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암컷 노예들의 주인이 됐다-138화 (138/395)

“아가씨! 같이 가요-”

타다닷- 조막막한 발로 뛰어오는 조그만 소년, 빈델을 지켜보던 페리샤는 쿡쿡쿡- 웃음을 참으며 빙글 뒤돌고는 토도돗 앞으로 뛰어갔다. 바람에 나부끼는 금빛 머리칼이 콕콕 소녀의 눈을 찔렀지만 이미 신날 대로 신난 소녀는 집사 후보이자 친구인 그의 애원에도 멈추지 않고 끝없이 달렸다.

“쿠쿡, 빈델! 빨리와아-”

헤엑- 헤엑- 무릎을 짚고 숨을 고르는 소년에게 큰소리로 부추기자 이익- 입술을 깨문 소년이 땅을 박차고 자신에게 달려왔다. 소꿉친구와 오래간만에 즐기는 술래잡기는 조숙한 아가씨 펠리샤를 들뜨게 하기 충분했고 잔뜩 신이난 소녀는 어느새 자신이 아버님 외에는 올 수 없는 별채까지 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아가씨! 이쪽으로 오세요, 거긴 별채예요!”

“히익, 정말?”

놀란 토끼처럼 깡충 튀어 오른 페리샤는 토도돗 물러나 빈델에게 다가갔다. 아가씨를 걱정하는 눈빛도 잠시, 장난기를 머금은 소년은 콱- 소녀를 끌어안으며 잔디밭을 뒹굴었다.

“잡았어요!”

“이이잇- 빈델, 치사해!”

들판을 뛰노는 강아지처럼 잔디를 짓뭉개며 뒹굴뒹굴 뒹굴던 페리샤와 빈델은 서로를 마주 보고 쿡쿡 웃기 바빴다. 별채에 숨어든 탓에 크게 웃진 못했지만, 초록 잔디를 덕지덕지 묻힌 페리샤는 끌어안은 빈델을 놓고 파하- 크게 숨을 들이켰다.

“흐으, 흐흣. 힘들어어-”

방금까지 즐겁게 뒹굴어놓곤 칭얼거리는 페리샤의 모습에 어깨를 으쓱인 빈델은 스르륵- 잔디밭에서 소녀를 일으키며 팡팡팡- 손바닥으로 옷을 털어주곤 미소를 지었다.

“이제 돌아가요, 다른 누나들이나 마님께서 찾고 계실지도 모르니까요.”

빈델의 통보에 부우- 볼을 크게 부풀린 페리샤는 치렁치렁한 치마를 조그만 손으로 꽉 움켜쥐고는 홱 고개를 돌렸다. 바람에 흩날리는 금발이 콕콕 페리샤의 볼과 눈가를 찔렀지만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페리샤에겐 아무 상관 없는 문제였다.

“싫어어어-”

자신의 손목을 꽉 움켜쥐는 빈델의 손길에 더 이상 놀지 못하고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페리샤는 곧바로 도망쳤다. 팍- 빈델의 손을 뿌리치고 작은 발로 열심히 뛰어가던 페리샤는 살짝 열려있는 창문을 발견하고 그대로 그 틈으로 뛰어들었다.

“아가씨...!”

말괄량이 같은 페리샤의 행동에 한숨을 푹 내쉰 빈델은 서둘러 소녀를 뒤따랐다. 남작님 외엔 발도 못 들이는 별채에 몰래 숨어들어 간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페리샤를 방치했다가 소녀를 혼나게 하는 게 더 걸렸던 빈델은 구하러 간다는 선택 외엔 고를 수 없었다.

-드르륵

이미 열려있는 창문을 타고 넘어간 페리샤는 자신의 집과 별 차이 없는 집안을 엿보며 검지를 입에 물고 총총총 걸으며 별채를 누비기 시작했다. 14살이 된 페리샤는 아직 손톱을 이로 톡톡 두들기는 버릇이 있어 고치지 못해 나오는 행동이었다.

“아가씨...!”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구경하던 페리샤는 자신을 부리는 낮게 깔린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뛰어올랐다가 빈델임을 알고 쉬이- 검지로 그를 조용히 시키며 그에게 다가갔다.

“조용히 해, 혼나겠어...!”

별채에 몰래 숨어들어왔다는 자각은 있나 보네. 안심한 빈델은 자신의 가슴을 쓸어넘기며 페리샤의 손을 조용히 잡았다. 꾸욱- 손바닥에서 전해지는 서로의 온기에 작게 웃은 둘은 이만 별채를 빠져나가려 했지만 이내 페리샤의 호기심으로 인해 제지됐다.

“아, 빈델! 저기 봐.”

