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82화 (182/187)

몹시 다급한 목소리였다.

"오, 오빠! 오빠! 성훈이 오빠아아!"

나는 눈을 떴다.

"수현아? 수현아! 왜 그래?"

콰콰콰콰콰!

헬기소리가 너무 시끄럽다.

수현이가 외쳤다.

"오빠? 들려? 어디야?! 오빠아!"

"들려! 수현아! 말해! 그냥 말해! 무슨 일이야?!"

"괴물이, 괴물이! 오빠아!"

괴물?

"날개달린 괴물이야! 날아다녀! 오빠! 한태가, 한태가 잡아먹혔어!"

"한태... 한태가?! 날개달린 괴물이라고?!"

...박쥐 괴물이!

난 얼른 밖을 내다봤다.

어두운 새벽, 칠흑같은 한강.

그 너머, 용산.

우리 마트 건물은 한강 너머 용산 바로 옆이다.

괴물 박쥐가 한강을 건너갔구나!

좀비웨이브를 잡아먹으면서!

난 이를 악물고 문틀을 붙잡았다.

한태.

식품창고에 갇혀있었던, 제빵을 좋아해 매일 식빵을 구워 사람들을 나눠주던 통통한 녀석.

...잡아먹혔다고.

...박쥐 괴물에게.

으드득.

이가 갈린다.

문틀을 붙잡은 손이 바들바들 떨린다.

내가 구해 온 놈이야.

내가 살려준 놈이야.

누구 마음대로 잡아먹는거냐.

이... 괴물 새끼가...!

박대위는 내 통화를 듣지 못했다.

그가 들은건 헤드셋과 연결된 내 목소리 뿐이었다.

박대위가 숨을 헐떡이더니 나직이 말했다.

"...출동합니다."

그러며, 헬기를 왼쪽 오른쪽으로 한 번씩 기울였다.

예전, 우리 마트건물에 좀비웨이브가 닥쳤을 때 그걸 몰이하러 왔을 때도 그렇게 했었지.

헬기를 왼쪽 오른쪽으로 가볍게 흔드는 것.

그 때 왔던 헬기 조종사도 박대위였다.

알게모르게 정말 신세를 많이 졌구나.

게다가 저기엔 박쥐괴물이 있다.

이 사람은 박쥐괴물에게 거의 죽을 뻔했다.

그럼에도, 다시 헬기를 몰고 놈을 향해 날아가고 있는거다.

나는 눈을 감고 숨을 들이켰다.

신세, 많이 집니다. 박대위.

한강이 빙글 돌아 다시 가까워진다.

박대위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잠시.

가슴 속에서 불길이 이글이글 타올라 온다.

한태가 죽었다.

내가 구해 왔던, 헤헤 웃고다니던, 빵을 굽던, 숨어서 담배 피우다 내게 걸리곤 머쓱해하던 그 한태가 잡아먹혔다.

나는 더플백에 다시 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수류탄을 꺼내들었다.

그래.

아직 안 끝났다.

아직 안 끝난거다, 이 개지랄은.

다 죽여 없애기 전엔 안 끝나.

이런 상황인데 쉬자고 생각했다니, 안일하다.

나는 숨을 가다듬으며, 밖을 내다봤다.

콧잔등에 주름이 생겨 펴지질 않는다.

한강을 건너자 곧장 새카맣게 몰려있는, 도로를 가득 메운 좀비웨이브가 드러났다.

나는 수류탄을 한 손에 쥐고, 두 주먹을 맞댔다.

핀을 건다.

뽑고는, 스트라이크 클립을 튕겨낸다.

그리고, 아래로 떨군다.

쾅!

서서히 서행하며 날아가는 헬기 안에서 수류탄을 계속 떨구어 가며, 나는 레벨이 올랐다는 메세지를 바라봤다.

99렙이다.

만렙을 찍으면 어떻게 되는건지.

만렙을 찍는다 해도 과연 이 상황에 도움이 될지.

이글이글 타오르는 가슴 속으로 조바심과 기대감을 동시에 느끼며, 나는 수류탄을 아래로 떨구었다.

쾅!

[레벨이 올랐습니다.]

만렙을 찍었다.

"...상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선택받은 자

[전문화 - 공간탐색자] [레벨 - MAX.]

[호칭 - 유능한]

스테이터스

[체력 - 51/100] [감각 - 38/100]

[힘 - 39/100] [민첩 - 21/100]

[정신 - 43/100] [지능 - N/A]

[분배 포인트 - 14]

스킬

[패시브 - 혼의 문신 LV. 3]

[패시브 - 회복]

[패시브 - 한계달성]

[액티브 - 공간발톱]

[액티브 - 잔영] (자동시전 중)

[액티브 - 적중] (자동시전 중)

[액티브 - 가속] (자동시전 중)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모든 스텟을 100까지 올렸다.

