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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 능력이 현실로-82화 (82/126)

〈 82화 〉 두근두근 MT기간

* * *

차에 탑승해 한예령과 몇 마디 말을 주고받기를 잠시 드디어 목적지인 가평에 있는 펜션 앞에 도착했다.

“태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뇨, 저도 혼자 가기 심심했는데 둘이 가서 좋았어요.”

아직 차에서 내리기 전 한예령이 나를 보며 감사인사를 전했고 적당히 대꾸해준 나는 트렁크를 열어 짐을 꺼냈다.

그녀에게 캐리어를 건네준 후 내 짐도 꺼낸 뒤 트렁크를 닫은 우리는 함께 펜션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차에서 내려 함께 펜션으로 들어가는 우리의 모습을 우연히 지나가던 같은 과 남학생들이 보고 쑥덕거렸다.

“저 둘이 사귀는 건가?”

“학교에서는 같이 있는 걸 본 적 없어서 잘 모르겠다.”

“사귀겠지, 저 얼굴이랑 몸매에 남친 여친 없으면 말이 되겠냐?”

뒤에서 안 들리게 자신들끼리 대화한다고 생각하겠지만 귀가 밝은 나에게는 그들의 내용이 모두 들렸다.

“아씨...이번 기회에 좀 친해져 보려고 했는데.”

“꿈 깨라 네 얼굴로 무슨.”

“야! 그래도 도전은 해볼 수 있는 거잖아. 얼굴 빻았다고 기회조차 없는 거냐고!”

“당연한 거 아님? 네 얼굴로 여자한테 다가가면 그게 바로 범죄야.”

1학년 때 친해져서 그런지 다들 서로 장난을 잘 치고 있어 대화를 들으며 웃고 있었는데 그때 선을 넘는 발언이 들렸다.

“아...남자친구는 좋겠다. 저 예쁜 얼굴로 자지 빨아주고 위에 올라타 가슴 출렁거리면서 허리도 흔들어주겠지?”

얼마 있지 않아 내게 함락되면 그렇게 되기는 하겠지만 지들끼리 한예령에 대해서

음담패설 하는 것은 그냥 들어줄 수 없어 어떤 새끼가 뚫린 입이라고 마음껏 지껄이는지 확인을 위해 고개를 돌렸다.

고개를 돌려 놈들을 바라보자 한 새끼가 찔렸는지 움찔거렸고 놈의 얼굴을 보니

평생 한예령 같은 여자는 돈이 썩어 넘치지 않는 이상 만날 수 없을 만한 얼굴이었다.

“야,야 들었나본데?”

“에이, 크게 말한 것도 아니고 이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데 어떻게 들어.”

“아니...방금 저 여자에 대해서 말하니까 바로 고개 돌려서 나랑 눈 마주쳤어.”

“개소리 좀 하지 마 이 거리에서 그게 들리며 사람이냐.”

“진짠데...”

그 음담패설을 한 놈을 가만히 바라보며 얼굴을 기억한 나는 한예령의 목소리에 다시 고개를 돌렸다.

“무슨 일 있어요?”

“아무것도 아니에요. 가죠.”

옆에 계속 붙어있느라 각인사의 스킬 효과가 잘 적용되고 있는지 평소 얼음장 같이 차가운 그녀의 표정이

나를 볼 때면 미약하지만 어느 정도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얼굴이 조금 녹아내렸다.

‘넌 나중에 보이면 뒤졌다.’

감히 알파 메일인 내 먹잇감에게 그런 성희롱을 하다니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표시해둡니까.]

놈에게 복수를 하겠다는 생각을 하자 갑자기 시스템이 말을 걸어왔다.

‘그게 가능해?’

[네, 좁은 지역은 가능합니다.]

‘그럼 그렇게 해줘.’

생각지도 못한 시스템의 서포트에 놈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도록 부탁했다.

‘그리고 하는 김에 한예령의 위치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게 해줘.’

[알겠습니다.]

내침 김에 한예령의 위치까지 알 수 있도록 해두고 펜션 입구에 도착했다.

펜션은 두 채가 있었는데 오른쪽 펜션이 왼쪽에 있는 펜션보다 그 크기가 훨씬 컸다.

왜 펜션의 크기가 다른지 생각하고 있을 때 입구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여성 조교와 남성 조교 둘이 우리에게 다가왔다.

“둘이 같이 왔어요?”

“오던 길에 우연히 만났습니다.”

“그래요? 시간 내에 잘 왔네요. 여자 쪽 펜션은 저기 오른쪽에 있고 남자 쪽은 왼쪽이니까 헷갈리지 말고 잘 들어가세요.”

““네.””

나와 한예령이 함께 대답하자 우리를 잠깐 빤히 보던 남자 조교가 명단에 우리 이름을 체크하는 것을 보고

들어가려 하자 조교가 우리를 붙잡더니 주의사항을 말해줬다.

