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화 〉 판타지 세계의 용사
* * *
다음날 잠에서 깨어난 나는 간단하게 아침을 챙겨먹고 곧바로 캡슐로 들어가 게임에 접속했다.
[즐거운 시간이 되시길 바랍니다.]
시스템의 소리와 함께 게임에 접속하게 되자 루이의 위치를 확인한 뒤 혹시라도 그녀가 자위를 하고 있지 않을까 기대하며 그녀가 있는 집으로 향했다.
내가 살고 있는 허름한 집과는 다르게 오두막으로 지어져 있는 집은 혼자서 살기에 딱 알맞은 크기로 만들어져 있었고
혹시 안에 다른 사람이 있지 않을까 주위를 돌며 확인하자 인기척이 한 명밖에 없다고 확신했다.
‘이번에는 실수하지 말고 최대한 조심해서.’
침실로 추정되는 창문에 쳐져있는 커튼을 보고 조심스럽게 다가가 창문 바로 옆에 귀를 가져다 댔지만 안에서는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이미 자위를 마쳤나?’
“시스템 현재 그녀가 뭐하고 있는지 알 수 있나?”
[호흡이 고른 것을 보니 수면상태에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자위를 끝낸 건지 아니면 아예 자위를 하지 않았는지 육안으로 확인이 불가능해 성욕의 눈조차 사용할 수 없어 내일 아침에 확인해보기로 한 나는 자리를 떠나 영약을 구하기 위해 목책을 뛰어넘어 밖으로 나갔다.
“이 주변에는 있어?”
[이곳에는 없습니다.]
가까운 곳부터 찾아보기 위해 목책을 넘자마자 물었지만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인근에는 없다고 생각해 좀 더 멀리 빠져나와 물었다.
“여기는?”
[동쪽으로 1km 이동하면 헤일로가 존재합니다.]
“여기 진짜 노다지구나.”
헤일로는 레퀴엠처럼 부작용은 있지만 효과가 상당히 뛰어난 영약이라 시스템이 말한 대로 도착하자 하얀 넝쿨 속에 있는 헤일로를 발견할 수 있었다.
헤일로: 하얀색 빛을 내는 열매로 정신 능력치가 대폭 상승하지만 환각상태에 빠진다. (능력치 최상 이전까지 사용가능)
레퀴엠과 마찬가지로 부작용을 가지고 있지만 튜토리얼 기간이라 안전이 보장된 지역이었기 때문에 나는 고민할 것도 없이 헤일로를 입에 넣었다.
다른 여타 약초들과는 차원이 다른 영약이라 그런지 폭신하고 달달한 솜사탕마냥 헤일로는 입에 들어간 순간 녹아버렸고
입에 남은 잔여물을 모두 넘기자 정신 능력치가 올랐다는 말과 함께 술에 취한 것처럼 시야가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진화된 육체로 이런 페널티는 어떻게 못하나?”
[절대적인 디버프이기 때문에 다른 등급이 높은 해독제를 먹지 않는 이상 불가능합니다.]
고작 영약주제에 독하다 생각하며 환각상태가 풀릴 때까지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바닥에 앉은 순간 눈앞에 알몸의 미녀들이 나타났다.
미녀들은 메인 히로인이라고 생각될 만큼 상당히 아름다웠는데 각각 매력 넘치는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와 몸을 비볐고 미녀들이 내 주변에서
몸을 쓸어내리거나 교태를 부리거나 하고 있을 때 나에게 천천히 다가오던 미녀 한 명이 그 자리에서 다리를 벌려 자위를 하기 시작하자 자동적으로 발기했지만
고작 환각 따위가 먹지도 못하는데 별 지랄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사람 놀리는 꼴이 보기 싫어져 상점에서 고급 해독제를 하나 사 먹었다.
‘어딜 따먹지도 못할 년들이!’
꽤나 비싼 가격 값을 하는지 마시는 순간 눈앞이 빙글빙글 도는 느낌이나 주변에 가득했던 미인들이 순식간에 사라지며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과 함께 해독됐다는 알람이 뜨자 능력치가 얼마나 올랐는지 확인하기 위해 상태창을 열었다.
