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117화 (117/395)

축축하고 따뜻한 혀가 살아있는 뱀처럼 내 귀를 기어 다니며 음어를 속삭이는 순간 더는 참지 못한 나는 상처 입은 짐승처럼 헐떡이며 에릴다를 끌어안고 그대로 허리를 밀어 넣었다.

-쯔걱, 쯔걱...

타닥 타닥- 불똥 튀는 소리에 묻히는 음란한 소리가 조용히 퍼져 나갔다. 앞부분만 밀어 넣었을 뿐인데 늘어지는 보짓살이 끈적하게 달라붙으며 내 자지를 오물오물 물어대기 시작했다.

“흐으으응...”

끈덕지게 귀를 핥던 에릴다의 입에서 달콤한 숨결이 화악- 내뱉어졌다. 내 가슴을 끌어안고 양다리로 나를 옭아매듯 엉겨붙은 에릴다는 천천히 보지를 가르고 밀고 들어오는 내 자지를 느끼며 환희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흐응, 그렇게 쭈욱- 박아넣으며언...”

묘하게 익숙한듯한 말투에 왠지 모를 짜증이 솟구친 나는 눈살을 찌푸린 에릴다의 얼굴을 봐놓고도 아랑곳하지 않고 거칠게 자지를 박아넣었다. 푸욱- 요동치는 에릴다의 살결과 함께 단숨에 비집고 들어간 자지가 그 형체를 숨겼다.

“으긋, 으흐읏...”

“후우...”

내 귓불을 잘근잘근 깨물며 고통에 찬 신음을 억누르는 에릴다, 묘한 느낌에 결합부를 살펴본 나는 투명한 애액에 뒤섞인 피를 보고 등골과 얼굴이 싸늘하게 식어가는 걸 느꼈다. 적극적이고 야한 에릴다가 처녀였다니, 만족스러운 상황임에도 에릴다의 처음을 가져갔다는 사실이 나에겐 조금 부담스럽게 느껴졌다.

“아파, 아파요...”

“죄송해요. 괜찮아요?”

“응... 천천히잇...!”

-찌걱 찌걱 찌걱

끝까지 박아넣은 자지를 천천히 빼내자 자지를 물고 늘어지는 에릴다의 보짓살이 기분 좋게 휘감겼다. 눅진하면서도 오물오물 기분좋게 물어오는 에릴다의 보지에 감탄하며 천천히 빼낸 나는 입술을 내밀며 애교부리는 에릴다의 입에 쪽쪽 입 맞춰주며 그녀에게 물었다.

“어떻게 해드려야 덜 아플까요?”

계속 찡그리고 있는 에릴다의 표정에 나는 인상 쓴 채로 에릴다의 볼을 쓰다듬으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렸다. 내 질문에 찡그린 눈을 활짝 피며 쿡쿡 웃은 에릴다는 꾸욱- 감아둔 다리를 강하게 조이며 조그맣게 속삭였다.

“꽉 끌어안고, 마음대로 움직여주세요, 저 받아낼 수 있으니까아...”

-쪽

내 목덜미에 키스한 후 가늘게 뜬 눈으로 야릇하게 바라보는 에릴다. 입에 잔뜩 고인 침을 삼킨 나는 점점 피어오르는 육욕을 참지 못하고 그대로 허리를 튕겼다.

-푸욱

“그흐읏, 흐응...!”

한번 푹 박아넣었음에도 다시 꽉 조이는 보지를 가르며 쿡- 안쪽까지 박아넣은 나는 에릴다의 부드러운 등을 쓰다듬으며 푹푹푹- 허리를 흔들기 시작했다. 일정한 박자로 허리를 흔들 때마다 에릴다의 가슴이 보기 좋게 흔들리며 내 가슴에 툭툭 부딪혀왔다.

“흐읏, 흐응, 흐으, 흐으읏...!”

기다란 귀를 까딱이며 황홀한 신음을 내뱉던 에릴다는 신음을 억누를 수 없었는지 결국 내 목덜미에 고개를 파묻고 가지런한 이로 꾸욱- 내 목덜미를 깨물며 신음을 참기 시작했다.

“으붑, 흐굿, 흐윽, 후으읏!”

징징 울리는 목덜미의 진동과 에릴다의 앙증맞은 입술 사이로 바람빠지는 소리와 함께 격정적인 신음이 흘러나왔다. 참으려할수록 더 격하게 새어나오는 신음이 마치 잘하고 있다는 칭찬처럼 느껴져 흥이 오른 나는 더욱 열심히 허리를 흔들며 에릴다의 보지를 쑤셨다.

-쯔붑 쯔붑 쯔붑 쯔붑

“흐긋, 후웃, 하웁, 응으흐으흣!”

손톱으로 쭈욱 등을 긁으며 자지를 받아내던 에릴다가 푸욱- 가장 깊게 박으며 허리를 튕기는 순간 여태 들었던 신음 중 가장 큰 신음을 내뱉으며 내 목덜미에서 떨어졌다. 여긴가? 에릴다가 격한 반응을 보이는 곳을 쿡쿡- 귀두로 찌른 나는 자지러지는 에릴다를 끌어안으며 더 열심히 허리를 놀렸다.

-쯔붑쯔붑쯔붑쯔붑

“후읏, 거기잇, 더헛, 더 강하게에헷!”

새하얀 보지 거품을 흘리며 애원하는 에릴다는 황홀한 미소와 함께 분홍빛 혀를 날름거리며 내게 더 박아달라고 조르고 있었다. 음란한 에릴다를 안고 있음에도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 성욕에 불이 붙은 나는 꾸욱- 단단한 귀두로 에릴다의 속살을 짓눌렀다.

“흐으으읏♡ 가앗, 흐그으읏♡”

-퓨슛! 퓨웃! 퓻!

쪼옵쪼옵 귀두에 달라붙는 속살을 쿵쿵 두들기며 에릴다를 으스러지라 끌어안자 품 안의 에릴다가 허리를 튕기며 고개를 홱 뒤로 꺾으며 그대로 절정에 다다랐다. 투둑 투둑 하복부에서 튄 따뜻한 물방울이 치골과 음모를 적셨지만 만족하지 못한 나는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에릴다를 껴안은 채 계속 허리를 흔들었다.

“후읏, 하아, 하아아...! 힘드러어엇...!”

산에 오를 때보다 더 땀에 흠뻑 젖은 에릴다가 칭얼거리며 내 목을 끌어안았다. 찌푸린 얼굴과 축 늘어진 입꼬리가 귀엽게 느껴진 나는 쪽- 에릴다의 입술에 입을 맞추며 쯔릅- 자지를 천천히 빼냈다.

빼내려고 했“었다.”

-턱

허리에 걸리는 매끈한 살결의 감촉에 슬쩍 시선을 돌리니 길쭉한 에릴다의 다리가 내 허리를 붙잡고 있었다. 의아한 시선으로 에릴다를 바라보자 여전히 울상을 지은 에릴다가 삐죽 나온 입술로 앙증맞게 속삭였다.

“아직, 안 쌌잖아요...?”

그러고보니 그랬다. 처음 넣을 때는 에릴다의 속살에 미친 듯이 흥분해 당장에라도 사정할 것만 같았지만, 푹푹 박아주기만 해도 자지러지는 에릴다의 반응에 더 흥분한 나는 내 사정감은 제쳐놓고 그녀의 쾌락을 우선시했었다.

“아, 그랬죠...”

