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화 〉3.강한자가 마음대로 하는건 당연한거 아닌가? 호위전사 에루카
[생각보다 넓다~ 전에 잤던데보다 훨씬 좋아!]
호르미아에서 머물었던 여관과 비교하면 확실히 좋았다. 넉넉한 방크기에 깨끗한 침대와 차분한 분위기의 장식이나 가구들이 안정감을 더해줬다.
[그런데 카사노- 다른 마을사람들은 날 못봤는데, 아까 그사람은 계속 날 힐끔힐끔 쳐다보더라.]
“츠루카 제사장님?”
[계속 웃으면서 힐끔힐끔 보던데... 내가 보이나봐.]
“아무래도 제사장이라하면 주술이나 마법을 써서 볼수있는거 아닐까? 정령사들처럼.”
[역시 세상을 넓구나...]
“나말고 널 또 볼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실망했어?”
[아아니~ 그런게 아니라 그냥 신기하다구~]
슬쩍 볼을 부풀리며 째려보는 운디네, 나는 작게 웃으며 그런 운디네의 뺨을 쓰다듬어주었다. 대충 정리가 끝나면 마을 광장으로 와달라던 츠루카의 말이 생각나 갑옷의 이음새를 풀고 입었던 갑옷을 모조리 벗었다.
후끈 달아오르는 열기와 함께 땀에 흠뻑젖은 내의가 꽤 불편했지만 안내받은 숙소에서 씻을 수 있는 장소를 어딘지 물어보진 않아 씻는건 힘들어보였다. 땀에 젖은 내의를 모조리 벗고 방 한켠에 던져둔체 여유분의 내의를 다시 걸친뒤 가벼운 외투를 걸쳤다.
[그런데 여기서 머물러도 되는걸까?]
“뭐 걱정되는거라도 있어?”
[응... 아까 본 은색머리 여자가 카사노를 싫어하는거같던데...]
츠루카가 에루카라고 부르던 은빛머리의 늑대 수인족은 운디네의 말대로 나를 싫어하는 티를 팍팍 냈다. 단순히 외부인이라 그런건지 딱히 이유를 알수는 없었지만 이유모를 꼬장은 내쪽에서도 사양이었다.
“부탁받은 일만 제대로 끝낼때까지 싸우지만 않으면 별 문제 없을거야.”
[난 그여자 싫어- 도와준건 카사노인데 태도가 왜그런건지-]
자기 일처럼 화내주는 운디네의 마음씨에 나는 자연스레 웃음이 번져 가볍게 그녀의 코를 꼬집고 나갈 채비를 마쳤다. [꼬집지마!] 하고 대들다가도 내 옆에 딱붙은체 따라나오는 운디네의 모습은 계속 장난치고 싶은 생각을 들게했다.
-벌컥
문을 열고 나서니 공손히 손을 모은체 미소로 우리를 반기는 츠루카가 서있었다.
“준비를 마치셨으면 광장까지 안내해드리겠사옵니다...”
[친절하셔라~]
“후훗, 칭찬 감사하옵니다...”
[우와, 정말 제 말이 들리시나봐요~]
“조촐한 재주입니다, 마을에 머무시는동안 부족함없이 보필해드리겠습니다. 운디네님...”
[너무 그렇게 안대하셔두 되는데...!]
서로 형님먼저 아우먼저 예의를 떠넘기는 모습이 제법 흐뭇했다. 꾸벅 고개를 숙이던 츠루카는 헛하는 표정으로 고개를 들며 문쪽으로 손을 치켜들어 안내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츠루카님 하나 여쭤보고싶은게 있는데...”
내 질문에 손짓으로 길을 안내하던 츠루카는 고개를 갸웃하면서도 미소로 대답했다.
“궁금하신게 있으면 언제든지 물어보셔도 좋사옵니다.”
“그으... 마을에 남자는 없는건가요? 한명도 본적없는거같은데.”
“...아아...”
한순간 얼굴이 굳은 츠루카는 다시 미소를 지으며 사과를 전했다.
“그것만큼은 지금 대답드리기 좀 애매한 질문이여서... 나중에 기회가 되면 알려드리겠사옵니다. 죄송합니다.”
90도 인사를 하며 사과하는 츠루카의 모습에 나는 가볍게 손사레치며 그녀를 말렸다.
“아닙니다, 곤란한 질문이라면 대답하기 힘드시겠죠.”
“어쩜 이해심도 깊으셔라...”
슬쩍 뜨인 실눈으로 그윽하게 날 바라보던 츠루카는 입가를 손으로 가린체 웃으며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는 광장을 가리키며 허리를 숙여왔다.
“광장에 도착하였으니, 잠시 기다리고 계시면 금방 축제 준비를 마치겠습니다. 자유롭게 둘러보고 계시지요.”
“오늘 축제날이었습니까?”
내 질문에 다시 쿡쿡 웃은 츠루카는 차분히 설명했다.
“마을을 도와주신 카사노님을 모시기위해 약소한 축제를 벌이기로 했습니다.”
“괜히 저 때문에...”