[상태창]
이름: 이진석
나이: 24세
힘: 중상
민첩: 중하
체력: 중
정신: 중상
마력: 최하
해독제를 먹어서 그런지 아래 적혀있던 마력사용불가도 함께 사라져 있었고 모든 능력치 중 훈련만으로는 가장 올리기 힘든 정신이 중상까지 올라 있었다.
“이 정도면 정말 습격이벤트를 막을 수 있겠는데?”
판타지 세계의 용사에서 나오는 능력치들은 모두 소중하지만 그중 가장 중요한 능력치가 뭐냐고 묻는다면
이 게임을 플레이 해본 사람들은 백이면 백 정신능력치라고 말할 정도로 중요한 능력치이기 때문에
정말 먹지도 못하는 미녀들이 눈앞에 환각으로 등장했을 때는 기분이 팍 상했지만 기연이 없다면 정말 극악으로
올리기 힘든 정신 능력치가 중상으로 올라있는 것을 확인하니 치솟았던 짜증이 다시 내려갔다.
정신능력치는 여타 다른 능력치처럼 바로 확인할 수 없는 능력이지만 마력으로 만들어낸 공격에 저항을 가지게 되고
전투하다 치명상을 입었을 때 능력치 하락이 일어나게 되는데 그 효과를 최대한 줄여주는 정말 중요한 능력치다.
“마왕을 잡기 위해서 최소 상까지는 올려둬야 하는 능력치지.”
최하 능력치에서 시작할 때는 정말 온갖 똥꼬쇼를 다해야 후반부 시작쯤에 상급까지 올릴 수 있는 능력치가
효자인 진화된 육체 덕분에 최상급 영약 한 번 먹었다고 아직 스토리가 시작도 안 했는데 중상까지 올라갔다.
이후 진화된 육체를 십분 활용해 피곤하기 직전까지 영약을 모은 나는 다시 한번 목책을 넘어 집으로 돌아왔다.
처음에만 운이 좋았는지 최상급 영약은 헤일로 하나뿐이었고 나머지 영약들은 죄다 맛대가리 더럽게 없는 약초여서 꾸역꾸역 참고 먹느라 고역이었다.
최소한의 잠을 자기 위해서 잠깐 침대에 누워 스킵한 다음 루이를 공략하기 위해 마을에 있는 인물들의 스토리를 찾았다.
“시스템 루이에 대한 스토리 열어줘.”
튜토리얼을 진행하는 동안 사람들에 대해서 쉽게 알 수 있도록 개발자들이 항상 인물에 대한 정보를 적어주었기에 나는 쉽게 그녀의 과거를 들을 수 있었다.
[루이는 다른 마을에 있다가 마물들에게 습격당해 부모를 잃은 후 우연히 그곳을 지나가던 프이바에게 거둬진 아이입니다….]
시스템에게서 루이의 과거를 모두 들은 나는 그녀가 가학적인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준비한 히로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애초에 조교하라고 만들어둔 히로인이었구나.’
부모님은 모두 죽은 이후에도 프이바에게 키워져 명랑하게 잘 자랐지만 사춘기 이후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아 친구는 같은 여성인 에리카밖에 없어
친한 마을 사람들이라고는 딱 둘 뿐이라 조교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그녀가 노출증 특성을 드러낼 때만 잘 잡으면 될 것 같았다.
‘가장 중요한 건 자취를 한다는 것이지.’
어릴 때는 프이바의 가족들과 함께 지냈지만 사춘기 이후 혼자 있을 수 있는 장소가 필요하다고 말해 자취를 하는 중이었다.
대략적으로 어떻게 공략해야하는지 가락을 잡은 나는 지도를 펼쳐 루이의 위치를 확인했지만 마을 사람들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에 일단 그녀가 어떤 상태인지 확인해보기로 했다.
집밖으로 나온 나는 곧바로 루이가 있는 방향으로 움직였고 그렇게 넓지 않은 마을이기에 쉽게 그녀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름: 루이
나이: 22세
신장: 163cm 몸무게: 48kg
가슴: D컵
성감대: 젖꼭지, 보지, 항문
처녀유무: 유
성 취향: 정신적으로 지배당하는 섹스, 노출증
성욕: 상
상태: 오랜 시간 쾌락을 해소하지 못해 예민함
‘아직 못했구나.’
