엉!
"캬르륵?!"
대가리들이 홱 돈다!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캬라-아--아----"
여러개의 면상들의 눈이 커지고 입이 벌어지며 콧잔등이 잔뜩 주름진다.
느릿하게.
여성팬티 앞에 서있던 아줌마.
힘껏 찔렀다!
파각!
관자놀이에서 검을 빼냈다!
아래쪽!
엎어져 있던 젊은 여자!
파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