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68화 (68/187)

죄도 없는데...

난 입꼬리를 내리며 고개를 저었다.

그리곤,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있잖아. 나 여자에 환장한 놈 아니거든."

수현이는 나를 바라보며 고개를 느릿하게 저었다.

"오빠. 내 말 안들었지. 오빠 생각은 이제 상관없어. 여자들이 이미 오빠를 그런 눈으로 보고 있다구."

"그...러냐."

...이거 뭐 어떻게 해야되는거.

난 머리를 긁적였다.

그리곤 말했다.

"네 말은 잘 알겠어."

천천히, 또박또박 말했다.

"나는, 네 말대로 할게."

그러며 고개를 끄덕끄덕거렸다.

수현이가 콧잔등을 찡그리며 날 노려보더니, 정강이를 팍 걷어 찼다.

으읏, 씨박.

"아윽."

"나쁜놈아. 흥!"

수현이가 총총거리며 걸어간다.

...엉덩이 토실하네...

정강이는 아프고 뒷태는 보기 좋고.

...으흠.

아무튼, 알겠어.

말은 알겠는데, 역으로 지금 우리 그룹에도 남자들 셋이나 있는데 나 혼자 여자들 독차지하면 그 놈들이 오히려 날 죽이려고 들걸.

그 말은 왜 아까 생각이 안 났을까.

좀 갑작스럽긴 했지.

...여자들이 날 그렇게 본다고?

나랑 눈 마주친 여자도 별로 없었는데.

모를 일이다.

아무튼...

그건 그때 가서 생각하고, 지금은 할 일이 있다.

검자루에 손을 얹고 마트쪽으로 걸어갔다.

렙업하러 가야지.

난 수현이와 훈이 아재에게 손을 들어보였다.

"다녀올게."

"예, 선생님. 다녀오십쇼. 조심하십쇼!"

수현이는 말없이 나를 힘껏 째려봤다.

...저렇게 째려보면 덮치고 싶다.

젠장, 쓸데없는 말을 들어서 꼬츄가 이상하게 반응하기 시작했어.

정신차리자.

렙업이 먼저다.

난 마트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갔다.

분명히, 한 번에 처리하기 적당한 양만큼, 많지도 적지도 않게 남았던 기억이 있다.

그러면 뭐...

부딪혀 볼까.

난 숨을 들이켰다.

"너굴맨이 왔다!"

내가 처리할테니 다들 안심하라구.

"캬르르륽?!"

여기저기서 대가리들이 불쑥 불쑥 솟아난다.

놈들이 나를 홰래랙 쳐다본다.

얼굴이 일그러진다.

내 얼굴은 미소짓는다.

"크아아악! 캬아아아악!"

놈들이 나를 향해 달려온다.

나는 노래를 흥얼거렸다.

"마이야히~ 마이야후~ 마이야하~"

"크아아아악!"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마이야, 핫!"

파각!

* * *

[레벨이 2 올랐습니다.]

29마리.

1층에 남은 놈들은 29마리였다.

중요한건, 29마리 죽이고도 2렙업 밖에 못했다.

젠장, 끝자리 9면 3업 정도는 해주지.

지난번엔 끝자리 0이었나보네.

공교롭게도.

"후우."

검을 휘둘러 피를 벗겨냈다.

촤륵!

1층, 이제 깨끗하다.

남은건 마트 2층 뿐.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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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자

[전문화 - 생존전문가] [레벨 - 42]

[호칭 - 힘을 얻은]

스테이터스

[체력 - 58/64] [감각 - 2/2]

[힘 - 1/30] [민첩 - 4/4]

[정신 - 20/60] [지능 - N/A]

[분배 포인트 - 2]

스킬

[패시브 - 혼의 문신 LV. 2]

[패시브 - 회복]

[액티브 - 가속] (자동시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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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음.

레벨이 벌써 42야.

체력을 올린 덕분에 하루에 대충 2번은 완전히 풀충전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체력 64라...

난 미소짓고는 2포인트를 전부 체력에 넣었다.

체력 66.

회복을 점점 더 빠르게 해보자.

이대로만 가면 하루에 레이드 3회도 곧이겠는데?

아.

그러고보니 싸울때 은근히 체력도, 많지는 않지만 소모하긴 하는구나.

5마리당 1점씩인가?

이것도 생존전문가 전문화 선택하고 나서 약간 는 것 같기도 하고?

잘 모르겠네.

어쨋든 체력 소모량은 뭐, 딱히 신경 안 써도 되겠어.

2층엔 몇마리나 있을려나.

가속 4회 있으니 살짝 보고 올까.

마트 주위를 돌아봤다.

2층으로 올라가는 평평한 에스컬레이터.

흐음. 주거층 방 한칸이 20평이라고 했었지.

그럼 여긴 층당 400평은 된다는 소리네.

홈플러스나 이마트처럼 초대형 다층 마트 정도는 아니라도 있을건 다 있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으로 올라가봤다.

여차하면 가속박고 튀어야지.

힘 1밖에 없단 말이야.

2층은 가전제품, 옷, 주방용품과 가방, 이불 등등 살림살이와 의류 등으로 이뤄져 있었다.

먹을건 1층에 죄다 몰려있었구나.

그리고 2층은 확실히 1층보다 사람이 적다.

아니, 좀비 적다.

언듯언듯 여기저기 머리들이 올라와 있긴 한데, 많지 않다.

엎어져 안보이는 놈들까지 치면 40? 혹은 50마리 정도.

약간 더 될수도, 덜 될수도 있고.

아무튼, 알겠어.

