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104화 (104/395)

“수고했다!”

“내일 보자고!”

“조심히 가라잉.”

활기차게 인사를 나누며 모든 일을 끝낸 제미니는 어깨를 두들기며 인사하는 마을 아저씨들을 뒤로 하고 걸음을 서둘렀다. 온몸이 땀에 흠뻑 젖었지만,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내 생각에 절로 힘이 난 제미니는 지친 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며 집으로 향했다.

-타닷 타닷

땅을 긁으며 질주하는 경주마처럼 서둘러 집으로 달려가던 제미니는 맞은편 대로에서 건너오는 건장한 청년의 모습에 숨을 고르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그에게 다가갔다.

“카사노씨.”

“오, 일찍 끝나셨나 보네요.”

“하하, 그렇게 됐네요. 아내한테 할 얘기도 있고 해서-”

“저는 만나기로 한 사람이 있어서 주점으로 가고 있습니다.”

“아아, 주점요.”

마을에서 가장 큰 주점을 떠올린 제미니는 묵을 수 있는 방도 있고 거기에 약속도 있다는 카사노의 말에 안심하며 그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아침에 둘만 있고 싶다고 말하긴 했는데 내심 죄송했거든요. 약속이 있다니 다행이네요.”

“아... 큭큭 그러게요. 괜찮아요. 신경 쓰지 마세요. 제미니씨한테는 정말 감사하니까요.”

“저야 고맙죠, 도움 받은 것도 많고 이번에 그 토벌 가는 것도 옆에서 지켜주신다고 했잖아요.”

“당연히 지켜드려야죠, 에릴다의 남편이신데.”

자신의 아내를 친근하게 부르는 말투에 잠시 움찔한 제미니였지만 둘이 그런 관계가 전혀 아닐 거란 믿음을 가진 제미니는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사실, 아내랑 조금 다퉜는데 그것 때문에 고민이 많아서요.”

“그랬어요? 아침에 둘이 그렇게 사이 좋아 보이던데.”

모든 걸 알고 있는 카사노는 몰랐다는 듯이 얘기하며 제미니를 조롱했지만 알 턱이 없는 제미니는 타인의 시선에 다정하게 보였다는 사실에 안심하면서도 주눅 들어 보였던 아내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푹 숙였다.

주눅 든 게 아니라 그저 박혀있는 자지에 집중하느라 남편의 이야기도 듣지 않은 거지만 알 리가 없는 제미니는 자신의 거절 이후로 기죽은 아내의 모습에 걱정이 많았다.

“둘이 결혼하기 전에는 엄청 풋풋하게 지냈다고 에릴다가 그러던데요.”

“아, 그랬었죠.”

집 뒤편 언덕에서 아내에게 사랑을 고백했던 추억을 떠올린 제미니의 입가에는 어느새 미소가 걸려있었다. 아름다운 추억을 되새기는 제미니에게 카사노는 피어오르는 미소를 애써 가라앉히며 그에게 말했다.

“오랜만에 같은 장소에서 다시 고백하는 거예요. 사랑한다고. 에릴다의 정신을 충족 시켜주는 거죠.”

그래야 다시 뺏는 맛이 나지- 뭐라 중얼거렸지만, 마지막 말을 듣지 못한 제미니는 고개를 주억거리며 카사노의 조언을 머릿속에서 되새겼다. 역시 자신처럼 아내가 있는 남자라 그런가 뼈있는 조언이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뭘요, 저는 내일 저녁에 다시 집으로 가도 될까요?”

“물론이죠, 제 손님이신걸요.”

“하하, 감사합니다. 그럼.”

가볍게 인사하는 카사노에게 인사를 건넨 제미니는 집으로 향하면서도 머릿속에는 아내에게 어떻게 다시 사랑을 고백할까 하는 생각이 가득 찼다. 너무 피곤한 탓에 아내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겼던 걸 떠올린 제미니는 오늘을 기점으로 다시 아내의 상처를 치유해주고 싶었다.

‘다시 한번 그 언덕에서...’