-움찔

인정과 함께 꾸욱- 내 자지를 조이는 에릴다의 보지, 쬬옵쬬옵 귀두에 들러붙어 정액을 조르는 듯한 자궁과 살아있는 생물처럼 주름을 조이며 내 기둥을 압박하는 보지의 조임에 나는 이를 악물고 빼내려던 자지를 다시 밀어넣었다.

-쯔릅 쯔릅

“하앙, 하아아...!”

에릴다의 둔덕과 내 치골에 새하얀 거품이 끈적하게 묻었다. 쯔릅, 음탕한 물소리와 함께 떨어질 때마다 울려 퍼지는 야릇한 신음이 조화롭게 얽혀 나를 흥분으로 이끌어냈다.

-쯔붑 쯔붑 쯔붑 쯔붑

“흐응, 안에다아 싸조요오...♡”

-후우

손톱 끝으로 내 등을 꾹 꾹 누르며 다리를 조이던 에릴다가 껄떡이는 자지의 맥동에 자그마한 목소리로 속삭인 후 뜨거운 숨결을 훅 내 귀에 불어넣었다. 해달라면 해줘야지, 나는 욱신거리는 자지를 푹푹 박아넣으며 점점 치솟는 사정감에 이를 드러낸 채 에릴다에게 거칠게 말했다.

“그럼 안에다가 쌀 테니까 전부 받아주세요. 네?”

“그흣, 받을테니까하아, 카사노의 정액, 제 자궁에 뷰릇 싸주세요...?”

-쪼옥

목덜미에 느껴지는 에릴다의 보드라운 팔뚝을 음미하며 푸욱- 뿌리까지 밀어 넣은 나는 부들부들 떨리는 에릴다의 자궁을 귀두로 빙글빙글 괴롭히며 그대로 참아왔던 정액을 싸질렀다.

-부르르르릇!

“헤에, 헤엣, 헤에...?”

-두근!

“흐으, 흐으, 흐으으응♡”

-두근! 두근! 두근!

가늘게 뜬 눈으로 야릇하게 흘겨보던 에릴다는 묵직한 정액이 자궁을 두들기며 안으로 침투하는 순간 두 눈을 커다랗게 뜨며 꽈악- 내 목을 강하게 끌어안았다. 보드라운 엉덩잇살이 허벅지에 문질러지는 감촉을 즐기던 나는 꼬옥- 발목을 교차해 내 허리를 조이는 에릴다의 자세에 만족하며 찰떡같은 그녀의 엉덩이를 주무르기 시작했다.

“와앗, 하앙, 하앗, 호오오오옷♡”

-뚝

최후의 한 방울까지 에릴다의 자궁에 모조리 털어 넣은 나는 살짝 부푼 게 아닌가 싶은 정도의 에릴다의 복부를 쓰다듬으며 천천히 허리를 빼냈다. 쯔릅- 쯔릅- 에릴다의 보짓살이 떠나지 말라고 자지에 엉겨붙으며 음탕한 소리를 냈지만 뽀옵- 끝내 자지를 뽑아내자 순식간에 앙다문 보지로 되돌아왔다.

-주륵

안에 고인 에릴다의 애액이 앙다문 질구에서 주륵 흘러나왔다. 도톰한 대음순을 손바닥으로 쓰다듬으며 보지의 감촉을 기억하고 있을 무렵 꽉 찬 자궁의 감각이 어색했는지 에릴다는 에헷, 에흣. 고장 난 기계처럼 일정한 신음만을 내뱉으며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에헷, 헤읏, 흐으, 흐으으...”

“저, 더 하고 싶어요...”

꼬옥- 다리를 조이며 반복되는 신음을 내뱉으며 숨을 고르는 에릴다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살짝 부푼 복부에 손을 얹고 쌔액-쌔액- 숨을 내쉴 때마다 음란한 젖가슴이 미약하게 출렁이며 그 자태를 뿜어내고 있었다. 당장에라도 머리를 박고 도톰한 대음순을 쫍쫍 빨며 에릴다의 맛을 느껴보고 싶었다.

-쪼옥

“후읏, 후후... 드디어 솔직하게 말해주는군요...?”

내 벌어진 입술에서 천천히 떨어지는 에릴다의 앙증맞은 입술, 촉촉하고 보드라운 그 감촉을 떠올리며 쓰다듬자 미소 지은 에릴다가 한 번 더 짧게 입술을 맞춰줬다.

-쪼옥

“전부 다 자는거같고오... 저도, 카사노를 더 맛보고 싶어서어...”

화악- 붉어진 뺨을 손으로 덮으며 끝까지 말한 에릴다는 내 허리를 조이던 다리를 뗀 뒤 쩌업- 보지가 훤히 드러나도록 다리를 벌린 뒤 오크통 위에서 자세를 바로잡고 나를 바라봤다.

“부사수면 사수가 시키는 데로, 푹푹- 박아줘야겠죠...?”

상큼한 사과향이 물씬 풍겨왔다. 쯔걱- 벌어진 보짓살과 함께 쪼옵- 쪼옵- 벌어졌다 오므리는 속살을 가만히 지켜본 나는 욱신거리는 자지를 움켜쥐고 다시 에릴다에게 달려들었다.

다음날 아침 야영지에서 일어난 용병들은 코가 아플 정도로 진한 사과향을 맡으며 욱신거리는 머리를 부여잡았다. 밤새 결계에 막힌 향기와 음란한 사과향이 멀리멀리 퍼져 나갔지만 에릴다와 나를 제외하곤 그 누구도 사과향의 정체를 알 수 없었다.

**

“으음...”

뻐근한 아랫도리의 느낌을 만끽한 나는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뜨며 부스스한 머리를 긁은 뒤 천천히 일어났다. 맑게 갠 하늘이 아니라 칙칙한 천막 안이란 걸 깨달은 나는 가물가물한 어젯밤의 기억을 떠올렸다.

-부스럭

“하암...”

누가 같이 들어왔었나? 미친 듯이 박아댔던 어젯밤을 떠올리며 꿈틀거리는 침낭을 의아한 눈으로 보던 나는 이내 퐁- 뛰쳐나온 에릴다룰 보고 피어오르는 미소를 감추지 못하고 그대로 그녀에게 다가갔다.

“잘 잤어요?”

머리카락을 볼에 붙여가며 부스스한 몰골로 침낭에서 빠져나오는 에릴다. 꽉 닫혀있던 침낭 안에서 빠져나오자 천막 안이 금세 상큼한 사과향으로 가득 차기 시작했다. 화악- 얼굴을 붉힌 에릴다는 널브러진 로브를 서둘러 입고 촤악- 천막을 들추며 그대로 빠져나갔다.

저렇게 부끄러워하다니, 적나라했던 어젯밤의 열락이 쉬이 가라앉지 않은 건 나도 마찬가지였는지 팬티 너머의 자지는 아직도 빳빳하게 서 있었다. 천막 안을 대충 정리한 나는 챙겨온 옷을 걸치고 가벼운 가죽 갑옷을 챙겨입은 후 그대로 천막에서 빠져나왔다.

“좋은 아침.”

천막을 나서자마자 들려오는 발랄한 아침 인사에 고개를 돌린 나는 뒷짐을 진 채 방긋 웃고 있는 레미아와 마주쳤다. 어색한 만남에 머리를 긁으며 인사를 건네자 슬쩍 천막 안을 엿본 레미아가 기지개를 피며 내게 물었다.

“끄으응...! 혼자 여기서 잤나 보네-? 허리는 안 아파?”

“아, 네. 침낭이 있어서 편하게 잤어요.”