그녀의 작은 손가락이 가리키는 곳은 2층이었다. 작은 불빛이 새어 나오는 2층을 보고 호기심이 샘솟은 페리샤는 꾸욱- 자신을 당기는 빈델의 손길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를 질질 끌며 계단을 하나씩 올랐다.

터벅- 터벅-

조용한 별채에 낮게 퍼지는 발걸음 소리에 빈델은 깜짝 놀라 작은 몸을 잔뜩 웅크리며 눈치를 살폈다. 당당한 페리샤의 걸음에 조용히 한숨을 내쉰 빈델은 이내 2층에 올라 불빛을 향해 걸어가는 페리샤에게 작게 속삭였다.

“아가씨, 얼른 돌아가요... 전부 저흴 찾고 계실 거에요.”

“으으응, 누가 있는 거 같아. 구경만 하고 가자. 응?”

아버님만 들어올 수 있는 별채지만 아버님은 오늘 아침 일이 있다고 나가셨다. 가라앉은 눈으로 아버님을 지켜보던 어머니의 얼굴을 떠올린 페리샤는 자기도 모르게 손가락을 입에 물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불빛을 향해 걸어갔다.

삐걱- 삐걱-

불빛의 근원은 조금 열려있는 문에서 새어 나온 불빛이었다. 방안에서 울리는 삐걱거리는 소리에 호기심을 가진 페리샤는 살금살금 발소리까지 죽여가며 방으로 접근했다. 이미 소녀를 말리길 포기한 빈델은 페리샤의 호기심이 충족될 때까지 조용히 그녀의 뒤를 지켰다.

저벅- 저벅- 숨어든 도둑처럼 발끝을 세워 문을 향해 다가간 페리샤는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는 빈델의 행동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살짝 열린 틈새에 얼굴을 그대로 밀어 넣었다. 조심성 없는 행동에 빈델은 혀를 내두르며 페리샤를 ᄄᆞ라 얼굴을 집어넣었고 그대로 그 둘은 방안에서 휘몰아치는 열풍에 얻어맞았다.

“어...”

“앗...”

-삐걱 삐걱 삐걱 삐걱

[흐응, 흐읏, 흥, 하앗...! 좋아, 으응, 남작니히임...]

침대에 누워 권태로운 얼굴로 천장을 바라보는 남작과 남작의 위에 올라타 열심히 허리를 흔드는 한 여인, 페리샤와 빈델은 뒷모습만 볼 수 있었지만, 쾌락에 젖어 음탕한 신음을 내뱉는 여성의 행동만큼은 또렷이 각인됐다.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여인이 허리를 내릴 때마다 튀는 물방울과 이리저리 흔들리는 가슴에 빈델은 새빨갛게 물들인 얼굴을 가리며 물러섰고 멍하니 입을 벌린 채 지켜보던 페리샤는 눈 앞에 펼쳐진 이상한 행위를 감상하는데 바빠 물러서는 빈델은 신경 쓰지 않고 행위를 훔쳐보는데 빠져들었다.

덜컥-

그때 혼을 빼놓고 행위를 구경하던 페리샤의 실수로 휘청인 소녀의 몸이 문에 닿았다. 손잡이에 부딪혀 조금 밀려나는 문에 당황한 페리샤는 자신도 모르게 텁- 양손으로 입을 틀어막고 물러났고 상황을 파악한 빈델은 얇은 페리샤의 손목을 움켜쥐고 그대로 달리기 시작했다.

터벅 터벅 터벅- 최대한 소리를 죽였다곤 했지만, 복도에는 둘의 발소리가 공연히 울려 퍼졌다. 탁탁탁- 뛰어내리듯 계단을 통과하고 1층으로 내려온 둘은 툭 툭- 뭔가 몸에 부딪힌다 해도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창문까지 뛰어가 그대로 별채에서 탈출했다.

“헤엑- 헤엑- 헤엑...!”

나올 때만 해도 빈델이 페리샤를붙잡고 뛰어가는 상황이었지만 어느새 반전된 상황에 빈델은 머리를 긁으면서도 자신을 이끌고 달리는 페리샤의 뒤를 훔쳐봤다. 화상을 입은 게 아닐까 걱정이 들 정도로 새빨개진 페리샤는 연신 거친 숨을 몰아쉬면서도 도망치는 걸 멈추지 않았다.

“아가씨, 그만 멈춰도 될 거 같아요, 좀 쉬어요. 네?”

“흐윽, 흐으, 흐으...!”

빈델의 만류에도 페리샤는 달리는걸 멈추지 않았다. 달리는 걸 멈춘다면 온갖 생각이 부풀어 머리가 터질 것만 같아 두려웠던 페리샤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쿵쿵 뛰어도 끝없이 다리를 움직이며 머리를 비워냈다.

