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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겜 능력이 현실로-116화 (116/126)

〈 116화 〉 판타지 세계의 용사

* * *

진짜 전쟁에 비하면 소규모이기는 하지만 생애 첫 전쟁을 겪어 정신적인 피로가 상당한 나는 기절한 듯 잠에 들어 다음날 점심이 되어야 겨우 침대에서 일어났다.

“어으...죽겠다.”

해가 이미 중천을 넘어 아래쪽으로 내려가는 시간에 일어난 나는 12시간 넘게 내리 잤어도.

도저히 피로가 풀리지 않아 침대에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한 상태에서 뒹굴거리기만 했다.

‘보상이 너무 구데기야.’

그렇게 침대에서 한참을 뒹굴거리다 어제 받은 보상의 내용을 떠올리자 더더욱 일어나기 싫었다.

두 개의 보상 중 유의미하게 얻은 보상은 업적 칭호 하나.

원래 판타지 세계의 용사에서 업적 칭호도 군단장을 쓰러뜨리거나 마왕을 잡지 않는 이상.

받을 수 없는 거라 상당히 귀하기는 하지만 이번에 내가 한 일에 비하면 그건 세발의 피였다.

그 누구도 깰 수 없다고 생각했던 튜토리얼 침공을 사망자 없이 저지하는 업적.

커뮤니티 판에서 잘 알려진 나조차도 스킬과 시스템의 도움이 없었다면 엄두조차 내지 못할 업적.

거기다 다른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피 같은 50만 포인트를 사용한 것 치고는 너무나 아쉬운 보상이었다.

“비밀의 방을 찾아보기는 해야 할 텐데...”

이 공허한 마음을 없애기 위해서는 꼭 비밀지도에 적힌 방에 들어가 다른 보상을 확인해야지만 마음이 편해질 것 같았다.

그렇게 생각보다 너무나 아쉬운 보상을 생각하며 침대에 뒹굴고 있을 무렵.

누군가가 빠른 걸음으로 달려와 우리집 앞까지 찾아온 인기척이 느껴졌다.

­똑똑

“누구세요?”

아직 정신적인 피로가 충분히 풀리지 않아 그 누구도 만나지 않고 그냥 침대에서 푹 쉬고 싶었던.

나는 우리 집 앞에 다가온 누군가가 문을 두들기는 소리에 문을 열어주지 않고 누구인지 물었다.

“나다, 진석아.”

문밖에서 들리는 거칠면서 카리스마 있는 저음의 목소리.

나를 찾아온 상대가 아르칸이라는 것을 안 나는 문을 열기 위해 침대에서 꾸역꾸역 일어났다.

“아직 자고 있었구나.”

오래 전에 일어났어도 피로가 아직 다 풀리지 않아 비몽사몽한 얼굴로 그를 맞이하자.

아르칸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나에게 말하며 무언가를 전달해주었다.

“이거 가는 길에 에리카가 전해달라고 하더구나. 아직 밥도 못 먹었지?”

“감사합니다.”

아르칸이 건네준 도시락 바구니를 받은 나는 빨리 쉬고 싶어 곧바로 그가 찾아온 이유를 물었다.

“무슨 일로 오셨어요?”

내가 쉬고 싶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아르칸도 괜찮냐는 상투적인 말보다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오늘 밤 마을 광장에서 이후 어떻게 할지 논의할 생각이다. 부상자를 제외하고는 모두들 오기로 했으니 너도 참석해줬으면 좋겠구나.”

“침공은 끝났으니까 이제 다 끝난 거 아닌가요?”

어제 일은 분명히 끝났고 이제 튜토리얼이 끝났으니 다른 마족들이 침공할 일은 없을 텐데.

이후 마을에서 다른 마족들이 침공할 것을 대비해 대책을 세우다니 어차피 대충 마을이 안정화되면.

떠날 생각인 나로서 별로 참석할 필요가 없어 그렇게 말하니 아르칸은 진지한 얼굴로 내게 말했다.

“이미 한 번 마족들이 우리 마을을 침공한 상황이다. 이후에도 아무런 대책을 세우고 있지 않으면 그때는 정말 무너질 것 같아서 말이야.”

그런 아르칸의 진지한 대답에 나는 알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회의에 참석하도록 하죠.”

“잘 생각했다. 그럼 나는 이만 갈 테니 푹 쉬거라.”

“안녕히 가세요.”

내가 빨리 쉬고 싶다는 것을 눈치챘는지 아르칸은 더 이상 말을 붙이지 않고 그대로 떠났다.

