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36 강의 중 (1)
다음날.
학장과의 타협으로, 2학년 생도의 강의를 듣게 되었으므로 누님과 따로 떨어지는 일 없이 함께 출석하기로 했다.
잠기운에 비몽사몽 무거운 눈꺼풀을 끔뻑거리는 누님의 뺨을 주물렀다.
주물주물.
흠.
꼬집.
“아으.”
“아침이니까 일어나.”
“으으응…. 자체휴강….”
찰싹.
“읏…!”
“누구 맘대로. 일어나.”
“으. 아침부터 엉덩이 때리면 어떡해.”
볼기짝을 손바닥으로 때려주니, 그제야 비척비척 일어나 흐트러진 머리를 정리하기 시작하는 누님을 보고 고개를 절레 절레 저었다.
“데이지.”
“으에ㅡ.”
“데이지.”
“에우ㅡ.”
“안 일어나면 누님이랑 둘이서 가버린다.”
“안 돼요ㅡ.”
아침에 강한 메이드라도, 밤새 혹사 당하면 지치는 법이다.
“데이지. 안 일어날 거야?”
“으응….”
정신을 차리는 게 늦어서 그렇지, 군말 없이 일어나는 편이긴 하다.
다른 이유가 아니라,
“모닝 펠라….”
“자.”
헐벗고 잔 덕에 따로 옷을 벗을 것도 없이 곧장 발기한 물건을 들이대자, 자연스럽게 손에 쥐고 귀두를 입에 머금는 데이지다.
“쪼옥, 쪽….”
“앗. 나만 빼놓고.”
뒤이어 세안을 끝낸 누님이 끼어들었다. 이 여자 씻다가 도로 돌아온 거 같은데.
내가 밀어낼 틈도 없이 데이지의 옆으로 꾹꾹 밀고 들어온 누님이 자리를 잡고, 데이지가 귀두를 빠는 사이 자지 뿌리를 할짝할짝 핥기 시작했다.
“헤릅. 츄우. 쫍….”
“쮸웁, 쯉, …후움. 쪽….”
매일 같이 누님의 기숙사에서 밤새 뒹굴고, 아침이 되면 모닝 펠라를 받고 함께 나간다.
한 번 쓰리섬을 해본 뒤로는 그런 일과가 반복 되는 중이었다.
물론 데이지와 누님 사이에서의 주도권은 누님에게 있지만, 서로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는 느낌.
각자 다른 한 명이 없을 때 적극적으로 유혹해오기도 한다.
“…후움. 응, 쪼옵.”
“으응. 쪽. 기분 좋니?”
부드러운 혓바닥과, 가느다란 손가락. 두 미녀가 봉사하는 광경으로 전해지는 충족감에, 금세 사정감이 찼다.
나는 잠시 자지를 빼내 두 사람의 얼굴에 흩뿌릴까 하다, 곧 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대로 데이지의 머리를 잡아당겼다.
“…큿.”
“후읍…! 에윽, 읍, 큿, 후응…!”
“…앗.”
순간 부럽다는 듯 몽롱한 눈동자로 데이지를 올려다보는 누님의 머리를 붙잡아 꾹 눌러 좆뿌리에 문지르자, 자연스럽게 혀를 내밀어 불알을 할짝거린다.
짜릿한 쾌감.
퓻. 퓻. 쏟아져 나온 정액이 데이지의 목구멍을 거침 없이 더럽힌다.
“하읍… 응, 후으…!”
눈을 질끈 감으며, 진득한 사정을 받아들인 데이지를 누님이 톡톡 건드린다.
그럼 데이지는 자연스럽게, 입 안 가득 머금은 정액을 두고 누님과 입술을 포개어서, 슬쩍 머금고 있던 정액을 누님에게 넘겨준다.
“츄읏, 츕….”
“움… 하읍. 쪽.”
꿀꺽.
두 여자의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좋군.
*
누님과 처음으로 같은 강의를 듣는 날이니만큼, 기대되는 마음도 없잖아 있었다.
2학년 강의들부터는 대개 1학년 과정의 심화이론이거나 실전에 가까운 전투학이 대부분이라고 하니 어떤 내용일지 궁금하기도 하고.
학장의 말로는 오히려 내게 성과를 과시하고 싶어하는 교수도 몇명 있다고.
누님에게 물어보니 기억을 잃기 전에 마족 토벌전에서 몇 번 선봉에 선 적이 있다고 한다.
부모님의 트롤링으로 잃어버린 민심을 되찾는 과정 중에 하나였다나.
‘얼굴도 기억 안 나는 작자들이 뿌리고 간 배설물들은 뭐 그리 많은지 원.’
속으로 혀를 차면서도, 내가 쌓아올린 명성 덕에 이 몸의 부모가 저지른 수많은 실책들은 묻히고 되려 그 이전보다도 위상이 높아졌으니 다행이라고 해야할런지.
어쨌든.
잠시 누님과 잡담을 나누고 있으니 곧 2학년 강의, ‘이중 속성 마법’의 담당 교수 베르너가 들어왔다.
“반갑습니다. 이번 주 두 번째 강의지요? 처음 보는 분도 계십니다만, 저번 주의 내용에서 이어서 하도록 하겠습니다.”
내 앞에서 자뭇 기세가 당당하다.
그것이 내 관심을 끌기 위한 가장된 연기인지, 아니면 정말로 두려울 게 없는 것인지.
둘 다일 수도 있겠지.
가슴팍에 달린 프리드리히의 그리폰 휘장을 보아하니 마탑 출신인 것 같은데.
중년의 교수는 자신이 매고 있는 휘장에 무척 자부심이 큰 듯 했다.
자랑하고 싶어 안달이 난 것 같은데.