하지만 한번 꼬리를 문 생각은 꼬리에 꼬리를 물며 페리샤의 머리를 가득 채웠고 결국 자신이 훔쳐본 음탕한 행위에 호기심이 든 페리샤는 턱- 걸음을 멈추고 빈델에게 물었다.

“나, 나는 그런 거 처음 봤어. 빈델은 본 적 있어...?”

“아뇨, 그, 그만 이야기하고 저택으로 돌아가요. 많이 늦었어요.”

다른 시종들이 뒤에서 떠드는 이야기를 들은 적 있던 빈델은 음탕한 여인의 뒤태를 본 순간 저게 성교라는 걸 알았지만 페리샤에겐 말하지 않았다. 순진한 아가씨에게 그러한 걸 가르쳐주긴 이르다고 생각한 게 첫째 이유였고 성교를 알아낸 페리샤가 이곳저곳에서 떠든다면 목이 잘리는 게 자신이 될 게 뻔하다는 게 둘째였다.

“그래, 어, 으으... 빈델 오늘 본건 비밀로 하자...”

“네, 마님이 걱정하실 거에요, 얼른 들어가요.”

빈델은 순진한 아가씨가 충격을 받고 행위에 관해 관심을 끊은 줄 알아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심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이미 머릿속에 허리를 흔들던 여인의 뒤태가 각인된 페리샤는 쿵쿵쿵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집에 돌아가 그게 뭔지 어떤 행위인지 조사하기 위한 준비를 떠올리고 있었다.

“응, 돌아가자...”

“돌아가면 혼나게 생겼네요...”

서로 한숨을 내쉰 소녀와 소년은 서로 다른 생각을 머릿속에 품고 천천히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로 가득한 저택을 향해 걸어갔다.

**

“일이요?”

하루나와 대련을 마치고 방에서 쉬고 있을 무렵 예쁘게 차려입은 시에라가 팔짱을 끼고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침대에서 일어나 문턱에 기대고 있는 시에라의 볼에 쪽- 입을 맞추자 내 얼굴을 밀어낸 시에라가 톡 쏘는 말투로 대답했다.

“이번에 연이 닿은 남작에게 가야 해요. 밀림에서 나온 월광석을 구입하고 싶다고 해서 가야 하는데... 저 혼자 보낼 생각은 아니죠?”

요즘 모험가나 마을 사람들이 캐고 다니는 광석이 그거였나? 한 아름 싸 들고 마을에 흩뿌리는 걸 보고 돌멩이인가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잘 팔리는 광석이였나 보다. 어깨를 으쓱인 나는 괜히 나가기 귀찮아져 시에라에게 넌지시 물었다.

“시에라 말고 다른 사람이 가면 안 돼요?”

-찰싹

곧바로 팔뚝에서 느껴지는 알싸한 고통에 크윽- 몸을 뒤튼 나는 도끼눈을 뜬 시에라의 뺨을 쓰다듬으며 그녀를 진정시켰다. 한창 시큰거리며 뭐라 쏘아붙이려던 시에라는 내 행동에 하아- 한숨을 내쉬곤 조곤조곤 내게 설명했다.

“밀림에서 나오는 월광석은 달빛을 받으면 은은한 빛을 내서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이 번지고 있어요.”

“뭐가 들어있을 줄 알고 그게 유행이래요?”

내 의문에 찌릿- 노려본 시에라였지만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다시 설명했다.

“유독성도 없고 단순히 달빛에 반응해 장식이나 그릇으로 만들어 사치를 뽐내는 데 사용한다고요.”

그런 게 있으면 우리는 왜 없어? 의아한 눈으로 보자 시에라는 바보라도 발견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하아- 한숨을 내쉬고는 이내 내 선택을 독촉했다.

“그래서, 갈 거예요 안 갈 거예요? 그것만 말해요.”

“갈게요.”

시에라만 보내기도 그렇고 귀족들 사이에서 유행한다면 도적이나 산적이 군침을 흘리고 있을 경우도 생각해야 했다. 내가 수락하자 시에라는 그럴 줄 알았다고요- 쿨하게 대답하면서 빙글 뒤돌았지만 나는 팔짱을 낀 그녀의 손이 덜덜 떨리고 있는걸 보고 덥썩- 시에라를 끌어안고 그녀의 귀에 속삭였다.

“많이 걱정돼요?”

시에라의 아버지는 상행 중에 죽었었다. 그런 아버지를 떠올린 건지 잔뜩 겁먹은 시에라였지만 필요한 일인 만큼 내색 않고 짊어지려는 시에라의 모습에 감동한 나는 그녀를 끌어안고 위로해줬다.