“그랬구나, 침낭이 있었구나-”

내가 한 말을 되물으며 방긋 웃은 레미아는 발끝으로 흙을 살살 긁으며 흐응- 불길한 콧소리를 내뱉고는 휙 몸을 돌렸다.

“아쉽다. 이미 맛봤나 보네...”

“네? 무슨 말씀 하셨어요?”

“아무것도 아니야. 그럼 좀 있다 토벌 때 보자?”

“넵.”

손을 살랑살랑 흔들며 그대로 마을로 떠나는 레미아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나는 도망친 에릴다가 어디로 갔을지 떠올리며 야영지 곳곳을 뛰어다니기 시작했다.

처음엔 남은 오크통을 모아둔 곳부터 식사를 준비하고 있는 마차까지 전부 돌아다녔던 나는 수확 하나 못 거두고 터덜터덜 잠을 청했던 천막으로 돌아왔다.

-펄럭

“어머, 왔어요?”

“......”

“카사노 몫의 스프도 받아왔어요.”

아까 분명 없었는데? 안 먹을 거면 얼른 꺼지라던 선임들의 욕지거리를 흘려들으며 버려뒀던 스프를 내미는 에릴다의 손길을 거부하지 못한 나는 따뜻한 스프의 온기를 느끼며 그대로 한입 떠먹었다.

“어디 갔었어요?”

“아, 그게... 씻지도 않은 게 부끄러워서-”

“아.”

딱히 어젯밤 일을 후회하거나 한 건 아니었구나. 안심한 나는 따뜻한 스프를 허겁지겁 퍼먹으며 에릴다의 눈치를 살폈다. 후드를 벗고 검푸른 눈동자를 맑게 빛내며 한입 사랑스레 퍼먹던 에릴다는 내 눈길에 픽- 웃고는 본인 몫의 스프를 덜어주기 시작했다.

“괜찮아요, 더 먹고 싶어서 본 게 아닌데...”

“어제 힘도 썼는데 더 먹어야죠.”

“아...”

적나라한 성희롱 아닌가? 부끄러워진 내가 고개를 푹 숙이며 얼굴을 붉히자 에릴다가 쿡쿡- 웃음을 흘리며 그릇을 내려놓고 살포시 내게 다가와 속삭였다.

“오늘 밤에도 기대해도 좋으니까...”

“윽...”

“힘내요♡”

-쪽

갑작스레 느껴지는 촉촉한 감촉에 볼을 쓰다듬으며 에릴다를 바라보자 본인 그릇을 챙긴 채 이미 자리에서 일어나 나갈 준비를 마친 듯했다.

“부단장이랑 토벌 관련해서 얘기할 게 있으니까 먼저 가볼게요.”

“아, 네.”

“밤에... 봐요?”

“네!”

“쿠쿡...”

-촤라락

꼼꼼히 씻었는지 기분 좋은 향기와 함께 조금 남은 사과향이 천막에 맴돌았다. 에릴다의 잔향을 맡으며 허겁지겁 스프를 퍼먹은 나는 빈 그릇을 반납하기 위해 천막을 나섰다가 그대로 집합 명령을 듣고 마을 쪽으로 뛰어갔다.

“...이십오! 좋아, 전부 왔구만.”

손에 쥔 양피지에 무언갈 직직 그으며 인원을 세던 단장을 킁- 콧방귀를 뀌며 큰 소리로 외쳤다.

“잔당이라고 방심하지 말 것! 마지막 발견 위치는 롬펠 산 뒤 평원이다!”

“”“네!”“”

“뭐 하고 있어? 출발!”

우렁찬 고함과 함께 빠른 걸음으로 철컹 철컹- 갑옷 소리를 내며 걸어가는 용병단을 뒤에서 지켜보던 나는 전투 직전의 흥분감이나 대규모의 함성을 듣고 웅장함을 느낀다거나 그따위 감상은 느껴지지 않았다.

“빨리 끝냈으면...”

그저 한시라도 빨리 밤이 됐으면 좋겠다. 그 생각뿐이었다.

“와아아아아!!!”

땅만 바라보며 머릿속을 채우는 음탕한 생각에 폭 빠져있을 무렵 고막을 두들기는 우렁찬 고함에 퍼뜩 고개를 들자 눈앞의 용병들이 검을 뽑고 그대로 달려나가는 게 보였다.

챙- 챙- 챙- 검집에서 빠져나오는 살벌한 소리와 함께 유혈이 낭자하기 시작했다. 이미 지척까지 접근했던 오크들이 글레이브나 검, 몽둥이따위로 전위를 급습한 모양이었다.

“끄워어어어어억!!!”

“죽어, 이 씨발롬들아!”

-푸우욱!

“야 이 새끼 힘 존나 쎄! 와서 좀 거들어!”

-서걱! 서걱!

“크륵, 끄어어어어억!”

우드득 하는 소리와 함께 팔이 돌아가선 안 되는 방향으로 돌아간 선임이 꺽- 외마디와 함께 바닥에 쓰러졌다. 실 끊긴 인형처럼 평원에 널브러진 선임은 곧바로 바닥을 두들기는 오크들의 성난 발에 짓이겨지기 시작했다.

코를 찌르는 불쾌한 피 냄새와 오물 냄새가 평원에 가득했다. 수십 대 수십임에도 평원은 혼란과 폭력으로 가득 차 끔찍한 광경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꾸워어어어어억!!!”

“크윽!”

방패를 후려갈기는 용병을 뚫고 내게 달려드는 오크의 돌진에 나는 뽑아든 검으로 무방비한 오크의 목젖을 찔렀다. 용병들을 밀쳐내며 달려든 탓에 양팔이 묶여 손쉽게 찌를 수 있었다.

-털썩

“이야, 한 놈 죽였네?”

“후우, 후우...”

억지로 살을 가르는 손맛과 단단한 피부와 딱딱한 뼈를 억지로 꿰뚫는 감각에 손이 떨렸다. 갑작스러운 움직임에 긴장이라도 한 걸까? 비명과 유혈이 낭자하는 평원은 점점 조용해지기 시작했다. 애초에 만만한 용병단이 아닌지라 재수 없게 깔려 죽은 선임이 특이할뿐 모두 손쉽게 오크들을 죽이고 있었다.

“마지마아아아악!”

“끄륵, 꾸워어어억!”

-서걱!

통 통 풀밭을 구르며 떨어지는 오크 머리통이 툭- 다른 오크 시체에 부딪혀 멈췄다. 여기저기서 마지막- 마지막- 돌림노래처럼 커다란 외침이 울려 퍼지자 뒤에서 지켜보던 간부들이 슬그머니 다가와 수습하기 시작했다.

“이새끼는 운도 없이...”

아까 내가 본 선임의 뜬 눈을 감겨주는 단장, 다른 사망자는 없었는지 선임만을 챙긴 단장은 뒤따라온 남자 간부와 함께 그의 시체를 들고 야영지로 떠났다.

“나머지는 송곳니도 뽑고 가죽 갈무리 마무리하고 다시 돌아오도록!”

“네!”

단장의 명령에 평원 곳곳에 널브러진 오크 시체들을 향해 뛰어가는 용병들을 지켜본 나도 품에서 갈무리용 단검을 꺼내 그 대열에 합류했다. 뭐부터 하지, 고민하는 그때 사이좋게 붙어있던 에릴다와 레미아가 내게 다가왔다.

“고생했어-”

“고생했어요.”

“아닙니다.”

