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호, 23호.
나는 1023호를 바라봤다.
수현이가 잠들어 있을거다.
"............"
나는 건너편 24호의 문을 잡고 열었다.
희미한 샴푸냄새.
방금 샤워한건가.
예은이, 자기 전에 샤워하는 습관이 있었나.
...좋은 여자다.
난 미소짓고는, 집 안으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
천천히, 거의 소리없이 닫힌다.
나는 옷을 벗어 신발들 있는 입구에 던져놓곤 욕실로 들어갔다.
거울.
...이 놈은 누구지?
피를 뒤집어 써, 얼굴이 시뻘겋다.
살색이 거의 보이질 않는다.
옷을 입고 있었던 몸엔 핏물이 방울방울 흘러내린다.
핏자국이 땀과 섞여 찐득하게 붙어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눈.
내 눈.
...이렇게 사나웠던가.
꽤나 낯선데.
나는 샤워기를 틀어 머리를 갖다댔다.
핏물이 주르륵 흘러내린다.
시원한 감촉이 온 몸을 쓸어준다.
"...하아..."
상쾌하다.
기분 좋다.
그러나, 폭력적인 기분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힘이 남아있다면, 지금이라도 나가서 놈들을 모조리 살육하고 싶다.
더 성장하고 싶다.
나는 눈을 감았다.
문 밖에서 조심스런 발소리가 들려온다.
"...서...성훈이 오빠예요...?"
"응."
쏴아아.
물을 맞으며 나는 문을 바라봤다.
"...저... 또 잘못... 오셨어요."
나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욕실 문을 열었다.
예은이가 서 있었다.
청초한 얼굴.
조심스런 눈빛.
선생님 스러운, 예쁜 얼굴.
...무릎 파자마를 입고 자는구나.
예은이가 내 나체를 보곤 고개를 돌린다.
목덜미가 하얗네.
난 말했다.
"잘못 온 거 아니야."
예은이가 숨을 흑 하고 들이켰다.
얼굴이 금새 빨개진다.
난 말했다.
"침대에서 기다려."
예은이는 대답하지 않았다.
나는 천천히 문을 닫고, 샤워기에 머리를 다시 들이댔다.
...핏물이 아직까지 흘러내리고 있었구나.
피 흘리는 몸에, 눈은 사납고.
으음.
무서워하는건 아니겠지.
몰라.
아아, 상쾌한걸.
가슴에 뜨겁게 차있는 이, 나가서 놈들을 죽이고 싶은 기분만 좀 어떻게 되면 좋겠다.
샴푸와 바디샴푸로 몸을 씻어내곤 욕실을 나왔다.
예은이는 침대에 앉아있었다.
불은 꺼져있다.
혹시나 내가 씻는동안 동생 방이나 수현이한테 도망치지는 않을까 싶었는데, 오산이었다.
난 미소지었다.
지금 내 눈매가 다소 사나워 어떻게 보일지는 모르겠다.
어두워서 보이지 않겠지.
난 예은이의 옆에 앉았다.
그리고 곧장 어깨를 감싸안았다.
나체의 남자가 어깨를 감싸 안는데도 예은이는 숨을 들이킬 뿐, 움직이지 않았다.
난 그대로 예은이의 입에 입맞추며 천천히 침대에 눕혔다.
입술, 몹시 부드럽다.
혀를 밀어넣으니 자연스레 입을 벌려준다.
스스로 혀를 내밀진 않는다.
아직 부끄러운 것같다.
파자마 너머로 가슴을 어루만져 봤다.
노브라다.
기쁜걸.
그리 크진 않지만, 한 손에 꼭 들어오는 귀여운 가슴이다.
손가락 사이에 걸리는 젖꼭지도 즐겁다.
예은이의 목에 입맞추고 귓볼을 빨다가, 파자마를 들어올려 가슴을 드러냈다.
그리곤 젖꼭지를 입에 물었다.
"...흑."
움찔 하며 떤다.
즐겁다.
손을 내려 곧장 예은이의 파자마 바지로 옮겼다.
팬티 위로 느긋하게 어루만질 생각은 없다.
곧장 팬티 안에 손을 집어넣었다.
털이 살짝 올라와 있다.
많지 않다.
거끌거끌한 느낌도 없다.
보드라운 언덕에 살짝 돋아나 있는 털.
원래 털이 많지 않은 여자였구나.
균열로 손가락을 밀어넣자, 흑, 하고 다시 움찔거린다.
이미 미끈미끈하게 젖어있다.
예은이도, 내가 씻는동안 혼자 앉아서 뭔가를 기대하고 있었던거다.
쭙.
젖꼭지에서 입을 떼고, 바지와 팬티를 같이 벗겼다.
내 아랫도리는 이미 완전히 화가 나서 있는대로 일어나 꺼떡거리고 있다.
기다릴 생각도, 여유로울 생각도 없다.
난 예은이의 골반을 붙잡고 내 쪽으로 당겼다.
"하읏."
놀라서 숨을 들이킨다.
엎드려 예은이를 껴안았다.