“아! 그리고 다들 알 거라고 생각하지만 여성이나 남성이나 허락을 받지 않고 서로 숙소에 몰래 들어가면 그 학생은 즉시 퇴실처리니까 주의하세요.”

“네.”

조교의 주의사항을 모두 들은 우리는 가운데에 울타리가 쳐져 있는 펜션 앞에 서서 인사를 하며 헤어졌다.

“그럼 이따 봐요.”

“네, 이따 봐요.”

인사를 하고 떠나가는 한예령의 뒷모습을 잠깐 바라본 나는 남자 숙소로 배정된 펜션으로 캐리어를 끌고 들어갔다.

펜션은 생각보다 꽤 넓은 크기에 2층으로 이루어진 건물이었는데.

각자 방을 하나씩 쓸 수 있게 만들어뒀는지 2층에 방이 상당히 많았다.

‘그러고 보니까 오늘 몇 명이나 오는 거지?’

현재 남자 중에서 군대 간 놈들이 꽤 있어 여성들의 성비가 높은 편이라

인원이 얼마나 오는지 궁금해 나는 짐을 모두 풀고 조교를 찾아갔다.

“조교님 오늘 오는 인원이 모두 몇 명인가요?”

펜션으로 들어가는 입구 앞에 의자를 가지고 앉아있는 조교에게 물어보자 손에 들고 있는 서류를 보여주며 말해주었다.

“총원은 30명이고 여자 20명에 남자는 10명이네요.”

조교의 대답을 들은 나는 생각보다 적은 인원에 의문을 느끼고 조교에게 물었다.

“조교님 궁금한 게 있는데 30명이 끝인가요?”

“인원이 너무 많아서 나눴어요. 다른 인원들은 바다로 가는 그룹들도 있고 해요.”

“아아, 감사합니다.”

호기심이 충족되자 내가 인사를 하며 떠나려 할 때 조교가 공지사항을 말해줬다.

“짐 다 풀고 나서 방에서 쉬고 있다가 교수님이 오시면 저희가 부를 테니 그때 여기 앞으로 모여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이후 펜션으로 들어간 나는 거실에서 서로 어울려 놀고 있는 남자애들을 한 번 바라보다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방에 쉬고 있기를 잠시 조교가 확성기를 이용해 밖으로 나오라고 말했고.

그 말을 듣고 밖으로 나가자 앞에 인솔교수가 모두를 세워놓고 일정을 말해주었다.

“다들 빠짐없이 와주셔서 고맙네요, 여러분들 오늘부터 내일까지 있을 일정에 대해서 설명하도록 하죠.”

교수님이 얘기하는 일정은 1박 2일로 온 거라 그런지 정말 별 게 없었다.

바비큐는 무한으로 준비되어 있으니 원한다면 언제든지 먹어도 상관이 없고 점심을 먹고 나면

수상레저스포츠가 있는 곳으로 가 놀아야하니 그때까지만 음주는 자제한 뒤 다 놀고 나서 숙소에서 실컷 마시라고 말했다.

“그럼 오늘과 내일 하루 동안 모두들 싸우지 말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좋겠네요. 다들 즐거운 시간 보내길 바랍니다.”

꼰대인줄 알았는데 간단하게 일정만 말해주는 교수님의 바람직한 모습에 고개를 끄덕이며 교수전용 숙소로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봤다.

“교수님 말씀 잘 들으셨죠? 지금부터는 자유시간이니 이곳에 와있는 동안 즐거운 시간 보내세요.”

그렇게 조교들까지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 남자들이 자신들과 친한 여자들에게 가 함께 점심을 먹자고 말했다.

“우리가 그릴이랑 다 준비할 테니까 너희는 고기나 야채만 준비해서 와.”

“알았어. 그럼 어디서 먹을 건데?”

“마당은 우리가 넓으니까 우리 쪽에서 먹자.”

“그래.”

여자애들과 모든 얘기를 끝낸 남자애들은 바비큐를 위한 준비를 하러 마당으로 이동했고.

여자들도 모두 고기와 야채가 있는 곳으로 가 곧바로 먹을 수 있도록 준비를 하러 갔다.

그렇게 나도 같이 편승해 펜션으로 이동하려 할 때 옆에서 어떤 남자애가 나에게 말을 걸었다.

“저기...저랑 같이 숯 가지러 가실래요?”

처음 보는 남자애는 연상들이 좋아할 법한 귀여운 인상에 키가 작았는데 성격이 밝은지 싱글싱글 웃고 있었다.

“그러죠.”

얼굴을 처음 보니 나보다 나이가 적은 것은 확실하지만 다짜고짜 반말은 할 수 없어서 그와 함께 숯이 쌓여있는 곳으로 갔다.