한것도 없는데 고생했다니, 어이없게 죽은 선임이 계속 눈에 밟힌 나는 왠지 멍한 기분을 떨쳐내지 못하고 헤- 입을 벌린 채 에릴다와 레미아를 맞이했다.

“뭘- 나는 봤어. 카사노가 푹- 검으로 한 마리 깔끔하게 잡아내는 거.”

“괜찮아요?”

툭- 내 어깨를 두들기며 칭찬을 건네는 레미아와 무심하게 안부를 던지는 에릴다. 괜찮으냐고? 다친대도 없는데 뭐가 괜찮다는 거지. 의아한 눈으로 에릴다를 바라보자 후드 속 에릴다의 얼굴은 찡그린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다.

“좀 충격적이죠?”

-스윽

양손을 내밀어 내 뺨을 움켜쥐는 에릴다. 다른 사람들이 보는데- 쑥스러워진 나는 슬쩍 레미아와 주변 용병들의 눈치를 살피며 슥- 손을 밀어내고 괜찮으니 걱정 안 해도 된다고 다독였다.

“뭐야 둘이~ 그냥 사수랑 부사수는 아닌 거 같은데~”

뭐라 더 이야기를 꺼내려는 순간 우리 둘을 지켜보던 레미아가 두손을 모아 고깔처럼 만들어 장난스레 우리를 놀리기 시작했다. 기분 좋은 착각이지만 에릴다까지 끌어들이긴 그랬던 나는 손사래를 치며 부정했다.

“아니에요, 그냥 제가 못 믿음직스러워서 걱정해 주시는 거죠. 괜찮아요 응.”

“......”

내 말에 급격히 표정이 굳는 에릴다와 가늘게 눈을 뜨며 낼름- 입술에 침을 바르며 나를 바라보는 레미아를 바라본 나는 갑작스레 굳은 분위기에 당황해 멍하니 서 있는 둘을 번갈아 바라봤다.

“부단장!!! 자루가 꽉 찼어요!”

“어라, 벌써? 에릴다.”

“네. 갔다 올게요.”

레미아를 부르는 용병들에게 향하기 전 흉흉한 눈빛으로 나를 노려본 에릴다가 훌쩍 떠나버렸다. 알 수 없는 분노에 머리를 긁은 나는 쿡쿡- 웃으며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는 레미아에게 슬쩍 말했다.

“그럼 저는 마저 갈무리하러...”

“같이 가자- 누나가 도와줄게.”

“아, 안 그러셔도 되는데.”

“뭐야, 에릴다가 아니면 싫은 거야?”

짓궂은 농담을 던지며 내 팔을 쓰다듬는 레미아, 그렇지만 농담이라고 하기엔 굳은 눈빛을 보니 그렇다고 하면 뒤지게 맞거나 혼날 거 같아 멋쩍은 웃음을 지은 나는 붕붕 고개를 흔들었다.

“아니에요, 부단, 레미아씨도 좋죠.”

-꽈악!

“끄윽...”

“누나라고 하라니까?”

“눈나...”

“후훗, 이쪽은 얼추 다 된 거 같으니까 저쪽으로 가자!”

용병들이 와글와글 돌아다니는 여기와 다르게 레미아가 가리킨 곳엔 한두 명만이 열심히 허리를 숙이며 갈무리 중이었다. 고개를 끄덕인 나는 빼들은 갈무리용 단검을 움켜쥐며 레미아와 함께 걸어갔다.

“끙...차... 여기는 비교적 다 멀쩡하네.”

“그러게요.”

목이 잘리거나 사지가 갈기갈기 찢긴 평원 중앙과 다르게 이곳에 있는 오크들은 전부 온전했다. 조금 튄 핏자국이나 깔끔하게 골통이 꿰뚫린 놈들까지 살펴본 나는 머리가 깔끔하게 잘린 오크의 가죽을 벗기기 시작했다.

-푸륵

“응?”

“엥? 왜?”

열심히 잉차잉차 단검을 놀리던 레미아가 내게 물어왔다. 뭔가 바람 소리가 들렸다고 대답한 나는 오크 가죽을 썰면서도 귀에 감각을 유지했다. 서걱- 서걱- 잉차- 잉차- 쏴아아- 평원에 맴도는 온갖 소리를 집중해서 듣던 나는 다시 한번 콧방귀 같은 푸륵 소리를 듣고 천천히 그쪽을 향해 걸어갔다.

“흐읏...! 끝났다!”

“벌써요?”

“후후, 누나가 짬이 얼만데- 다음은 요놈으로...”

너덜너덜한 오크 시체에서 떨어진 레미아가 바로 옆에 놓인 깔끔한 오크 시체에 다가갔다. 단검을 쥔 손과 함께 슥 뻗어지는 레미아의 작은 손이 툭- 닿는 순간 귀 기울여 듣던 바람소리가 거세졌다.

-푸르르르륵!

“누나!”

신나하며 단검을 내리꽂던 레미아를 밀었다. 홱- 힘없이 풀밭에 쓰러지는 레미아와 함께 누워있던 오크가 레미아의 머리통만 한 주먹을 내게 휘두르고 있었다. 쥐고 있던 단검을 내뻗어 푹- 주먹을 찔렀지만 단단한 뼈에 밀려난 단검 손잡이가 그대로 내게 되돌아왔다.

-뻐억!

쇠손잡이에 얻어맞는 것보단 주먹이 낫겠다고 판단한 나는 단검을 거두고 오크의 주먹에 그대로 얻어맞았다. 코가 내려앉은 것만 같은 얼얼함에 얼굴을 찡그리며 단검을 내던지고 그대로 검을 뽑아들려는 순간 퍼석- 부서지는 소리가 평원에 울렸다.

-쿵 쿵 쿵

“후우, 괜찮아?!”

다급한 레미아의 목소리에 슬쩍 고개를 돌리니 양손을 뻗은 레미아가 당황한 얼굴로 내게 달려오고 있었다. 커다란 오크는 땅에서 솟아난 바위 더미에 그대로 짓이겨져 형체도 남지 않았다.

“어머, 어떡해. 얼굴 다 뭉개졌다...”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 피가 줄줄 흐르는 코를 닦은 레미아는 나이에 맞지 않은 귀여운 울상을 지은 채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스윽 스윽

“됐다... 누나가 미안해... 방심해서...”

“아니에요, 저도 몰랐어요.”

“흐윽, 누나 때문에 괜히 다쳐서...”

여전히 울상을 지으며 작은 어깨를 떠는 레미아,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눈을 데굴데굴 굴리던 나는 얻어맞은 건 난데 우는 건 레미아라는 불합리함에 당황했다.

-툭

여전히 작게 흐느끼던 레미아가 툭- 내 가슴에 얹어졌다.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흑 흑 흐느끼는 레미아의 모습에 후우- 한숨을 내쉰 나는 애매하게 벌린 팔을 모아 가냘픈 레미아의 몸을 끌어안고 툭- 툭- 등을 두들겼다.

“괜찮아요.”

“미안해, 그리고 도와줘서 고마워...”

“아니에요, 당연한 일인데요 뭘, 그나저나 방금 그게 정령이죠?”

“응, 땅의 정령이야... 처음 보나봐?”

“정령은 참 좋네요, 손만 까딱이면 순식간에 오크도 죽여버리고...”

검도 제대로 못 다루는 내게 저런 정령 한 마리쯤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내 부러움이 실없는 소리라 생각했는지 풋- 웃은 레미아는 내 어깨를 툭 때리며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렇게 쉽게는 안돼, 정령한테 말을 걸고 그대로 부탁을 해야 해서 소환해놓고 있지 않은 이상 빨라지진 않아.”