프리드리히는 체페슈와 관계가 괜찮았지. 나는 슬쩍 누님을 쳐다보았다가, 입을 열었다.
“동빛 그리폰이로군요?”
“오! 체페슈 공작 전하! 무척 훌륭하신 눈썰미로군요. 맞습니다! 프리드리히 전하께서 직접 선별하여 내리는 명예로운 휘장이지요! 지난 강의 때 공녀님께서도 곧바로 알아보셨는데, 역시 그리폰의 혈맹인 밤까마귀의 주인다운 식견입니다!”
비록 백금, 금, 은, 동 중 말단에 불과하나 교수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 듯 했다.
과장된 말투로 껄껄 기뻐하는 걸 보니 괜히 말해줬나 싶긴 하지만.
하긴.
대륙 통일 이후, 대륙 곳곳의 모든 마법사 조직을 통합한 것이 바로 마탑이다.
아무리 마법사가 귀한 인재라고 해도, 그쯤 되면 마법사만으로도 군대를 꾸릴 수 있을테니, 그 중에서도 선별하고 선별해내 말석에나마 들었다는 것은 그 성과와 성취의 증명이나 다름 없다.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나 역시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자, 교수는 기쁜 얼굴로 강의를 시작했다.
“여러분은 모두 1학년 때에 각자의 마력 속성을 익혔을테고, 각 속성에 맞는 마법식을 찾았을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보유 속성과 가장 시너지가 좋은 제2의 속성을 찾아 이중 속성 마법의 이론과 실험에 대해 강의합니다. 여기까지는 지난 시간에 말한 내용입니다. 그렇죠?”
옆에 앉아있던 누님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구만.
이중 속성이라.
원래 모든 인간에게 주어진 마력 속성은 단 하나다. 종종 엘프나 흡혈귀처럼 마력 친화적인 종족이 두 개의 마력속성을 가질 때도 있긴 하나, 대체로 그렇다.
유일한 예외라면 고대 마법조차 쉬이 다룰 수 있는 드래곤 뿐.
그렇기에 강의명이 '이중 속성 마법'이긴 하나, 여기서 다루는 주제는 보유하고 있는 마력 속성이 아니다.
대신 보유하고 있는 하나의 속성과 가장 반발력이 적고, 시너지가 좋은 다른 마력 속성을 인위적으로 불러일으키는 것을 일컫는다.
“저번 시간엔 이중속성으로 사용할 마력속성이 뭔지 알아보았으니, 오늘은 인위적으로 속성을 일으키는 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아쉽게도.
나는 누님을 슬쩍 쳐다보자, 누님이 어색하게 웃었다.
그렇다.
나는 이중 속성 사용이 아예 불가능 했다.
물론 「부여」를 사용해 유사하게 재현하는 건 가능하지만, 그건 이 강의에서 말하고자 하는 이중 속성 마법과는 완전 무관하지 않은가.
같은 강의를 듣게 됐다며 좋아하기만 하고, 정작 알려줘야 할 건 하나도 말해주지 않은 괘씸한 누님을 슬쩍 흘겨보자, 누님은 잔망스럽게 헤실 웃으며 남들 몰래 혀를 삐죽 내밀었다.
“헤헤….”
참 나.
“각자 제2속성이 무엇인지는 지난 시간에 파악하셨을 겁니다.”
못했는데.
내가 입을 열기 전, 초췌한 인상의 조교가 내게 다가왔다.
아니. 린네만 교수네 조교 아닌가? 했더니, 다른 사람이었다.
근데 왜이리 닮았지.
“되게 피곤해 보여….”
“그러게.”
누님도 옆에서 안쓰럽다는 듯 속삭였다.
다행이게도 조교는 듣지 못한 것 같지만. 바로 옆에 있던 데이지의 입가가 꿈틀거리는 것을 보니 데이지는 들었나보다.
데이지. 대학원생을 놀리면 못 써.
그들은 다만 선택을 잘못했을 뿐이야.
“…여기 이걸 받아주세요.”
조교가 건넨 종이를 받았다.
새하얀 종이. 백지인 것 같았으나, 꽤 정교한 마법식이 각인 돼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각인술사들의 몸값이 꽤 비싼 걸 생각해보면, 이 종이 한 장의 가치도 상당하겠지.
“그곳에 마력을 주입하시면, 전하께 가장 어울리는 제2 속성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이거 어디서 많이 본 설정인데.
여우 요괴를 몸 속에 봉인해둔 닌자 주인공이 나오는 만화에서 본 거 같아.
하긴. 판타지 세상이니만큼 내가 기억하는 오타쿠 아이템과 겹치는 게 없는 게 이상하지.
애초에 오타쿠 게임 속이기도 하고.
나는 꽤 흥미를 느끼며 종이를 집었다.
어차피 안 될 테지만, 어떤 방식으로 실패하는지 궁금했으니까.
종이에 마력을 주입했다.
그러자ㅡ.
“….”
“….”
“…방금 그건?”
“…그, 저기, 죄송합니다. 처음 보는…유형인지라….”
짐작은 했었다만, 마력이 스며들자마자 검은 물감에 담근 듯 시꺼멓게 물들며 소멸해버렸다.
침묵을 지키는 조교의 안색이 창백해진 바람에 나도 잠시 입을 다물었다, 조심스럽게 물었다만….
글렀군.
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교수한텐 최대한 은밀히 전하세요. 시끄럽지 않게요.”
지금 자신이 본 것이 희대의 발견인지 아니면 단순한 관리 부실의 사고인 것인지, 분간이 안 가는 듯한 표정으로 사색이 돼서 교수에게 다가간 조교의 야윈 등을 바라보았다.
“누님, 데이지.”
“응?”
“네에.”
“대학원에 가면 다 저렇게 되는 걸까.”
“글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