사랑을 고백하며 준비했던 반지와 함께 영원한 사랑을 약속했던 그 날 밤을 떠올린 제미니는 빠른 걸음으로 대로를 가로질러 집으로 뛰었다. 이미 자신과의 추억을 덧칠한 에릴다였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제미니는 그저 아내만을 생각하며 걸음을 서둘렀다.

-벌컥

“어머...”

벌컥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선 제미니는 카우치에 앉아서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에릴다에게 그대로 다가갔다. 갑작스레 안겨 오는 남편의 모습에 당황한 듯한 에릴다는 이내 미소와 함께 남편을 살짝 떨어트리며 말했다.

“무슨 일 있어요?”

“아니, 그냥...”

아내에게서 향긋하게 풍겨오는 향긋한 사과 향에 코를 벌름이며 냄새를 폐부 깊숙이 받아들였다. 몇 번을 맡아도 신기한 향긋한 사과향과 함께 비릿한- 무언가가 맡아졌지만, 제미니는 그게 카사노의 정액 냄새라곤 생각도 못 하고 그냥 멀어지는 아내의 뒷모습만 바라봤다.

“여보.”

“네에...?”

조금씩 거리를 벌어지며 멀어지는 에릴다의 모습에 집안일을 하기 위해 움직이는 걸 알고 있음에도 제미니는 괜히 죄책감이 들었다. 자신의 거절로 풀이 죽은 아내가 자신에게서 떨어지는 것만 같아 참을 수 없던 제미니는 그대로 아내를 와락 끌어안았다.

“아...”

카사노에게 혼나는 게 아닐까 두려움에 낮은 목소리를 내며 제미니의 품에 안기는 그녀였지만 그래도 사랑“했”던 남편의 포옹인 만큼 거절하면 그게 더 이상했다. 카사노의 계획을 얼핏 들은 에릴다는 남편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오늘 왜 이러실까요...?”

“...어제 일 때문에 미안해서.”

“아...”

어제 일. 달아오른 자신을 거절하며 평생 조루 자지와 보내야 한다는 낙인을 일깨워준 밤을 말하는 남편의 말에 에릴다는 쓴웃음을 지으며 남편을 다독였다.

남편의 거절이 아니었다면 뇌를 두들기는 미친 쾌락을 애써 외면하고 제미니와 평생 수녀 같은 삶을 살 게 뻔했다. 100년이란 세월 동안 쾌락에 중독된 에릴다에게 그것만큼 미칠 거 같은 이야기는 없었기에 오히려 제미니에게 감사했다.

“억지로 무리 안 해도 돼요.”

자신의 품에 안긴 에릴다의 몸을 핥듯이 바라보는 제미니의 품에서 물 흐르듯이 벗어난 에릴다는 남편에게서 멀어지며 주방으로 향했다. 카사노의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진 부부로 지내야 했기에 집에 돌아온 남편에게 밥을 차려주기 위함이었다.

-달그락

준비해둔 수프와 빵 따위를 차리는 에릴다를 바라보던 제미니는 조금 쌀쌀한 아내의 태도에 아직 많이 상심했구나- 자신의 무심함에 반성하며 식탁에 앉고 천천히 운을 띄웠다.

“그, 오늘 밤 나랑 나가줄 수 있을까?”

아내에게 고백하기 전 터질 것 같은 심장을 부여잡고 어떻게든 뱉었던 그 말,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내뱉은 제미니였지만 아내에게 돌아오는 대답은 싸늘한 되물음이었다.

“굳이 나가야 하나요...? 내일 일도 바쁘다면서요.”

얼핏 들으면 제미니의 일정에 지장이 생길까 봐 걱정하는 말투였지만 그 속에는 무심함과 거절이란 알맹이가 숨어있었다. 물론 자신의 아내가 그런 말을 할 거란 생각조차 하지 못한 제미니에겐 그저 걱정하는 말로만 들렸다.

“아, 그렇긴 한데. 그래도 보여주고싶은게 있어서...”

“아...”

뒷말까지 듣고 나서야 남편에게 고백 받을 적 들었던 말임을 떠올린 에릴다는 측은함과 죄책감을 띤 눈으로 그를 바라봤다.