“아하...”

“그나저나 너무 고맙네, 그래서 말인데... 좀 갑작스러울 수도 있지만...”

“아, 네.”

쭈뼛거리며 시간을 끌던 레미아가 툭- 고개를 들고 수줍은 얼굴로 내게 말했다.

“오늘 누나 방에 놀러 올래? 어차피 의뢰도 끝이고, 누나가 받은 술이 있거든. 너도 술 꽤 자주 먹으러 다닌다며?”

여태 술 먹은 건 자의가 아니라 에릴다를 따라다니다 보니 그런 건데... 딱히 음주를 즐기지 않던 나였지만 거절하기도 어려워 머리를 긁으며 고민하고 있을 무렵 차가운 목소리가 툭- 내 뒤통수에 내뱉어졌다.

“뭐하고 있어요?”

“어머, 에릴다.”

“아, 에릴다씨.”

허리에 손을 얹고 나를 내려다보는 에릴다는 태양을 등지고 있어 꽤 섬뜩한 모습이었다. 그 뭐냐, 태양을 믿는 광신도 같은 느낌? 괜히 거스르면 태양에 내던져버릴 거 같은 그런 분위기가 느껴졌었다.

“카사노가 나 때문에 다쳐가지고...”

“정말요?”

다쳤다는 말에 가늘게 뜬 눈을 풀고 화들짝 놀라 다가오는 에릴다, 차가운 손길이 찹- 내 볼을 쥐더니 이리저리 둘러보기 시작했다. 얻어맞은 코를 안쓰럽게 바라보던 에릴다는 툭 툭- 만져보다가도 내 침음에 미안해하며 손을 떼고는 품안의 레미아를 잡아당겼다.

“그럼 이러고 있을 게 아니라 얼른 치료하러 가야죠.”

“으응, 그렇지 참...”

“아참, 아까 그 사람들이 부단장 찾던데 제가 데리고 치료하고 올게요.”

“아... 그래 줄래? 나를 찾는다니, 궁금해지네.”

의미심장한 둘의 대화를 듣던 나는 욱신거리는 코의 고통에 뭐가 됐든 얼른 치료하러 가고 싶었다. 손대고 싶었지만 건들 때마다 욱신거리는 고통이 찾아와 애매하게 손을 뻗은 나는 내 손목을 쥐고 성큼성큼 걸어가는 에릴다의 뒤를 따랐다.

“어머! 코 좀 내밀어봐요!”

호들갑떠는 사제의 목소리에 눈을 질끈 감은 나는 이윽고 다가오는 쓰라린 고통에 끄윽- 입술을 깨물며 어떻게든 버텨냈다. 코가 뽑히는 게 아닐까 착각이 들 정도로 좆같았지만 차가운 손으로 꾸욱- 내 손을 움켜쥐는 에릴다의 모습에 나는 겨우겨우 참아냈다.

“치료는 끝났지만 조심해요.”

한참동안 코를 매만지거나 쓰다듬던 사제가 툭- 내 코를 밀며 눈을 뜨게 만들었다. 슬쩍 내미는 거울을 쥐고 확인하니 부러진 게 아닌가 착각이 들었던 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완벽하게 치유됐었다.

“어우... 다행이네...”

후유증도 없고 보기에도 멀쩡해 안심한 나는 가슴을 쓸어내리며 만족했다. 옆에서 지켜보던 에릴다도 스윽- 내 등을 쓰다듬으며 축하해줬다.

“고생했어요.”

“제가 뭘 고생했나요, 사제님이 고생했지.”

괜찮다고 했는데도 기어코 손목을 붙잡고 끌고 가는 에릴다에 의해 마을로 들어온 나는 돌아가겠다는 말을 할 때마다 등을 얻어맞으며 에릴다의 방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끼이이익

녹슨 경첩소리와 함께 문을 연 나는 무어라 입을 열려는 순간 쭈웁- 내 얼굴을 끌어안고 입을 틀어막는 에릴다의 입술에 두 눈만 껌뻑였다.

“쮸읍, 츄우, 하움, 쮸릅, 쮸우...”

“우읍...”

“쬬옵, 후윽, 파하...”

볼 사이사이 느껴지는 차가운 손가락의 감촉을 느끼며 에릴다의 입술을 열심히 맛봤다. 내 입술을 스치는 끈적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쬬옵- 빨면서 입안을 헤집고 다니는 축축한 혀를 쭙쭙 빨며 키스를 즐겼다.

“레미아랑 무슨 말 했어요?”

겨우 입을 떼며 가쁜 숨을 고르던 에릴다가 도끼눈을 뜨며 내게 물었다. 여전히 얼굴을 움켜쥔 채 나를 노려보는 에릴다의 질문에 나는 무어라 대답하려 했지만 꾸욱- 조여오는 악력에 얼굴을 찌푸렸다.

“아하, 아하여...!”

-풀썩

아프단 내 말에 휙- 내 몸을 침대로 내던지는 에릴다덕에 나는 한차례 침대에 튕기며 그대로 천장을 바라본 채 눕게 됐다. 스륵- 로브를 훌렁 벗으며 침대에 누운 내 위에 엎드린 에릴다는 꾸욱- 내 고간에 엉덩이를 짓누르며 말했다.

“레미아가 당신한테 관심 있는 거 알고 있죠?”

“몰랐어요...”

“후후, 거짓말... 그럼 저는요?”

“그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에릴다? 할머니를 제외하면 이세계에 와서 처음으로 상냥하게 대해준 이성이었고 내 동정을 가져간 엘프도둑이었다. 좋아하지 않는다면 그건 분명 거짓말이겠지만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만에 하나 거절당하면 어떡하지? 저렇게 물어봐 놓고 꿈 깨라며 나를 타박하면 나는 뭐에 의지해야 하는 걸까? 불분명한 감정 표현에 지금의 관계가 깨지는 게 두려웠었다. 그냥 지금처럼 애정을 속삭이며 확신 없이 그렇게 하루하루 보내는 것도 나쁘지 않잖아...?

“후우, 대답 안 한다면 저도 할 수 없죠.”

-사락 사락...

비장한 목소리와 함께 입고 있는 셔츠를 벗기 시작하는 에릴다, 툭- 벗어 던진 셔츠가 내 얼굴에 얹혀지자 서둘러 치워낸 나는 순식간에 알몸이 된 에릴다가 내 고간에 축축한 음부를 비비고 있는 걸 목격했다.

“솔직하게 말 안 하면, 안 넣어줄 거에요...?”

바지 너머 자지의 딱딱한 감촉에 흥분이라도 했는지 내 가슴을 짚고 천천히 허리를 앞뒤로 흔들던 에릴다의 매끈한 보지에서 질척한 애액이 조금 흐르기 시작했다. 방안을 메우는 사과향과 아름다운 몸매에 꿀꺽 침을 삼킨 나는 솔직하게 말했다.

“좋아요, 에릴다가 더 좋아요...!”

-지익

지퍼를 여는 손길과 함께 퉁- 튕겨 나오는 자지. 당장이라도 보지를 달라고 아우성을 치는듯한 위용에 헙- 숨을 삼킨 에릴다가 살짝 허리를 들어 그대로 귀두에 보지를 얹었다.

-쯔릅

“흐으응... 뭐라고요...?”

“에릴다가 더 좋으니까아... 제발 자지 넣게 해주세요...”