그리고, 한 손으로 자지를 잡고 예은이의 균열을 슬며시 비볐다.
위로, 또 아래로.
...움푹 들어가는 곳.
찾았다.
예은이가 흠칫 놀라며 내 어깨를 잡았다.
"자...잠깐..."
싫은데.
난 예은이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허리를 밀어넣었다.
보드라운 감촉이 뿌리까지 올라와 내 치골에 닿는다.
"...아흣!"
예은이가 파르르 떨며 날 껴안았다.
...그래.
이거야.
아랫도리에서 올라오는 이 느낌.
보드랍게, 또 미끈미끈하게 조여오는 감촉.
난 예은이를 잠시 껴안고, 가슴과 아랫배, 그리고 아랫도리에서 올라오는 따스한 체온을 느꼈다.
기분 좋네.
예은이는 숨을 살며시 할딱거리며 내 어깨를 붙잡고 있다.
난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움직인다."
그리곤, 동의도 얻지 않고 곧장 허리를 살짝 내렸다.
미끈한 마찰이 귀두까지 올라온다.
그리고, 허리를 밀었다.
포근한 조임이 뿌리까지 닿는다.
"...흑."
예은이의 숨결이 점차 가빠지는 것을 들으며, 나는 천천히 왕복했다.
점점 빠르게, 점점 리드미컬하게.
"...흑. 흣, 아흑. 아읏. 응읏."
신음을 귀엽게 흘리는걸.
요리도 잘 하는데다 꽤나 조여주는게 남자를 기쁘게 해주는 여자다.
좋은 신부가 되겠어.
참으려 하지만 새어나오는 예은이의 신음이 방 안을 점점 채워나간다.
* * *
아침 일곱시.
모든 스텟이 회복되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욕실로 갔다.
거울을 본다.
...눈빛, 꽤나 돌아왔네.
어제 밤에 세번이나 했었지.
예은이 안에 싸고나서 같이 씻으면서 입 안에 싸고. 또 새벽에 괜히 올라와서 자는 애 덮쳐서 안에 또 쌌다.
안에 싸는데 별로 거부감이 없는 것 같던데, 혹시 예은이도 약을 먹나?
설마.
뭐, 딱히 묻고싶진 않다.
먹으면 먹는거고 아니면 아닌거지.
간단히 세수만 하고 나와, 자기 전에 꺼내놨던 옷을 입었다.
이 집, 여자가 살던 집인 것 같은데 왠지 남자 옷이 몇벌 있었다.
남친이 자주 자고가는 집이었나보다.
침대에는 아직 예은이가 나체로 잠들어 있다.
자도록 두자.
새벽까지 괴롭혀 놨으니.
난 검을 들고 밖으로 나갔다.
가방엔 간식거리들이 아직 제법 남아있다.
마트에 들릴 필요 없이 곧장 가면 된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곧장 지하도로 걸어갔다.
...아침공기.
어딘가 탄 듯한 냄새가 난다.
안개가 희미하게 껴있다.
아마 안개 냄새겠지.
먹구름도 있고, 비가 오긴 올 것 같은데?
하늘을 바라보다 피식 웃었다.
비 오면 좋지.
소나기나 내려라.
핏물 씻겨나가게.
지하도에 도착해 곧장 계단을 내려갔다.
크르르르르르-
여전히 놈들의 으르렁은 공기를 진동시키고 있다.
계단 아래엔 60구의 시체들이 썩어간다.
난 시체들 사이를 밟고 앞으로 나아갔다.
점점 가까워진다.
화장실이.
숨을 들이켰다.
"이리 와!"
크롸라라라라락!
놈들의 대가리가 돌아간다.
나는 미소지었다.
아침에 3업 후 체력 83.
오후 2시 20분 다시 레이드 후 체력 86.
그리고 지금, 밤 11시.
"...하아."
지하도 남자 화장실의 변기칸에 앉아 숨을 가다듬고 있다.
오늘 하루만에 90마리를 죽였다.
9렙업.
예전과 똑같아.
점점... 빨라진다.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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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은 자
[전문화 - 생존전문가] [레벨 - 63]
[호칭 - 힘을 얻은]
스테이터스
[체력 - 80/86] [감각 - 2/2]
[힘 - 0/30] [민첩 - 4/4]
[정신 - 10/60] [지능 - N/A]
[분배 포인트 - 3]
스킬
[패시브 - 혼의 문신 LV. 2]
[패시브 - 회복]
[액티브 - 가속] (자동시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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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르르, 크롸라라락!
밖에서 들려오는 좀비들의 으르렁.
나를 찾고 있다.
그러나 찾을 수 없다.
일순간에 놈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그저 방황하며 짖어댈 뿐이다.
난 체력에 3을 넣어 89를 만들었다.
현재 체력은 34분 30초마다.
스텟은 7분 15초마다 회복된다.
20분에 1점씩 회복되었던 시기와 비교하면 말도 못하게 빨라진거다.
60점의 정신력을 회복시키는데 20시간이 들었는데, 지금은 6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는다.
"...하아...후우..."
숨을 가다듬으며, 마음을 진정시켰다.
더, 더 빨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