카사노가 선사하는 쾌락에 굴복해 그의 노예를 자청하긴 했지만, 제미니의 사랑이 완전히 퇴색된 건 아니었다. 태풍을 맞은 모닥불처럼 순식간에 그 불은 식어버렸지만 잔해 속의 잔불만큼은 아직도 남아있었다.

물론 쾌락을 선사해주는 카사노에 대한 감정은 꺼져가는 잔불과도 비교가 안 되는 강렬한 태양과도 같았다.

“그럴까요...?”

주인님의 명령대로 움직이는 거니까 괜찮겠지? 카사노가 노린 계획 일부임에도 에릴다는 그가 화내지 않을까 걱정하며 남편의 소원을 마지못해 들어주기로 하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하하, 응!”

그런 에릴다의 태도도 모르고, 카사노에게 들었던 조언대로 에릴다에게 자신의 진심을 전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긴 제미니는 아내가 차려준 음식들을 서둘러 먹어 치우기 시작했다.

“으음...”

얼마 전까진 저런 남편의 서툰 모습마저도 사랑한 에릴다였지만 지금은 조금 급하다고 할까? 어리숙한 남편의 모습이 미련해 보였다. 정작 시선을 끌고 있는 제미니는 아내와의 추억의 장소에 나갈 생각에만 들떠 아내의 차가운 눈빛조차 깨닫지 못했다.

-달그락

“후우...”

순식간에 그릇을 비운 제미니는 턱을 괴고 무표정으로 자신을 보고 있는 에릴다와 눈이 마주쳤다. 어느새 길가에 핀 들꽃을 바라보듯 관찰하던 에릴다는 동그랗게 뜬 눈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남편의 눈빛에 희미한 미소를 띠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드륵

“더 드릴까요?”

서둘러 식사를 끝내고 잠자리에 들고 싶은 에릴다였지만 예의상 물었다. 아내의 질문에 내일 일정도 있고 아내와 서둘러 밤 풍경을 구경하고 싶었던 제미니는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서 일어나 아내의 손목을 붙잡았다.

“아니, 다 먹었으니까 나가자.”

아내에게 푹 빠져 행동 하나하나가 섬세했던 제미니였다면 그녀가 수프에 입도 대지 않고 자신을 기다렸다는 걸 알고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물었을 테지만 조급한 목소리로 아내를 재촉하는, 지금의 제미니는 전혀 알아챌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요...”

그런 남편의 조급함을 알아챈 에릴다는 가라앉은 목소리로 제미니에게 이끌려 그대로 집 밖으로 나섰다. 남편에 대한 죄책감만 아니었다면 이런 자리- 카사노의 부탁이어도 들어주지 않았겠지. 이런 지루한 시간보다 카사노와 몸을 섞고 싶어 몸이 달아오른 에릴다에겐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터벅 터벅

흙내음을 풍기는 잔디들을 밟으며 집 뒤편 언덕으로 기쁜 마음으로 찾아온 제미니의 눈에는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아...”

아내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가꿨던 꽃밭은 알 수 없는 형상으로 파헤치고 짓이겨져 뭉개진 꽃들뿐이었고 가끔 아내와 돗자리를 깔고 별을 세며 시간을 보냈던 나무에는 온갖 잡스러운 흔적들이 남아있었다.

“어머...”

뒷동산에 벌어진 참극의 주범인 에릴다는 입을 두 손으로 가리며 가증스럽게 연기했다. 주인님께 노예가 되기로 맹세했던 장소를 보며 지난밤의 추억을 떠올린 에릴다는 달아오르는 몸을 애써 가라앉히며 허벅지를 붙인 채 땅을 긁으며 참아냈다.

“그런...”

짐승이라도 와서 헤집어 놓은 건가? 아내가 기쁘다며 화관을 쓰고 뛰놀던 꽃밭은 누군가 뒹굴며 짓뭉갠 자국만이 남아있었다. 스륵- 바닥을 쓰다듬으며 짓이겨진 꽃을 쓰다듬던 제미니는 코끝을 감도는 꽃향기 속 미세한 익숙한 향기를 맡았다.