미칠것만 같았다. 눈앞에 나신의 엘프가 천박하게 허리를 흔들며 혀를 놀리는데 아무것도 할수 없다니. 거의 애원하듯 읊조리는 나를 내려다보며 흐응- 콧소리를 낸 에릴다가 천천히, 아주 천천히 허리를 내리기 시작했다.

-쯔걱

“크흥, 하읏, 흐으응...”

“와아아...”

천천히 보지를 가르고 나아가는 귀두를 오물오물 물어대는 질벽의 조임에 나는 감탄 어린 한숨을 내뱉으며 허리를 떨었다. 오싹하고 짜릿한 쾌감이 척추를 가르고 뇌를 쿵쾅쿵쾅 두들기기 시작했다.

-쯔걱, 쯔걱

자궁 끝에 닿기 직전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허리를 흔드는 에릴다, 음탕한 물소리와 함께 에릴다의 음란한 보지를 들락날락하는 내 자지를 지켜보던 나는 문 한편이 그새 열려있다는 것도 모르고 그대로 에릴다의 육체에 빠져들었다.

충혈된 눈으로 나와 에릴다를 노려보는 독기어린 시선은 끝까지 눈치채지 못했었다.

**

의뢰를 마치고 수도로 돌아온 나와 에릴다는 약속했다는 듯 음탕한 생활을 시작했다. 새로운 의뢰가 들어오기 전에는 매일같이 숙소나 여관에서 짐승처럼 허리를 흔들며 에릴다의 보지를 범했고 혹시라도 몰라 크래프톤 담배를 그만 피게 된 에릴다는 담배 대신 콘돔을 사 매일같이 내게 끼워주며 말했다.

“오늘 한 묶음 전부 사용하면 전에 입어달라는 거, 입어줄게요?”

불알이 뻐근한 나였지만 축축한 혀로 귀를 쓸어 핥으며 유혹해오니 도저히 거부할 수가 없었다.

침대에 널브러져 가쁜 숨을 내쉬는 에릴다의 새하얀 나신에 정액이 꽉 찬 보라색 콘돔을 얹으며 전리품 자랑하듯 늘어놓은 나는 점점 상승 선을 그리는 쾌락에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오호오오옷♡ 흐응, 헤읏, 하아아앗!”

“흐그읏, 하악, 더허, 더어 박아조요옷♡”

“그흣, 흥읏, 하앙, 이거야아, 카사노의 자지이이잇!”

수줍어하던 처녀 에릴다의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미친 듯이 음탕해진 에릴다가 내 몸을 깔아뭉개고 열심히 허리를 흔들고 있었다. 날이 갈수록 수척해지고 힘겨웠지만 음탕한 에릴다의 모습에 정말 돌아버릴 정도로 흥분했기에 거부하진 못했다.

“흐응, 카사노오, 엉덩이 때려줘여어♡ 네에?”

-찰싹!

“흥그으읏! 아핫, 조아아, 더어어♡”

결국엔 엉덩이를 때려달라거나 가슴을 꼬집어 달라는 둥 살벌한 부탁을 하기 시작한 에릴다는 성욕에 가속도가 붙었는지 더 이상 쇼핑이라던가 술, 도박도 하지 않고 남는 시간에 온종일 나와 섹스하기 시작했다. 레미아와 무슨 일 있는거 아니냐며 의심한 날 이후로 에릴다의 음탕함은 도저히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흐으, 에릴다씨... 오늘 수도에 야시장을 연데요...”

“하악, 하앗, 흥그으읏♡ 그런거보다앗, 섹슈가 더 조은거얼♡”

넌지시 제시하는 내 말을 가볍게 흘리며 가슴팍을 짚고 푹- 푹- 새하얀 엉덩이를 짓누르는 에릴다, 빳빳한 자지가 음탕한 꿀단지를 헤집으며 꿀을 퍼내 가는 모습에 쓴웃음을 삼킨 나는 뭔가 초연해져서 엉덩이를 움켜쥔 손을 놓고 그대로 에릴다에게 맡겼다.

하루는 야한 이야기에 꽃피우며 떠드는 선임들에게 붙잡힌 날 뭐가 취향이냐 묻는 선임들의 질문에 문득 에릴다가 생각나 음탕한 여자, 라고 덧붙이고 노예처럼 확 쥐어 잡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하고 그들에게 변태냐며 조롱당했었다.

뭐 그만큼 순종적이고 내게 기대는 여자가 좋다는 거지, 머리를 긁으며 레미아의 심부름을 다녀오고 익숙하다는 듯 에릴다의 방에 방문하자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흐윽, 와써여어...♡”

새까만 목줄을 하고 침대에 다리를 쩍 벌린 채 붙잡고 꿀럭- 애액을 토하는 에릴다. 음탕하고 아름다운 그 모습에 꿀꺽 침을 삼키면서도 질색한 나는 에릴다에게 슬쩍 물었다.

“언제부터 그러고 있었어요...?”

“오기전부터어... 카사노가 이런거 좋아한다고 들어써요...♡”

멍청한 표정으로 헤- 입을 벌리고 침을 뚝뚝 흘리면서도 아랫입도 군침을 늘어지게 흘리며 질구를 벌렁 이고 있었다. 몇 번이고 쑤셔 박았던 구멍이 당장 박아달라며 벌름거리며 유혹하는 모습에 참을 수 없게 된 나는 그대로 에릴다에게 달려들었다.

그렇게 반년을 섹스, 오로지 섹스만 하면서 지내게 됐다. 의뢰도 에릴다와 묶어서 다녀오고 합동 의뢰도 에릴다와 같이 지내고, 식사도 에릴다와 숙소도 에릴다, 섹스도 에릴다!

훈련도 없었다. 의뢰는 에릴다의 마법으로 모조리 해결했다. 강하다는 게 정말인지 약간의 촉매와 간단한 수인 한 번이면 오크든 리자드맨이든 금방 쓸려버렸다. 한껏 해이해진 나는 매일 밤 에릴다의 속살을 즐기며 지내다가도 문득 이게 맞는 걸까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한번 시작된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아 에릴다와 몸을 섞으며 지내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제대로 고백도 하지 않은 애매한 관계, 에릴다는 날 사랑할까? 그냥 자지만 아끼는 건가? 서로 몇 번이고 사랑한다고 속삭였지만 제대로 된 고백도 하지 않았고 연인다운 일이라곤 섹스뿐이었다.

결국 누군가에게 물어보기 전 에릴다에게 마지막으로 묻기로 한 나는 촉촉한 머리카락을 수건으로 털며 야릇하게 다가오는 에릴다에게 슬쩍 물었다.

“그, 에릴다씨.”

“네?”

“다른게 아니라, 내일 오페라 티켓을 두 장 받아서요. 같이 갔다가 예전에 말했던 레스토랑에 같이 가볼까요? 저희 내일부터 한 주 동안 휴일이잖아요.”

레미아에게 받았던 티켓을 살랑이며 유혹했다. 누구한테 받았느냐고 하면 대충 숨기지 뭐- 흐뭇한 미소와 함께 제안했지만 이내 돌아온 에릴다의 대답은 조금 처참했다.

“그런 것보단, 저희 야영지에서 했던 것처럼 그런 장소로 가서 한번 하는 건 어떨까요...?”

-말캉

스윽- 몸을 가린 수건을 벗으며 다가온 에릴다는 새하얀 젖가슴을 내게 문지르며 달콤하게 속삭였다.

“모처럼의 휴일인데, 온종일 에릴다의 보지를 푹푹- 박아줘야죠오...? 이게 맞나...”