“하...암”

아르칸이 떠난 뒤 밀려오는 피로에 입을 크게 벌려 하품을 한 나는 이내 다시 침대에 누워 잠에 들었다.

“내가 이렇게 해서 이렇게 막았다는 거 아니야!”

“야! 제임스! 너 나한테 고마워해야 해! 어? 내가 너 살리려고 얼마나!”

늦은 저녁 잠에서 깨어난 나는 어느 정도 피로가 풀려 가벼워진 몸을 이끌고 마을 광장에 도착했다.

광장에는 이미 많은 사람들이 모여 술을 한잔씩 마시고 있었는데.

다들 하루가 지나자 전쟁이 완전히 끝났다는 게 와닿았는지 서로 웃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어어? 우리 영웅 진석이 왔다!”

“뭐?! 어디! 어디!”

“진석이가 왔다고?!”

마을 광장에 도착해 사람들이 없는 한적한 곳에 혼자 가만히 있던 중.

누군가가 나를 발견했는지 내 도착을 알렸고 술을 마시고 있는 사람 중 하나가 외치자 여러 사람들이 나를 불렀다.

‘영웅...?’

듣기만 해도 소름이 오를 정도로 거부감 드는 말에 나는 몸을 부르르 떨었다.

내가 도착했다는 말에 술을 마시다 말고 나를 발견한 사람들이 우르르 내게 달려와 한꺼번에 말을 꺼냈다.

“진석이! 우리 마을의 영웅!”

“정말 고맙다! 너 덕분에 우리 아내가 살았어!”

“이야기 들어보니 너무 고생했던데, 어디 다친 곳은 없니?”

남녀노소 불문하고 모두들 내 앞에 도착해 고맙다는 인사를 하는 사람들.

컴퓨터로는 그냥 텍스처만 나와서 그렇게 와닿지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내게 몰려와 감사하다 인사하는 것을 보니.

내가 진짜로 이 사람들을 구했다는 생각과 함께 가슴속에서 무언가가 울컥 올라왔다.

‘아...내가 진짜 이 사람들을 구했구나.’

컴퓨터로 게임할 때와는 다르게 느껴지는 감정.

정말 고맙다는 듯이 고개를 숙이고 내게 다가와 감사인사를 전하는 사람들.

꽤나 길게 느껴진 세 달의 기간 동안 나도 그들에게 정이라는 것이 생겼는지 살짝 감동받았다.

“다들 고생했죠. 저 혼자였으면 절대 못했을 거예요.”

그런 그들의 감사인사에 나는 진심을 담아 내 말을 전했고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갑자기 나를 둥글게 감싸기 시작했다.

“어? 어?”

삽시간에 나를 감싸는 인파에 치여 내가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을 때.

사람들은 내 팔과 다리 허리 등 여러 부분을 잡더니 눕혀서 그대로 하늘로 들어 올려 헹가래를 해주었다.

“우리 마을의 영웅 이진석 만세! 만세! 만세!”

나를 영웅이라고 말하며 만세 삼창으로 헹가래를 해주는 사람들.

그렇게 그들에게 한 동안 감사인사를 받고 있자 저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아르칸과 촌장이 이쪽으로 다가왔다.

“이제 다들 그만하지.”

“그래, 죽은 사람 없이 마을을 지켜 기쁜 건 알겠지만 진석이도 좀 쉬어야지.”

촌장과 아르칸이 나를 거들먹거리며 한 마디 하자 사람들이 나를 땅에 내려주었다.

“미안하구나, 진석아 너무 기뻐서 그만.”

“괜찮아요.”

내 의사도 묻지 않고 자신들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했는지 한 사람이 미안해하며.

말하자 나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에게 괜찮다고 말한 뒤 촌장과 아르칸에게 다가갔다.

“그래서 오늘 할 이야기라는 게 뭔가요?”

내 질문을 들은 둘은 서로를 잠깐 보며 고민을 하는 것 같더니 이내 사람들을 둘러보다 말했다.

“마을을 떠날 생각이다.”

“““뭐어?!”””

이제 드디어 전쟁이 끝나고 난 후 좀 쉬려고 했던 사람들은 마을을 떠난다는 말에 모두들 소리를 질렀다.

“왜 마을을 떠난다는 겁니까?”

스토리 중반까지는 마족들이 마경 아래로 내려올 일이 없는데 마을을 떠난다는 말에 나도 궁금해서 물어보니.

항상 인자한 얼굴로 웃고 다니는 촌장이 보기 드물게 얼굴을 굳힌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이번 침공이 끝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느냐. 이미 한 번 침공을 받았으니 분명 여러 번 놈들이 마을을 침공할 터.”