“음...”

아내와 몸을 섞을 때면 맡은, 희미한 사과향. 짓이겨진 추억의 장소와 아내에게서 맡은 사과향? 전혀 어울리지 않는 조합에 팽팽하게 돌아가는 머리를 굴리던 제미니는 결국 집합점을 찾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인 채 뒤돌았다.

“여보...”

누가 봐도 풀이 죽은 제미니의 태도에 에릴다는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위로의 한마디를 던지려 했지만 이내 제미니의 입에서 나오는 슬픈 목소리에 손을 거두고 그의 뒤를 따랐다.

“춥지? 집으로 가자...”

“네...”

지금 수습하기엔 시간이 늦었다. 내일 일을 마치고 손보기로 한 제미니는 입술을 강하게 깨물며 부부의 추억을 헤집은 짐승에 대한 분노를 토해냈다. 발정 난 짐승이 찾아와 헤집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엉망인 꽃밭을 떠올리며 걷던 제미니는 우득- 무언가 밟히는 소리에 걸음을 멈췄다.

“응...?”

“뭐해요, 여보?”

묵직하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감촉에 발을 들어 살피려던 제미니였지만 자신의 어깨를 밀며 다정한 목소리로 속삭이는 에릴다에 의해 살피지도 못하고 그대로 밀렸다.

“아, 아니야.”

“피곤하죠? 빨리 가서 자요.”

-휘잉

에릴다의 재촉에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떠밀리듯 추억의 장소를 떠나는 제미니, 그의 발자국이 선명히 남은 흙 위에는 아내에게 선물했던 검푸른 꽃잎으로 만든 반지가 으스러져 밤바람을 타고 저 멀리 흩어져가고 있었다.

각자 다른 생각을 품은 부부는 각자 다른 보폭으로 천천히 집으로 돌아갔다, 여유롭게 아내와의 시간을 음미하며 돌아가려는 남편과 서둘러 귀가하고 외도를 떠올리는 아내. 언덕 위에 지어진 부부의 집에 부부가 들어서고 시간이 지나 불이 꺼졌다.

-덜컥

모두가 잠든 시간, 부부의 집에는 한 명만이 남았다.

**

“형씨, 곧 닫을 시간이유!”

“그려, 빨리 치우고 자러가게 올라가슈.”

“조금만 더 있다가 갈게요, 일행이 안와서요.”

뽀득뽀득- 잔을 닦으며 코웃음 친 주인장은 수염을 파들파들 떨며 큰 소리로 웃었다.

“이거 참 바람 맞았구만! 저녁부터 쭉 혼자 있더니만 푸하하-”

-짜악!

“으극!”

“못 하는 소리가 없데- 미안해유, 남편이 워낙 성질머리가 더러워서-”

고약한 웃음으로 비웃는 남편의 등짝을 후려갈긴 아주머니가 털털한 웃음과 함께 남편을 끌고 주방으로 향했다. 쏴아아- 고요한 주점 속 퍼지는 물소리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한 모금 남은 맥주를 털어 넘겼다.

“크으...”

니가 그렇게 독하다고? 그 정도야? 남편에 대한 감정이 조금은 남아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에릴다가 그 처참한 뒷동산을 보고 남편의 곁에 남기로 했다고 생각하긴 어려웠다.

어느 정도 노린 상황이었지만 에릴다가 주점으로 오지 않는 건 정말 생각도 못 한 상황이었다. 그렇게 도도하게 굴면서 자지에 박히고 앙앙 울면서 노예 선언하고, 남편의 사랑 고백을 다시 듣고 남편 곁에 남는다? 개연성 없는 소설에도 정도가 있지-

핑핑 도는 취기에 잡스러운 생각이 꼬리를 물며 몸집을 불렸다. 그래, 뭔 상관이야. 다시 좋다고 앵기면 다시 뺐으면 그만이지. 힘이 풀린 다리를 끌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쿵- 주점 문이 큰소리를 내며 열렸다.

“하아, 하아...”

“하하.”