음탕한 말을 내뱉으며 흘겨보는 에릴다. 끝에 뭐라 속삭였지만 듣지 못한 나는 끈적한 손길로 나를 쓰다듬는 에릴다의 유혹에 결국 그대로 몸을 맡기며 생각의 늪에 빠져들었다.

이내 에릴다의 방안은 음탕한 신음과 사과향으로 가득 찼다.

-똑똑

“들어와요~”

해맑은 목소리에 그대로 문을 연 나는 빗으로 머리를 정돈하는 레미아에게 꾸벅 인사했다.

“어서 와요! 간만이네요?”

“하하, 그러게요.”

매일매일 에릴다와 뒹군 탓에 얼굴도 제대로 보기 힘들었던 레미아였다. 가끔 스쳐 지나갈 때나 안부와 그녀의 장난을 즐겼지, 제대로 대화도 못했었다.

“그때 받았던 티켓, 들고 온 거 보니까 제대로 안됐나 봐요...?”

어젯밤 기억을 떠올린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그게 아침부터 찾아온 이유임을 설명했다.

“사실, 몇 번 물어보기도 하셨고 짐작도 하셨겠지만 에릴다랑 좀 그런 관계가 된 지 한참 됐는데요...”

“아하, 그래서요?”

“예전과 달리 어디 가자 거나 놀고 오자고 해도, 그냥 하루 종일 숙소에 있기만 하거든요...”

“저런...”

스윽- 내 손을 덮는 레미아의 작은 손. 꿀꺽 침을 삼킨 나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좀 연인 같은 일도 하고, 그러고 싶은데 에릴다 생각은 다른 거 같아서요.”

“제대로 고백은 했나요?”

“...아니요, 거절당할까 봐 무서워서...”

그렇게 섹스해놓고-? 자그맣게 중얼거린 레미아의 목소리를 듣지 못한 나는 네? 하고 되물었지만 웃으며 손사래 치는 레미아에 의해 그대로 넘어갔다.

“갈수록 좀, 푹 빠진달까요. 적나라하지만 무슨 보지 노예처럼 대해달라고도 하고... 성욕이 너무 강해서 고민이에요.”

“흐음, 데이트도 하고 연인처럼 보내고 싶은데 에릴다가 너무 밝혀서 힘들다는 거죠?”

“굳이 말하면 그렇죠?”

끼익- 슬쩍 주변을 둘러본 레미아는 이내 가냘픈 미소를 띠며 내 귓가에 자그맣게 속삭였다.

“그럼 그렇게 해줘요. 원하는 데로 해주고, 더 심하게 정말 노예처럼 범해주면서 천천히 고백도 하고 하면 자연스럽게 따라오겠죠.”

“그런가요...?”

“에릴다가 원래 쾌락에 약해서 그래요, 금방 잊히면 다시 처음 풋풋할 때처럼 돌아올 지도요...?”

곁에 없을 수도 있겠지만- 자그맣게 속삭이는 레미아의 끝말을 들은 나는 떨리는 눈으로 그녀를 노려보다가 드륵- 의자를 밀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럴 일은 없을 거다. 에릴다가 왜 내 곁에서 떨어진단 말인가?

나는 열려있는 문을 그대로 열고 빠져나왔다. 마지막이 찝찝했지만, 꽤 도움되는 상담이라 느낀 나는 가끔 물으러 와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내 뒤를 스쳐 가는 에릴다를 눈치도 못 채고 그대로 식당으로 내려갔다.

**

“보지 노예...”

“힘들다...?”

야한걸 좋아하는 거 같은 카사노에게 맞춰주기 위해 남자를 잘 아는 레미아에게 반 년간 꾸준히 상담을 받은 에릴다는 매우 만족스러운 삶을 보내는 중이었다.

분명히 그럴 터였다.

상담 받기 위해 레미아의 방으로 찾아갔지만 이미 누가 있어 떠나려고 하는 그때 익숙한 향기와 열린 문이 에릴다를 붙잡았다. 궁금한 탓에 슬쩍 귀 기울인 순간 들려오는 보지 노예라는 말과 힘드냐고 묻는 레미아.

익숙한 목소리, 익숙한 향기, 전부 카사노였다. 그냥 보지노예? 힘들어? 흘려들을 수 없는 말에 충격받은 에릴다는 손을 덜덜 떨며 문에서 떨어진 채 숨을 고르기 바빴다.

아니겠지, 음탕한 여자 좋아한다고 했잖아, 날 그냥 보지 노예라고 할 리가 없잖아? 새액- 웃으며 데이트하자고 말해줄 때 무척 기뻤지만 음탕한 여자는 그런 것보다 매일 밤 즐기는 섹스를 더 좋아하니까- 겨우 거절했던 기억을 떠올린 에릴다는 끼익- 문소리와 함께 방을 빠져나가는 카사노를 지나치고 그대로 레미아에게 향했다.

-벌컥!

“어머, 에릴다?”

“레미아...”

“어머, 왜 울려고 그래? 이리 와봐-”

스윽 손을 뻗어 떨리는 에릴다의 등을 토닥이는 레미아, 소환해둔 정령으로 에릴다의 기척을 이미 파악했지만 모른 체 하는 게 좋았기에 레미아는 순수한 에릴다의 등을 토닥여주며 물었다.

“왜, 무슨 고민 있어?”

“고민...”

“나한테 털어놔, 친구잖아?”

“흐윽...”

말해야 하나 저울질하던 에릴다는 결국 다정한 레미아의 한마디에 그대로 털어놨다. 알려준 데로 했지만, 연인이나 그에 따르는 관계로 보긴커녕 그냥 보지 노예로 보는 것만 같다는 에릴다의 말에 레미아는 웃음을 참으며 슬픈 얼굴로 에릴다를 토닥였다.

“그런, 그... 들었구나?”

-철렁

진짜였나? 진짜였을까? 잘못 들은 거라고 착각하고 싶었던 그의 말인데 진실이었던 건가? 절망하는 에릴다에게 레미아는 자그마한 목소리로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사실, 가볍게 즐기고만 싶은데 계속 붙어온다고, 힘들다고... 그런 못된 말을 하더라고... 그래서 내보냈는데...”

“아아... 아...”

“에릴다?”

“그런.,. 난...”

“으음, 아마 오해가 있는 게 아닐까...? 응...?”

“오해...”

“그래, 서로 잘 해결해봐. 서로 그렇게 좋아했잖아. 응?”

-드륵

“고마...워요...”

힘없이 일어나는 에릴다를 지켜본 레미아는 쓴웃음과 함께 힘없는 그녀의 엉덩이를 두들겼다. 신호를 받은 경주마처럼 자연스럽게 방을 떠나는 에릴다. 쿵- 닫히는 문과 함께 몸을 뒤로 젖힌 레미아는 촉촉한 눈으로 방을 떠난 에릴다의 뒷모습을 떠올리며 중얼거렸다.

“참 야속하네, 내가 점찍은 건데...”

**

레미아의 상담을 받고 에릴다가 원하는 데로 해주라는 그녀의 말을 떠올린 나는 그 뒤 에릴다를 거칠게 대했다. 낮에는 친절하게 굴었지만, 같이 보내는 밤이나 같은 천막을 쓰며 야영을 할때마다 미친 듯이 에릴다를 범했다.