“쿠쿡, 본래 마수무리를 정리하고 간소한 술판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카사노님덕에 더 큰 자리로 변했을뿐 전혀 부담스러워하실거 없습니다.”
주변을 살펴본 츠루카는 살며시 내 옆으로 다가와 팔뚝이 닿일정도로 붙은뒤 조용히 내 귓가 근처에 속삭였다.
“제 동생인 에루카가 혹여나 무슨 말을 하더라도, 용서해주셔요, 예전부터 저를 과하게 보호해서...”
“이렇게 챙겨주시는데 제가 염치없이 뭐라할수 없죠. 최대한 평화롭게 해결하겠습니다.”
“어쩜 그리도 사려깊으시다니... 그럼 저는 이만 물러가보겠사옵니다.”
가볍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건넨 츠루카에게 맞인사를 건넨뒤 천천히 물러나는걸 바라봤다. 흰색 드레스가 엉덩이에 딱 달라붙어 튼실한 라인이 엿보이는것도 그렇고 엉덩이의 씰룩거림에 따라 흔들리는 꼬리가 제법 인상적이었다.
‘그런데 생긴건 꼭 여우같이 생겼네, 여우랑 늑대가 자매가 될수있나?’
유전학적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무렵 내 머리맡에 떠있던 운디네가 기대어린 목소리로 내게 말을 걸었다.
[축제라니! 나 구경하고 싶어!]
“같이 구경가자, 근데 축제라고 해도 도시에서 하는거랑은 좀 다른거같은데.”
도시의 축제와 달리 마을의 축제는 규모가 달랐다. 약간 조촐하기도 하고 노점상같은거라기보단 길거리 가판대처럼. 여러음식들만 진열해놓고 떠들며 웃는 모습이 약간 시골에서 본 5일장같은 분위기였다.
[그래도오- 음. 그럼 난 혼자 구경하고 올래!]
“같이 구경가도 되는데.”
내 말에 운디네는 고개를 내저으며 팔을 교차해 X자로 만들었다.
[마을의 은인이라며! 마을 사람들이랑 좀 어울리고 친해져야지- 그래야 꽃도 얼른 캐고 마을에서도 잘 지낼거아니야-]
확실히 운디네랑 같이 축제 구경을 한다면 축제를 둘러보며 마을사람들에게 신경쓰기보다는 운디네와 대화하며 그녀를 더 챙길게 뻔하긴 했다. 이런걸 보면 운디네는 참 생각이 깊었다.
“흐음... 사실 혼자 나쁜짓하려고 그러는거 아니야?”
[그런거 아니야아-!]
“알았어 알았어, 그래도 숙소로 돌아가기전에는 나 찾아서 와야된다?”
[걱정마시라구요~]
내 허락이 떨어지자 운디네는 서서히 떠오른체 느린 속도로 광장 저 너머로 향하기 시작했다. 나는 둥실둥실 날아가는 운디네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다시 몸을 돌려 광장 한켠을 계속 지켜봤다.
아까 본것처럼 광장에 있는건 온통 여자,여자뿐이었다. 간혹 어린나이의 남자아이가 보이긴했지만 정말 아주 어린나이여서 그렇게 구분이 잘가지도 않았다.
“이야- 마을의 은인아니신가?”
문득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니 아까 목책앞에서 만났던 삼인방중 한명이었다. 주황색 머리칼을 늘어트린 그녀는 풍만한 가슴골을 다 드러낸 짧은 가죽옷을 말그대로 걸친체로 내게 다가왔다.
“제사장님이랑 같이 있을줄 알았는데 혼자시네?”
풍만한 가슴골을 흔들며 엉덩이를 교태롭게 씰룩이며 내게 천천히 다가오는 모습은 제법 유혹적이었다. 살랑거리는 꼬리는 시계추처럼 천천히 좌우로 흔들리며 자연스레 내 시선을 잡아끌었다.
“그렇게 됐습니다. 그런데 그쪽은 일행은 어디가고...”
“그쪽보다는 레이카라고 불러. 레.이.카.”
검지로 건반을 두드리듯 세음절을 끊어 말한 레이카는 쭉 기지개를 피며 슬쩍 나를 바라봤다. 쭉 뻗어가는 팔에 커다란 가슴은 반동으로 위아래로 세게 흔들렸다.
“낮에 실컷 싸워서 그런지 돌아가자마자 골아떨어졌더라고- 나야 공짜술과 음식맛좀 보려고 이렇게 나왔지.”
-턱
팔을 내리면서 가볍게 내 어깨에 손을 얹은 레이카는 천천히 상체를 밀어붙이며 내게 달라붙었다. 내 팔뚝에 조금씩 짓눌려지는 가슴의 감촉에 나는 슬쩍 레이카의 가슴을 훔쳐봤다. 떡처럼 짓뭉개지는 부드러운 가슴이 매력적이었다.
“할거없으면 나랑 가볍게 술 한잔 할까?”
“츠루카님이 준비를 마무리지으면 온다고 하셨는데...”
슬쩍 돌려말하니 약간 애가 타는 듯 입을 삐뚜름하게 뒤튼 레이카는 팔뚝을 끌어안아 가슴골에 밀어넣으며 달라붙었다.