들키지 말고 제대로 쓰고 오라니까- 얼마나 거칠게 뛰어왔는지 땀을 뚝뚝 흘리며 로브의 후드도 벗은 채 숨을 고르는 에릴다의 모습에 나는 피어오르는 미소와 함께 그녀에게 다가갔다.

-스윽

후드를 씌워주고 에릴다에게 붙는 순간 큰 소리에 주방에 있던 주인 부부가 당황한 목소리와 함께 뛰어나왔다가 이내 우리 모습을 보고 안심이 섞인 한숨과 함께 야릇한 농담을 던졌다.

“얼마나 남편이 보고 싶었으면 급하게 뛰어왔댜-”

“늦어도 한참 늦었지- 얼른 올라가 봐. 나는 우리 주점에 도미닉이랑 칼츠말고 이렇게 오래 있는 사람들 처음 봐.”

“에구 이놈의 주댕이는-”

남편의 주둥이를 때리며 주방으로 들어가는 주인 부부, 땀에 흠뻑 젖은 에릴다의 옆구리를 끌어안은 나는 미약한 열기를 띄운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천천히 2층으로 올라갔다.

“늦었네.”

“남편이, 안 자려고 해서...”

“내 앞에선 남편이라 하지마.”

“제, 그 남자가... 한 번만 하자고...”

-스륵

“응긋...!”

로브 목덜미 안에 손을 넣어 땀으로 가득 찬 젖가슴을 거세게 움켜쥐었다. 곧바로 느껴지는 부드러운 살결에 입꼬리를 잔뜩 치켜올린 나는 낮은 목소리로 까딱이는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안 입고 왔네?”

“...시킨대로...”

“그래서 어떻게 했어?”

“...피곤할텐데 그냥 자라고 해도 안 듣길래... 손으로호오옷?!”

탱글탱글한 젖가슴 끝에 걸린 젖꼭지를 강하게 비틀며 에릴다의 기다란 귀를 핥았다. 아무도 없는 복도에 에릴다의 후드를 벗기고 예민한 귀를 쪽쪽 입을 맞추고 핥으며 괴롭힌 나는 낮은 목소리로 에릴다에게 말했다.

“내가 남편 대우만 해주랬지.”

“안 해주면 안 잘거같아서어... 제송해요오...♡”

“남편한테 안미안해? 대딸쳐주고 재워놓고, 다른 남자랑 섹스나 하러 오고 말이야.”

“흐읏♡ 아, 안 미안해요... 먼저 조루 자지로 만족 못 시켜준 남편 잘못이니까아...♡”

내가 듣기 좋아할 말만 쏙쏙 골라 한 에릴다는 뒤룩뒤룩- 눈을 굴리며 내게 이끌려 따라왔다. 진실은 그녀만이 알겠지. 파헤칠 생각이 없던 나는 키에 적힌 방 번호를 확인하고 방문 앞에 선 뒤 천천히 방문을 열었다.

-끼이익

녹슨 문을 열고 방안에 들어선 나는 문을 닫고 에릴다의 등을 밀어 먼저 침대 쪽으로 향하게 했다. 작은 창문으로 비치는 달빛을 등지고 선 에릴다는 손목을 풀며 다가오는 나를 바라보며 입고 있는 로브를 움켜쥐고 천천히 잡아당겼다.

-스륵 스륵 툭

목덜미를 움켜쥐고 천천히 들어 올리는 에릴다, 로브 끝자락이 정강이와 허벅지를 스쳐 음탕한 하체를 쓰다듬으며 확 올라갔다. 순식간에 로브를 벗은 에릴다는 달빛을 등지고 벗은 로브를 툭- 바닥에 떨어트렸다.

“흐으, 흐으...”

달려오면서 흥분한 걸까? 번들거리는 애액이 허벅지와 음부에 잔뜩 물들어 반짝이며 빛나고 있었다. 웬만한 과일보다 커다란 젖가슴이 출렁이며 끝에 매달린 분홍색 과실이 파들파들 떨리기까지 하니 군침이 돌았다.

“벌려.”

“어떤, 자세로...”

“제일 꼴리는 자세로 해봐. 그럼 상으로 빨아줄게.”