“그럴 거면 차라리 마을을 떠나 안전한 곳으로 이동하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촌장의 말을 받아 아르칸이 대답을 끝내자 사람들도 잠깐 침묵을 지킨 상태로 어떨지 생각했다.

비록 척박한 땅이고 마음껏 먹지는 못하지만 나고 자란 땅.

그런 땅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하자는 말에 사람들은 정말 한참을 고민했다.

“저는 떠날 겁니다.”

사람들이 한참을 고민하고 있던 와중 같이 옆에서 고민하고 있던 나는 마을을 떠날 거라는 의사를 꺼냈다.

그러자 그 말이 기폭제가 됐는지 사람들도 하나 둘씩 자신의 의사를 표했다.

“나도 떠날 거야!”

“이미 위험한 곳이라면 어쩔 수 없지...”

“나는 가기 싫어!”

“나도...”

마을을 떠나고 싶지 않아하는 사람들도 몇 몇 있었지만 대부분은 마을을 떠나는데 찬성했다.

그렇게 사람들끼리 정말 떠날 건지 어떨 건지 의논을 하고 있을 무렵.

이미 마을을 완전히 떠나 다른 곳으로 마음을 먹은 나는 살짝 멀리 떨어져 그들의 대화를 듣기만 했다.

“정말 갈 생각이냐.”

인파속에서 조용히 벗어나 사람들의 대화내용을 듣고 있을 때 조용히 나타난 아르칸이 내게 말을 걸었다.

“네, 다른 곳으로 갈 생각입니다.”

아르칸은 내가 정말 마을사람들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간다는 마음을 눈치챘는지 진지하게 물었다.

“이미 마음을 정리한 거냐.”

“이번에 마족을 상대해보니 더 강해지고 싶어서요.”

아르칸은 한눈에 봐도 열의를 불태우고 있는 이진석의 두 눈을 보고 그가 이미 마음을 정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마음을 돌린 수는 없겠군...’

“그래 간다면 별 말 하지 않으마 너의 선택이니.”

내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아르칸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아! 그러고 보니 내가 준 증표는 잘 가지고 있느냐?”

그렇게 모든 대화를 끝내고 집으로 돌아가기 전 아르칸이 나를 불러 증표를 가지고 있는지 물었다.

“언제나 몸에 지니고 다닙니다.”

그런 아르칸의 말에 나는 품속에 넣어두었던 검은색 반지를 하나 꺼내 보여주었다.

아르칸은 자신이 준 증표를 잘 가지고 다니는 이진석을 확인하더니 곧 몸을 돌려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돌아갔다.

아르칸과 헤어진 이후 집으로 돌아가고 있을 때 뒤에서 누군가가 나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렸다.

“진석아!”

고개를 돌려 뒤를 돌아보니 사람들이 아직 모여 있는 광장에서 에리카와 루이가 나를 향해 뛰어오고 있었다.

“어딜 그렇게 급하게 가세요?”

“그러게 사람들 다들 모여 있는데 벌써 집으로 가는 거야?”

“이미 다 끝난 것 같아서 아직 몸이 좀 피곤하길래 집으로 돌아가려고.”

“아...”

루이와 에리카는 피곤하다는 내 말을 듣자 노골적으로 아쉬운 목소리를 냈다.

“왜? 한동안 못했더니 하고 싶어?”

“…….”

혹시 그녀들이 발정이 났나 싶어 물어보니 정말 맞는지 고개를 푹 숙이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럼 부탁하지 그랬어. 박아달라고.”

쑥스러운지 조용히 고개만 숙이고 있는 그녀들에게 다가가 귀 가까이에 말을 하니.

그녀들은 움찔거리다 고개를 들어 뭔가 애타게 바라는 얼굴로 나를 바라봤다.

“힘들까봐 그랬지...”

“저도요...”

쑥스러운 듯이 발정 난 눈으로 나를 애타게 바라보는 눈을 보자 씨익 웃은 나는 곧바로 팔을 내려 그녀들의 탐스러운 엉덩이를 꽉 쥐었다.

“아응!”

“히양!”

서로 다른 간드러지는 신음을 내는 그녀들.

내가 엉덩이를 만진 기점으로 완전히 발정 났는지 스스로 내 손에 엉덩이를 비비고.

떨어져 있던 몸을 찰싹 붙여 속옷을 차지 않아 발딱 선 유두를 옷 위로 여실히 드러내며 살살 문질렀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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