여긴 쉬었다가 오자.

2층까지 마무리 하고나면 마트는 클리어다.

"하아, 하악, 으응, 흑."

수현이의 신음 깃든 숨소리를 귓가로 들으며 난 거세게 허리를 밀어넣었다.

보드랍고 미끈미끈한 조임이 아랫도리에서 올라온다.

아아, 기분 좋은걸.

따뜻한 체온이 말랑한 가슴을 타고 내게 전해져 온다.

살결 부딪히는 소리가 리드미컬하게 방 안을 채웠다.

"싼다... 크윽...!"

"하악, 으응, 응. 응."

수현이가 내 등을 꽉 껴안았다.

난 힘껏 박아넣어 수현이의 안에 가득 쌌다.

쾌감이 허리를 타고 찌르르 올라온다.

"...하아."

실컷 싸고도 계속 허리를 밀어넣으며 보드랍게 감싸오는 감촉을 즐겼다.

난 숨을 가다듬으며 말했다.

"기분 좋았어."

수현이는 달아올라 상기된 얼굴로 날 바라보며 미소지었다.

아직 쾌감의 여운이 남은듯 눈가가 촉촉하게 젖어있다.

"으응, 좋았어."

난 웃고는 수현이의 손을 잡고 욕실로 갔다.

쏴아아.

땀흘린 뒤라 물이 상쾌하다.

이 수돗물이 언젠간 끊길지도 모른다니, 꽤 서운한걸.

하지만 지금은...

그저 즐겁다.

수현이가 두 손으로 내 자지를 문지르며 묻어있던 액을 깨끗히 닦아내더니 무릎을 꿇었다.

그리곤, 입으로 정성스레 핥으며 빨아준다.

난 고개를 들고 선 채 눈을 감았다.

수현이가 해주는 대로 몸을 맡기고 올라오는 감촉을 즐겼다.

"...후우..."

나직한 한숨이 새어나온다.

오늘따라 서비스가 좋은걸, 수현이.

아마도 아까 밑에서 했던 이야기 떄문일 것이다.

나를 가장 즐겁게 해 주는건 자신이라는걸 어필하고 싶은걸지도 모른다.

그래.

수현이, 좋지.

자그맣고 아담한데 가슴은 또 크고.

안을때 떡감도 좋고, 넣을때 조여오는 감촉도 좋다.

액도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아서 끝까지 미끈미끈하게 감싸주는데, 싸고 나도 빼기가 아쉽다.

스스로 열심히 빨아주기도 하고.

약간, 눈꼽만큼 아쉬운 점은 내가 처음이 아니었다는 것 정도?

그래도 뭐, 지금 상황에서 수현이 정도면 내겐 딱 알맞은, 최고의 여자라고 할 수 있겠다.

손기술도 좋고, 아는것도 많고, 잘 빨아주고.

그러나 그럼에도, 저녁때 수현이와 나눈 이야기 때문에 자꾸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건 어쩔수 없다.

...예은이라...

키, 꽤 큰 편이었지. 168? 9?

정은서랑 비슷하거나 약간 더 크다.

가슴은 수현이에 비하면 작아도, 골반은 꽤나 훌륭해서 바지가 꽤 잘 어울린다.

학원 선생님이라고 했던가?

흐음...

"오빠, 무슨 생각해?"

엇, 깜짝이야.

난 수현이를 내려다보며 고개를 저었다.

"아무 생각 안 했는데?"

"오빠 예은이 생각했지."

그러며 눈이 가늘어진다.

...귀신같이 알아채네.

여자의 감이란 무섭다.

난 시치미를 뚝 떼고 고개를 저었다.

"전혀."

그리곤, 수현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살짝 당겼다.

"기분 좋으니까 계속 해줘."

수현이는 내 눈을 보려고 하면서도, 내가 슬쩍 당기니 입을 열고 혀를 내밀어 온다.

혀가 내 자지를 감싸며 핥아준다.

아랫도리에서 기분 좋은 느낌이 올라와 나는 숨을 들이켰다.

"아... 좋네."

기분 좋다.

수현아. 아무 걱정 마.

똑같이 사랑해줄게.

* * *

밤 아홉시가 채 되지 않은 시각.

나는 검을 들고 1층 마트로 내려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다시 2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나 계단을 이용할 수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도발하는게 편해.

에스컬레이트 근처에 뭐 없다는건 낮에 확인했고, 가서 한 번 버럭 해주면 알아서 몰려올거다.

멀리, 꼭 곰팡이 핀 것 마냥 군데군데 올라와 있는 머리들, 그리고 마약에 취한 듯 묘한 자세로 가만히 서있는 좀비들.

그들이 있는 옷 진열대를 난 잠시 바라보며 서 있었다.

옷이다.

안그래도 지금 옷이 다 떨어졌어.

팬티도 없어서 노팬티다 지금.

저 근처로는 가지 말자.

핏방울 하나라도 튀면 아깝다.

고개를 끄덕이곤, 숨을 들이켰다.

"어이, 김씨!"

김씨들이 우르르 돌아본다.

"크르륽?!"

난 흥얼거렸다.

"즐겁게 춤을 추다가~"

"크아아악! 캬아아아아악!"

우당탕! 콰당탕!

아까운 TV 하나가 넘어져 박살난다.

장애물 따위는 내 앞을 가로막을 수 없다는 태도로, 무거운 선반을 들이받으며, 놈들은 내게 달려왔다.

"크롸라라라락!"

난 미소지었다.

"그대~로 멈춰라."

가속.

[자동 시전 :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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