혹시라도 어제 쾌락으로 욕구불만 상태를 해소했다면 기회를 잡기 어려웠을 텐데 아직 자위를 하지 않은 상태라고 하니 잘만 따라다니면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마을의 아줌마들과 함께 일을 하기 위해 이동하는 루이를 보고 있을 때 뒤에서 참 듣기 좋은 목소리로 에리카가 나를 불렀다.
“진석아~”
뒤를 돌아보자 마을 밖에서 먹을 식물을 캐기 위함인지 간단한 바구니와 흙을 파기 위한 호미를 들고 나에게 다가오는 에리카를 볼 수 있었다.
“안녕? 지금 나가는 거야?”
“응, 오늘 가족끼리 집에서 먹기로 했거든.”
이런 좁은 마을에서 살면 서로들 의지하기 위해 마을사람들끼리 중앙에 모여서 밥을 먹었는데
원래는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외롭지 않도록 배려해주는 것이라 가족이 있는 집안은 따로 먹기도 했었다.
“그래? 심심했는데 마침 잘 됐다. 나도 같이 가도 되지?”
“나 혼자서도 괜찮은데...”
“혹시라도 마물이 등장하면 위험하니까 혼자보다는 둘이 낫잖아?”
“음...그래 같이 가자.”
물론 튜토리얼 기간이기 때문에 마물들이 플레이어가 작정하지 않으면 절대 경계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겠지만 에리카의 호감도 수치를 올리기 위해 걱정하는 말투로 그녀를 따라갔다.
마을 밖으로 나간 에리카는 이곳에서 나고 자라서 그런지 익숙하게 먹을 수 있는 식물들과 버섯들을 골라내며 바구니에 담기 시작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나도 오랜 시간 판타지 세계의 용사를 플레이했었기 때문에 모든 식물들을 구분할 수 있어 어렵지 않게 그녀를 도와 바구니를 채웠다.
“진석아, 너 되게 잘 찾는다.”
“에리카 네가 나보다 훨씬 잘 찾는데?”
효율을 중시하는 나로서 솔직히 눈에 보이는 대로 죄다 집어서 넣어버리고 싶었지만 조금이라도 오래 시간을 쏟으면서 호감도를 쌓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나는 그녀보다 조금 느린 속도로 천천히 먹을 만한 식용 식물들을 캤고 꽤 오랜 시간을 들여 바구니를 모두 채울 수 있었다.
“와아, 고마워 진석아 너 덕분에 오늘 엄청 많이 캤어!”
“할 거 없어서 도와준 건데 뭘 이제 돌아가자.”
자연스럽게 에리카가 들고 있던 바구니를 들은 나는 앞장서서 마을을 향해 걸어가기 시작했다.
“정말 고마워 혹시 오늘 저녁에 따로 약속 없으면 우리집에서 같이 먹고 가지 않을래?”
생각보다 금방 바구니를 채워서 그런지 기분이 좋아 보이는 에리카는 나에게 식사를 함께 하자는 권유를 했지만
지금은 에리카보다 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루이를 공략하는 것이 먼저였기에 나는 그녀의 제안을 거절했다.
“미안 오늘 저녁에는 따로 할 일이 있어서 다음에 가도 될까?”
“그래? 그럼 어쩔 수 없지...다음에는 같이 먹자!”
“응 조심히 들어가.”
에리카와 인사를 하고 헤어진 나는 지도를 펼쳐 루이가 어디에 있는지 확인했지만 아직 마을 아줌마들과 함께 있는지 마을 밖에서 다른 사람들과 움직이고 있었다.
“시스템 에리카도 따로 지도에 등록이 가능한가?”
[가능합니다.]
“그럼 등록해줘.”
시스템에게 말해 따로 에리카를 지도에 등록한 나는 루이를 조교한 뒤 오크들을 불러서 에리카까지 함락시킬 계획을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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