분배 포인트는 14점.

그래.

보자.

나는 전문화를 눌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ㅡ. 시간조정자 (MAX.)

ㅡ. 생존전문가 (MAX.)

ㅡ. 야생사냥꾼 (MAX.)

ㅡ. 그림자전사 (MAX.)

ㅡ. 공간탐색자 (MAX.)

1. 혼석집행자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혼석집행자?

이름만 봐선 뭔지 전혀 모르겠다.

나는 1번, 혼석집행자를 눌렀다.

[새로운 전문화를 획득했습니다.]

[새로운 스킬을 얻었습니다.]

"상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선택받은 자

[전문화 - 혼석집행자] [레벨 - 1.]

[호칭 - 유능한]

스테이터스

[체력 - 51/100] [감각 - 38/100]

[힘 - 39/100] [민첩 - 21/100]

[정신 - 43/100] [지능 - 1/1]

[분배 포인트 - 14]

스킬

[패시브 - 혼의 문신 LV. 3]

[패시브 - 회복]

[패시브 - 한계달성]

[액티브 - 집중]

[액티브 - 공간발톱]

[액티브 - 잔영] (자동시전 중)

[액티브 - 적중] (자동시전 중)

[액티브 - 가속] (자동시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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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생긴 스킬은 집중.

눌렀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액티브 - 집중

집중이 유지되는 동안 모든 스킬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능 1당 1분의 유효시간을 가집니다.

지능 1당 1의 혼석을 소모합니다.

집중 사용 후, 120분 동안 혼석을 습득할 수 없습니다.

집중 사용 후, 120분 동안 집중을 사용할 수 없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

나는 한 문장을 바라보며 그대로 굳어버렸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집중이 유지되는 동안 모든 스킬을 무제한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무...

뭐라고...?

잘 못 봤나...?

난 눈을 비비고는 다시 스킬창을 바라봤다.

무제한으로 쓸 수 있다고...?

숨이 가빠진다.

내 머릿속에, 횟수가 부족해 미처 죽이지 못했던, 하지 못했던 그 모든 일들이 스쳐지나간다.

"하아, 후우..."

진...

진정해.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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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적

 (16/???)

1. 첫 전문화 획득.

2. 악체 10 처단.

3. 악체 100 처단.

4. 두번째 전문화 획득.

5. 호칭 1단계 상승.

6. 체력 100 달성.

7. 악체 1000 처단.

8. 세번째 전문화 획득.

9. 호칭 2단계 상승.

10. 호칭 3단계 상승.

11. 감각 100 달성.

12. 네번째 전문화 획득.

13. 정신 100 달성.

14. 힘 100 달성.

15. 다섯번째 전문화 획득.

16. 호칭 4단계 상승.

17. 민첩 100 달성.

18. 악체 10000 처단.

19. 호칭 5단계 상승.

20. 마지막 전문화 획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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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지체없이 17번을 눌렀다.

[스킬이 업그레이드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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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시브 - 한계달성

체력 달성 - 사용자의 신체능력이 향상됩니다.

감각 달성 - 감각 효율이 두 배로 늘어납니다.

힘 달성 - 힘 효율이 두 배로 늘어납니다.

정신 달성 - 혼석을 두 배로 획득합니다.

민첩 달성 - 돌개바람에 두 개의 무기를 저장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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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개바람이 업그레이드 되었구나.

무기 두 개를 넣고 다닐 수 있다고?

...다음 무기를 어떤걸 넣을지 고민해봐야 되겠군.

하지만 지금은.

18번, 악체 처단 업적 보상은 문신.

파스스-

내 왼쪽 팔꿈치에서 어깨에 이르기까지, 희미한 연기가 솟아오르며 문신이 생겨났다.

부상과 질병에 조금 더 강해졌다.

마음이 급하다.

다음, 호칭 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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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장고를 1칸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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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됐고.

...남은건, 늘 유용한 아이템을 내게 주었던, 전문화 업적.

19. 마지막 전문화 획득 업적을 눌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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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장갑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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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장갑?

아, 그렇지.

혼석집행자 전문화였지.

지금 나 혼석 몇개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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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석- 29422] [혼불 장갑]

[돌개바람]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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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불 장갑.

저것도 지금까지 모든 아이템이 그랬듯이, 쓰는 법은 나 스스로 알아내야 될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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