“그러지말고 오시기전까지 있으면 되잖아. 혼자라 심심하단 말이야 응?”
애교부리는 강아지처럼 팔뚝을 끌어안고 목덜미에 턱을 얹은체 살살 부비던 레이카는 갑작스레 코를 킁킁 거리며 냄새를 맡았다.
“킁킁... 크흥...♡ 어어...”
“레이카씨?”
“흐응...♡ 으...응??”
자신의 이름이 불리자 게슴츠레 눈을 뜬체 코를 벌름거리던 레이카는 퍼뜩 고개를 들며 손사레치며 뭐라 변명하기 시작했다.
“아,아아 그게 하하 이것참, 손님한테 좋은 냄새가 나는게 이거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다른분들도 그렇고 다 냄새에 민감하시군요, 아 제 이름은 카사노입니다.”
“아아, 카사노... 아 그게, 카사노는 잘 모르는구나 사실...”
쭈뼛쭈뼛 쉽게 입을 못떼던 레이카는 빤히 바라보는 내 눈빛에 수줍게 말하기 시작했다.
“우리 수인족 여성들은 남성들의 체취에 좀 민감하거든- 원래 수인족이 후각이 좋은데 특히 좀 그런게있어.”
“그래도 저는 인간 남성인데 그것도 민감한건가요?”
내 질문에 레이카는 방황하는 눈동자를 이곳저곳 굴리며 갑자기 대화 화제를 돌렸다.
“그것보다는...! 그래 인간들은 맥주를 좋아한다지? 대충 들은게 있어- 내가 잘아는곳있으니까 거기로 가자-”
엉덩이를 씰룩이며 안내하는 레이카의 뒷태에 나는 아까 츠루카의 대답도 그렇고 수인족들이 뭔가 숨기고 있다는걸 짐작했다. 뭐, 당장 궁금하다 해도 여기서 시간을 보내며 차차 알아가면 되는 문제라 더 깊게 파고들 생각은 없다.
화제를 돌린 레이카에게 맞춰줘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며 그녀의 뒤를 따르니 광장 한켠 후미진 곳에 작은 천막이 쳐져있는곳으로 오게 됐다. 허리를 숙이며 천막을 젖히고 들어가는 레이카는 슬쩍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허리를 숙여 도드라진 엉덩이가 가죽옷에 꽉 끼여 탱탱한 라인을 선보였다.
기다란 혀로 입숩을 축이며 나를 바라보던 레이카는 내게 재촉했다.
“얼른 들어와...”
천막 너머에 상체만 넣은체 엉덩이를 슬쩍 내민 레이카의 대담한 모습에 나는 피식 웃으며 큼지막한 엉덩이를 쎄게 움켜쥐며 살며시 밀어넣었다.
“후읏...”
스펀지처럼 내 손아귀에 착 감기는 엉덩이의 감촉을 즐기며 레이카를 따라 천막 안으로 들어갔다. 잘 아는곳이라며 레이카가 나를 이끌고 데려온 이곳은 주인도 뭣도 아무것도 없는 단순한 천막이었다. 그제서야 레이카의 꾀에 넘어간걸 깨달았지만 그녀는 꽉 쥐여진 엉덩이를 슬쩍 내밀며 다시 혀로 입술을 핥아왔다.
“구해줘서 고맙다는 말... 다시 한번 전할게.”
“그건 밖에서도 충분히 가능했던거같은데.”
“이렇게 강한 수컷에게 따분한 감사인사는 내쪽에서 사양이라.”
-털썩
준비된 의자에 내던지듯 앉자 레이카는 움켜쥔 엉덩이를 살살 밀며 내 무릎위에 그대로 앉았다. 커다랗고 부드러운 엉덩이살이 내 무릎에 짓눌리며 모양이 변하는 모습이 제법 선정적이었다.
“카사노 너라면 받아도 좋을거같아서 이렇게 너를 속였어, 그건 미안해.”
“뭘 받고싶은건데?”
꼬리로 내 팔뚝을 간지럽히며 가슴에 등을 기댄 레이카는 고개를 뒤로 꺾으며 내 귓가에 나지막히 속삭였다.
“네 씨앗♥”
-꽈악
움켜쥔 손아귀에 더 힘을 주며 레이카의 귓가에 가볍게 숨을 불어넣었다.
“흐읏... 츠루카님이라면 2~3시간 정도 걸리실거야... 그동안이라도 좋아.”
-스윽...
내 무릎에서 일어난 레이카는 양손을 자신의 무릎까지 내린뒤 천천히 손가락 끝으로 쓸며 각선미를 선보였다. 무릎, 허벅지를 타고 올라가던 손가락은 도톰한 엉덩이에서 멈춰 엉덩이 양쪽을 가볍게 움켜쥐고 살짝 벌렸다.
짧디짧은 가죽옷은 레이카의 보지에 어찌나 딱 달라붙었는지 선명한 도끼자국을 선보였다.
“이 가게에서 제일 맛있는 메뉴, 먹어볼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