“앙대햇, 그망, 그망해애앳♡”

“하지마앗, 그러지마하앗, 흐응, 자짓, 히이이잇♡”

“호옷, 시러, 시러어어헛♡ 그망해애앳♡”

조금 말이 없어진 에릴다였지만 범해줄 때만큼은 신 나게 떠들며 안된다고 해도 끝까지 허락하는 그런 나날을 이어갔다. 분명 에릴다가 원하는 데로 거칠게 범해주고 있는데, 점점 멀어지는 듯한 그녀의 모습을 눈으로 쫓던 나는 지금 이게 모자란 건가- 끝없는 망상에 사로잡혀 레미아와 주기적으로 상담을 시작했다.

“더 거칠게, 완전 암컷 노예처럼 굴리는 거지.”

“오직 쾌락만을 원하게, 집중적으로 개발한다거나 하면 되지.”

“잘 몰라? 흐흫, 그렇게 에릴다랑 놀았으면서...? 그럼...”

점점 고삐가 풀린 건 나도 마찬가지였을까? 자그마한 몸을 내밀며 실험해보라는 레미아도 받아들인 나는 거칠게 범해달라는 레미아로 실습을 마치고 매일같이 에릴다에게 해소했다. 쾌락 어린 신음을 내뱉으면서도 안된다고, 그만하라고 속삭이는 에릴다의 새하얀 나신을 범한 나는 그날도 똑같은 날이라고 생각했다.

“그망, 그망해애앳♡ 임신은 앙댄다고 했는데엣...!”

“왜 안돼, 응? 좋아하잖아. 덮쳐달라며?”

“흐읏, 시러어, 임신은 아직 앙대니까앗, 들어줘어...!”

-쯔붑 쯔붑 쯔붑

“흥그으읏♡ 호옷♡ 오홋♡ 앙대해애앳!”

-부르르르르

“보지 노예면 그냥 보지 대라고, 내가 임신하라고 하면 임신하는 거지, 뭐가 안된다는 거야?”

“아앗, 으으, 흐윽...”

새하얀 엉덩이를 덜덜 떨며 침대에 널브러진 에릴다를 지켜본 나는 찰싹- 엉덩이를 후려갈기고 잠시 눈을 감았다. 요즘 따라 즐기지도 않고 슬퍼하는 에릴다의 모습에 이게 맞나 싶었지만 결국 성대하게 가버리는 에릴다를 보면 레미아의 말이 마냥 틀리진 않은 거 같았다.

-스륵 스윽

“뭐야, 어디가?”

“...화장실...”

공허한 눈빛으로 배를 움켜쥔 채 로브를 걸친 에릴다를 바라보던 나는 가볍게 손짓해 그녀를 내보냈다. 축 늘어진 어깨와 힘없는 모습에 이게 맞나? 한번 더 고민됐지만 에릴다의 친구인 레미아의 조언이 마냥 틀릴 리 없다 생각한 나는 안심하고 넘겼다.

그렇게 에릴다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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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게 우리 이야기야.”

-쨍그랑

“아아아악!!! 거짓말하지 마요, 이렇게 답답하고 좆같은 이야기가 끝일 리가 없잖아요!”

“그렇지만 진짠데, 맞지 에릴다?”

“네엣... 맞아요오...”

늘어지는 고양이처럼 내 무릎 위에 앉아 갸릉거리는 그녀의 턱을 쓰다듬은 나는 커다란 젖가슴을 출렁이며 화내는 미네르바를 바라봤다.

“결국 카사노님이랑 에릴다 얘기를 합치면, 서로 오해하고 중간에 이간질한 레미아란 년 때문에 에릴다가 도망쳐서 다른 남자랑 살림 차렸다가 자지로 뺏어왔다는 얘기잖아요?!”

“이해했네.”

“그러게요...”

“꺄아아아아악!!!”

플라스크를 내던지며 분노를 표출하는 미네르바를 기쁜 눈빛으로 쫓는 에릴다의 턱을 쓰다듬자 흐응, 달콤한 비음과 함께 에릴다가 내 손바닥에 볼을 비볐다.

“화도 안나요?!”

“나는 전부 듣고 그냥 어이가 없었어. 순진했지, 멍청하기도 했고.”

“저도요, 그렇게 미친 듯이 주인님의 쾌락을 받아들여 놓고 마지막에 가서 그런 멍청한 짓을 하다니, 저도 참 정신력이 약했네요...”

“난 둘만 보면 돌아버릴 거 같아요!!!”

전혀 미네르바 같지 않은 모습에 혀를 내두르며 에릴다의 새하얀 젖가슴을 쓰다듬자 흐읏- 비음과 함께 슬쩍 상의를 들어 가슴 만지기 쉽게 만든 에릴다가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래도 주인님 덕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잖아요? 저는 주인님의 영원한 보지 노예니까요...♡”

“에릴다...”

“와, 돌겠네요. 돌겠어! 그럼 그 레미아라는 여자는요!”

“내가 용병단 나가기 전까지 잘 붙어먹다가 지금 수도 용병길드에서 한자리하고 있을걸?”

“왜! 왜애!”

“단장이 쪽박 쳐서 망한 거지, 레미아는 별 잘못 없었거든.”

“아아아아악!”

“원래 저랬나?”

“미네르바도 살짝 미쳤어요...”

덤덤하게 친구를 욕하는 에릴다의 가슴을 꽈악- 움켜쥔 나는 슬쩍 미네르바에게 들리지 않을 목소리로 에릴다에게 물었다.

“후회해?”

“...후회하죠, 그때 대화를 했으면, 차라리 물어봤다면 어땠을까...”

“나도 그래. 그렇지만 이미 돌아가기엔 늦었지.”

“괜찮아요, 저는 이제라도 당신 곁에 있으면 그걸로 괜찮아요...”

“...정말?”

“잘 성장한 부사수를 멀리서 지켜보는 것도... 사수의 역할이니까요...?”

“뭘 둘이서 속닥속닥 떠드나요! 그럼 그 여자는 가만히 내버려둘 건가요?!”

슬픈 눈빛을 보내면서도 달뜬 신음과 함께 음탕한 몸을 내게 비벼오는 에릴다의 모습에 쓴웃음을 삼킨 나는 이내 길길이 날뛰는 미네르바의 질문에 씩- 웃으며 대답했다.

-바스락

“아니, 조만간 쓴맛을 보여줘야지.”

허무하리만큼 레미아에게 놀아났다. 그 대가를 치러야 할 레미아가 용병길드에 맡겨둔 편지를 꺼낸 나는 발신인의 주소를 확인하며 삐뚤어진 미소를 지었다.

“내 노예를 건드렸으면 대가를 치러야지.”

“주인니임...”

“아니, 서로 대화만 했으면 노예가 아니라니까아?!”

무슨 드라마 열혈 시청자처럼 분통을 터뜨리며 날뛰는 미네르바를 진정시킨 나는 그대로 출렁이는 침대에 미네르바를 집어 던지고 무릎 위의 에릴다도 들고 내던졌다.

갈색피부와 새하얀 피부가 뒤섞이는 걸 지켜본 나는 입술을 핥으며 아주 천천히 한 상 차려진 침대로 향했다.

“정말 괜찮아...?”

화낼때는 언제고 촉촉한 눈으로 괜찮냐고 묻는 미네르바에게 에릴다는 상냥한 눈빛으로 그녀의 볼을 쓰다듬으며 조용히 말했다.

“으응... 괜찮아, 그리고...”

자지를 껄떡이며 다가오는 나를 향해 에릴다가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어차피 끝에 가면 남는 건 나뿐이니까아...”

외전. 카사노와 에릴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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