“...별로요. 당신이 같이 가준다는데 뭐하러 힘들게 걱정해요?”

툭- 품에서 벗어난 시에라는 방긋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그대로 떠났다. 괜히 강한척하는데 아닐까 걱정이 들었지만, 본인이 선택한 상행이기에 간섭할 순 없었다. 곧바로 방에 들어온 나는 눈을 감고 운디네를 불렀다.

-파앗

[모야, 모야?]

내 신호에 정령계에서 뛰쳐나온 운디네는 귀여운 말투로 내게 찰싹 달라붙으며 왜 불렀냐 물었다. 말캉말캉한 그녀의 볼을 주무르며 시에라를 따라 상행을 하러 간다는 소식을 전해줬고 간만의 여행에 신이 난 운디네는 방안을 날아다니며 좋아했다.

[진짜? 후후, 재밌겠다. 어디로 간 데?]

“몰라? 어디로 가는지는 안 물어봤거든.”

[다른 인간도 엄청 많겠지- 다 같이 가는 건 오랜만이네-]

옛날 우리가 만난 상행을 떠올리는지 입술에 손가락을 얹은 채 빙글빙글 돌며 되묻는 운디네에게 고개를 끄덕인 나는 곧바로 그녀를 낚아채 끌어안고 침대에 뒹굴뒹굴 구르며 물었다.

“친구들하곤 안 놀아도 돼?”

정령계에서 사귀었다는 친구들과 놀기 바쁘단 운디네의 소식을 떠올려 물었지만, 붕붕- 고개를 내저은 운디네는 히- 웃으며 대답했다.

[걔들도 주인이랑 노는 거 좋아해, 나도 카사노랑 있는게 제일 좋아.]

“귀엽네.”

쪽- 품에 안긴 채 애교부리는 운디네의 입술에 키스한 나는 애교부리는 운디네와 한참을 즐겁게 시간을 보냈고 이윽고 언제 떠나는지와 뭐가 필요한지 설명하기 위해 찾아온 시에라와 얽혀 셋이서 저녁 식사 시간까지 내려가지 않고 머물렀다.

[으그그그-]

다음날, 찌뿌둥하지도 않을 몸을 풀며 떠날 준비 만전인 운디네를 올려다본 나는 마중을 나온 레이첼과 츠루카에게 손을 내저으며 그녀들을 돌려보내려 했다.

“쉬고 있어요, 금방 돌아올게요.”

“그래도 가기 전엔 얼굴이라도 봐둬야죠.”

살짝 부푼 배를 쓰다듬으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레이첼과 살짝 가라앉은 미소로 나를 애타게 바라보는 츠루카, 한번씩 그녀들을 끌어안아 준 나는 쪽쪽- 두 명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돌려보냈다. 끝까지 발걸음을 멈추며 나를 지켜보는 둘이었지만 내가 물러서지 않자 아쉬워하는 얼굴로 집으로 돌아갔다.

“흥, 아주 지극정성이네요.”

무슨 걱정을 한 건지 가죽 갑옷을 차려입고 그 위에 망토를 걸친 시에라가 마차에 기댄 채 나를 보며 비아냥거렸다. 어깨를 으쓱인 나는 붕붕 날아다니는 운디네를 마차에 집어넣고 시에라에게 물었다.

“생각보다 사람이 적네요.”

마차 1대와 짐마차 2대, 대민지원 나가는 군인처럼 터덜터덜 짐 마차에 들어가는 용병들을 보며 마차에 올라탄 나는 시에라의 손을 붙잡고 그대로 그녀를 잡아당겼다.

털썩- 널찍한 마차 안에 앉은 시에라는 흥- 콧방귀와 함께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마차를 타고 가면 이틀 정도 걸릴 거에요.”

시에라의 설명을 들어보니 호르미아로 향하는 길목에서 빠지면 바로 남작의 저택이라고 했다. 가까운 곳인데도 겁이 나 내게 도와달라 한 게 부끄러웠는지 턱을 괸 채 고개를 돌린 시에라의 귓불은 잔뜩 붉어져 있었다.

[이틀이면 엄청 가깝네- 간에 기별두 안가겠다-]

“큭큭, 기별도 안 간다는데요?”

“시끄러워요!”

시에라의 앙칼진 목소리와 함께 덜컹- 마차가 움직였다. 덜컹덜컹 흔들리는 마차에 몸을 맡긴 나는 창가 너머로 주변 풍경을 둘러보다가 조용히 눈을 감았다. 물건만 건네주고 오면 끝이라고 했으니 별일 없겠지... 시에라와 운디네도 피곤했는지 코오- 숨소리를 내며 금세 잠들었기에 안심한 나는 그대로 온몸을 뒤덮는 수마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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