저속한 말을 내뱉으며 에릴다의 의욕을 자극했다, 보빨을 특히나 좋아하는 에릴다는 내 조건에 환한 미소를 짓고 침대에 올라탔다. 방금까지만 해도 온갖 고민이 뒤섞인 눈으로 바라보던 에릴다가 지금은 음탕한 미소와 함께 어떻게 하면 내가 꼴려할까- 고민하며 자세를 바꾸며 준비 중이었다.

“주인니임...”

촉촉하게 젖은 음욕 어린 목소리, 끈적하고 달콤한 꿀로 이루어진 함정 같은 목소리를 음미하며 고개를 든 나는 에릴다의 몰골에 진심 어린 손뼉을 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

“얼릉여어...♡”

침대 끄트머리에 머리를 내리고 양 손가락으로 입을 벌린 에릴다는 젖가슴을 천장으로 향하게 해 늘어뜨린 채 펑퍼짐한 엉덩이를 베개로 받치고 박기 좋은 자세를 만들었다.

“하하...”

이대로 올라타 푹 젖은 에릴다의 보지를 쑤셔 박아도 좋았고 침대 끝에 대롱거리는 머리통을 움켜쥐고 입보지를 사용해도 좋았다. 거기에 출렁이는 젖가슴까지 주물러주면 지루하지도 않을 테고.

“제대로 누워봐.”

“네헤엣♡”

“남편한텐 이런 자세 해준 적 있어?”

“...없어요...”

곧 있을 삼자대면을 위한 사전 조사로 남편에 대해 계속해서 묻자 에릴다는 부끄러워하는 얼굴로 침대에서 일어나 정자세로 누웠다. 추욱- 마시멜로처럼 푹신푹신한 젖가슴이 늘어졌다. 통통한 양쪽 허벅지를 끌어안고 벌린 에릴다는 곧 있을 봉사에 앙증맞은 질구를 벌름거리며 애액을 주륵- 흘려댔다.

“쪼옥...”

“후그으읏♡”

귀를 즐겁게 하는 에릴다의 노랫소리를 음미하며 천천히 혀를 움직였다. 명령이었지만 남편을 버려두고 여관까지 찾아왔다는 건 에릴다의 저울이 상당히 기울었음을 의미했다. 남편이 깨어났다면? 남편이 일어나기 전에 못 돌아간다면?

“쮸읍, 쮸릅, 쮸릅.”

“후읏, 흐으으응, 아흣, 아흐으응♡”

-꾸우욱

통통하고 부드러운 허벅지로 내 얼굴을 짓누르는 에릴다, 오로지 지금을 즐기며 달뜬 신음을 내뱉는 음탕한 얼굴에 나는 통통한 보짓살을 그대로 베어 물고 쫍쫍- 볼이 홀쭉할 정도로 빨아먹으며 에릴다의 보지를 맛봤다.

“후으, 헤읏, 헤으으읏♡”

-뚝 투둑

잔뜩 벌어진 에릴다의 입과 아랫입에서 음탕한 액체들이 떨어졌다. 젖가슴을 타고 흐르는 끈적한 침 줄기와 혀를 타고 넘어오는 달콤한 보지즙을 맛보며 더 열심히 혀를 놀렸다.

제미니와 떠나는 토벌이 2일인가? 3일 남은 건가? 가물가물한 기억에 혀를 내두른 나는 쯔릅- 애액에 젖은 입가를 손등으로 닦으며 고개를 들었다.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신음을 참아내는 에릴다의 태도에 나는 껄떡이는 자지와 함께 에릴다의 여린 몸을 덮쳤다.

다음날 마을에 하나뿐인 여관을 시작으로 어느 방에 새벽부터 아침까지 머릿속을 헤집는 듯한 음탕한 신음을 내지르는 연인이 묵고 갔단 소문이 퍼지기 시작했다. 입이 싼 여주인의 입에서 남자의 인상착의는 자연스레 마을 안으로 떠돌았지만, 여인의 특징은 검푸른 머리칼만 가졌다는 것 그 이상은 아무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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