“저는 지영호라고 하는데 이름이 어떻게 되세요?”

같이 가는 길에 자신의 이름을 말하고 내게 이름을 물어보자 대답해주었다.

“이진석입니다.”

“저는 21살인데 혹시 나이가...?”

“24살입니다.”

“그럼 학번이...?”

“16학번이요.”

“저는 19학번입니다. 말씀 편하게 해주세요.”

“그럴까? 너도 그냥 형이라고 불러.”

3살 차이가 나는 귀여운 얼굴의 동생과 말을 놓으며 우리는 숯이 쌓여 있는 곳에 도착했다.

“형, 숯을 얼마나 가져가야 할까요?”

쌓여 있는 숯 앞에서 얼마나 가져가야 하는지 영호가 물어보자 한 번도 바비큐를 해본 적 없는 나는 난감했다.

‘얼마나 가져가야 하지?’

30명이나 되는 꽤 많은 인원에 어느 정도 가져가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을 때 시스템이 나를 도와줬다.

[일단 20kg 정도만 가지고 가시죠.]

‘그 정도로 될까?’

[아마 다 못쓸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틀린 적 없는 시스템의 말을 믿고 20kg이 적혀져 있는 숯 한 봉지를 가지고 가기로 했다.

[불을 피울 수 있는 고체연료도 챙기셔야 합니다.]

‘그 정도는 알고 있어.’

불이 빨리 붙을 수 있도록 고체연료도 챙겨야한다는 시스템의 말에 대꾸한 나는 숯 한 봉지를 든 채 영호에게 말했다.

“이건 내가 들고 갈 테니까 영호 너는 저기 고체연료 가지고 와.”

“네, 형.”

내 말을 들은 영호는 빠릿빠릿하게 움직여 안쪽에 있는 고체연료 한 봉지를 가지고 왔다.

“이 정도면 되겠죠?”

“충분하겠다.”

그렇게 숯 한 봉지와 고체연료 한 봉지를 들고 우리는 서로 대화를 나누며 펜션에 도착했다.

펜션에 도착하자 고기를 구울 수 있는 그릴 준비가 끝났는지 남자들은 테이블을 셋팅하고 있었다.

“어? 숯 가지러 가려고 했었는데 언제 갔다 왔어?”

준비가 끝나 있는 그릴 옆에 숯과 고체연료를 내려놓자 한 남자애가 영호에게 말을 걸었다.

“필요할 거 같아서 형이랑 같이 갔다 왔어.”

“이야 잘했다 영호야. 감사합니다.”

남자애는 나와 영호에게 감사인사를 하고는 능숙하게 고체연료가 들은 봉지를 뜯어 아래에 깔아두고 토치로 불을 붙였다.

“바비큐 해본 적 있어요?”

상당히 능숙한 그의 행동에 물어보자 남자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네, 제가 캠핑을 좋아해서 가족들이랑 여기저기 많이 다녔었거든요.”

고체연료에 불이 붙자 숯 봉지를 뜯어 그 안에 숯을 쏟아 붓는 것을 보던 나는 뒤에서 들려오는 여자애들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우리 왔다~!”

“다 가지고 온 거야?”

“아니 아직 많이 남았는데 부족하면 더 가져오려고.”

“그냥 가져오는 김에 다가져오지.”

“고기는 그냥 가져오기만 하면 되니까 괜찮아.”

앞에서 서로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나는 시선을 돌려 한예령이 있는지 찾아보았다.

한예령은 뒤에서 일회용 젓가락과 숟가락을 들고 있었는데 내가 바라보고 있자.

내 시선을 눈치챘는지 나와 눈을 마주친 그녀는 손에 들은 젓가락과 숟가락을 들고 내가 있는 곳으로 걸어왔다.

“준비 다 끝났나요?”

“네, 고기만 가져와서 구우면 돼요.”

내 말에 고개를 끄덕인 한예령은 손에 들고 있는 젓가락과 수저를 테이블 위에 올려놓기 위해 떠났다.

그리고 그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영호가 내게 말을 걸었다.

“형, 저분 원래 알던 분이에요?”

“아니, 왜?”

“OT때부터 같이 다니시길래 친한 줄 알았어요.”

“복학신청 하러 갈 때 처음 본 사람이야.”

영호는 한예령에게 꽤 마음이 있는지 테이블로 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한예령이 시선을 느껴 이곳으로 고개를 돌리자 보지 않은 척 시선을 다른 곳으로 옮겼다.

‘이 새끼?’

그런 그의 수줍어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속으로 욕하고 있을 때 한 남학생이 말했다.

“준비 끝! 고기 굽자!”

그 말에 모두들 하던 일을 멈추고 고기와 야채를 가지고 그릴 앞으로 모여 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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